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케이션 디자인, 가치의 확장

24호 (2009년 1월 Issue 1)

21세기 새로운 기술의 발달은 일상적 커뮤니케이션 환경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전통적인 인쇄 기반에서 시작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은 전통적인 미디어의 재해석과 함께 뉴 미디어 특성을 활용해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작은 정보 전달에서 출발해 커다란 관점을 지닌 문화로서의 가치를 갖게 된 커뮤니케이션 디자인 사례를 경험적인 정보 디자인 상호작용과 참여를 통한 디자인 매체의 융합과 통섭을 이끌어내는 디자인 등 3개 주제로 소개한다.
 
Information and Experience: 맥도널드
모든 소통의 기본 목적은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며 소통은 미디어를 통해 시작된다. 마셜 맥루한은 ‘미디어의 이해, 인간의 확장’에서 미디어를 사용자의 참여도가 높은 차가운 미디어(cool media)와 정보의 기록성, 보존성이 강한 뜨거운 미디어(hot media)로 분류했다. 뉴 미디어는 이렇게 분류하기 다소 어렵지만 전통적인 미디어는 이러한 특성을 고려해 감성적 소구와 이성적 소구를 위한 정보와 접근방법 등을 달리할 수 있다.
 
맥도널드의 프레시 샐러드 옥외 광고는 경험을 통한 감성적인 정보 전달의 성공적인 사례다. 지붕 위 광고판에 수천 포기의 실제 양상추를 심어 ‘fresh salad’라는 글자 모양을 만들었다. 3주 동안 자연의 힘과 원예사, 정원사의 노력이 더
해진 결과였다. 맥도널드는 신선하고 좋은 품질의 샐러드를 제공한다는 메시지를 특별한 설명 없이 시간 흐름에 따라 소비자들에게 콘셉트를 경험시키는 방법으로 명쾌하게 전달했다. 이 결과 맥도널드의 판매량은 30% 늘었으며, 캠페인 기간에 5만 인분의 샐러드가 팔렸다.
 
맥도널드가 스웨덴 스톡홀름에 설치한 ‘라지 사이즈 커피’ 옥외 미니 광고판 또한 성공 사례로 꼽힌다. 이 미니 광고판은 직접 맞출 수 있는 퍼즐로 구성돼 소비자가 모델의 머리를 하나씩 맞추면서 ‘1유로의 맥도널드 커피 한 잔으로 복잡한 머리를 정리하세요’라는 메시지를 간접적으로 느끼도록 했다. 또 전체 퍼즐이 완성되면 자연스럽게 맥도널드 로고가 등장해 소비자가 맥도널드를 경험하도록 했다.
 
Interaction and Participation: 렌터카 회사 ‘넬카’
소비자와의 접점은 더 이상 보고 읽기만 하는 일차적인 커뮤니케이션 방법에 머무르지 않는다. 라이프스타일이 변화하면서 밀접한 소통을 위해 적절한 미디어의 선택과 전략이 중요해졌다. 사람들은 인터넷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글과 사진, 동영상으로 소통하고 감성을 공유한다. 이렇게 형성된 공감대는 끈끈한 유대감을 지닌 커뮤니티로 성장한다.
 
코스타리카의 소규모 렌터카 회사인 넬카는 이러한 ‘공유+소통+공감’의 공식이 낳은 브랜드 유대감의 위력을 잘 활용했다. 이 회사는 코스타리카의 열악한 고속도로와 도로 상태를 보여 주는 ‘costaricaholes.com’이라는 블로그를 만들어 사람들이 코스타리카의 도로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을 만들었다. 블로그가 개설된지 15일 만에 조회수 3만을 기록하고, 훼손된 도로사진 1500장이 자발적으로 업로드됐다.
 
이후 넬카는 블로그를 공식 사이트로 바꿔 사람들이 올린 사진을 이용한 인쇄 광고를 개시하는 등 대대적인 캠페인을 시작했다. ‘코스타리카 여행을 한다면 남의 차로 하십시오. 넬카 렌터카는 국내 거주민에게 특별 우대가로 드립니다’는 카피로 저예산 캠페인을 펼쳐나갔다. 블로그에 참여한 소비자들에게 블로그의 성장은 곧 ‘나의 아이디어’ ‘우리 브랜드’라는 공감대를 낳았으며, 넬카 브랜드와의 유대감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미디어의 소통과 참여의 특성을 이용한 전략을 통해 넬카는 95%를 내국인이 이용해 국내인으로 렌터카 마켓의 틈새시장을 장악한 캠페인이 되었다.

Convergence and Consilience: 유니클로
컨버전스(convergence)는 ‘한 점으로 집합, 융합’으로 해석된다. 통섭(consilience)은 1840년 윌리엄 휘웰의 ‘귀납적 과학’에서 처음 사용된 말로, 분야를 가로지르는 사실과 사실을 기반으로 한 이론을 연결해 지식을 통합하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1998년 오스본 윌슨의 저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을 통해 다시 알려졌으며, 보이는 상태 이상의 숨겨진 질서를 발견하고 그것을 자연의 법칙으로 설명된다. 다시 말해 통섭이란 하나의 큰 줄기가 서로 다른 기반의 지식과 요소들을 아우르며 이들을 하나의 더 큰 단위로 거듭나게 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디지털 컨버전스에서 미디어 통섭으로의 변화는 다양한 형식과 내용이 재결합되어 몇 배로 확장된 미디어 파워를 보여 준다. 일본 패션브랜드 유니클로의 ‘유니클락 캠페인’이 대표적인 사례다. 유니클락은 온라인 시계 콘텐츠다. 유니클로의 옷을 입은 소녀들이 무표정으로 춤을 추는 동영상에 시계 기능을 넣어 컴퓨터 바탕화면 보호기나 블로그에 다는 시계 등으로 쓸 수 있게 만든 것이다. 유니클락 캠페인은 감성과 재미를 위한 시도, 익숙한 내용과 새로운 관점의 시도, 기존 미디어의 재해석, 참여를 통한 브랜드 이미지 확장, 1인 미디어의 활성화 등을 통해 성공적인 통섭의 사례를 보여 준다.
 
프로젝터 도쿄’가 만든 이 캠페인은 2008년 미국의 원쇼 사이버 부문을 시작으로 클리오 광고제, 칸 국제광고제 사이버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또한 87개국 3만8000여 개 블로그에 설치되며 전 세계인의 PC 시계를 유니클락으로 재설정하는 위력을 보여 주었다. 유니클로는 이 캠페인을 통해 ‘다품종 소량 생산 시스템을 통한 유행 선도’라는 메시지를 반복적인 음악과 여학생들의 율동, 컬러, 환경 등을 통해 매우 유쾌하고 분명하게 전달하며 글로벌 SPA 브랜드로 급부상했다. SPA 브랜드의 주 고객인 10, 20대 소비층이 블로그, 미니홈피, 1인 미디어 등으로 온라인 커뮤니케이션에 능동적이며 적극적이라는 점을 파악해 이들과 세계가 중독된 ‘유니클락 문화’를 성공적으로 만들어 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83호 Future Food Business 2019년 10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