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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불 당긴 ‘퀵 커머스 전쟁’

“가격, 속도, 품목으로 승부 건다”
새 유통 전쟁의 승기 누가 잡을까

조서윤 | 329호 (2021년 09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쿠팡이 퀵커머스 전쟁 참전을 선언하고 ‘15분 내 배송’을 내건 쿠팡이츠마트 서비스를 개시했다. 현재 이 시장에는 2018년부터 선발 주자로서 빠른 성장세를 구가해 온 배달의민족의 B마트가 단독 1인자로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이미 수도권에 인접한 대형 물류센터와 수많은 로켓배송 재고 및 차량을 보유한 쿠팡의 경우 도심 물류 거점들만 확보하면 품목 수와 가격, 배송 속도 등 모든 측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어 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에 그동안 주거 접근성이라는 이점을 누려 온 편의점/SSM 업계도 배송 플랫폼들과 손잡고 퀵커머스 경쟁 격화에 대응하고 있다. 편의점/SSM은 전국 곳곳에 입지한 점포들이 이미 도심 물류 거점의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짧은 배송 거리를 자랑하지만 플랫폼 이용 규모나 라이더 수 등에서 쿠팡이나 배달의민족 대비 열위에 있다. 누가 이 새로운 유통 전쟁의 승기를 잡을 것인지를 예측하려면 플레이어별 장단점을 이해해야 한다.



최근 쿠팡이 퀵커머스 출전을 선포하며 강남 일부 지역을 대상으로 15분 내 배송을 약속했다. 15분 내 배송이라는 빠른 서비스는 주거 접근성을 강점으로 내세우는 편의점이나 SSM(기업형 슈퍼마켓)과 그 궤를 같이한다. 그동안 공룡들의 이커머스 전쟁과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시장점유율을 빼앗기지 않았던 편의점/SSM 업계에 강력한 경쟁자가 나타난 셈이다.

쿠팡의 퀵커머스 진입,
기대만큼 빠른 성장을 할 것인가?

2018년부터 배달의민족의 B마트는 퀵커머스 영업을 시작했다. 현재 퀵커머스 시장의 단독 1인자인 B마트는 매년 전년 대비 250% 이상의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현재 서비스를 서울 전역에 제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경기/인천권 일부까지 확대 중이다. 최근에는 GS더프레시(GS슈퍼마켓)와 MOU를 맺어 도심 지역에 물류센터를 확보하고 재고 운영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대로라면 서비스가 빠르게 전국권으로 확대되고 성장세도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성장세를 고려할 때 쿠팡의 퀵커머스 브랜드인 쿠팡이츠마트는 B마트보다 더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B마트로 유통 사업에 처음 뛰어든 배달의민족의 경우 초기 DC(Distribution Center, 재고 보유 물류센터)와 MFC(Micro Fulfillment Center, 도심 거점 풀필먼트센터), 배송 전략 수립이 필수였다. 반면 쿠팡은 이미 수도권에 인접한 DC와 해당 지역으로 가는 수많은 배송 차량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도심 내 MFC만 확보하면 서비스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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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 B마트에서는 판매 중인 신선 식품의 폐기율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쿠팡의 경우 판매 채널이 쿠팡과 쿠팡이츠마트로 더 다양하고 하루 한 번 물품이 입고되는 B마트의 MFC와 달리 로켓배송을 활용해 여러 번 물품이 입고된다. 이는 당일 수요를 고려한 입고 수준 결정에 유리하다는 의미다. 더불어 쿠팡이 적극적으로 퀵커머스를 시작할 경우 600만 종의 로켓배송 제품(쿠팡 재고 보유)을 통해 B마트 대비 더 많은 물품을 취급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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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SSM은 쇠락할 것인가?

퀵커머스의 즉시성은 편의점이 가지고 있는 접근성이라는 장점과 중첩된다. 그렇다면 퀵커머스의 등장이 편의점에는 위기가 될까?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편의점에도 지금이 위기이자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오프라인 매장 하나 없는 B마트나 쿠팡과 달리 편의점 업계에는 어마어마하게 많은 매장이 출점돼 있다. 이 점포마다 재고가 있기 때문에 각각의 편의점이 곧 작은 물류 거점과 같다고 말할 수 있다. 이들이 배송 거리, 그와 연동된 시간에 있어 쿠팡이나 B마트보다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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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편의점/SSM이 당면한 숙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첫째, 플랫폼 이용 규모의 확대다. 안드로이드 OS 기준 B마트의 플랫폼인 배달의민족의 월 사용자 수는 1700만 명이 넘고 쿠팡이츠마트의 플랫폼인 쿠팡이츠의 월 사용자 수는 400만 명이 넘는다. 이에 비해 대표 편의점인 CU의 월 이용자 수는 200만 명 수준에 불과하다.

둘째, 라이더의 안정적 확보다. 각각 배민커넥트, 쿠팡이츠 서비스를 통해 라이더를 꾸준히 확보하고 있는 B마트와 쿠팡이츠마트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라이더가 부족해 주문이 들어와도 처리하지 못하는 어려움을 종종 겪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시장에 신규 진출해야 하는 편의점/SSM 업계는 배송 플랫폼과 연계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이미 이마트24는 배송 플랫폼 ‘바로고’와 연계해 퀵커머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처럼 진입 장벽이 없는 것은 아니나 편의점/SSM 입장에서 퀵커머스는 사업의 지속이란 관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됐다. 최근 GS리테일이 ‘요기요’ 인수전에 뛰어든 것도 이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퀵커머스 물류센터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그렇다면 현재 퀵커머스 1인자인 B마트는 어떻게 운영되고 있는지 살펴보자. B마트는 서울 내 27개, 경기/인천 지역을 포함하면 32개의 도심 거점 풀필먼트센터인 MFC를 운영 중이다. 이 거점은 내부적으로 FC란 약자로 불린다. 이들 FC는 약 200∼300평 규모이며 레이아웃은 물류센터보단 마트에 가깝다. 선반렉과 스탠드형 냉장/냉동기가 가득 설치돼 있으며 이 공간들은 매일 새벽 물류센터인 DC로부터 보충받은 재고들로 채워진다. FC는 단순 보관, 저장의 기능보다는 상품을 선별해 포장하는 피킹, 팩킹 기능을 중점적으로 수행하기 때문에 층고보다는 일정 수준의 바닥 면적을 필요로 한다. 이 때문에 일반적인 물류센터보다는 넓은 면적의 상가와 아파트형 공장을 임차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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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핵심지에 입지하는 FC는 임대료가 일반적인 창고 임대료를 훨씬 웃돈다. 기업 입장에서 FC 임대 규모를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작게 임차하고 필요한 재고는 자주 보충해줘야 한다. DC와 FC를 인접해 두는 이유도 재고를 자주 보충하기 위해서다. 현재 B마트는 FC의 재고를 빠르게 채우기 위해 DC를 김포에 두고 있다. 입지를 서부권에서 서울 접근성이 가장 좋은 지역으로 정한 것이다. 설비 용량(Capa) 초과로 이전을 검토 중이긴 하나 이번에도 서울까지 30분 안에 접근할 수 있는 위치의 물류센터를 선호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플레이어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현재 퀵커머스의 핵심 경쟁력은 가격, 속도, 품목 세 가지다. 그렇다고 해서 전쟁에 참여한 플레이어들이 반드시 세 가지를 모두 보유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오프라인에서 우리가 CU를 가는 이유와 코스트코를 가는 이유가 다르듯 말이다. 전자는 속도와 편의성, 후자는 다양성과 가격 등으로 소비자들의 선호 배경은 모두 다를 수 있다. 그렇다면 세 가지 경쟁력 측면에서 커머스 업계의 각 플레이어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

1. 편의점 업계

쿠팡이츠마트가 15분 배송(B마트 30분 배송)을 앞세워 현재 퀵커머스 시장에서 배송 속도의 우위를 점하고는 있지만 ‘거점 수=배송 거리 단축’이라는 공식이 통하는 한 쿠팡이 아무리 많은 MFC를 설립한다 한들 편의점을 이기기는 어렵다. 편의점들은 이미 별도 비용이 들지 않는 수많은 거점 매장을 전국 각지에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편의점이 커머스 전쟁에 참전한 플레이어 중 비용에 대한 리스크 없이 짧은 배송 거리와 속도를 확보하는 데 가장 유리하다는 의미다.

물론 문제는 있다. 편의점의 면적이 쿠팡이츠마트나 B마트의 MFC 대비 작기 때문에 취급하는 품목의 수가 제한돼 있다는 점과 확보된 라이더가 없다는 점이다. 품목 수의 경우에도 한계가 있다. 편의점이 아무리 수요 예측을 정교화해 품목을 운영한다 하더라도 절대 면적 부족으로 인해 타 플레이어 대비 한계점을 드러낼 수밖에 없다. 결국 편의점은 품목의 다양성보다는 배송 가격 경쟁 또는 속도전으로 승부를 봐야 한다.

시장의 라이더가 부족해 배송 단가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편의점의 경우 짧은 배송 거리로 인해 배송 단가를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 굳이 이륜차를 이용하지 않아도 배송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배민커넥트의 사례처럼 도보, 자전거, 킥보드 등을 활용한 아르바이트족이나 투잡족을 통한 접근이 경쟁자 대비 매우 유리하다. 이에 따라 이런 단거리 배송을 수행해줄 인력 풀 확보에 주력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2. 쿠팡이츠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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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른 배송=쿠팡’이라는 공식은 이미 사람들의 뇌리에 깊이 박혀 있다. 지난 몇 년간 퀵커머스 시장을 개척해 온 선발주자 B마트보다 서울 송파구 일부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제 막 서비스를 개시한 쿠팡이츠마트가 더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것도 이런 이미지와 무관치 않다.

사실 쿠팡이츠마트는 퀵커머스를 더 일찍 시작하지 않은 것이 이상할 정도로 퀵커머스에 최적화된 장점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 쿠팡은 수도권 초근접 지역에 물류센터를 보유하고 있으며 품목 수를 의미하는 SKU(Stock Keeping Unit, 재고 관리 단위)가 600만 개에 달한다. 또한 쿠팡맨 또는 쿠팡플렉스를 이용해 거점 물류센터에서 MFC까지 수시로 재고를 옮겨 나를 수 있다. 이미 이커머스의 핵심 플레이어로서 제품 원가에 대한 경쟁력도 가지고 있으며 라이더 고용을 통해 배송 속도까지 올리고 있다. 가격, 배송 속도, 품목에 대한 경쟁력을 모두 갖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쿠팡이라고 해서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먼저, 단기적으로는 MFC 설립을 위한 부지와 건물을 확보하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 도심 내 200∼300평 규모에, 주차가 용이하고 합리적인 임차료의 건물을 찾는 것은 생각보다 까다롭기 때문이다. 핵심 지역의 부동산마다 쿠팡에서 좋은 건물을 찾는다는 소문이 이미 파다하지만 MFC 확보가 순조롭지는 않은 상황이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적자 운영에 따른 위험이 있다. 현재 업계 1위인 B마트도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그런데 B마트보다 더 빠른 배송을 목표로 하는 쿠팡이츠마트는 B마트 대비 2배 이상의 MFC를 설립하려 하고 있다. 쿠팡이츠마트의 적자 운영은 불가피하다는 뜻이다.

과거 쿠팡은 로켓배송을 시장에 안착시키기 위해 적자를 감수하고 경쟁사 대비 많은 거점 인프라에 선투자했고 압도적인 시장 지위를 확보했다. 하지만 퀵커머스 시장에선 상황이 다를 수 있다. 쿠팡이 편의점보다 우월한 인프라를 확보하기는 어렵고 MFC 운영 및 배송에 드는 운영비용 또한 편의점 대비 열위에 있기 때문이다. 과거 쿠팡이 사업을 하던 방식대로 적자를 감수하고 공격적으로 투자한다 한들 편의점이 적극적으로 방어한다면 로켓배송과 같은 압도적인 시장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에 따라 아무리 쿠팡이라 할지라도 MFC 증설을 위한 과도한 출혈은 자칫 더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 비용과 실익을 따져가면서 전략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3. B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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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마트는 현재 가장 많은 품목(8500여 개)을 제공하고 있는 퀵커머스 시장의 선두 업체지만 이 업체가 선두의 지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귀추가 주목된다. B마트는 퀵커머스 시장에서 계속해서 우위를 가져가기 위해 경기/인천 등 지방 권역 서비스 및 품목 확대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배송 거리에 특화된 편의점, MFC만 확보하면 시장 점유를 할 수 있는 쿠팡이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B마트가 지방 권역을 선점할 수 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특히 B마트가 배송 효율 측면에서 타 플레이어들을 제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가격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기존에 막강한 채널을 통해 유통 단가에서 우위를 점한 플레이어가 많고 품목 수 측면에서도 그다지 강점이 있지 않다. 그렇다면 B마트가 가야 할 길은 어디일까?

B마트에서만 찾을 수 있는 차별화된 품목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최근 MOU를 체결한 GS더프레쉬와의 협업도 이런 B마트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실제로 쿠팡이나 편의점은 ‘초신선’ 제품 부문에서 경쟁력이 다소 부족하다. 과일, 육류, 수산류는 제품의 수량 부족과 높은 폐기율 등으로 인해 취급이 까다로우며 쿠팡은 이미 로켓배송에서도 신선 식품 카테고리를 축소한 경험이 있다. 반면 GS슈퍼마켓은 초신선 부문에서 상당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 이에 따라 B마트가 GS슈퍼마켓와의 협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신선 식품 카테고리를 확보한다면 타사에 없는 품목 확보가 B마트의 강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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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커머스는 물류 자산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

수많은 플레이어가 퀵커머스 시장에 참전하고 있다. ‘속도’를 기반으로 하는 이 서비스는 곧 수도권 근접 물류센터에 대한 엄청난 수요를 발생시킬 것이다. 일전에 쿠팡이 로켓배송을 위해 인천/김포/의왕 등에 물류센터를 설립하고 곧이어 이미 많은 거점을 가진 이마트가 쓱배송(당일 배송 격)에 뛰어들어 김포/용인에 물류센터를 추가 설립한 것과 유사한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B마트는 현재 김포에 4000여 평의 물류센터를 사용하고 있고, 올해 안에 의왕 물류센터를 확보해 규모를 6000평까지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또한 당일 배송을 위해 김포 내 별도의 물류센터를 임차했다. 퀵커머스로 유통사업에 신규 진입하는 B마트발 물류센터 수요 발생은 너무나도 당연해 보인다. 기존 물류 거점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배달의민족 B마트와 유사한 배달 대행업체 바로고, 딜리버리히어로코리아의 퀵커머스 참전도 물류센터 거래 시장 폭발을 예고하고 있다.

물론 이미 도심 거점을 다량 갖고 있는 편의점이나 쿠팡은 시작 단계에서 기존 거점들을 활용할 것이다. 하지만 이들도 결국 퀵커머스만을 위한 물류센터를 추가로 확보해야 하는 상황에 당면할 것이다. 그 핵심 원인은 바로 출고 단위에 있다. 쿠팡은 주로 소박스 단위의 판매 혹은 대량 판매를 해왔다. 편의점도 신선 식품을 제외하고는 박스, 소포장 단위로 출고를 해왔다. 이와 달리 퀵커머스는 이륜 차량 적재함에 들어갈 정도의 크기, 혹은 고객의 주문 성향을 고려한 낱개(Piece) 단위 판매를 주력으로 한다. 그렇기 때문에 물류센터에 낱개로 찾아 배송할 수 있도록 낱개 피킹 영역(Piece Picking Area)을 갖추고 있어야만 한다.

간단히 설명하면 판매 단위가 다른 제품은 별도의 품목 단위(SKU)로 취급되기 때문에 쿠팡과 편의점의 SKU가 더욱 늘어나는 것이 불가피하다. SKU의 증가는 단순 재고의 양적 증가보다 더 많은 물류센터 면적을 요구한다. 단순 재고량의 증가는 높이 쌓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다. 물류센터의 수직 길이인 층고를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SKU가 늘어나면 이야기가 다르다. 서로 다른 품목을 다른 곳에 진열해야 쉽게 선별할 수 있기 때문에 피킹 접근성 측면에서 수평적으로 재고를 배치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또한 편의점 매장 및 MFC의 작은 규모는 더 잦은 재고의 보충, 즉 보충 입고(Feeding)를 요구한다. 이는 물류센터에 잦은 출고가 필요하고 출고장의 차량 교통량(Traffic)이 증가하면서 필요한 독(dock) 수가 많아진다는 얘기다. 이러한 도심 거점 물류센터의 특수성으로 인해 기존 거점을 보유하고 있는 쿠팡이나 편의점 또한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는 시점엔 퀵커머스 전용 물류센터를 도입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국 수도권 근접 지역 물류센터 수요 증가로 이미 높은 임대료 상승을 보이고 있는 경기도 김포/남양주/군포 등 핵심 지역의 임대료는 추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퀵커머스는 냉장 및 냉동 제품의 비중이 높아 상/저온 복합 물류센터에 대한 수요가 매우 크다. 이에 따라 수도권 근접 지역의 상온 센터는 일부 면적을 저온 센터로 전환함으로써 임대 수익 증대를 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반면 상대적으로 배송 속도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 의류, 가구, 온라인 쇼핑 등 산업 물류센터의 수도권 후방 지역으로 이전이 빨라질 전망이다. 현재도 이커머스 시장 활성화로 인한 물류센터 수요 증가 및 임대 가격 상승에 따라 의류 및 가구 업체들이 임대료가 싼 경기도 여주, 안성 지역으로 이전하고 있는 추세다. 그런데 퀵커머스의 발전은 이런 물류 자산의 격동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퀵커머스 시장의 출현에 따른 위기와 기회에 잘 대응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유통 전쟁에 각 플레이어가 어떻게 대처하는지, 물류센터 수요 변화로 인해 자산 시장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유심히 지켜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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