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시장에서 쩔쩔매는 글로벌 의류 기업

2호 (2008년 2월 Issue 1)

신흥시장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글로벌 및 현지 소매산업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새로운 성장의 원천을 물색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많은 인구와 강력한 경제 성장을 자랑하는 브라질, 중국, 인도의 대중시장을 주시하고 있다. 특히 이들 시장 내 소비자들의 가처분소득이 증가함에 따라, 생활필수품 이외의 품목에 대한 지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런 변화를 가장 잘 느끼게 해주는 상품 중의 하나가 바로 의류다.
 
맥킨지는 브라질, 중국, 인도에서 의류 쇼핑 태도 및 행동에 대한 연구 프로젝트를 실시했다. 이 프로젝트에서 표본 집단은 여성으로 제한했다. 여성은 많은 시장에서 자신뿐만 아니라 자녀와 남편의 의류 구매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량적 연구를 보완하기 위해 수십 차례에 거쳐 포커스 그룹 인터뷰, 매장 방문, 인터뷰, 소비자의 쇼핑 일지 작성 등을 실시했다.
 
중국: 적은 예산과 적은 옷 가지 수
중국에는 무수히 많은 의류 구매자들이 있으나 이들은 세분화된 의류 품목과 해외 브랜드 상품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글 Wai-Chan Chan, Richard C. Cheung, Anne Tse
 
중국 의류시장은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소매기업에게 큰 도전을 안겨주고 있다. 중국 소비자들에 대한 맥킨지의 이번 설문조사 결과 다국적 기업들이 중국에서 기존의 상품 및 브랜드 차별화 전략을 사용하는 데 왜 어려움을 느끼는 지를 설명해 준다. 아울러 중국의 일반 의류 구매 고객과 젊은 소비층이 의류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정도에서 중요한 차이가 있음을 보여준다. 젊은 소비층은 글로벌 소매기업들에게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시해 주는 고객층이다.
 
이런 조사 결과는 도시 대중시장 소비자들에 대한 정량적 설문조사와 고객의 쇼핑 일지, 매장 방문, 포커스 그룹 인터뷰와 같은 정성적 리서치 기법을 결합한 연구를 통해 도출된 것이다. 대중시장은 840억 달러 규모인 중국 소매 의류시장의 빠른 성장을 주도하고 있고 외국계 소매업체들에게 고급 의류 이외의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기회를 제공한다.
 
중국 의류시장은 미국(2320억 달러)과 일본(1000억 달러)에 이어 세계에서 세 번째로 크며, ‘브릭스 국가’(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또 중국 도시 지역의 의류 매출 중 70%는 근대화된 유통 채널(보다 특화된 매장이 최근 부상하기 시작하고 있기는 하지만 주로 백화점에서)에서 창출되고 있다.
 
조사에 따르면 중국의 대중시장 고객들은 비교적 적은 종류의 큰 차이가 없는 옷들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0%는 직장과 공식 행사(결혼식 등), 친구와의 데이트 또는 가족과의 외출 때 모두 비슷한 옷을 입는다고 응답했다. 같은 응답을 한 소비자 비율은 브라질 8%, 인도 13%, 러시아 11%에 불과했다. 소비자의 습관이 변하기는 하지만, 중국 내 의류 소매기업들은 여성 출근복과 아웃도어 캐주얼 의류와 같은 하위 품목에서 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확립하는 것이 다른 신흥시장에서보다 더 어려울 지도 모른다.
 
중국의 의류 소비자들은 게다가 외국계 브랜드에 가치를 두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설문 응답자 중 25%만이 ‘외국계 브랜드가 국내 브랜드보다 더 우수한 가치를 제공한다’고 응답했다. 단지 11%만이 외국 상품을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이 수치는 인도에서의 설문 조사 결과와 큰 차이가 난다. 인도에서는 응답자의 50%가 해외 브랜드가 가치 또는 품질에 있어서 더 우수하다고 답했다.
 
중국의 고객들은 제품의 품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 다른 나라 고객들보다 가격을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브라질 인도 러시아의 경우 응답자의 거의 절반이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의류의 품질을 신속하게 평가할 수 있다고 응답한 반면 중국의 경우에는 22%만이 그 같이 응답했다.
 
하지만 중국의 도시에 거주하는 약 1500만 명의 젊은 소비자층은 예외적이다. 많은 젊은 소비자들이 외국 브랜드를 선호한다. 이들 중 절반은 ‘외국 브랜드가 국내 브랜드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답했다. 다른 모든 연령대의 응답자들 가운데서는 평균 15%만이 그 같은 대답을 했다. 마찬가지로 중국의 젊은 소비자의 36%는 외국 상품과 브랜드를 자주 이용한다고 했으며, 다른 연령대 응답자들 중 같은 대답을 한 사람들은 평균 13%에 그쳤다. 모든 국가에서 젊은 소비자와 그 이상의 연령대 소비자들이 다른 양상을 보이기는 하지만 중국에서는 그 차이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중국에서는 또 젊은 소비자들이 다른 연령대 소비자들보다 의류 쇼핑을 더 자주 하며, 의류 지출액이 상대적으로 더 많고, 소득 증가에 따라 더 많은 금액을 지출하는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결과는 글로벌 의류 기업에게 몇 가지 시사점을 제시해 준다. 젊은 소비자를 공략하는 것이 좋은 기회가 될 것이며, 이 경우 높은 연령대의 고객을 겨냥할 때 보다 기존의 판촉 및 마케팅 방식이 잘 먹혀들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이렇게 브랜드에 민감한 고객층에 도달하기 위해 개성있는 틈새 브랜드를 만들어 보거나, 프랑스 에땅(Etam)이 ‘Etam Weekend’ 라인을 만든 것과 같이 기존 브랜드의 저가 라인을 만들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다국적 의류 기업들은 또 고객들이 의류의 품목, 상품의 품질, 외국 브랜드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할 것이다. 최근 하이킹복과 등산복 같은 스포츠 의류 품목의 급성장세를 살펴보면 중국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바가 변하고 있으며, 약간의 자극이 있으면 변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대중시장의 진화를 주도하고 싶은 기업들은 상품 특색을 강조하는 매장 내 영업, 고객이 상품의 품질과 일류 기술을 알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세미나, 특정 의류 품목의 혜택에 초점을 맞춘 광고 등을 통해 고객 만족도와 충성도를 개선해야 할 것이다. 홍콩에 본사를 둔 에스프리(Esprit)는 다양한 품목의 특색을 전달하기 위해 매장 내 요소(맞춤화된 디스플레이 선반, 조명, 음악 등)를 잘 결합했다. 에스프리는 결국 캐주얼, 스포츠, 근무복 등 점점 더 다양한 의류 라인으로 브랜드를 확장하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기업들은 중국의 대중시장에서는 고급 의류시장에서보다 더 강력한 현지 경쟁업체와 경쟁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실제로 현지 업체들은 비용우위를 확보하고 있으며, 글로벌 소매기업으로부터 매장 배치 및 홍보 캠페인을 배워 실력을 키워나가는 중이다.
 
자라(Zara) 같은 다국적 기업들은 최신 유행을 따라잡기 위해 더 많은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는 고객을 파악하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다. 이들은 고급 쇼핑몰 또는 저비용의 트랜디한 독립 아울렛 매장을 구축함으로써, 고급 취향을 갖고 있는 고객과 저렴한 가격을 찾는 고객에게 동시에 어필하고 있다.
 

 
인도: 가족과의 쇼핑
인도 소비자들은 쇼핑을 ‘가족과의 여가 활용’으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글 Kartik N. Sheth, Ireena Vittal
 
인도 소비자들의 소득에서 의류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중국이나 브라질 소비자들의 경우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그러나 인도의 일인당 소득 수준이 낮으므로 실제 의류비는 훨씬 적다. 인도 소비자들의 독특한 행태는 인도시장을 주시하는 다국적 기업에게 숙제를 던져준다.
 
설문에 응한 인도 대중시장 소비자들의 거의 40%는 대부분의 중요한 쇼핑이 결혼식과 연례 종교 행사와 같은 특별한 이벤트를 중심으로 이뤄진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다른 신흥시장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또 인도에서는 다른 어느 지역보다 ‘쇼핑은 가족과 함께하는 활동’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강하다. 쇼핑객의 약 70%는 항상 가족과 함께 물건을 사며, 74%(브라질, 중국, 러시아 평균의 두배 이상 높은 수치)는 쇼핑을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최상의 방법’으로 보고 있다. 가족 중심의 쇼핑 선호도는 전체 연령 그룹, 소득 계층, 지역, 도시 규모에서 일관되게 나타난다.
 
다른 시장과 마찬가지로 인도에서도 여성이 전체 가족을 위한 의류 구매의 주요 의사 결정자이다. 그러나 인도에서는 남성들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실제로 설문 응답자의 절반이 ‘어떤 매장을 주로 방문하는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 남편이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이는 브라질(3%), 중국(8%), 러시아(18%)에 비해 훨씬 높은 수치다. 더욱이 인도는 남성복 시장이 인도 전통의상이 여전히 주종인 여성복 시장보다 규모가 크다는 점이 이례적이다. 따라서 대중 의류시장을 겨냥하는 소매기업들은 특별한 행사용 의복을 찾는 고객들을 유인하는 동시에, 가족 전체에게 어필하는 포맷과 판촉 방식을 찾아야 할 것이다.
 

 
브라질: 유행에 민감하며 주저 없이 신용카드로 구매
브라질의 의류 소매시장은 현지 업체들이 석권하고 있다. 과연 다국적 기업이 진출할 여지는 있는가?
글 Manuela Artigas, Nicola Calicchio
 
규모가 크고 성장을 지속하고 있지만, 다국적 기업들의 진출은 활발하지 않은 브라질 의류 시장은 해외 의류 기업들에게 ‘꿈의 시장’으로 보인다. 하지만 브라질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맥킨지 설문조사 결과는 글로벌 기업들이 브라질 시장에서 상당한 도전에 직면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현지 패션에 대한 강한 선호도, 활발한 신용거래 이용과 미성숙한 신용거래 시스템이 독특하게 결합된 상황 등이 도전과제의 이면에 있는 이슈들이다.
 
브라질 의류 시장은 연간 7%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으며, 세계에서 5번째로 크다. 다국적 의류 기업들은 수년간 자국의 부유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성공적인 사업을 운영해왔지만, 브라질의 대중시장에서 경쟁하는 다국적 기업은 극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대신 형식을 따지지 않는 ‘구멍가게’와 대형 단독매장 형태의 현지 업체들이 브라질 전체 의류 매출의 60% 이상을 차지하며 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다국적 의류 업체들은 브라질 대중시장 진출을 고려할 때 현지 소비자 성향이 대부분의 선진시장 및 신흥시장과 크게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브라질 소비자들은 의류 쇼핑을 매우 좋아한다. 응답자의 거의 80%가 ‘의류 쇼핑하기를 학수고대한다’고 답했다. 이는 인도와는 비슷한 수준이지만 중국, 러시아 보다는 훨씬 높은 수치다. 브라질 쇼핑객의 절반 이상은 ‘구입한 의류의 대부분이 친구나 가족들과의 외출을 위한 것’이라고 응답했다. 중국, 인도, 러시아에서 동일한 답을 한 응답자 비율은 훨씬 낮았다.
 
또한 브라질 대중시장의 의류 구매 고객들은 특히 유행에 민감하다. 브라질에서만 ‘선호하는 매장을 선택하는 3대 기준’ 중 하나에 유행이 포함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에서 패션 동향은 현지 연예인(특히 유명 TV 드라마의 인기 높은 등장인물)에 의해 주도되며, 현지 소매업체들만이 대중시장에 이러한 패션을 일관적으로 제공한다.
 
설문에서 브라질 응답자의 81%는 ‘국내 브랜드를 신뢰한다’고 답했다. 다른 나라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응답자의 11%는 ‘외국 브랜드가 현지 브랜드보다 품질이 우수하다’고 답했지만, 이것은 다른 국가보다 훨씬 낮은 수치다. 따라서 유럽의 의류 기업 C&A와 같이 브라질 시장에서 성공을 거둔 일부 다국적 기업들은 브라질 수퍼모델이 출연하는 광고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적 아이덴티티를 확립했다.
 
브라질 고객들은 여타 연구 대상 시장에서보다 훨씬 더 신용구매에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60% 이상이 ‘신용거래로 물건을 사는 것이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이 수치는 인도 30%, 러시아 24%, 중국 13% 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브라질의 신용거래 시스템은 비교적 발전이 덜 되어있다. 브라질 은행들은 신용조사 기관에 고객들의 채무불이행 정보만 제공하고 적시 상황과 같은 ‘긍정적인’ 신용 이력은 제공하지 않고 있다.
 
종합적인 신용 정보가 구축돼 있지 않기 때문에 브라질에서는 범용 신용카드가 드물다. 대신 의류업체가 금융기관과 제휴해 발급하는 자사 브랜드 신용카드가 흔하다. 주요 현지 및 다국적 의류기업들은 초기에는 한도를 낮게 설정하고 차후 카드 이용자의 신용이 입증되면 한도가 올라가는 카드를 발급하고 있다. 이런 카드는 브라질 대형 의류 판매업체 총 매출의 약 70%를 차지하며, 때로는 카드사업 수익이 기업이 의류 판매를 통해 창출하는 수익과 비슷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브라질 대중 의류시장에서의 기회를 주시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들은 새로운 판매 및 마케팅 기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대형 소매은행보다 더 우수한 신용평가 기능을 갖고 있는 현지 기업들과 경쟁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또한 차별화된 방식으로 제품 프로모션을 관리해야 한다. 선진 시장에서는 프로모션 캠페인이 시즌별로, 그리고 상품별로 진행되지만 브라질에서는 고객 유치를 위해 할부 구매와 같은 매력적인 신용구매 방법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다국적 기업들은 또 브라질 시장의 독특한 특징을 이용하기 위해 판촉과 신용구매 방안 개발에 능한 현지 관리팀을 구축하는 데 주력해야 할 것이다.
 
 
동아비즈니스리뷰 298호 Future Mobility 2020년 6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