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Case Study: 호모루덴스에 특화된 플랫폼 ‘틱톡’

관계가 아닌 재미에 집중한 동영상 세계
놀이 문화와 함께 마케팅 방식을 바꾸다

335호 (2021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소셜미디어 업계 후발주자였던 메타(전 페이스북)가 사람들의 네트워킹 방식을 바꿨다면 요즘 MZ세대에게 가장 핫한 소셜미디어 틱톡은 사람들의 놀이 문화를 바꾸고 있다. 틱톡은 밈과 챌린지를 통해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을 대중문화의 소비자에서 참여자로 만들었다. 유튜브 쇼츠 등 숏폼 플랫폼의 홍수 속에서도 틱톡이 굳건히 선두 자리를 지키는 이유는 취향 중심의 초개인화 추천 알고리즘, 관계가 아닌 재미에 집중한 점,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제공한다는 점 등이 꼽힌다. 이를 바탕으로 틱톡은 음악 산업은 물론 패션이나 영화, 드라마 등 다양한 분야의 마케팅 방식을 바꾸고 있다.



2021년 하반기 가장 뜨거운 키워드는 #스우파(스트릿우먼파이터)와 #오징어게임이다. 음악 전문 방송 Mnet이 지난 8월 선보인 ‘스트릿우먼파이터’는 약 2달여간의 방송 기간 동안 다양한 화젯거리를 만들어내며 비인기 장르였던 스트리트 댄스를 대세의 반열에 올려놨다. 그런가 하면 글로벌 OTT(Over The Top•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서비스 넷플릭스를 통해 지난 9월 개봉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은 전 세계적으로 한국의 놀이 문화에 대한 열풍을 불러왔다.

스우파와 오징어게임의 인기는 오리지널 콘텐츠가 가진 경쟁력이 가장 큰 원인이다. 하지만 이 두 프로그램의 장면을 재미있게 재현한 틱톡의 ‘밈(meme)’과 ‘챌린지’가 없었다면 과연 이 콘텐츠들이 이만큼의 파급력을 가질 수 있었을까라는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 틱톡에서 오징어게임의 영어 제목인 #squidgame 해시태그를 검색하면 올라온 영상의 총 조회 수가 632억 회(12월8일 기준)를 넘어서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스트릿 우먼 파이터’의 글로벌 인기를 견인한 것은 ‘#헤이마마(heymama)챌린지’다. 헤이마마 챌린지는 프로그램에 참가한 각 크루의 리더가 ‘헤이마마’라는 곡에 맞춰 퍼포먼스를 선보였는데 이 중 ‘웨이비’의 노제가 창작한 안무가 인기를 끌면서 틱톡을 통해 자발적인 챌린지가 이뤄진 케이스다. 그 결과 틱톡에서의 #heymama 해시태그는 12월 초 기준 3억 회 넘게 조회되기도 했다.

남다른 인기 속에 틱톡은 올해 처음으로 월 이용자 10억 명을 넘어서며 명실상부 숏폼 플랫폼 1인자로 자리매김했다. 또한 이용 시간 측면에서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앱 분석 기업인 앱애니가 자사 블로그를 통해 공개한 2021년 5월 기준 동영상 서비스의 1인당 평균 이용 시간 조사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에서의 틱톡 평균 이용 시간은 각각 24.5시간과 26시간으로 나타났다. 이는 1인당 유튜브 평균 사용 시간을 앞지른 것으로 작년 12월에 진행된 동일한 조사에 비해 미국은 50%, 영국은 80%나 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2019년 12월 대비 틱톡의 사용 시간은 두 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또한 틱톡은 같은 기관이 조사한 ‘2021 소비자지출 급상승 소셜 앱 톱 10’에서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는 올해 1∼10월 iOS 앱스토어와 구글 플레이에서 집계된 소비자 지출을 합산한 결과다. 숏폼 콘텐츠의 인기 속 유튜브의 숏츠, 인스타그램의 릴스 등 경쟁자들의 등장으로 과열되는 시장 환경과 개인정보 유출 문제, 미국 시장 퇴출 위기 등 리스크를 뚫고 틱톡이 꾸준한 저력을 보여주는 이유는 무엇일까. DBR가 소셜미디어 생태계 트렌드를 바꾸고 있는 틱톡의 성장 전략을 취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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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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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은 중국의 IT 기업 바이트댄스가 2017년 5월 선보인 서비스다. 바이트댄스는 2012년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장이밍(Zhang Yiming)이 설립했다. 설립과 동시에 장이밍은 유머 공유 플랫폼 ‘네이한 두안지(Neihan Duanzi)’를 출시했고 5개월 뒤 인공지능 뉴스 앱 ‘진르 터우탸오(Jinri Toutiao, 오늘의 헤드라인)’를 선보인다. 이후 기업 가치 24조 원 이상을 평가받은 바이트댄스는 2016년 9월 15초짜리 짧은 동영상을 제작, 공유하는 비디오 플랫폼인 ‘더우인’을 출시하며 본격적으로 숏폼 콘텐츠 시장에 진출했다. 그리고 더우인 출시 1년 만에 중국과 태국에서 1억 명의 이용자를 모은 바이트댄스는 기세를 몰아 더우인의 글로벌 버전인 ‘틱톡’을 출시한다. 이렇게 탄생한 틱톡은 월평균 이용자 10억 명, 전 세계 누적 다운로드 수 25억 회를 기록하며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다운로드를 기록한 앱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현재 틱톡은 150여 개국에서 75개 언어로 서비스되고 있다.

숏폼을 대세로 만든 플랫폼 ‘틱톡(TikTok)’

싸이월드에서 메타(페이스북), 인스타그램으로 이어지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계보가 기성세대의 놀이터였다면 지금 Z세대가 가장 활발하게 뛰노는 공간은 틱톡이다. 틱톡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2019년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챌린지’였다. 이때까지만 해도 틱톡은 주로 10대들이 이용하는 앱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틱톡은 이제 더 이상 10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여전히 10대 이용자들이 많기는 하지만 이미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메타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대중적인 플랫폼으로 성장했다. 실제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앱애니가 올해 초 발표한 ‘모바일 현황 2021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 이용자의 월평균 사용 시간은 13.8시간으로 카카오톡(11.1시간)을 제치고 1위를 기록했다. 또한 틱톡은 올해 9월 글로벌 월간 이용자 수 10억 명을 돌파하기도 했다. 흥미로운 점은 틱톡의 이용자 증가 추세가 여타 서비스에 비해서도 가파르다는 점이다. 단일 소셜미디어 중 가장 많은 사용자 수를 확보한 메타와 비교해 보면 메타의 경우 2004년 서비스를 시작한 지 8년 후인 2012년, 처음으로 이용자 수 10억 명을 돌파했다. 하지만 틱톡은 단 4년 만에 10억 이용자를 모으며 메타의 기록을 절반으로 단축했다.

틱톡의 이 같은 빠른 성장세 덕에 최근에는 소셜미디어 산업의 선두 기업들이 앞다퉈 틱톡을 벤치마킹하는 추세다. 인스타그램이 틱톡과 경쟁하기 위해 숏폼 플랫폼 ‘릴스’를 2021년부터 서비스하기 시작했고 유튜브 역시 지난 9월 ‘유튜브쇼츠’를 론칭하며 틱톡과의 경쟁을 선언했다.

물론 틱톡이 성장하는 여정에서 위기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지난 몇 년간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점입가경으로 치달으면서 틱톡은 미국 시장 퇴출 위기에 몰린다. 또한 당시 트럼프 행정부가 틱톡을 미국 회사에 강제 매각하는 행정명령을 추진하면서 오라클과 지분 매각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미국이 틱톡 사용 금지 및 강제 매각을 추진한 표면적 배경은 틱톡이 가입자 정보를 수집해 중국에 개인정보를 넘기기에 국가 안보에 위협을 가한다는 이유였다.

틱톡은 이 같은 의혹에 대응하기 위해 ‘2019년 하반기 투명성 보고서’를 발간하며 전 세계 정부 기관의 사용자 정보에 대한 법적 요청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다. 또 제3자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콘텐츠 사용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2020년 1월에는 개인정보 처리 방침을 업데이트하며 틱톡의 개인정보가 중국이 아닌 미국과 싱가포르의 데이터 센터에 보관되고 있음을 명확히 했다. 중국색 지우기에도 나섰다. 글로벌은 틱톡, 중국은 더우인(抖音)으로 2017년 앱과 운영 조직을 분리하고 아일랜드와 싱가포르에 각각 유럽, 아시아 거점을 세웠다. 또 미국 정부에서 일한 바 있는 롤랜드 클라우티어(Roland Cloutier)를 틱톡 최고보안책임자(CSO)로 영입했다. 이 같은 노력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나고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틱톡은 퇴출 및 강제 매각 위기를 넘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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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 이상의 가치는 없다

호모루덴스의 최고의 놀이터 ‘틱톡’

틱톡이 다른 여타 소셜 플랫폼과 다른 점은 관계가 아닌 재미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과거 소셜미디어는 ‘관계 맺기’에 집중했다. 지금은 메타로 이름을 바꾼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등은 모두 지인 및 타인과의 관계를 관리하고 이어나가는 ‘네트워킹’에 집중한 소셜미디어였다. 이 같은 소셜미디어 트렌드를 바꾼 것이 ‘틱톡’이다. 틱톡은 기존 소셜미디어와는 달리 친구의 틀을 벗어나 ‘재미’라는 가치에만 집중한 소셜미디어다. 그리고 틱톡의 이 같은 특징은 소셜미디어상에서 누군가와 관계를 맺는 데서 오는 부담을 없애고 콘텐츠 자체만을 오롯이 즐길 수 있도록 해준다.

특히 틱톡은 ‘유희하는 인간’이란 의미로 ‘호모루덴스’로 불리는 인간의 특성에 잘 부합하는 소셜미디어다. 호모루덴스는 네덜란드의 역사학자 요한 하위징아(Johan Huizinga, 1872∼1945)가 저서를 통해 정립한 개념이다. 하위징아는 인간의 본원적 특성을 놀이로 규정하며 인류는 놀이를 통해 문명을 발전시켜 왔다고 주장했다. 그렇다면 놀이란 무엇인가. 하위징아에 따르면 놀이는 ‘먹고 사는 문제나 물질적인 이해관계에서 자유로운 행위’다. 놀이는 자유 시간에 행해지는 것이어서 노동과 다르다. 또한 중요한 놀이의 특성 중 하나는 바로 자발성에 있다. 누가 시켜서 하는 놀이는 더이상 놀이가 아니다.

실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팬데믹 이후 가장 인기 있는 놀이를 꼽는다면 단연코 콘텐츠 소비다. 그중에서도 틱톡은 밈과 챌린지를 앞세워 단순히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을 넘어 콘텐츠를 제작하고 자신의 취향을 표현하는 능동적인 기능을 부여했다. 이를 통해 자발적으로 이용자들을 틱톡 생태계에 초대하는 것이다. 틱톡이 이용자들을 놀이에 참여시킬 수 있는 배경에는 틱톡이 가진 두 가지 특성이 기인하는 바 크다. 하나는 틱톡이 15초 남짓의 숏폼 플랫폼이라는 점이고 두 번째는 틱톡이 앱 자체가 제공하는 여러 기능을 바탕으로 동영상 제작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췄다는 점이다. 특히 챌린지는 일반인도 단순 시청을 넘어 직접 영상을 만들며 참여하는 적극적인 형태의 놀이 문화를 만들었다. 글로벌 리서치 회사 플라밍고(Flamingo)의 조사 1 에 따르면 틱톡 사용자들은 틱톡에서 보는 다양한 콘텐츠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43%가 틱톡에서 본 것을 현실에서 시도해보거나 틱톡에 소개된 새로운 곳을 방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백선아 틱톡 한국 마케팅 총괄은 “MZ세대가 가지고 있던 표현에 대한 욕구, 창작에 대한 에너지, 소통하고자 하는 의지 등이 스마트폰 하나면 누구나 쉽게 영상을 만들 수 있다는 틱톡의 강점을 만나 다양한 형태로 분출되고 있다”며 “이 같은 자발적 참여는 놀이와 즐거움이라는 측면과 맞닿아 틱톡 커뮤니티에 대한 소속감으로 연결되고 이용자들을 열성 이용자로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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틱톡의 생태계 지원 시스템

틱톡이 빠르게 성장한 원인 중 하나는 크리에이터 커뮤니티에 대한 지원 시스템이다. 틱톡은 손쉬운 콘텐츠 제작 시스템을 바탕으로 초기부터 크리에이터 육성에 공을 들였다. 틱톡은 크리에이터들이 꾸준히 활동을 하며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것이 교육, 패션, 푸드, 운동 등 다양한 카테고리에서 전문가를 발굴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틱톡 파트너 크리에이터’다. 팔로워 수 1만 명, 업로드한 영상 수 5편 이상이면 누구나 파트너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매월 주어지는 미션을 달성하면 카테고리별 순위에 따라 소정의 상금도 지급하고 랭킹 페이지에 노출되는 기회를 주거나 신규 기능을 먼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엔 라이브 코호스트, 라이브 Q&A 등 라이브 스트리밍 기능을 새롭게 업데이트했다. 이를 통해 크리에이터들은 라이브를 진행하며 다양한 방식으로 팔로워들과 소통할 수 있다. 만 19세 이상의 크리에이터는 라이브를 하다 팔로워들로부터 받은 가상 선물을 현금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 밖에도 크리에이터 마켓 플레이스를 통해 크리에이터와 브랜드를 매칭해준다. 협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게 한 것이다. 또한 아직 초기 단계지만 미국에서는 크리에이터에게 NFT(Non-Fungible Token•대체불가토큰)로 보상하는 방법 역시 시도 중이다.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다

틱톡은 15초라는 짧은 길이와 누구나 쉽게 동영상을 제작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제공함으로써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라는 생각을 갖게 했다. 그 결과, 유명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뿐만 아니라 일반인 크리에이터들의 도전 사례가 많은 편이다.

실제 틱톡이 지난 3월 국내 틱톡 크리에이터 11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틱톡의 가장 큰 장점은 ‘쉬운 콘텐츠 제작 환경’이다. 설문에 응한 크리에이터 중 과반수(팔로워 수 1만 명 이상 크리에이터의 65.9%, 50만 명 이상 크리에이터의 62.9%)가 틱톡의 장점으로 ‘동영상을 올리기가 간편함’을 꼽았다. 5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크리에이터의 85%가 틱톡 영상 제작에 1시간이 걸리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한 마이크로 크리에이터(팔로워 1만 이하)일수록 빠르게 영상을 제작하는 경향은 더더욱 두드러져 2명 중 1명(53%)은 영상 하나당 제작 소요 시간이 30분 이하인 것으로 조사됐다. 별도의 편집자를 둬야 원활하게 채널을 유지할 수 있는 여타 동영상 플랫폼과의 차이를 보여주는 지점이다.

실제 틱톡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크리에이터 중 상당수는 틱톡의 기능인 ‘이어 찍기’나 ‘듀엣’ 등을 활용해 다양한 창의적인 콘텐츠를 만들어 낸다. 특히 틱톡은 앱 내에서 무료로 사용 가능한 다양한 사운드와 음원을 제공해 영상 창작에 영감을 제공하고 있다. 틱톡 글로벌 자료에 따르면 틱톡 크리에이터의 77%는 틱톡이 제공하는 음원을 사용해 영상을 만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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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틱톡의 제작 용이성은 다수의 일반인 크리에이터를 탄생시켰다. 실제 올해 틱톡에서 가장 많은 팔로워를 보유한 계정으로 방탄소년단(BTS), 블랙핑크 등 유명 연예인들뿐만 아니라 원정맨, 창하, 온오빠 등 틱톡에서 인기를 얻은 일반인 크리에이터들이 상위권에 올랐다. 특히 방탄소년단에 이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363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원정맨(@ox_zung)은 대학생 시절 틱톡 계정을 개설한 지 7개월 만에 2000만 팔로워를 모으며 해외에서도 주목하는 틱톡 대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이 됐다. 팔로워 수(3630만) 기준으로 블랙핑크(2720만)를 넘어선다. 그는 스마트폰만으로 틱톡 영상을 촬영, 편집하고 업로드하는 크리에이터로, 다른 사용자의 영상을 활용하는 틱톡 기능인 ‘이어 찍기’를 사용한 창의적인 콘텐츠로 인기를 얻었다.

크리에이터 입장에서는 꼭 대중적이고 멋있는 콘텐츠가 아니어도 소소한 취향을 사랑해주는 유저들을 만나 팔로워를 늘릴 수 있다. 이는 다른 플랫폼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틱톡만의 강점이다. 백 총괄은 “틱톡은 내가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보는지를 파악해 나에게 딱 맞는 콘텐츠를 제공해 주는데 이 경험이 ‘틱톡이 나를 알아주는 느낌을 준다’”며 “특히 틱톡은 뭔가 멋있고 있어 보이는 모습으로 나를 치장하고 채널 전략을 세워야 주목받을 수 있는 다른 플랫폼과 다르게 실제 나의 모습, 즉 ‘리얼 미(real me)’를 재치 있게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주목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더 크리에이터의 본질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런 틱톡의 특성 덕에 최근에는 젊은 층을 넘어 중장년층들 역시 틱톡 크리에이터로 활동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최근 틱톡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크리에이터 더 뉴 그레이(@thenewgrey_)의 경우 60대 후반의 남성이지만 멋진 패션 감각을 바탕으로 젊은 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또한 할아버지, 할머니 크리에이터 그랜파찬(@grandpachan) 역시 고등학생인 두 손자와 소통하고 싶어 틱톡을 시작했지만 이용자들의 호응을 얻으며 200만 명의 팔로워를 거느린 대세 크리에이터가 됐다.

월 이용자 수 10억,
다양한 산업의 트렌드 바꾸다

틱톡이 월 이용자 수 10억 명을 돌파했다고 해도 여전히 소셜미디어 업계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틱톡을 뛰어넘는 플랫폼들이 존재한다. 그럼에도 많은 기업이 틱톡의 움직임을 경계하며 주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틱톡이 밈과 챌린지를 앞세워 다양한 분야에서 업계 트렌드를 바꾸고 있기 때문이다.

틱톡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영역은 단연 엔터테인먼트, 그중에서도 K팝으로 대표되는 음악 산업이다. 국내에서 틱톡이 큰 주목을 받게 된 시초가 된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의 인기 이후 가수들은 신곡을 발표할 때 틱톡 챌린지 영상을 만드는 것을 하나의 관례처럼 여기게 됐다. 실제 틱톡 내부 조사에 따르면 K팝 분야에서 올해 진행된 틱톡 공식 해시태그 챌린지 수는 2019년 대비 약 9.9배 증가했다.

댄스 가수들의 챌린지가 대부분 기획사와 가수가 애초에 기획한 챌린지라면 최근에는 기획하지 않은 챌린지도 대거 나타나 노래의 인기에 영향을 주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가수 이무진의 ‘신호등’과 가수 이루의 ‘까만안경’이다. 지난 5월 발매된 가수 이무진의 곡 ‘신호등’은 발매 초기 별다른 호응을 얻지 못하다 틱톡 사용자들 사이에 챌린지 곡으로 노래가 사용되면서 7130만 회가 넘는 해시태그 조회 수를 기록했고 틱톡에서의 인기를 발판 삼아 발매 2개월 후 국내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하는 등 관심을 모았다. 가수 이루의 ‘까만안경’ 역시 가수나 노래 실력이 좋은 유명 틱톡 크리에이터들이 커버 영상을 올리면서 노래가 발매된 지 15년 만에 재주목을 받은 경우다.

틱톡이 음악 차트에 영향을 미치는 현상은 K팝에서만 국한되는 현상은 아니다. 빌보드 차트에서도 틱톡 선도 경향이 최근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릴 나스 엑스(Lil Nas X)의 ‘Old town road’가 있다, 이 노래는 2019년 3월 빌보트 차트에 진입했지만 인기가 아주 높진 않았다. 그러다 틱톡에서 ‘Yeehaw Challenge’ 2 가 인기를 끌면서 빌보드 차트 1위는 물론 각종 뮤직 어워즈를 석권한다. 그 덕분에 이 노래는 스트리밍 시대의 간판 곡이자 틱톡 열풍을 상징하는 노래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BTS가 참여한 ‘Savage Love’의 인기 역시 그 출발점은 틱톡이었다. 2020년 뉴질랜드 출신의 음악 프로듀서 조시 685(Jawsh 685)가 가사와 멜로디가 없는 ‘Laxed(Siren Beat)’란 비트를 선보였는데 이 비트가 틱톡에서 밈으로 먼저 인기를 끈다. 이후 이 비트에 미국 뮤지션 제이슨 데룰로가 가사를 얹으면서 ‘Savage Love’라는 노래가 탄생했고 방탄소년단이 참여하며 그들의 인기까지 더해진 덕에 빌보드 1위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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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팬덤 문법 바꾸는 틱톡

틱톡은 팬덤 문화 역시 바꾸고 있다. 기존의 팬덤 문화가 공연 관람과 굿즈 구입 등 가수와 기획사 주도의 이벤트로 이뤄졌다면 틱톡의 등장 이후 팬덤은 틱톡을 통해 리믹스 영상, 리액션 영상 상황극 등을 올리며 다양한 형태로 K팝 콘텐츠를 직접 만들고 소비하고 있다. 일례로 BTS와 같은 기획사에 속한 아이돌 그룹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는 올해 틱톡 챌린지를 통해 각자의 스타일로 곡을 재해석한 팬들의 영상을 모아 뮤직비디오를 제작해 화제를 모았다. 백 총괄은 “특히 틱톡 콘텐츠 자체가 음악을 중심으로 제작되고 재미에 방점이 찍혀 있다 보니 언어의 장벽이 낮아지고 확산과 공유가 빨라진다”고 설명했다.

2. 패션 업계도 주목하는 틱톡

틱톡은 패션 업계에서도 주목하는 플랫폼이다. 실제 틱톡에서 화제가 되거나 유명 크리에이터가 입은 옷이 유행을 하는 경우들이 많이 생기면서 패션 업계 역시 틱톡을 통한 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례로 버버리는 누구나 손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손동작으로 새 로고 모양을 연출하는 ‘#tbchallenge’를 만들어 브랜드 홍보에 활용했고 프라다는 틱톡 인플루언서 찰리 다멜리오를 패션쇼에 초청해 자유롭게 영상을 촬영하게 하면서 이를 홍보에 이용하기도 했다. 이 동영상은 8000만 회 이상의 조회 수와 900만 개의 좋아요를 기록했다. 그런가 하면 루이뷔통과 구찌는 틱톡의 문법에 맞는 빠르고 재미있는 영상을 제작해 틱톡 계정에 올려 큰 인기를 얻기도 했다.

3. 새로운 마케팅 창구로도 주목

틱톡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최근 기업들도 틱톡을 마케팅 채널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는 올해 글로벌 사용자를 대상으로 틱톡 챌린지를 통한 마케팅을 진행했다. 2월에 진행한 #Videosnapchallenge(비디오스냅챌린지)는 9일간 약 150억 이상의 비디오 뷰를 기록했고, 5월에는 우리나라 어버이날과 같은 ‘마더스데이’를 기념하는 #MakeMomEpic(엄마를영웅으로만들자) 캠페인으로 약 120억 뷰를 달성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광고 모델인 BTS와 함께 ‘파지티브 에너지 챌린지(Positive Energy Challenge)’를 진행해 91만 건 이상의 콘텐츠 생성, 20억 조회 수, 2억8000여 건의 좋아요 및 댓글 공유를 달성한 바 있다.

기업들이 틱톡을 마케팅 채널로 주목하는 이유는 MZ세대가 틱톡을 통해 접한 브랜드를 실제 검색하거나 오프라인 상점을 찾아가는 경향이 높기 때문이다. 틱톡이 지난해 9∼12월 글로벌 시장 조사 업체 칸타에 의뢰해 한국인 MZ세대 4800명을 조사한 결과 58.4%가 틱톡에서 브랜드 광고를 접한 후 자발적으로 해당 브랜드를 검색한다고 답했다. 55%는 오프라인 상점을 직접 찾아간다고 했다. 틱톡 광고 시청 후 홈페이지를 방문한다는 응답은 56.5%로 집계됐다. 응답자의 54.3%는 틱톡에서 광고를 본 브랜드를 친구나 지인에게 공유할 것 같다고 했다.

4. 새로운 놀이 문화 제안

틱톡은 새로운 놀이 문화를 제안하기도 한다. 실제 한 틱톡 크리에이터가 공유한 구운 페타 치즈 파스타 레서피(#bakedfetapasta)는 틱톡에서 큰 인기를 끌며 조회수 1억5000만 회를 기록했고 페타 치즈 파스타를 만드는 수많은 영상을 탄생시켰다. 그런가 하면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며 스케이트보드를 타는 밈 역시 틱톡에서 인기를 끌며 #CranberryDreams라는 해시태그가 1억 회 이상의 조회 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특이 크랜베리 드림스 챌린지의 경우 지난해 9월 한 틱톡 사용자가 록밴드 플리트우드 맥(Fleetwood Mac)의 1977년도 곡 드림스(Dreams)를 배경으로 스케이트보드를 타며 크랜베리 주스를 마시는 영상에서 유행이 시작됐다. 이 영상은 올해 초까지 바이럴되며 글로벌 밈으로 진화한 사례로 배경음악으로 사용된 드림스가 44년 만에 빌보드 핫 100 차트에 재진입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5초 제한 없애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을 꿈꾸다

틱톡이 재미에 집중한 소셜미디어를 표방하다 보니 초기 음악, 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콘텐츠가 주류를 이룬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최근 틱톡 사용자가 빠르게 늘면서 기존에 주목받지 못했던 교육, 운동, 요리 등 다양한 카테고리의 숏폼 콘텐츠가 활발히 제작되고 공유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2021년 들어 1분 내외 분량의 영상에 창의적인 레서피를 공유하는 #틱톡파티셰(디저트, 조회 수 9900만 회), #감자부심(조회 수 8080만 회) 등 레서피 해시태그가 유행했고 푸드 카테고리의 대표 헤시태그인 #틱톡푸드가 포함된 영상들의 올해 누적 조회 수는 62억 회를 넘어서기도 했다. 이는 올해 1월 대비 약 140배 증가한 수치로 틱톡 내 요리 카테고리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는 사례다.

최근에는 주식 투자에 사람들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재테크에 대한 콘텐츠들도 다수 올라오고 있다. 틱톡에서 #personalfinance(재테크)나 #investing(투자하기)으로 검색되는 동영상의 누적 조회 수는 각각 50억 회, 30억 회를 넘는다. 한국어 #재테크, #주식, #저축노하우, #금융 해시태그 영상들도 최근 누적 조회 수 1억 회를 넘겼다. 틱톡에서 활동하는 재테크 전문가로는 리치언니(@rich_unni)와 크립토진(@CryptoZin) 등이 있다. 리치언니는 5만8000여 명의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으며 경제관념이 아직 부족한 Z세대를 겨냥해 쉽게 경제 관련 내용을 다룬다. 팔로워 수 25만 명을 보유한 크립토진은 가상 화폐 투자에 대한 내용을 주로 다룬다.

법률, 운동 등 짧고 굵은 정보와 팀을 재미있게 소개하는 교육 부문 ‘에듀테이너(Edutainer)’들도 최근 대거 등장하고 있다. 다양한 정보성 콘텐츠를 모아볼 수 있는 해시태그 #틱톡교실은 올해 1월 대비 약 37배 이상 많이 사용된 해시태그로 누적 조회 수는 47억 회를 돌파하며 틱톡에서 정보성 콘텐츠를 시청하고 찾아보는 수요가 상당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사용자들의 틱톡 활용 트렌드의 변화에 발맞춰 최근 틱톡은 숏폼 전문 플랫폼을 넘어 종합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으로의 변신을 시도 중이다. 이를 위해 동영상 길이를 최대 3분까지 늘리고 라이브 기능도 대폭 추가해 라이브 커머스 등 새로운 콘텐츠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있다. 백 총괄은 “틱톡을 활용해 다양한 콘텐츠가 올라오다 보니 15∼30초로는 소화가 안 되는 영역들이 생겼고 이용자들이 이 부분을 불편해 하는 경우가 종종 발생했다”며 “크리에이터들의 선택지를 넓혀주기 위해 동영상 길이를 늘리게 됐다”고 말했다.

성공 요인 및 시사점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틱톡은 단순히 숏폼 콘텐츠 전용 SNS를 넘어 최근에는 대중문화의 판도를 좌우할 정도로 영향력이 커졌다. 특히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K팝의 인기에 큰 공헌을 하고 있는 것도 틱톡이다. 실제 틱톡이 지난 11월 음악 스타트업 스페이스오디티와 함께 2018년 10월부터 올해 9월 말까지 틱톡에 올라온 K팝 영상 내용을 분석한 ‘2021 K팝 틱톡 인포그래픽’에 따르면 최근 1년간(2020년 10월∼2021년 9월) 틱톡에 올라온 K팝을 활용한 콘텐츠가 1만 건(9787만 건)에 육박한다. 이는 2년 전(2018년 10월∼2019년 9월) 3350만 건의 3배에 달한다. 특히 흥미로운 점은 최근 1년간 올라온 K팝 영상 중 92.8%가 한국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생성됐다는 점이다. 인도네시아에서 나온 K팝 음원 활용 영상이 16.4%로 가장 많았고 필리핀(13.5%), 미국(8.7%) 등이 그다음이었다. 한국(7.2%)은 4위였다. K팝과 틱톡의 글로벌 인지도를 확인할 수 있는 통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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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추천 피드

틱톡의 성공 요인 중 첫손에 꼽을 수 있는 것이 바로 동급 최강의 추천 알고리즘이다. 틱톡에서는 별도로 누군가를 팔로우하거나 친구 맺기를 하지 않아도 틱톡의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내가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보는지 등을 분석해 취향과 관심사가 반영된 추천 피드를 제공한다. 틱톡을 실행하면 인공지능이 추천하는 ‘For you’ 기능이 나에게 맞는 콘텐츠를 추천한다. 그리고 어떤 콘텐츠를 보는지에 따라 추천 기능이 강화된다. 또한 만약 해시태그(#)를 활용해 검색을 하거나 마음에 드는 콘텐츠에 하트나 댓글을 달고 공유를 하면 그 정보를 가지고 이용자의 취향과 기호를 분석해 더 나은 추천 결과물을 보여준다. 이 때문에 틱톡 이용자들은 별도의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나의 피드에 뜨는 콘텐츠들을 시청하고, 공유하고, 좋아요를 누르며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이는 현실 자아와 구분된 온라인상의 자아인 ‘부캐’를 만들거나 여러 부계정을 만들어 취미 생활을 즐기는 MZ세대의 소셜미디어 사용 패턴과 맞물려 틱톡의 흥행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추천 피드는 접해본 적 없는 분야의 콘텐츠나 틱톡에서 현재 인기 있는 콘텐츠 등을 추천하는 기능도 한다. 사용자들은 상하로 피드를 넘기면서 좋아하는 영상을 즐기는 동시에 몰랐던 취향을 발견하며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이다.

2. 음악과 사운드 중심의 플랫폼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2016년 틱톡의 중국판 버전인 ‘더우인’을 개발할 때 벤치마킹을 한 서비스는 2014년 미국에서 출시돼 큰 호응을 이끌어낸 ‘뮤지컬리(Musical.ly)’라는 앱이었다. 뮤지컬리는 이용자가 립싱크 영상을 찍어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재밌는 영상 제작에 필수인 음악을 자유롭게 쓸 수 있고 누구나 쉽게 영상을 제작할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래서 틱톡은 태생부터 음악 및 사운드와 깊이 관련이 있다. 실제 틱톡은 다른 소셜 플랫폼과 달리 앱을 켜는 순간부터 끊임없이 음악과 사운드에 노출된다. 또한 틱톡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틱톡에서 제공하는 음악에서 영감을 받아 콘텐츠를 제작하고 틱톡에서 접한 음악을 적극적으로 소비한다. 그 결과, 틱톡 생태계 안에는 노래와 댄스 커버 등 음악을 중심으로 한 콘텐츠가 주류를 차지한다. 이 같은 음악과 사운드 중심의 플랫폼이라는 특징은 사용자들 간의 언어 장벽을 낮추고 사용자와 아티스트, 크리에이터 사이에 다양한 컬래버레이션을 야기해 플랫폼에 대한 충성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3. 쉬운 촬영 편집 기술과 영감을 주는 다양한 리소스

틱톡의 가장 큰 경쟁력은 다른 소셜미디어들이 PC 기반 플랫폼으로 출발한 것과 다르게 태생부터 모바일에 특화된 플랫폼으로 출발했다는 점이다. 그래서 틱톡은 별다른 디바이스나 툴 없이 스마트폰 한 대만 있으면 영상을 제작하고 편집해 업로드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한 틱톡은 직관적인 인터페이스를 바탕으로 다양한 오리지널 기능을 추가했다. 간단하게는 필터 처리, 스티커 처리부터 오리지널 기능인 ‘이어 찍기’와 ‘듀엣’ 등을 제공해 크리에이터들의 영상 제작 욕구를 고취하고 있다. 그 덕분에 틱톡에는 다른 사람의 영상을 활용해 커버, 리액션 등을 하는 형태의 콘텐츠들도 많이 올라오고 있다. 그런가 하면 틱톡은 국내에서의 음원 저작권 문제도 한국음악저작권협회와 라이선스 체결로 마음대로 쓸 수 있다. 촬영과 동시에 영상 속도 조절, 각종 효과 삽입, 배경음악 삽입이 가능한 것도 차별점이다. 촬영과 거의 동시에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즉, 틱톡은 콘텐츠를 만들고 즐기고자 하는 소비자들이 언제든지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바로 제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영상을 자르고, 붙이고, 배경음악을 깔고 효과를 추가해 렌더링을 거치고 인코딩을 해야 하는 기존의 동영상 제작 과정을 간편화했을 뿐만 아니라 올리고, 확산하고, 공유하는 것도 매우 쉽게 만들어 놓았다. 그 결과 틱톡 사용자의 60% 이상이 영상을 시청하는 것에 멈추지 않고 직접 창작에 나서고 있다.

숏폼 플랫폼의 선두 주자였던 틱톡은 글로벌 플랫폼 기업들이 제공하는 유사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치열한 경쟁 환경에 놓이게 됐다. 이에 대해 백 총괄은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숏폼 제작 크리에이터가 늘고 콘텐츠 수가 폭발하는 등 전체 생태계가 커지면서 생기는 순기능이 더 많다고 본다”면서 “미용 티슈의 대명사인 ‘크리넥스’가 고유명사화된 것처럼 ‘짧고 재밌고 음악이 버무러진 영상 = 틱톡 영상’이라고 인지하는 선점 효과가 분명히 존재하고 앞으로도 이를 지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참고문헌

1. 2020콘텐츠가 전부다, 노가영 외 3인, 미래의창, 2021
2. http://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228162
3. DBR 311호 “틱톡의 인기와 ‘숏폼’ 콘텐츠의 미래”

DBR mini box III
틱톡이 K팝에 미치는 영향


K팝 앞에 ‘글로벌’이라는 수식이 너무도 당연해진 지금이다. 하지만 우리가 미처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 그 ‘글로벌’의 의미와 방향성은 변하고 있다. 우리는 여전히 K팝이나 한류를 논하면서 한국의 물건을 외국에 내다 파는 형태의 문화 전파를 떠올리게 마련이다. 하지만 이제 이 같은 개념은 근본적인 변화를 맞고 있으며, 이 변화의 흐름을 추동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미디어는 바로 ‘틱톡’이다.

2017년에 문을 연 틱톡은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 대중음악 ‘바이럴’의 진원지이자 가장 큰 소비 플랫폼으로 급부상하는 중이다. 특히 K팝의 전 세계적인 열풍에 있어서 가장 큰 동력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이후 K팝이 틱톡을 활용하는 문법이 확연히 바뀌었다.

기존의 SNS 기반 챌린지가 인기의 유통기한을 연장하는 흥미로운 부가 콘텐츠에 가까웠던 데 반해 ‘아무노래’ 챌린지는 이 노래가 흥행을 한 가장 중요한 배경이 됐다. ‘아무노래’ 효과에 음반 업계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BTS나 트와이스 같은 그룹들이 틱톡을 이용해 신곡을 선공개하거나 컴백 프로모션에 틱톡을 적극 활용하는 것이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됐다. K팝 관련 챌린지의 주목도가 높아지고 틱톡이 실제 히트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명됨에 따라 K팝 제작에도 변화의 조짐이 포착되고 있다. 안무가들은 단지 음악과 콘셉트에 충실한 춤을 만드는 것을 넘어서 챌린지에 친화적인 동작을 고려하게 되고, 작곡가들은 틱톡으로 대표되는 숏폼 콘텐츠에 최적화된 음악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흥미로운 것은 틱톡이 이끄는 K팝 유행의 경향은 그 어느 것도 예측 가능하지 않다는 점이다. ‘아무노래’가 주목을 받았지만 이 음악 자체에 지속적으로 재현 가능한 ‘공식’이 담겨 있는 것이라 보긴 어렵다. 트와이스가 3년 전에 내놓은 ‘What is Love?’가 틱톡 챌린지를 통해 역주행할 것이라 내다본 전문가는 없었다. 이 역주행의 본질, 나아가 틱톡과 K팝의 무한한 시너지는 틱톡이라는 미디어가 갖는 독특한 성격을 이해할 때만 그 실체를 포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존에 K팝의 유행은 기획사의 정교한 설계에 의해 대중들에게 뿌려지는, 일종의 톱다운적인 방향성을 기반으로 두고 있었다. 즉, 창작자(크리에이터)-소비자(컨슈머)라는 이분법적인 관계가 설정되는 것이다. 하지만 틱톡에서는 다르다. 틱톡에서 K팝이라는 음악은 종종 하나의 원재료에 불과하다. 틱톡의 유저들은 음악을 구매하고 듣는 소극적인 소비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챌린지나 댄스 커버, 그 외의 다양한 창조적인 콘텐츠를 통해 K팝의 다양한 신(scene)의 주체가 되고자 한다. 그리고 그들이 만드는 2차 혹은
3차 콘텐츠들은 종종 K팝 유행의 본질 그 자체이며, 많은 경우 아티스트나 제작자가 의도하지 않은 새로운 맥락과 타이밍의 유행을 만들어 낸다. ‘브레이브 걸스’처럼 음악 산업에서 예외적인 사례로 간주됐던 ‘역주행 신화’가 틱톡이라는 플랫폼에서는 ‘상시화’ 혹은 ‘일상화’가 될 수 있다고 예측할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K팝 산업은 제작자와 레거시 미디어들의 주도 아래 소비자로 하여금 음악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여져야 하는지를 기획하는 시대를 지나 콘텐츠 크리에이터와 소비자들이 틱톡을 통해 그 과정에 참여해 새로운 유행과 그 방향성을 주도하는 단계로 진화하는 중이다. 이는 향후 글로벌 시대의 K팝 문화에 있어서도 혁신적인 국면 전환이 이뤄질 것을 암시한다. K팝은 대중음악의 그 어느 장르보다 열성적이고 참여적인 고관여층의 팬덤을 구축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실물 음반 혹은 굿즈의 구매, 기획사가 제공하는 영상 콘텐츠의 ‘조회 수’와 같은 제한된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일상적인 유저들의 활동조차 유료화하고 상품화하겠다는 K팝 산업의 욕망이 위버스나 디어유 같은 IT 플랫폼 사업으로 구체화되는 동안 보다 넓은 대중이 참여하고 실천하는 ‘문화’로서의 K팝은 틱톡과 같은 새로운 미디어를 중심으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는 K팝이 갖고 있는 본질적인 특징에서 그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그 어느 음악보다 퍼포먼스가 음악의 본질 그 자체인 특징, 포인트 안무나 후크 멜로디 등 숏폼 콘텐츠에 적합한 디테일적 요소들, 하위 문화적 성격이 강한 세계관과 다양한 설정, 시대와 장르에 구애받지 않는 크로스오버적인, 동시에 하이브리드적인 성격의 편곡은 모두 틱톡에서 다양하게 가공되기에 적합한 최적의 원재료들이다. 수많은 고관여층의 크리에이터가 주도하는 틱톡은 그들이 가장 풍요롭게 채취할 수 있는 자원의 보고를, 그리고 K팝은 그 방향성을 가장 다양하게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생태계를 발견했다.


편집자주
틱톡은 ‘글로벌 현상’으로 자리매김한 K팝의 인기를 견인하고 전파하는 데 유용한 플랫폼으로 쓰이고 있다는 측면에서 국내 관련 산업에 미친 순기능이 크다. 엔터테인먼트 콘텐츠의 전달뿐 아니라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는 숏폼 콘텐츠 플랫폼이라는 점에 초점을 두고 틱톡이 주는 시사점을 집중 조명했다.


김영대 문화평론가 toojazzy25@gmail.com
필자는 한국의 음악평론가로, 한국대중음악상과 MAMA 등 국내 대표 음악 시상식의 심사위원으로 활동하며 특히 K팝 문화에 대한 저술 및 강연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는 『지금 여기의 아이돌-아티스트』, 『BTS: The Review』 등이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5호 Fake Data for AI 2022년 05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