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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아 루나’의 조성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미래 화두는 ‘자각’과 ‘다양성’

조한상 | 29호 (2009년 3월 Issue 2)
조성아
. 대한민국에 메이크업 아티스트의 길을 연 1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유명 뷰티살롱 ‘앳폼 조성아’를 운영하고 있는 원장. 메이크업 전문 브랜드 ‘조성아 루나’를 내놓으며 화장품 비즈니스에 뛰어든 경영인. ‘조성아 더 크리에이티브스’라는 기획팀을 이끌고 있는 디렉터. 유명 스타들과 사회 명사들은 대부분 그녀의 손을 거쳐갔으며, 한국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의 화장법을 한 번쯤은 따라 해봤을 정도로 메이크업 분야에서 그의 존재감은 확고하다.
 
저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reative director)’입니다. 화장품 브랜드를 만들었지만 최고경영자(CEO)도 아니고, 영원히 CEO가 되고 싶은 생각도 없습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출발했지만 앞으로 영원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불리고 싶습니다.” 최근 서울 청담동 사무실에서 만난 그의 어투에선 프로로서의 자신감이 묻어났다.
 
그는 한양대 산업미술대학을 졸업한 뒤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메이크업 아티스트라는 길로 뛰어들어 18년간 한 분야에서 일하며 전문가로 명성을 쌓았다. 후발주자인 2, 3세대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주목을 받으면서 그의 명성이 주춤하는 듯 보였지만, 자신의 이름을 내건 메이크업 브랜드로 대박을 터뜨리며 그는 ‘역시 조성아’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서 저는 아주 먼 길을 달려가고 있습니다. 열심히 뛰다 잠깐 쉬거나 한숨 잘 수도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잠시 뒤돌아보며 쉴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때 어떤 경쟁자든 저를 제치고 달려갈 수 있죠. 현재 누가 앞서 있고 누가 뒤처져 있는지 얘기하는 건 의미가 없습니다. 잠깐 멈칫했을 때 다시 기회가 찾아옵니다. 이때 새로운 에너지, 새로운 영감을 줄 수 있는 기회를 포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저는 이 시기에 불특정 다수인 대중에게 눈을 돌려 무궁무진한 기회를 새로 찾았습니다. 그리고 대중에게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의식을 전달하는 멘터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을 얻었습니다.”
 
이러한 그의 꿈을 구체적으로 제품화해 내놓은 메이크업 브랜드 ‘조성아 루나’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가 넘쳐나고 국내 대기업 브랜드의 입지가 탄탄한 화장품 시장에 돌풍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006년 9월 GS홈쇼핑을 통해 출시한 루나는 2007년 GS홈쇼핑 화장품 부문 판매 1위에 이어 2008년 매출 400억 원을 달성하며 전체 상품 판매 1위로 올라섰다. 론칭 이후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액은 700억 원을 넘어섰다. 루나의 명성을 듣고 대만, 홍콩 등의 대형 유통업체들이 시장 진출을 제안해와 조만간 해외 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그녀를 만나 아티스트로서의 경영 철학 및 브랜드 철학, 우리 사회의 트렌드, 미래 인재상 등을 들어봤다.
 
경영 환경은 수없이 많은 돌발 변수와 비합리성에 의해 예측하기 힘들 정도로 바뀌고 있다. 메이크업 아티스트로 출발해 화장품 브랜드 ‘조성아 루나’로 성공을 이루기까지 이러한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왔나
나는 변화에 대응해왔다고 생각지 않는다. 대신 잘 ‘공격’해왔다고 생각한다. 공격적 경영의 중심에는 ‘나’라는 존재가 항상 최우선에 있었다. 스스로 올인할 수 있고, 미칠 수 있는 분야가 있다면 틀림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믿었다. 미술대학에 지원할 때도, 부모님의 반대를 무릅쓰고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되겠다고 결심할 때도 이러한 믿음이 바탕이 됐다.
 
이런 경험을 통해 내가 만족할 수 있어야 다른 사람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내가 즐거울 때, 내가 만족할 때 고객도 만족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래전부터 체험하면서 이를 삶의 지표이자 비즈니스 지표로 삼고 있다. ‘나’라는 경영 주체는 누구보다 자유로워야 하고, 그 무엇에도 얽매이지 않아야 한다.”
 
어떻게 화장품 비즈니스에 눈을 돌리게 됐는지, ‘루나’라는 화장품 브랜드를 어떻게 만들어 운영하고 있는지 얘기해달라
나는 메이크업 아티스트 1세대로, 18년 동안 이 분야에서 활동하며 입지를 다졌다. 그런데 유명 연예인이나 소위 말하는 상위 1%의 소수 고객을 상대로 일하다 보니 어느 순간 아티스트로서 한계에 부딪혔다. 더 이상 가야 할 길도, 새로운 것도 없다는 생각이 문득 든 것이다. 더 이상 내가 미칠 곳이 없다는 생각이 들자 할 일도 없어지더라. 그때 대중으로 눈을 돌렸다. 그랬더니 내가 미칠 수 있는 영역이 무궁무진하게 펼쳐졌다. 내가 생각하는 아름다움에 대한 철학을 대중에게 전달하고, 그들의 멘토가 되겠다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루나는 시그너처 브랜드(signature brand), 아티스트 퍼스널 브랜드다. 아티스트 브랜드에는 아티스트의 색깔과 인지도, 아티스트가 추구하는 철학과 크리에이티비티(creativity)가 녹아 있어야 한다. 또 아티스트 브랜드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제조 기업, 유통의 3박자가 맞아떨어져야 한다.
 
나는 아티스트 브랜드를 위한 유통망으로 과감하게 홈쇼핑을 선택했다. 직접 방송에 출연해 고객들과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비자들이 가려워하는 부분의 정보를 준다. 또 방송을 통해 최상의 룩(look)과 콘셉트를 제안하고, 루나 제품과 도구를 이용해 어떻게 화장할 수 있는지 직접 보여준다.
 
일반 화장품 브랜드들이 고객에게 제품을 던져주고 알아서 화장하라고 하는 반면, 아티스트 브랜드인 루나는 고객이 쉽고 편하게 화장할 수 있도록 18년간 쌓은 나의 메이크업 노하우를 모두 전해준다. 나는 루나가 화장품을 파는 브랜드가 아니라 아티스트의 노하우와 콘셉트를 파는 브랜드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루나의 브랜드 철학과 마케팅 전략 등에 모두 녹아 있다. 이에 따라 홈쇼핑이라는 유통망을 선택했다.
 
또 애경이라는 제조 회사를 선택한 것은 아티스트에 대한 지원이 적극적이고, 내가 갖지 못한 인프라를 모두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처음 일해봐서 초반에는 답답한 점도 많았다. 하지만 애경은 아티스트가 필요로 하는 제품 개발, 프로모션, 마케팅 등 모든 부분에서 적극적인 서포터이자 파트너가 되어준다.
 
만약 애경이 아니라 덩치가 더 큰 대기업이었다면 실패했을 가능성이 컸다. 화장품 1, 2위 기업은 자사 브랜드에 대한 집착이 더 강하기 때문에 아티스트 브랜드에 대한 지원이 약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아티스트보다는 해당 기업이 주체가 돼버린다.”
 
변화에 잘 ‘공격’하며 성공적인 화장품 비즈니스를 이끌고 있는 입장에서 최근 급격한 경영 환경 변화에 직면한 국내 기업들에 조언을 해준다면
앞서 말한 것처럼 시그너처 브랜드, 아티스트 브랜드를 키우면 어떨까. 나는 화장품 비즈니스가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업들도 이제 해당 카테고리의 상품이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을 팔아야 한다. 이런 면에서 아티스트 기용이 필요하다고 본다. 아티스트들은 누구보다 앞서 가고, 새로운 정신을 이끌하며,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는 멘터 역할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들은 아티스트를 영입해 그들의 철학과 방향성, 기술적 노하우를 재가공함으로써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있다.
 
샤넬은 죽었지만 샤넬 브랜드는 영원하다. 샤넬이 죽은 뒤에도 칼 라거펠트라는 디자이너가 샤넬 브랜드의 ‘진정성(authentic)’을 이어가는 동시에, 샤넬 브랜드를 새로운 트렌드에 맞춰 시대에 맞는 브랜드로 재해석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찌도 톰 포드를 영입하면서 다시 살아났다. 이처럼 기업은 브랜드의 진정성을 이어갈 수 있는 인재를 키워야 한다. 그 시대의 리더들을 영입해 끊임없이 키워줘야 하는 것이다.”
 
아티스트와 기업의 만남은 서로 가지지 못한 부분이 잘 결합되면 시너지 효과를 낸다. 하지만 서로 너무 다르기 때문에 갈등이 빚어지는 등 장애물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티스트와 기업의 만남이 윈윈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무엇보다 기업이 함께 작업하는 아티스트에게 절대적 신뢰를 보내야 한다. 파트너인 애경은 나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보낸다. 제품 개발 단계부터 콘셉트 기획, 마케팅, 유통에 이르기까지 내 손이 안 닿는 부분이 없다.
 
기업과 아티스트 간의 프로젝트는 브랜드 아이덴티티가 굉장히 중요하다. 어디에든 아티스트의 색깔이 묻어 있어야 한다. 이것이 브랜드 진정성이다. 따라서 기업은 이러한 진정성을 인식하고, 아티스트에게 100% 권한을 일임해야 한다.
 
기업과 아티스트 간의 프로젝트가 성공하느냐, 실패하느냐는 결국 진정성에 달려 있다. 많은 국내 기업들이 아티스트의 이름을 내걸고 화장품 브랜드를 잇달아 만들었지만 대부분 실패한 것은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즉 진정성이 결여된 아티스트와 작업을 했거나, 기업의 브랜드 전략 자체에 진정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진정성은 가장 중요한 성공 포인트다.”

그렇다면 당신은 개인적으로 진정성 있는 아티스트라고 생각하나?
물론이다. 여기에 한 가지 중요한 게 더 있다. 좋은 아티스트는 마케터여야 한다. 즉 대중성을 가진 사람이어야 한다. 아직도 몇몇 디자이너들은 자신만의 세계에 사로잡혀 작업한다. 하지만 대중이 알아주지 않으면 아티스트로 살아가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패션 디자인도, 순수예술도 마케팅이 필요한 시대다. 아티스트지만 마케터가 되지 않으면 아티스트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본다.
 
마케팅에 대한 감이 없는 아티스트는 성공할 수 없다. 나는 메이크업을 하면서, 또 내게 필요한 제품을 개발하면서 본능적으로 마케터가 되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내 아이디어를 어떻게 제품으로 연결할지 고민하고, 내 철학이 담긴 제품을 어떤 방법으로 고객에게 전달할지 고민하면 자연스럽게 마케터가 된다. 따라서 기업은 진정성이 없는 아티스트는 물론 자기 세계만을 고집하거나 대중성이 결여된 아티스트는 피해야 한다.”
 
성공한 기업인 가운데 자신만의 독특한 경영 철학을 갖고 있는 사람이 많다. 당신만의 경영 철학, 노하우는 무엇인가?
나는 나 자신을 브랜드이자 움직이는 사업체라고 생각한다. 이런 차원에서 스스로를 브랜드화하고, 나아가 직원 개개인을 브랜드화하는 게 나만의 독특한 경영 철학이라고 할 수 있다. 나는 진화론을 믿는다. 진화는 예상할 수 없는 변화의 과정이다. 이러한 진화 속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사람이다. 따라서 한 사람, 한 사람을 강력히 브랜드화하는 것이 나의 첫 번째 경영 철학이다. 스타가 될 수 있고, 자질이 있고,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할 수 있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 사람을 브랜드화해야 한다.
 
두 번째 경영 철학은 사회 문화 전반에 걸친 사람들의 ‘의식’을 파악하는 것이다. 과거 산업혁명기에 사람들은 몸으로 살았다. 지금은 생각으로 산다. 요즘 광고들을 보면 ‘내 맘대로’ ‘생각대로’라는 말들이 상당히 많이 쓰인다. 지금 우리는 ‘생각의 지배’ 속에 살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을 이끌 수 있는 것은 의식이다. 의식은 생각의 상위 개념이다. 생각은 누군가에게서 들은 얘기, 본 것 등 외부적 현상이 저장된 하드 드라이브인 반면, 의식은 매우 주체적인 자기 판단이다. 많은 생각들 중에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해서 걸러진 것, 진정으로 내 마음속에 남은 생각들이 의식이다. 생각이 주변의 지배를 받는 것이라면, 의식은 스스로 컨트롤러(controller)가 되는 것이다. 따라서 미래에는 ‘의식이 세상을 지배한다’고 확신한다.
 
리더라면 사람들의 수많은 생각 가운데 긍정적인 생각을 모아줄 수 있어야 한다. 나도 소비자들에게 라이프스타일을 전달해 그들이 아름다움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주체가 되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의식을 전달하는 리더가 되고 싶다. 사람들이 좀더 긍정적으로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다는 점을 널리 알리고 싶다. 이것이 우리 브랜드의 철학이자 목표다.”
 
우리 시대를 관통하는 가장 큰 트렌드는 무엇이라고 보나
“‘자각(自覺)’이다. 즉 스스로 나를 알아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감을 잊고 너무 급박하게 살았다. 하지만 이제 사람들이 ‘나’를 찾기 시작했다. 손수제작물(UCC)이 유행하는 것도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일곱 살짜리 딸이 있는데, 이 아이는 모든 것이 ‘나’로 연결돼 있다. 모든 중심이 ‘나’이다. 현대 소비자들 대부분이 딸아이처럼 과거에는 없던 ‘나’를 알아가는 변화의 과정 속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를 비즈니스적으로 보면 만들어져 나오는 상품이나 서비스 대신 자신이 직접 만들거나 변형할 수 있는 DIY 상품이 훨씬 더 각광 받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화장품 분야로 설명하자면 스스로 코디하거나 믹스해 쓸 수 있는 화장품이 조만간 뜰 것이다.
 
그런데 나를 안다는 것, 세상의 중심이 나라는 것이 이기적이진 않다. 나를 알고, 나를 챙기면 상대방에 대한 배려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따라서 ‘자각’이라는 메가트렌드는 다른 사람을 인정하는 ‘다양성’의 트렌드로 자연스럽게 연결될 것이다.”
 
우리나라 CEO들의 옷 입는 스타일이 모두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다. 전문가로서 CEO의 스타일링에 대해 조언한다면
옷도 라이프스타일이다. 우리나라 CEO들은 그동안 인생을 즐기면서 살지 못했다. 많은 세월을 억눌린 채 자신만의 룰, 사회의 룰에 갇혀 살아왔다. 모험을 사치라고 생각하며 살아온 세대다. 이것이 스타일에 그대로 반영되는 것이다. 즐기면서 살지 못했기 때문에 모두 획일화된 스타일만 따라 한다. 이 질문은 결코 가벼운 질문이 아니다. 문화적으로 굉장히 중요한 질문이다.
 
지금까지 옷 잘 입는 CEO를 본 적이 없다.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유행을 쫓아가는 게 아니라 스스로를 캐릭터화하는 것이다. 그 사람의 룩(look)을 보면, 그의 라이프스타일과 세계관이 보인다. 먹는 것도 즐기는 세상인데, 자신의 표현 수단인 입는 것도 당연히 즐겨야 한다.
 
따라서 지금 CEO들에게 스타일에 대해 조언하는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조언은 본인이 마음의 문을 열고 있을 때 의미가 있다. 보다 근본적으로 자신의 삶을 스스로 즐길 수 있는 방법을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 스스로 즐길 수 있으면 백구두에 하얀 양복을 입어도 멋지게 보인다. 자신을 사랑하고 존중하며, 스스로의 삶을 즐길 수 있는 사람은 누가 봐도 멋지고, 어떤 상황에서도 아름답다. 그것이 바로 그 사람의 진정성이다.”
 
앞으로 어떠한 인재가 세상을 이끌어 나갈 것이라 보나. 미래 인재의 가장 주된 탤런트를 꼽는다면
“2가지를 말하고 싶다. 먼저 ‘열정’이다. 열정만 있다면 다른 것은 모두 커버될 수 있다. 열정은 가져야겠다고 생각한다고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 영감이 찾아왔을 때 열정은 저절로 생긴다.
 
따라서 또 하나 중요한 탤런트는 ‘호기심’이다. 호기심이 있어야 모든 자극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고, 그것에 집중할 수 있다. 영감도 얻을 수 있다. 나는 호기심을 굉장히 즐긴다. 유치한 것, 슬픈 것, 화나는 것 등 모든 자극을 받아들인다. 호기심이 없으면 죽은 것과 같다. 호기심이 생길 때 영감이 떠오르고, 영감이 떠올라야만 열정이 생긴다.
 
기업에는 호기심과 열정을 가진 인재를 살펴보고 가려낼 줄 아는 전문가가 필요하다. 아무리 좋은 인재가 찾아와도 그 사람을 알아볼 수 있는 눈이 없으면 소용없다. 다만 나는 이러한 탤런트를 지닌 사람들을 한눈에 다 알아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2, 3년 정도의 인턴십 과정을 거쳐 열정 있고, 호기심 있는 인재를 찾아낸다.”
 
가장 본질적인 메이크업 능력 외에 열정, 자신감, 커뮤니케이션 능력 등 많은 요인들이 오늘날의 조성아를 만든 것 같다. 이 가운데 가장 큰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바로 낙천성이다. 나는 한 번도 안 된다고, 부정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성공 스토리 가운데는 ‘찢어지게 가난하고 불행했던 사람이 허벅지를 찔러가며 악으로 깡으로 노력한 끝에 결국 성공했다’는 이야기가 많다. ‘정주영 신화’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이런 식의 성공담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즐기면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젊은이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오늘날에는 악으로 깡으로 살면 악바리밖에 안 된다. 내가 좋아하는 일에 미친 듯이 살면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
 
물론 위기가 닥쳤을 때 리스크 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굉장히 중요하다. 불운이 닥쳤을 때 이걸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뒤로 백보 후퇴하느냐 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럴 때도 나는 아주 낙천적으로 대한다. 불행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결국 성공으로 올라서느냐, 불행에 머무느냐가 결정된다고 본다. 내 성공의 비결은 모든 일에 스스로 즐거워하며 낙천적으로 사고하는 데 있다. 그래서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뜬다”고 말한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의 여주인공 스칼렛 오하라를 굉장히 좋아한다.”
  • 조한상 | - (현) KT경영연구소 미래사회연구센터 선임연구원
    - 전주국제영화제 큐레이터
    - 스위스 바젤 한국미디어아트전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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