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아. 대한민국에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연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유명 뷰티살롱 ‘앳폼 조성아’를 운영하고 있는 원장.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조성아 루나’를 내놓으며 화장품 비즈니스에 뛰어든 경영인. ‘조성아 더 크리에이티브스’라는 기획팀을 이끌고 있는 디렉터. 유명 스타들과 사회 명사들은 대부분 그녀의 손을 거쳐갔으며, 한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의 화장법을 한 번쯤은 따라 해봤을 정도로 메이크업 분야에서 그의 존재감은 확고하다.
“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입니다.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최고경영자(CEO)도 아니고, 영원히 CEO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영원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불리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어투에선 프로로서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한양대 산업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길로 뛰어들어 18년간 한 분야에서 일하며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다. 후발주자인 2, 3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명성이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메이크업 브랜드로 대박을 터뜨리며 그는 ‘역시 조성아’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저는 아주 먼 길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뛰다 잠깐 쉬거나 한숨 잘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잠시 뒤돌아보며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 어떤 경쟁자든 저를 제치고 달려갈 수 있죠. 현재 누가 앞서 있고 누가 뒤처져 있는지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잠깐 멈칫했을 때 다시 기회가 찾아옵니다. 이때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불특정 다수인 대중에게 눈을 돌려 무궁무진한 기회를 새로 찾았습니다. 그리고 대중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의식을 전달하는 멘터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꿈을 구체적으로 제품화해 내놓은 메이크업 브랜드 ‘조성아 루나’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넘쳐나고 국내 대기업 브랜드의 입지가 탄탄한 화장품 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6년 9월 GS홈쇼핑을 통해 출시한 루나는 2007년 GS홈쇼핑 화장품 부문 판매 1위에 이어 2008년 매출 400억 원을 달성하며 전체 상품 판매 1위로 올라섰다. 론칭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액은 700억 원을 넘어섰다. 루나의 명성을 듣고 대만, 홍콩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시장 진출을 제안해와 조만간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그녀를 만나 아티스트로서의 경영 철학 및 브랜드 철학, 우리 사회의 트렌드, 미래 인재상 등을 들어봤다.
경영 환경은 수없이 많은 돌발 변수와 비합리성에 의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바뀌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출발해 화장품 브랜드 ‘조성아 루나’로 성공을 이루기까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왔나
“나는 변화에 대응해왔다고 생각지 않는다. 대신 잘 ‘공격’해왔다고 생각한다. 공격적 경영의 중심에는 ‘나’라는 존재가 항상 최우선에 있었다. 스스로 올인할 수 있고, 미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미술대학에 지원할 때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할 때도 이러한 믿음이 바탕이 됐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만족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내가 즐거울 때, 내가 만족할 때 고객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체험하면서 이를 삶의 지표이자 비즈니스 지표로 삼고 있다. ‘나’라는 경영 주체는 누구보다 자유로워야 하고,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