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여전히 세계 제조업의 별인가?

46호 (2009년 12월 Issue 1)

중국은 별 볼일 없는 개발도상국에서 세계의 공장으로 변신했다. 이 변신이 채 한 세대도 지나지 않은 기간에 이뤄졌다는 점이 놀랍다. 한때 세계 최고의 시장에서만 사용됐던 전략은 이제 중국 내에서도 표준이 됐다. 업계와 규모를 총망라한 수많은 기업들이 저렴한 생산비, 풍부한 노동력,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세제 혜택으로 무장한 중국에 제조 기지를 건설하기 위해 자본을 쏟아부었다.
 
하지만 중국의 제조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중국의 생산비용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이 그 증거다. 특히 제조시설이 밀집된 중국 해안 지역에서는 생산비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뿐만 아니라, 중국 정부는 해안 도시의 경제 성장을 좀 더 넓은 지역으로 확대하고, 도농 격차를 줄이기 위해 해안 지역 제조업체들을 위한 세제 혜택을 전면 폐지하거나 과감하게 줄이고 있다.
 
이 변화가 해외 제조업체들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이 변화에도 불구하고 해외 제조업체들은 계속해서 중국이 풍요로운 미래를 선사할 거라는 믿음을 갖고 중국으로 몰려들까? 아니면 세계에서 가장 비용이 낮은 제조국가라는 중국의 위치가 바뀔까? 혹은 지금껏 중국에서 활동해온 기존 업체들이 중국을 떠나고 새로운 분야의 제조업체들이 중국으로 들어올까?
 
일단 답부터 말하자. 앞으로 많은 기업들은 저렴한 노동력 때문에는 더 이상 중국을 찾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점차 증가하는 중국 국내 시장 및 인재에 매료되어 중국을 찾을 가능성이 크다. 저비용 생산에 적합한 생산 기반을 찾는 기업들은 점차 중국이 아닌 다른 나라, 혹은 중국 내륙 지방으로 발길을 돌릴 가능성이 높다.
 
중국에서 활동하는 해외 제조업체의 미래를 이해하려면 기업들이 왜 해외에서 제조설비를 운영하는지를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 제조시설 및 제조관련 운영기능을 해외로 옮겨가는 기업들은 다음 3부류 중 하나에 속한다.
 
비용 절감형 기업:비용 절감형 기업은 자원이 풍부하고, 생산단가가 저렴한 지역을 기반으로 삼아 생산비를 절감한다. 낮은 생산비에는 저렴한 인건비, 낮은 세율, 저렴한 공공요금, 저렴한 운송비, 혹은 정부의 강력한 혜택 등도 포함된다.
 
시장 구축형 기업:시장 구축형 기업은 시장 접근성, 물류, 고객 등을 중시한다. 새로운 고객층이나 규모가 점차 증가하는 고객층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는 지역을 생산기지로 삼고자 한다.
 
인재 탐색형 기업:인재 탐색형 기업은 지식이 뛰어나고, 창의적이며 우수한 기술 역량을 보유한 인재를 유치하고 유지하는 일을 목적으로 한다. 인재 탐색형 기업은 유명한 교육 기관, 자사와 비슷한 수준의 우수한 인재를 필요로 하는 기업이 위치해 있으며 학력이 높고, 우수한 인재를 다른 지역에서 유치해올 수 있을 만큼 생활 환경이 쾌적한 지역을 선호한다.
 
중국 경제의 지속적인 진화와 정책 변화로 인해 세계의 공장이라는 중국의 위치가 달라지고 있다. 이 변화는 비용 절감형 기업, 시장 구축형 기업, 인재 탐색형 기업의 해외 설비 입지 결정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비용 절감형 기업 : 이동
중국이 세계적인 제조강국으로 떠오르는 데 가장 커다란 기여를 한 건 저렴한 생산비였다. 하지만 지난 20여 년 동안 많은 외국 기업들을 매혹시켰던 비용 우위가 점차 사라지고 있다. 특히 해안 지역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비용 우위가 사라지는 가장 큰 이유는 임금 상승 때문이다. 1998년부터 2007년까지 10년 동안 상하이의 평균 임금은 연평균 11.8%씩 증가했다. 양쯔강 삼각주 주위에 자리를 잡고 있는 해외 제조업체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결과, 임금 수준이 연간 10% 이상 상승했다는 답을 들을 수 있었다.
 
산업용 토지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면서 부동산 가격도 비슷한 추세로 증가하여 해외투자 유치에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온 지역 곳곳에서 부동산 가격 폭등 현상이 나타났다. 중국 중앙정부는 2007년 10월 PRC 부동산법을 시행하여 땅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중국법에 따라 모든 산업용 토지는 공매에 붙여진다. 중국의 산업용 토지는 총 15개의 등급으로 나뉘며, 등급별로 최저 판매 가격이 정해진다. 그 결과는 실로 놀라울 따름이다. 양쯔강 삼각주 투자구역에 위치한 땅은 지난 2005년 1평방미터당 5달러에 거래됐다. 그러나 현재 이 가격은 무려 62달러로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불안정한 유가도 비용 절감형 기업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2008년 세계 운송비는 급상승했다. 운송비를 고려하면, 북미나 유럽 수출을 목적으로 하는 제조업체들에게 중국은 이미 제조국가로서의 매력을 잃어가고 있다. 배럴당 유가가 20달러 수준이었던 2000년에는 상하이에서 미국 동부 해안까지 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를 운송하는 비용이 3000달러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8년 중반 이 운송비는 8000달러로 치솟았다. 일각에서는 배럴당 유가가 200달러에 육박하면 컨테이너 1대당 운송 비용이 1만5000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배럴당 유가가 5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서 운송비도 덩달아 내려가고 있다. 하지만 불확실하고 예측 불가능한 환경이 여전히 제조업체들을 괴롭히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멕시코를 택하거나 서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중유럽이나 동유럽을 택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중국 내 생산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면서 특혜를 제공하여 외국 투자를 유인하던 중국 정부 정책에도 커다란 변화가 나타났다. 2008년까지 중국 정부는 ‘상대가 누구인가’에 따라 다른 특혜를 제공했다. 중국 정부가 원하는 대상은 주로 중국을 수출 기반으로 여기는 비용 절감형 해외 기업들이었다. 하지만 중국은 최근 ‘상대가 누구인지’보다 ‘상대가 무엇을 하는지’ ‘어떻게 하는지’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중국 정부는 특히 ‘상대가 어디에서 활동하는지’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런 변화(▶GP TIP ‘제조업체를 위한 특혜의 변화’ 참조)는 비용 절감형 해외 제조업체 유치를 위한 중국의 입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 와중에 베트남, 인도, 멕시코, 폴란드 등 저비용 제조 기반을 제공할 수 있는 국가들과 중국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아직은 그 어떤 국가도 중국의 풍부한 노동 인구에 필적할 수 없다. 또한 대부분의 국가가 아직 중국의 강력한 제조 인프라와 맞설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국의 많은 경쟁국가들이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매력적인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중국 해안 지역의 생산비용 증가로 이런 나라들이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더 이상 비용 절감형 기업들에게 매력적인 존재가 아닌 걸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비용 증가, 중앙 정부의 정책 변화, 치열한 경쟁 등으로 중국 해안 지역 중 상당수는 더 이상 가장 비용에 민감한 생산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우선적으로 고려할 만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하지만 중국 내륙 지방의 생산비는 여전히 낮고, 정부로부터 지속적인 지원을 받고 있으며, 인프라도 개선되고 있다. 특히 그동안 중국 내륙 지방 성장의 걸림돌이었던 물류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해안 지역에 주로 자리잡고 있던 비용 절감형 기업들이 이동하고 있다. 일부는 중국 내륙 지방으로 옮겨가고 있고, 일부는 다른 저비용 국가로 옮겨가고 있다. 한때 각광 받는 생산 기지였지만 더 이상은 그렇지 않은 중국 해안 지역으로 진출하는 기업은 극히 드물다.
시장 구축형 기업: 시장 구축을 위한 노력 증가
시장 구축형 기업들은 돈과 돈을 가진 사람들을 따라간다. 중국은 둘 다 갖고 있다. 특히 돈은 최근에 유입된 새로운 요소다. 중국의 가처분 소득 증가율은 놀라운 속도로 높아지고 있다.
 
- 1998년부터 2007년까지 도시에 거주하는 중국 가구의 평균 가처분 소득은 170% 증가했다.(그림3)
 
- 1995년에는 중국 전체 가구 중 중산층 가구가 차지하는 비중이 약 1% 수준에 불과했다. 2008년에는 이 수치가 약 8%로 증가했다. 이때 중산층이란 가구당 소득이 4만 위안(약 5800달러)를 상회하는 가구를 뜻한다.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이 증가하자 자동차, 소비가전, 의료 서비스에 관한 각종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소득 성장률도 한동안은 증가세를 유지할 전망이다. 2005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 중산층 가구 수는 현재보다 2배가량 증가해 중국 전체 가구 중 약 16%를 차지할 것이다. 물론 아직 미국인의 평균 소비 규모는 여전히 중국인에 비해 8배가량 높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소비 시장의 성장률은 현 상태를 유지하거나 하락하는 추세인 반면 중국의 2009년 GDP 목표는 무려 8%에 달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해외 제조업체들은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에 맞추기 위해 적극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쏟고 있다. 중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 생산 현지화를 택하는 기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규모가 급증하고 있는 중국의 의료기기 시장 등 일부 부문에서는 생산 현지화를 택한 기업에 규제 특혜가 주어진다. 중국 내에서 제조활동을 하는 의료기기 업체들은 중국 내 많은 지역에서 특혜를 받는다. 정부 정책에 명시되어 있는 건 아니지만 실질적으로 특혜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정부에서 지원하는 의료 시스템을 통해 중국 내에서 제조된 의료기기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특혜를 제공한다.
 
물류 때문에 중국 내에서 생산을 하는 쪽을 택하는 기업도 있다. 특히 자동차, 가구, 가전제품 등 부피가 크고 무거워서 장거리 운송에 적합하지 않은 제품을 중국 내에서 생산하는 기업들이 많다. GM은 미국에서 여러 공장을 폐쇄하던 지난 2008년 12월 베이징에서 약 640km가량 떨어져 있으며 중국 동북부에 위치한 선양에 제8의 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매년 중국에서 생산되는 약 100만 대가량의 자동차 중 상당수가 중국 내에서 판매된다. GM의 미국 내 판매가 급감하고 있지만, 2009년 한 해 동안 GM의 중국 내 판매는 최대 10% 증가할 전망이다.

 
높은 유가 변동성으로 중국에서 제품을 생산해 미국이나 유럽으로 수출하는 비용 절감형 기업들은 중국에서 생산활동을 지속해나갈 이유가 사라졌다. 하지만 유가 변동성이 높아지면 그만큼 공급망을 최소화하고 최종 소비자에 좀 더 근접한 곳에서 제품을 생산할 이유도 커진다. 즉 시장 구축형 기업들은 비용 절감형 기업과 달리 중국에 진출해야 할 이유가 날로 늘어나는 셈이다.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 및 해외직접투자(FDI) 정책 중 상당수는 시장 구축형 기업의 미래 성장에 도움을 준다.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는 올해 두 차례의 회의를 통해 8%라는 성장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국내 수요에 집중해야 한다는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경제 성장 목표 달성을 위해 중국 정부는 일부 지역에서 세율을 낮추는 방안, 중소기업 대출 조건을 완화하는 방안 등 다양한 재정 통화 정책 도입도 고려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중국 정부가 자국 인프라에 쏟아부은 엄청난 투자도 중국 생산을 선택한 시장 구축형 기업의 사업 타당성을 강화시켜준다.
 
2008년 11월, 중국 정부는 5860억 달러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그중 45%가 인프라 개선에 투입될 예정이라는 사실 또한 중국을 택한 시장 구축형 기업의 사업 타당성을 강화해줄 전망이다. 인프라 투자로 운송망이 개선되면 중국 전역에서 제품을 유통하기가 한층 수월해진다. 특히 광활한 중국의 내륙 지방에 접근하기가 용이해져 더욱 많은 소비자에게 다가갈 수 있다. 물론 인프라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운송망은 여전히 열악하다. 중국의 육로 운송망은 여전히 효율성이 낮고, 중국 내 육로 운송 비용은 서구 육로 운송 비용의 약 2배다. 하지만 이를 달리 말하면 인프라 개선 작업이 지속적으로 이뤄진다면 시장 구축형 기업이 중국에서 생산을 할 이유가 늘어난다는 뜻도 된다.
 
돈과 거대한 소비시장은 수많은 시장 구축형 기업들을 중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이들 기업들이 중국에 상륙한 다음 입지를 선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여전히 해안 지역에 중국의 인구와 소득이 집중돼 있다. 2008년에는 베이징이 속한 발해만, 상하이가 속한 양쯔강 삼각주, 광저우가 속한 주강 삼각주 등 3개의 주요 경제허브에 중국 인구의 36%, 중국 소비자의 지출 중 55%가 몰려 있었다. 중국 정부가 소득과 인구를 중국 전역에 고르게 분포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시장 구축형 기업들도 점차 소비자를 따라 내륙 지방으로 이동할 수 있다. 어쨌든 지금은 대부분의 시장 구축형 기업은 도시에 거주하는 부유한 소비자, 즉 해안 지역의 소비자들에게 관심을 쏟고 있다.
 
앞으로도 시장 구축 및 소비자 확보를 위해 중국에 진출하거나 중국 내 사업 기반을 확장하는 제조업체들이 꾸준히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인구 특성, 공급망 관련 요소, 중국의 경제정책 등을 고려했을 때에도 시장 구축형 기업의 증가를 점칠 수 있다. 상당수의 비용 절감형 기업들이 생산비가 더욱 저렴한 곳으로 옮겨가고 있어 앞으로는 시장 구축형 기업들이 중국 제조업의 성장을 주도할 전망이다.
 
인재 탐색형 기업: 인재 증가
인재 탐색형 기업들은 셀 수 없이 많은 중국의 우수한 과학자, 엔지니어, 기술자, 숙련 생산 근로자를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료되어 중국을 찾는다. 중국은 이미 수많은 인재를 확보하고 있으며 그 수가 매년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 1996년 중국의 고등교육 기관에 등록되어 있는 학생 수는 약 570만 명이었다. 2007년까지 중국은 약 510만 명의 졸업생을 배출했고, 그중 40% 이상이 과학이나 공학 전공자였다. 고등교육 기관에 등록되어 있는 전체 학생 수도 당시보다 3.5배 증가한 2000만 명으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동안 기술학교나 직업학교에 등록한 학생 수도 2배가량 증가하여 2007년에는 그 수가 2000만 명에 달했다.9) 세계의 인재 탐색형 기업들은 점차 증가하는 중국의 우수 인적 자원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더욱 중요한 사실은 중국의 인재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계 경쟁력 보고서에는 교과과정 중 과학이 얼마나 충분히 강조되고 있는지 여부를 측정하기 위한 ‘과학 교육’ 지수가 포함되어 있다. 2008년 중국은 총 69개국 중 9위를 차지했다. 12년 전인 1996년에 발표된 ‘과학 교육’ 지수에서 중국은 45개국 중 고작 38위를 차지했다. 불과 12년 만에 놀라운 변화를 이뤄낸 셈이다.10) 중국의 과학 교육뿐 아니라 교육 방법 또한 바뀌고 있다. 반복과 암기를 중시했던 주입식 교육이 사라지고 서구 기업들이 선호하는 창의성 중시 교육이 각광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해외에서 거주 중인 고학력 유학파 중국인들을 모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중국 정부 통계에 의하면, 지난해에 중국으로 돌아온 해외 유학생 수가 2007년에 비해 무려 55%가 넘게 늘어나 중국 역사상 최고치인 6만 9000명에 달했다. 각 지방정부도 이런 변화에 앞장서고 있다. 광저우는 해외에 거주중인 전문가를 중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3000만 달러의 기금을 조성했다. 광저우는 인근 도시 선양과 함께 해외 유학생들을 고국으로 불러들이기 위해 미국의 여러 도시에서 채용 활동을 벌이는 방법도 고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인재 탐색형 기업을 매우 선호한다. 중국 정부는 최근 고신기술 업체에게 제공되는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 외국기업이 갖추어야 할 조건을 개정했다.(▶GP TIP ‘제조업체를 위한 특혜의 변화’ 참조) 개정된 조건에서는 교육 수준이 높고 연구개발(R&D) 능력이 우수한 인력을 확보할 것, R&D에 상당한 금액을 지출하는 기업일 것, 중국 내에서 지적재산권을 갖고 있을 것 등을 강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기술 수준이 낮은 여러 제조업체들을 장려 산업 혜택에서 제외했다. 반면 최첨단 전자, 대체 에너지, 생명과학, 나노기술 등 인재 중심 산업들은 여전히 혜택 대상으로 포함하고 있다.

 
인재 중심의 제조 및 R&D 기능을 유치하려는 중국의 노력과 나날이 늘어나는 유치 성공 사례에도 불구하고(그림4) 중요한 장애물도 있다. 중국에서는 지적재산권 문제가 심각한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문제에서 모호한 태도를 취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던 중국 정부는 최근 관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의 지적재산권 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하지만 지적재산권을 위협하는 여러 요소들로 아직 많은 기업들의 중국 내 R&D 활동에 제약이 발생하고 있다. 첨단 기술 산업이나 신생 산업에 속하는 많은 제조업체들은 아직 자사의 독점 기술을 사용할 새로운 시설을 지을 때 중국을 배제하고 있다. 지적재산권 우려 때문이다.
 
중국의 인재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인재의 질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공학 및 관리 부문의 최고 인재에 대한 수요는 언제나 공급을 초과한다. 중국의 일류 대학 졸업장을 갖고 있으며 영어를 구사할 줄 아는 엔지니어, 과학자 등은 여기저기서 러브콜을 받는다. 특히 서구 기업에서 일한 경험이 있는 인재들에게는 사실상 경쟁 관계에 있는 국내외 기업 중 원하는 곳을 선택할 수 있는 무한한 기회가 주어진다. 인재 탐색형 기업이 인재를 유치하기가 어렵고, 유지하기도 어렵다는 뜻이다.
 
세계적인 불황으로 채용 규모가 줄어들고 근로자들이 직업 안정성을 중요시하면서 최근 중국 내 인재 쟁탈전의 강도 또한 약해졌다. 하지만 경제가 회복하면 다시 이 전쟁은 불이 붙을 것이다. 중국의 최우수 인재들에게는 수많은 선택권이 주어지지만 인재 채용을 원하는 기업의 입장에서는 별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인재를 원하는 기업은 인재가 머물고 싶어 하는 지역을 입지로 택해야 한다. 요즘 중국 인재들이 머물고 싶어하는 지역은 중국에서 가장 국제화된 해안 도시들이다. 청두, 대련 등 성장 가능성이 높은 일부 도시, 상하이, 베이징, 쑤저우, 광저우 등이 대표적이다.
 
비용 절감형 기업: “너무 멀다는 건 얼마나 멀다는 뜻인가?”
 
세계적인 의류 제조업체가 아시아에서 북미와 유럽에 수출할 제품을 생산하기 위한 시설을 지으려 하고 있다. 적합한 입지를 찾기 위해 고심하던 이 업체는 대만에 생산시설을 짓는 방안도 고려했으나 결국 중국이 적절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 업체는 중요한 문제에 봉착했다. 대부분의 해안 지역은 터무니없이 비싼 반면 내륙 깊숙한 지역은 지나치게 외딴 곳이어서 공급망을 구축하고 관리를 담당할 인재를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 결국 이 업체는 상하이에서 175마일(약 280킬로미터) 북서쪽으로 떨어진 난징에서 해답을 찾았다. 난징은 중국 정부로부터 상당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해안 투자구역에 비해 인건비와 공공요금이 훨씬 저렴했다.
 
시장 구축형 기업: “현지에 생산 시설을 지어야 한다”
 
세계적인 의료기기 제조업체는 세계 각국에서 어느 정도의 판매를 기록할 수 있을지에 관한 평가를 실시했다. 이 와중에 중국 내의 엄청난 잠재 의료 시장 규모에 매료됐다. 평과 결과, 이 회사는 중국의 인구가 고령화 현상을 겪고 있으며, 중국 내에서 축적되는 부가 늘어나고 있으며, 의료 부문에 지출되는 재량비용이 증가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의사결정을 위해 이 업체는 시장 잠재력, 중국의 의료 상환 정책, 다양한 시장진입 전략, 예상되는 공장 운영비 및 운영조건 등을 포괄적으로 분석했다. 그 후, 미국과 유럽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된 제품을 중국으로 수입해 들여오는 방법 대신 중국 시장을 타깃으로 한 맞춤형 제품을 개발, 유통하기 위해 중국 내에 직접 제조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이 업체는 선양에 공장을 지은 덕에 중국의 유명한 병원 및 중요한 공급업체들에게 쉽게 접근할 수 있었다. 동시에 초정밀 기기를 생산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인프라를 활용하고 전문 기술 인력도 확보할 수 있었다.
 
인재 탐색형 기업: “우수한 인재를 얻기 위한 대가를 치르겠다”
 
한 제약업체가 자사에서 생산하는 제품의 R&D를 강화하기 위한 방법을 고심했다. 운영 중인 연구실이 위치해 있는 시장과 인재 확보에 도움이 될 만한 다른 시장을 모두 비교 분석한 결과, 이 업체는 중국이 최적의 장소라고 판단했다. 중국에는 역량이 우수한 과학자와 기술 전문가가 많다. 뿐만 아니라 중국 시장은 제품을 시험하고 시험 생산하기에도 적합한 장소다. 또한 중국에 R&D 기반을 구축하면 다른 글로벌 R&D 센터와 협력하는 동시에 점차 규모가 증가하는 중국 시장의 특성을 반영한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이 제약업체는 상하이가 중국 국내외에서 최고의 R&D 인재를 유치하기에 최적의 장소라는 판단하에 높은 비용 구조에도 불구하고 상하이를 선택했다.
 
변화하는 환경
지난 20년 동안의 성공적인 해외 제조업체 유치, 중국의 외국 투자자본 유치 정책 변화로 그동안 중국의 제조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해안 지역의 경제 수준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첨단 기술, 새로운 산업, 이전에는 관심 밖이었던 기업 기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결과, 해외 제조업체들은 중국을 단순히 저비용 수출 기반으로 여기는 대신, 소비자와 인재가 넘쳐나는 새롭고 풍요로운 시장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인건비 상승, 땅값 상승, 세제혜택을 포함한 각종 혜택 감소와 더불어 중국 정부가 전략적으로 중요한 최첨단 기술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저기술 제조업체들은 환경에 적응하거나, 내륙 지방으로 이동해 들어가거나, 혹은 중국을 떠나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저비용 생산기반을 추구하는 비용 절감형 기업들은 중국의 내륙지방으로 이동하거나 동남아, 인도, 남미 등 중국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저비용 제조국가들로 옮겨가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다. 아프리카가 중국의 경쟁상대로 성장할 날도 멀지 않았다.
 
물론 이 같은 추론은 중국 정부가 기존의 정책을 유지하고 비용 압박이 지속된다는 가정을 바탕으로 한다. 하지만 중국이 성장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고 실업률이 급속도로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때 중국 정부도 비용 절감형 기업들이 중국, 심지어 현재 과열 양상을 나타내고 있는 해안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운영설비를 신축하도록 장려하기 위해 정책을 수정할 것이다.
 
시장 구축형 기업이 직면한 환경은 비용 절감형 기업과는 많이 다르다. 시장 구축형 기업들은 중국의 소득 증가, 재량 소득이 넉넉한 중산층 증가, 시골에서 도시지역으로 꾸준히 유입되는 인구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중국 경제의 구조는 전적으로 수출에 의존하는 구조에서 국내 소비 지출이 주도하는 구조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 변화는 초기 상태에 머물러 있고, 세계적 불황의 영향도 많이 받는다. 하지만 점점 많은 시장 구축형 기업들이 중국의 잠재력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이들은 급증하는 중국의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중국 내에 생산 시설 및 유통망을 구축하는 전략을 시행할 가능성이 높다.
 
인재 구축형 기업들도 나날이 우수해지는 중국의 풍부한 기술 전문 인력, 꾸준히 개선되는 교육 시스템, 해외 기업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관리자와 과학자의 증가, 향상되는 중국인의 영어 능력, 고국으로 되돌아오는 유학파 등에 매력을 느끼고 있다. 하지만 대다수의 인재 구축형 기업들은 첨단 기술을 필요로 하며 지적재산권 문제도 상당히 우려하고 있다. 따라서 인재 구축형 기업들은 단기적으로 일부 도시에서만 최고의 인재를 얻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 급여 수준도 덩달아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비용 절감형 기업, 시장 구축형 기업, 인재 탐색형 기업이 추구하는 목표가 항상 독립되어 있다고 볼 수는 없다. 점차 이 3기업의 교집합이 늘어나고 있다. 중국 시장을 생산비를 절감하고, 새로운 시장에 접근하고, R&D 비용을 낮추는 동시에 새로운 인재를 활용할 수 있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여기는 기업이 점점 늘어난다는 의미다. 기업이 비용 절감, 시장 구축, 인재 탐색 중 어떤 목적을 중요시하느냐에 따라 중국이 세계 제조 전략과 조화를 이루는 방식 및 중국 내에서 제조 및 R&D 시설을 배치하기 위한 전략도 달라진다.
 
중국은 여전히 세계 제조업의 반짝이는 별일까? 물론이다. 하지만 10년 전, 5년 전과 비교했을 때 그 이유는 완전히 다르다. 과거와 달리 중국은 더 이상 비용 절감만을 목적으로 삼는 기업을 선호하지 않는다. 대신 시장 구축형 기업 및 인재 탐색형 기업에 많은 관심을 느끼고 있다. 중국은 진화와 성숙을 거듭하고 있다. 때문에 중국에서 관련 설비를 증축하거나 새롭게 중국에 진출하려는 해외 제조업체들도 진화하고 성숙할 필요가 있다. 중국에 진출하는 해외 제조업체들은 저렴한 생산비용, 새로운 고객 응대, 인재 확보 등 3가지 목적 간의 균형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비용 절감, 시장 구축, 인재 탐색의 원칙을 모두 수용하는 총체적 비즈니스 모델을 선택해야 한다. 이 비즈니스 모델의 채택 여부가 해당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짓는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글은 <딜로이트리뷰> 2009년 하반기 호에 실린 조쉬 팀버레이크, 필 슈나이더, 셜리 동 테리의 글 ‘China: Still Manufacturing’s Sharing Star?’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50호 Smart Worcation 2022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