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사과의 뜻을 전달할 때 모르쇠로 방관하거나 고객을 가르치려 들면 고객의 감정이 상하거나 설명이 변명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 우선 고객의 감정에 동의(Agree)하고 사과(Apologize)를 건넨 뒤 조치할 행동(Action)을 표현하는 3A 방식이 효과적이다. 또한 글보다는 말로 사과해야 고객의 감정을 살피며 표정, 말의 톤 등을 조절해 커뮤니케이션의 오류를 줄일 수 있다. 사과를 잘하면 고객 불만을 세일즈 성과를 높이고 충성 고객을 확보하는 기회로 바꿀 수 있다.
출근 후 메일함을 확인한 영업 담당 김 과장은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얼마 전 거래를 시작한 신규 고객, A사가 보낸 메일 때문이다. A사는 지난주 배송받은 제품 중 일부가 색이 조금 다르다며 품질에 대한 불만과 우려를 제기했다. 아직은 거래가 많지 않지만 주요 고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은 곳이라 변색은 품질이 잘못돼서 발생하는 일은 아니라는 사실을 친절하고 자세히 적어 회신했다. “이 정도로 설명했으면 충분히 만족했겠지.” 김 과장은 자신의 대응에 만족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A사와 관계가 좋아지거나 거래가 늘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김 과장은 고객의 불만에 효과적으로 대응한 것일까?
1. 사과는 3A, 동의하고, 사과하고, 즉각 행동하라
세일즈 담당자가 고객 불만에 대응하는 방식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할 수 있다. 1 1이수민(2020),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 갈매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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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모르쇠 유형: “전 모르는 일입니다. 아마 배송 과정에서 문제가∼”
② 선생님 유형: “잘 들어보세요. 이유는 이러쿵저러쿵∼”
③ 3A 유형: “맞습니다. 죄송합니다.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첫 번째 모르쇠 유형은 고객이 불만을 제기하는 사항에 무조건 발뺌을 하거나 제3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유형이다. 이런 반응은 고객의 불만을 해소하기는커녕 자칫 불 난 집에 기름을 붓기 십상이다. 우리 뇌 깊숙한 곳에는 감정의 중추로 알려진 편도체(amygdala)라는 곳이 있다. 편도체는 위기 상황에 행동 반응을 결정하는 곳이다. 위기 상황이란 공포나 불쾌한 감정을 심하게 느끼는 경우를 말한다. 우리 행동은 평상시에는 전두엽(front cortex)의 이성적 통제를 받지만 위기 상항에서는 편도체의 감정적 폭발에 좌우된다. 그래서 화가 나면 이성적으로 행동하기 어려운 법이다.
세일즈 담당자의 모르쇠 반응을 접한 고객은 어떤 감정을 느낄까? 심한 불쾌감이다. 감정이 상하고 편도체가 폭발하기 시작한다. 고객의 험한 표현에 세일즈 담당자의 편도체도 폭발한다. 이 상태에서는 이성이 개입할 여지가 없다. 이렇게 서로 잘잘못을 핑퐁 하다 보면 진흙탕 싸움이 되고 만다.
만약 이런 싸움이 홈페이지나 SNS 같은 공개된 공간에서 일어난다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판단할까? “그래, 저 사람 말이 맞는 것 같네”라고 말하며 세일즈 담당자와 고객 중 누구의 손을 들어줄까? 그런 일은 거의 없다. 그냥 그 자리를 떠나버린다. 누구라도 옷에 진흙이 묻는 것을 바라지 않는다. 결국 잠재 고객까지 잃어버린다는 말이다.
고객 불만 대응에 비효과적인 두 번째 유형은 자꾸 설명하며 가르치려는 선생님 유형이다. 모르쇠 유형처럼 고객의 감정을 악화시키는 일은 드물겠지만 이 유형 역시 그다지 효과적이지는 않다. 감정이 상한 상태에서 고객이 설명에 귀를 기울일까? 아니다. 화가 나 있을 때 고객은 설명을 변명으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고 설명이 필요 없다는 뜻은 아니다. 순서가 중요하다. 고객의 감정을 진정시키는 게 먼저이고, 설명은 그다음이란 말이다. 불만이라는 감정의 해소는 논리적 설명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사과를 통해서만 달성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대가 사과의 진정성을 느끼는 데는 3A 방식이 효과적이다. 3A 방식이란 고객의 불만에 먼저 동의하고(Agree), 사과한(Apologize) 뒤 조치할 행동(Act)을 표현하는 것이다. 2 2샘 혼(2018),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 갈매나무
닫기 김 과장 사례를 3A를 활용해 사과한다면 [그림 1]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이수민sumin@smnjpartners.com
SM&J PARTNERS 대표
필자는 성균관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서울대 경영전문대학원(EMBA)에서 경영전문석사학위를 받았다. 현대경제연구원, 현대자동차에서 경력을 쌓고, 잡 크래프팅 전문가 백수진 박사와 강의 중심 교육컨설팅사인 SM&J PARTNERS를 운영하고 있다. ‘전략 프레임워크 이해 및 활용’ ‘잡 크래프팅을 통한 업무몰입’ ‘사내강사 강의스킬’ ‘조직관점 MBTI’ ‘B2B 협상스킬’ 등이 주된 강의 분야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http://www.smnjpartners.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저서로는 『좋은 강사가 되고 싶은가요?』 『이제 말이 아닌 글로 팔아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