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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R Column

작은 브랜드에 필요한 ‘소사이어티 마케팅’

김은진 | 382호 (2023년 12월 Issue 1)
한국의 프리미엄 뷰티 시장은 말 그대로 글로벌 브랜드들이 장악하고 있는 무대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뷰티 시장 규모는 2023년 기준 약 13조 원, 이 중 프리미엄 브랜드의 규모도 7조4000억 원으로 그 비중이 약 57%에 달한다. 하지만 이런 큰 시장에서 한국의 로컬 브랜드가 비집고 들어가 설 자리는 별로 없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 틈새에서 오래도록 사랑받는 토종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가 나오기 쉽지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명품 브랜드들이라고 해서 완벽하게 국내 소비자의 니즈를 충족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해소되지 않는 여러 문제점을 안고 있다. 첫 번째는 이들이 소구하는 여러 단계에 걸친 스킨케어 루틴을 지키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지킨다 하더라도 이를 위해 구매해야 할 제품들이 너무나 많고, 실제로는 다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두 번째는 높은 가격이다. 마케팅과 유통 비용 때문에 프리미엄 화장품들은 제품 원가 대비 판매가가 상당히 높을 수밖에 없다. 여기에 글로벌 물류비용까지 고스란히 지불해야 하는 소비자로서 제품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사용하기에는 가격 부담이 상당하다.

이런 문제점을 고려할 때 제품 하나만으로 손쉽게 스킨케어를 할 수 있으면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 수요를 만족시킬 수 있는 토종 브랜드들이 시장에 나와야 한다. 그렇다면 글로벌 브랜드 대비 마케팅 비용도 적고 브랜드 인지도도 낮은 작은 브랜드들이 고객들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필자가 2021년 설립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인 ‘닥터제코리’는 비록 작은 브랜드지만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봐 주는 고객들에게 그만큼의 혜택을 돌려주기 위해 ‘소사이어티 마케팅’을 시작했다. 소사이어티 마케팅이란 자사의 제품을 구매하고, 사용하고, 주변에 홍보까지 해주는 ‘찐 고객’들로 구성된 커뮤니티를 운영하면서 이들이 자발적으로 마케팅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 ‘제코리 소사이어티’라는 이름의 커뮤니티에서는 갤러리 프라이빗 도슨트, 한강 요트투어, 마케팅 세미나, 쿠킹 클래스, 골프대회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으며 고객들의 활동이나 후기를 자연스럽게 마케팅 콘텐츠로 연결하고 있다. 또한 신제품 출시 전에 이 커뮤니티 회원들이 가장 먼저 사용해보고 후기나 피드백을 남기기 때문에 이 소사이어티의 존재는 바이럴 마케팅에도 효과적이다.

물론 일종의 ‘VIP’ 대상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는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신생 브랜드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오해도 있다. 작은 브랜드는 소사이어티 마케팅을 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통념이다. 하지만 닥터제코리는 퍼포먼스 마케팅으로 고객을 획득하는 데 비용을 쓰지 않고, 최소한의 인력으로 린(lean)하게 회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적은 비용으로 효율적인 마케팅이 가능한 이유는 ‘좋은 제품과 좋은 고객’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이 ‘찐 팬’들을 연결하고 제품에 대한 애정이라는 구심점으로 뭉치게 하자 적극적으로 브랜드를 물심양면 후원해주는 고객들도 생겨났다. 예를 들어 골프대회 때는 젝시오, 덴푸스, 글래드호텔 등에서 상품을 협찬해줬고, 마세라티는 회사의 프라이빗 행사에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초대해주기도 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 일색인 국내 프리미엄 뷰티 시장에서 고객 기반을 넓히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결코 불가능한 목표만도 아니다. 좋은 제품으로 좋은 고객들을 연결하면 언제나 길은 있다. 브랜드의 진정한 가치와 소사이어티 마케팅의 의미를 이해하는 파트너들과 함께한다면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 잠재 고객에까지 다가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 김은진 김은진 | 닥터제코리 대표

    김은진 대표는 연세대 객원교수이자 마케팅 전문가로 2021년 12월 화장품 OEM, ODM 제조사 대표와 공동 투자해 소수를 위한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닥터제코리(Dr. JECORI)를 만들었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 출신의 전략가로 CJ 오쇼핑에서도 전략과 마케팅 상무를 역임한 바 있다.
    vivikim6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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