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을 이기는 마케팅 기법

소비자 사로잡는 오칙연산 마케팅

32호 (2009년 5월 Issue 1)

기업들이 세계적 불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기업들은 여전히 과거 경험에만 의존해 가격만 낮추거나 단순 기능의 제품을 내놓는 안일한 방식으로 불황에 대처하고 있다.
 
기업들은 현재의 불황이 과거의 불황과 큰 차이가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최근 10년 동안 1인당 국민 소득은 1만1000달러에서 2만 달러로 늘었다. 웰빙 등 새로운 소비 문화도 나타났다. 대량 생산, 대량 마케팅 시대에서 개개인의 개성을 중시하는 개성 마케팅 시대로의 변화도 빨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불황에 대처하는 소비자의 경험도 풍부해져 안일한 마케팅으로는 소비자의 꽁꽁 닫힌 지갑을 열 수 없다. 이런 변화들을 고려해 불황을 극복하는 마케팅 전략을 알아보자.
 
불황에 대처하는 소비 패턴
소득이 줄어드는 불황기에 소비자들은 비슷한 효용을 주는 여러 상품 가운데 가격이 낮은 상품부터 구매하는 경향을 보인다. 이때 소비자가 사는 낮은 가격의 상품이 바로 ‘열등재(inferior goods)’다. 밥을 대체한 라면, 양주를 대체한 소주가 대표적인 예다. 열등재는 불황기에 가장 이득을 보는 상품이다. 소비자들이 해외 여행 대신 국내 여행을 가거나 쇼핑을 하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소득이 줄어든다고 해서 소비자들이 무조건 열등재만을 선호하지는 않는다. 상품의 성격과 소비자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전혀 다른 소비 패턴이 나타난다. 특히 현대 소비자들은 전체 소비를 줄이지 않고 가장 쉽게 줄일 수 있는 상품부터 소비를 줄인다. 진정으로 필요한 상품은 아무리 불황이라 해도 쉽게 소비가 줄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이는 인간의 심리와도 깊은 관련이 있다. 20평대 아파트에 사는 사람이 30평대 아파트로 옮기는 일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30평대 아파트에 살던 사람이 20평대 아파트에서 사는 일은 쉽지 않다. 소비의 ‘톱니 효과(ratchet effect)’ 때문이다. 절약의 우선순위가 가장 뒤에 있는 제품, 즉 톱니 효과가 강하게 드러나는 품목은 소비자마다 다르다. 일반적으로 생필품을 많이 생각하겠지만, 요즘에는 교육비나 명품 구입비에 우선순위를 부여하는 소비자들도 많다.
 
결국 불황기 마케팅의 핵심은 소비자에게 어떤 방식으로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할 것인가에 달려 있다. 기업들은 자사 상품이 어떤 특성을 지닌 상품인지, 이 상품의 핵심 고객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 적절한 마케팅 전략을 사용해야 한다. 필자는 불황 마케팅의 대표적 성공법으로 뺄셈, 덧셈, 나눗셈, 곱셈, 승수 법칙이라는 오칙연산 법칙을 제시하고 싶다.
 
뺄셈 법칙
불황기에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법칙이다. 불황이 시작되면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제품군은 굳이 소비하지 않아도 삶의 질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지 않는 상품들이다. 이에 해당하는 상품은 기능을 줄이고 가격을 낮춰 고객 기반을 잃지 않아야 한다.
 
최근 등장한 공짜 마케팅은 뺄셈 전략의 대표 사례다. 웅진코웨이가 외환은행과 제휴해 발행한 ‘페이프리(Payfree)’ 카드를 보자. 이는 웅진코웨이 정수기를 빌려 사용하는 고객이 페이프리 카드를 일정 액수 이상 사용하면 외환은행이 월 대여료를 현금으로 돌려주는 프로그램이다. 2008년 말 도입된 후 올해 2월 초까지 가입자가 30만 명이 넘는 성과를 냈다.
 
일본의 여성 전용 헬스클럽 ‘카브스’도 뺄셈 법칙으로 성공했다. 샤워장과 거울 없는 헬스클럽을 생각해본 적 있는가. 카브스에는 샤워장과 거울이 전혀 없다. 운동 기구도 불과 10개 정도만 갖춰져 있다. 대신 월 50006000엔대의 파격적인 회비를 무기로 내세웠다. 4060대 주부들의 행동 반경을 고려, 주택가에 체인점을 낸 전략도 적중했다.
 
모든 안주와 주류를 ‘균일가 280엔’으로 책정해 성공한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체인점 ‘도리키조쿠(鳥貴族)’도 뺄셈 법칙을 적용해 성공한 사례다. 보통의 야키도리(닭꼬치구이) 체인점은 기본 8090종의 메뉴를 제공한다. 하지만 도리키조쿠 체인점에는 55개 품목만 있다. 메뉴의 종류가 적은 대신 양은 푸짐하다. 맥주도 280엔으로 편의점보다 싸다. 도리키조쿠는 회전율을 높이기 위해 맛이 더 좋은 숯불 대신 전기 그릴을 사용, 굽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였다.
 
패션 브랜드 중에서도 뺄셈 법칙으로 성공한 브랜드들이 많다. 스페인의 자라, 미국의 갭, 일본의 유니클로가 대표적이다. 이들은 생산과 유통을 수직 계열화해 디자인의 경쟁력을 갖추면서도 유통비를 줄였다.
 
뺄셈 법칙은 상품과 가격 차원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양한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는 기업들은 브랜드 거품 빼기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LG화장품은 IMF 불황이 한창이던 1999년 20여 개의 보유 브랜드 중 상당수를 대거 정리했다. 당시 LG화장품이 흑자를 내려면 브랜드당 300억 원의 매출을 달성해야 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별로 30억 원 정도의 엄청난 광고 예산을 쓸 수밖에 없었다. 마케팅 비용이 매출보다 더 많아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에 부딪힌 셈이다. 결국 LG화장품은 마케팅 예산을 고려해 절반 정도의 브랜드를 과감히 철수시켰다. 그 결과 불황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오휘(O HUI)’와 같은 대형 브랜드도 만들 수 있었다.
 
유니레버도 빼놓을 수 없다. 1990년대 말 유니레버는 자사 브랜드들의 수익성을 검토한 결과, 1600개에 달하는 브랜드 중 무려 1200여 개의 브랜드가 담당하는 매출이 전체 매출의 8%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이익 면에서는 75%의 브랜드가 사실상 쓸모없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결국 유니레버는 1999년 ‘Path to Grow’라는 브랜드 합리화 전략을 마련하고, 수익성 높은 브랜드를 중심으로 한 브랜드 군살 빼기를 추진했다.
 
덧셈 법칙
불황기에도 꼭 구매해야 하는 상품들이 많다. 식료품, 노트북과 같은 필수품이다. 소비자들은 이런 물품에 대해 여러 방법의 가격 및 혜택 조사에 나선다. 어차피 구매는 꼭 해야 하므로 다양한 정보원을 통해 가격을 비교해보고 가장 싼 가격에 사기 위해서다. 때로는 가격이 가장 싸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원하는 혜택을 다양하게 제공하는 상품을 찾는다. 즉 어떤 상품의 가격과 혜택을 세세히 이해하고 활용하려는 소비 성향이 강해진다.
 
때문에 여기에 해당하는 품목을 만드는 기업은 소비자가 이런 상품을 구매할 때 매우 신중한 의사결정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즉 소비자에게 가격 외에 추가 가치를 제공하는 일이 중요하다. 이것이 바로 덧셈 법칙이다.
 
현대자동차는 2009년 1월 미국 자동차 시장에서 유일하게 14.3%라는 두 자릿수 판매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가격이 싼 소형차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비싼 중대형차를 더 많이 팔았다는 점이 돋보인다. 불황기에 중대형 차종으로 현대차가 선전한 비결은 무엇일까. 잘 알려진 대로 차 구입 후 소비자가 1년 안에 직장을 잃으면 차량을 반납하게 해주거나 할부금을 대신 내주는 보증 프로그램 ‘현대 어슈어런스(Hyundai Assurance)’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도 ‘어필리에션 마케팅’이라는 덧셈 법칙을 사용했다. 메리어트 호텔, 유나이티드 항공과 제휴해 스타벅스 이용 고객에게 부가가치를 제공하고 브랜드 인지도도 높였다. 특히 그간 스타벅스가 소비자에게 제공한 추가 가치는 어떤 상품을 소비함으로써 특정 계층에 속할 수 있다는 소속감이었다. ‘나는 점심 값보다 비싼 스타벅스 커피를 마시는 사람’이라는 심리적 만족감을 준 셈이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는 이 만족감을 ‘파노플리 효과’라고 명명했다.
 
하지만 최근 스타벅스는 덧셈 법칙을 효과적으로 구사하지 못하고 있다. 파노플리 효과만으로는 소비자가 원하는 추가 가치를 제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이미 비싼 값을 내고 커피를 마시는 일에 익숙해져 있다. 때문에 이제는 더 깨끗하고 쾌적한 매장 공간과 최상급 품질의 커피를 원한다. 하지만 최근 일부 스타벅스 매장에 가보면 테이블 청소조차 제대로 돼 있지 않다. 기로에 선 스타벅스의 앞날은 파노플리 효과에 어떤 추가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나눗셈 법칙
소비자들이 물품 구입을 멈췄다고 해서 그들의 소비 욕구와 기호까지 멈춘 것은 아니다. 불황기에 소비자들의 욕구와 기호는 더욱 다양해지고 진화한다. 소비자의 기호가 다양해진다는 점은 새로운 세분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기업들은 이 새로운 세분 시장을 잘 공략해야 한다.
 
닌텐도의 ‘위(Wii)’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이유는 가족 게이머라는 새로운 세분 시장을 창출했기 때문이다. 위의 핵심 고객은 기존 게임 산업의 핵심 고객인 젊은 남성 게이머가 아니다. 위는 중장년층과 여성 등 게임을 즐기지 않던 고객까지도 쉽게 즐길 수 있는 가정용 게임기로 자리매김했기에 성공할 수 있었다.
 
가족 마케팅은 불황을 이겨낼 수 있는 주요 수단이다. 소비자들은 자신만을 위한 개인 용도 소비는 줄여도 가족 전체를 위한 소비는 쉽게 줄이지 않는다. 특히 자녀에 대한 소비는 최대한 유지하려고 한다. 가족을 위한 상품이 불황기에도 상대적으로 큰 타격을 입지 않는 이유다.
 
전 세계를 막론하고 키즈 산업이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특히 10대와 20대 초반의 구매력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쉽게 줄지 않는다. 유행과 스타일에 가장 민감한 세대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부모, 조부모, 일가친척으로부터 받는 용돈, 즉 레인보우 포켓(rainbow pocket)은 호불황에 상관없이 10대들의 구매력을 든든히 받쳐준다.
 
10대들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나머지 가족의 구매 선택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마케팅 전문회사 블루게일의 2008년 말 조사에 의하면, 10대들의 65%가 이동통신사를 결정할 때 본인이 원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핸드폰 구입 시에는 80%가 자신이 원하는 브랜드를 구입했다. 특히 이들의 선택은 부모의 핸드폰 구입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LG전자의 풀터치 스크린 휴대폰 ‘쿠키’는 중국 시장에서 젊은 층의 이 같은 ‘과시욕’을 노려 성공했다. 쿠키는 가진 돈은 적지만 패션에 민감하고 남들에게 무엇인가 보여주고 싶어 하는 도시 청년층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LG전자는 시장 조사 결과, 이 계층이 휴대폰에서 가장 중요시하는 요인이 ‘풀터치 스크린’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200달러 이하로만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결과도 나왔다.
 
이렇게 개발된 쿠키폰은 대성공을 거뒀다. 글로벌 경기 침체가 본격화한 2008년 10월 선보인 쿠키폰은 불과 6개월 남짓한 기간에 전 세계 누적 판매량 200만 대를 돌파했다. 쿠키폰의 성공은 불황기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에 맞춰 가격을 합리화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에 혁신적인 터치 폰 기능까지 더했다는 점에 있다. 즉 나눗셈 법칙으로 젊은 층을 목표로 한 후, 뺄셈 법칙(가격 합리화)과 덧셈 법칙(터치 폰 기능)을 적절히 활용해 성공한 셈이다.
 
식품 시장에서도 나눗셈 법칙을 사용할 수 있다. 최근 대용량 상품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마트에서도 소량 묶음 판매가 급속히 늘어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소량의 채소를 묶어 900원대 가격으로 판매한 뒤 제품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 식용유, 참기름, 마요네즈와 같은 공산품도 대용량 제품의 판매량은 빠르게 줄어드는 반면, 소용량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최근 CJ가 출시한 ‘작은 두 공기 햇반’은 기존의 210g 햇반보다 훨씬 작은 130g짜리 2개를 묶은 제품이다. 독신자, 특히 다이어트에 민감한 젊은 여성들을 노린 이 제품은 지난해 초보다 30% 이상 판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곱셈 법칙
곱셈 법칙은 불황기에 더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야 하는 상품에 쓰인다. 앞서 언급한 대로 불황기 소비자들은 가격에 민감하다. 때문에 동종업계의 우등재보다 열등재가 더 많이 팔리는 현상이 종종 나타난다.
 
이때 열등재를 생산하는 업체들은 일시적으로 고객이 늘어나는 데에만 만족하지 말고, 이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고객 증가로 연결시킬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소비자가 제 발로 찾아왔을 때를 놓치지 말고 과감한 마케팅 투자를 한다면, 브랜드 인지도 및 이미지 향상과 고정 고객 확대가 나타난다. 불황기 마케팅 투자가 같은 돈을 들인 호황기 투자에 비해 몇 배 이상 효과를 거두는 이유다.
 
양주의 열등재인 소주와 막걸리를 보자. 같은 열등재라도 최근 소주 판매는 줄어드는 반면, 막걸리는 갈수록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심리 변화가 주류 선택에 반영된 까닭이다. 따라서 막걸리 제조업체들은 막걸리가 양주의 대체제로 각인된 현재 상황에만 안주하면 안 된다. 더욱 다양하고 재미있게 막걸리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을 개발하고, 수요를 자극하는 마케팅 투자를 단행해야 한다.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데이와 비슷한 ‘막걸리데이’를 만든다거나, 막걸리 모델로는 어울리지 않을 듯한 최고 인기 여성 연예인을 모델로 기용하는 과감함이 필요한 때다.
 
인터넷 포털 서비스와 온라인 게임도 마찬가지다. 불황 때는 불안 심리 때문에 구인ㆍ구직, 창업, 자기계발 등을 위한 정보 탐색이 대폭 늘어난다. 온라인 게임은 여가 활동 중 가장 비용이 저렴한 편에 속한다. 따라서 불황 때문에 포털 사이트나 온라인 게임 사이트에 접속한 고객을 1회용 고객으로 맞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들을 어떻게 장기 고정 고객으로 만들 것인지를 궁리해야 한다.
 
우등재에도 곱셈 법칙을 사용할 수 있다. 불황기에는 고급 가전제품이 잘 팔리지 않는다는 상식과 달리,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최근 세계 디지털 TV 판매는 오히려 늘어나고 있다. 올해 1월 유럽 액정표시장치(LCD) TV 판매량은 전년 동월비 42% 증가한 437만 대를 기록했다. 일본의 1월 LCD TV 판매량도 17% 늘었다. 디지털 TV 시장의 후발주자라면 과감한 마케팅 투자로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승수 법칙
불황기에는 특히 입소문의 힘이 진가를 발휘한다. 특히 웹 2.0 시대를 맞아 유튜브 동영상과 같은 손수제작물(UCC)의 위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승수 법칙은 웹 2.0의 특성을 통해 구전 효과를 증폭시키는 전략을 말한다.
 
잠재 고객이 많이 모여 있는 장소에 갑자기 나타나 상품을 선전하거나 판매를 촉진하기 위한 행위인 게릴라 마케팅, 미디어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한 통념을 바꾼 슬림 마케팅이 승수 법칙의 대표적 수단이다. 게릴라 마케팅이나 슬림 마케팅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효과가 크다. 때문에 단순히 생각하면 뺄셈 법칙이 적용되는 영역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일회성으로 그치는 매력적이지 못한 이벤트는 노출 대비 비용이 오히려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릴라 마케팅이나 슬림 마케팅의 진정한 가치는 비용 절감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유발하는 ‘흥미’와 ‘의외성’에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세계적 스타가 된 김연아가 어느 날 갑자기 삼성동 코엑스 앞마당에서 인라인 스케이트를 타거나, 미녀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가 시청 광장에서 테니스를 친다고 상상해보자. 이 퍼포먼스를 본 시민들은 이들의 모습을 촬영한 후 인터넷에 퍼트릴 것이다. 이때 김연아나 샤라포바가 입은 옷과 신발, 샤라포바가 사용한 테니스 라켓의 브랜드 인지도가 얼마나 올라갈지 상상해보자. 게릴라 마케팅이나 슬림 마케팅을 실행할 때는 흥미와 의외성이라는 두 요소에 중점을 두고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유발해야 한다.
 
자사의 제품을 고객의 입으로 소개하는 참여 마케팅도 승수 법칙을 이용한 사례다. 삼성전자 중국 법인은 스피커를 내장한 MP3 플레이어 제품을 내놓으면서 제품 광고를 소비자들에게 공모했다. 소비자가 직접 제작한 온라인 광고가 대히트를 치면서 삼성전자 제품의 인지도와 판매량도 급증했다.
 
미샤도 이 마케팅으로 큰 성공을 거뒀다. 미샤는 화장품을 사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젊은 여성들이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인다는 점에 착안, 저가 화장품 사업에 진출했다. 그리고 이야기를 나누기 좋아하는 젊은 여성들의 특성을 고려해 온라인 커뮤니티에 집중 홍보를 시작했다. 빅 모델을 기용한 비싼 TV 광고 대신, 소비자들이 제품 사용 후기나 사진을 자유롭게 올릴 수 있는 커뮤니티를 운영한 것. 온라인상의 입소문 인기는 대단했다. 미샤는 3000원짜리 화장품으로 매장 개장 2년 만에 150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고객이 자신의 생각을 담아 만든 콘텐츠나 입소문은 다른 고객에게 매우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단순한 구매 추천 정도가 아니라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사례도 상당하다. 비용 절감을 고민하는 불황기 기업들이 적은 비용으로도 기존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고객과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매력적이다. 인위적인 입소문이 아니라 소비자의 마음에서 우러나온 진실한 입소문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에 불황기 기업의 성패가 달려 있다.
 
필자는 고려대 경영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마케팅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LG경제연구원을 거쳐 현재 로이스컨설팅 대표로 재직하고 있다. 주 연구 분야는 브랜드 전략 및 신상품 개발 컨설팅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