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일류 기업 중 블로그를 하고 있는 기업은 몇이나 될까. 과연 블로그를 하는 기업을 훌륭한 기업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제너럴모터스(GM)는 ‘Fastlane’이라는 훌륭한 블로그를 갖고 있지만 현재 파산 위기에 직면해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Port 25’를 통해 활발한 온라인 토론을 벌이고 있지만 아직도 독점 기업이라는 누명을 벗지 못하고 있다.
반면에 애플이나 나이키는 1등 기업으로 꼽히지만 블로고스피어에서는 침묵한다. 이제 자기 이야기만 하고 귀를 틀어막는 기업은 죄악시되는 세상이다. 고객의 목소리를 성실하게 듣고 그들과의 대화에 참여하는 해외 기업들의 블로그를 소개한다.
사우스웨스트 항공사
일할 맛 나는 기업 문화에 대해 이야기할 때 항상 언급되는 기업인 사우스웨스트 항공사가 블로그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고객보다 직원을 더 소중히 여기는 최고경영자(CEO)의 철학이 블로그에도 잘 드러나 있다. 기업 내부의 소소한 이야기에서부터 고객을 대상으로 한 홍보까지 다양하고 일상적인 소재로 블로그를 재미있게 운영하고 있다. 그래서인지 블로그에 댓글이나 투표 참여가 매우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블로그 디자인도 깜찍하다.
사우스웨스트는 애널리스트·기술자·승무원 등 회사 내의 다양한 지위의 저자들이 블로깅을 하도록 하고 있는데, CEO 은퇴와 같은 내부 이벤트도 블로그를 통해 매우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대부분의 피드백에 신속하고 정중하고 솔직한 회신을 해준다. 이 블로그는 기업 블로그라 하기에는 너무 가볍다고 여겨질 수도 있다. 그러나 기업을 노골적으로 홍보하는 것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털어놓고 고객들과 대화하기를 더 즐기는 것처럼 보인다.
시스코시스템스
시스코시스템스는 기업 대표 블로그인 ‘The Platform’ 외에도 △정부기관을 독자로 하는 ‘Cisco High Tech Policy Blog’ △무선(wirele-ss)을 주제로 하는 ‘Mobility Blog’ △데이터 센터를 주제로 하는 ‘Data Center Networks Blog’ 등을 갖고 있다. 주로 협업(collaboration), 세컨드 라이프(second life), 데이터 센터 등의 핵심 사업을 주제로 이야기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는 블로그를 직원·고객·파트너간의 진솔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때로는 경영진의 리더십 전파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 회사는 또 블로그를 위기 대응 채널로도 잘 활용하고 있다. 시스코시스템스는 애플과의 아이폰 상표권 분쟁에서 블로그를 통해 회사 입장을 솔직하게 밝혀 오해를 불식시켰다. 이에 더해 ‘애플에 실망’이라는 논조를 슬쩍 흘려 자사에 유리한 여론을 형성했다고 한다.
마이크로소프트(MS)
MS에서 개발 중이거나 출시한 제품 및 서비스에 대하여 개발자들의 목소리를 통해 직접 경험할 수 있는 블로그다. 개발자들의 수다 동영상을 통해 어렵고 딱딱한 개발 관련 이슈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 사용자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블로그에는 특히 동영상이 많다. 동영상을 보려면 MS의 웹 콘텐츠 표현기술인 ‘실버라이트(Silver light)’를 설치해야만 하는 게 다소 불편하다. 이는 플래시(Flash) 플레이어의 경쟁 서비스인 실버 라이트의 보급을 위한 듯하다. 한국어 운영체제(OS)를 적용하고 있지만 본문은 모두 영어로 제공하고 있다. 국내 MS 개발자들의 네트워크 사이트도 유사하게 개설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