비교 마케팅=투명 마케팅

57호 (2010년 5월 Issue 2)

최근 경쟁사 제품의 약점을 공략하며 자사 제품의 강점을 강조하는 광고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이런 비교 마케팅은 어떻게든 1위 기업을 따라잡으려는 후발 주자들에게 매우 유용한 도구다. 1위 기업에 빗대 자사의 브랜드를 각인시키면서도 특징을 강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치열한 경쟁으로 시장 점유율을 위협받는 1위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1등 기업은 후발 주자들이 따라올 수 없는 다른 뭔가가 있다고 비교마케팅을 할 수 있다.
 
그런데 일부 비교 광고는 잘못된 근거를 인용해 공정위의 제재를 받고 이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역효과를 내기도 한다. 또 부분적으로 기능이나 성분을 차별화하고 이를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이로부터 고객이 얻을 수 있는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는 잘 손에 잡히지 않는다. 이래서는 지속적인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미국 리서치 연구소인 마케팅 익스페리먼츠가 ‘최고의 기술을 기반으로’‘앞선 공법을 활용해 생산한’‘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난 제품’과 같은 비교급과 최상급 수식어로 꾸민 한 회사의 광고 문구를 3만5000명의 소비자에게 노출시키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는 ‘구매 0건’이었다. 현란한 문구로 경쟁사 대비 장점을 강조했지만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비교 마케팅을 고객 입장에서 살펴보면, 결국 고객이 일종의 ‘교환관계 분석(trade-off analysis)’을 하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즉 고객이 볼 때 어떤 제품이 경쟁사 제품에 비해 특정 기능이 뛰어난데 가격은 비슷하다면, 다른 기능은 떨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게 마련이다. 과거보다 똑똑해진 고객들은 ‘완벽함’보다는 ‘정직함’을 바란다. 사실을 왜곡하거나 자신의 약점을 의도적으로 감추면 고객의 신뢰만 잃을 수 있다.
 
비교 마케팅이 성공하면 ‘고스팅(ghosting)’ 효과를 보게 된다고 한다. 고스팅이란 경쟁자의 약점을 나의 강점과 효과적으로 대비시킴으로써 고객 마음속에서 경쟁자를 ’희미하게 만든다(ghost)’는 뜻이다. 즉 고객이 여러 대안을 놓고 그 가치를 비교한 결과 자연스럽게 선택에서 제외하게 된 제품이 경쟁사 제품이 된다는 것이다.
 
마케팅 전문가들은 비교 마케팅이 이런 고스팅 효과를 보려면 경쟁사와 자사의 장단점을 객관적 사실에 근거해 투명하게 비교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기능이나 성분의 차이가 주는 실질적 가치의 차이가 무엇인지를 알기 쉽게 제시해야 고객의 선택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결국 ‘비교 마케팅’의 성공은 언뜻 봐서는 전혀 연관성이 없어 보이는 ‘투명 마케팅’에서 나온다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투명 마케팅은 어떻게 실천해야 할까? 그 방법은 의외로 그리 어렵지 않다.
 
마케팅익스페리먼츠는 투명 마케팅을 실행하는 5단계 방법론을 다음과 같이 제시한다. 기존 마케팅 메시지에서 증명할 수 있는 진실만을 골라내라. 의미가 모호한 모든 수식어를 제거하라. 자사 제품의 장점(그리고 경쟁 제품의 약점)은 다른 누군가(고객 또는 평가자)가 말하도록 하라. 그래도 남는 대략적 묘사는 구체적 사실로 대체하라. 약점을 인정하라. 즉 먼저 약점을 인정해 신뢰를 얻고, 강점이 받아들여지도록 차근차근 접근하라.
 
노벨문학상과 퓰리처상을 받은 대문호 헤밍웨이는 “당신이 알고 믿을 수 있는 글을 써라”고 말했다. 그의 조언은 지금도 유효하다. 경쟁사 제품에 비해 자사 제품이 어떤 차별적 가치를 주는지 알리는 비교 마케팅은 고객에게도 큰 도움이 된다. 단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하고, ‘우리 제품의 약점까지 고려할 때도 우리 제품을 구매한 고객들이 최종적으로 더 큰 가치를 누릴 수 있다’고 명확히 알려주는 투명 마케팅 단계에 이를 수 있다면 그 효과는 배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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