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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2. Interview: 바이오필릭(biophilic) 오피스 연구자 앤서니 클로츠 교수

“나무-꽃을 사무실에 들여놔 보세요
에너지 넘치는 멋진 일이 일어납니다”

김윤진 | 318호 (2021년 04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직장인에게 활력을 불어넣는 자연 친화적 일터 디자인은 어떤 모습일까? 바이오필리아 가설(biophilia hypothesis)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과의 접점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이런 욕구가 충족될 때 일터에서도 더 큰 활력과 의욕을 느끼게 된다. 이에 따라 고용주들이 직원 개개인의 바이오필릭 욕구를 채워주면서 업무 역량을 증진하기 위해서는 자연 세계와 교감할 수 있는 업무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직접 자연에 노출시키거나 간접적으로 접촉하게 함으로써 직원들의 인지적, 친사회적, 감성적, 신체적 에너지를 높여줄 수 있다.



편집자주
이 글은 앤서니 클로츠 교수가 마크 볼리노(Mark Bolino) 오클라호마대 교수와 함께 MIT 슬론 매니지먼트 리뷰(SMR) 2020년 여름 호에 게재한 ‘Creating Jobs and Workspaces That Energize People’의 내용을 토대로 클로츠 교수와 인터뷰한 내용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의 확산 이전에도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인생의 92%를 실내에서 보냈다. 그리고 이런 실내 체류 시간은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이 집안에 틀어박혀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주시하게 되면서 더욱 길어지고 말았다. 앤서니 클로츠(Anthony C. Klotz) 미 텍사스 A&M대 메이즈경영대학원 교수는 이런 변화가 인간이 자연과 가까워지길 원한다는 ‘바이오필리아 가설(biophilia hypothesis)’에 비춰볼 때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이 가설에 따르면 인간은 오래도록 자연과 밀접한 관계로 진화해 왔기 때문에 자연의 구성 요소들과 접점을 유지하려는 본능을 가진다. 그리고 일련의 연구는 이런 내재적인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경우 인간은 스트레스와 우울증에 취약해지고 더 공격적인 성향을 띠게 되며 업무 성과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우리의 일터가 어떻게 바뀌어야 내근 사무직 직장인들이 겪는 문제가 완화될 수 있을까? 클로츠 교수는 고용주들과 관리자들이 회사에 자연의 요소를 녹여 넣은 바이오필릭(biophilic, 자연 친화적) 사무실을 설계하고, 원격 근무자들도 틈틈이 외출할 수 있도록 장려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직원들이 회의나 통화를 할 만한 근사한 야외 공간을 만들거나, 커다란 창을 통해 바깥 경관이 보이도록 하거나, 날씨가 좋을 때 산책과 야외 작업을 독려하거나, 가상 회의실 배경을 자연으로 꾸미는 등의 세심한 배려를 전략적으로 시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DBR(동아비즈니스리뷰)가 클로츠 교수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코로나19 이후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바이오필릭 업무 공간의 면면을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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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바이오필릭 업무 공간에 대한 기업들의 수요에 변화가 있나?

수요가 확실히 늘어났다. 코로나19 사태가 공기 중에서 감염되는 바이러스에서 비롯된 만큼 사람들은 팬데믹 이후 신선하고 깨끗한 공기에 굉장히 민감해졌다. 그런데 기존의 실내 업무 공간은 직원들이 원하는 수준의 청정한 공기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건물 내에 더 많은 실외 공간을 제공하고, 공기를 정화하는 식물 등을 업무 환경으로 들여와 실내 공기의 순도를 높이고 오염원을 제거하는 데 대한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원격 근무가 일상화되고 있는데 고용주들이 여전히 사무실 환경을 개조하는 데 관심을 가지나?

원격 근무가 ‘뉴노멀’이 되고 직원들이 어디에서나 일할 수 있게 되면서 조직 리더들도 과연 사무실 디자인에 얼마나 투자해야 할지 골머리를 앓고 있다. 리더들의 대응은 아마도 제각각일 것이다. 일부는 감염병 이전의 ‘노멀’로 복귀하려 시도할 것이고, 일부는 100% 원격 근무로 전환할 것이며, 일부는 기존 사무실 디자인을 재구상할 것이다. 바이오필릭 디자인은 이 세 번째 부류에 해당하는 기업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연 친화적 공간이야말로 안전하고 건강한 환경을 갈구하는 직원들을 다시 일터로 돌아오게 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사무실 출근이 주는 사회적 상호 작용을 갈망하는 직원들도 많은 만큼 안전한 방식으로 동료들과 다시 연결되게 해줄 야외 공간의 가치는 더욱 커졌다. 감염병이 수그러질수록 직원들의 직장 복귀를 촉진하고 직원들의 정서적, 인지적, 친사회적, 생리적 웰빙과 생산성을 높여줄 바이오필릭 디자인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다.

직원들이 정말로 자연 친화적인 사무실을 원할까?

코로나 기간 수많은 직장인과 대화를 해본 결과, 사람들은 재택 및 원격 근무를 경험하면서 직장으로 출근하던 시절보다 자연과 가까워질 기회에 눈을 뜨게 됐다. 여기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집에 있으면서 원할 때 자유롭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보니 일과 중 잠깐 야외에서 바람을 쐴 수가 있었다. 둘째, 사무공간을 어떻게 디자인할지와 관련해 자율권을 가지게 되기 때문에 직장에선 허용되지 않던 취향을 더 폭넓게 반영할 수 있었다. 화초를 기르거나 책상을 창문 앞으로 옮겨놓을 수도, 자연을 연상시키는 그림을 걸거나 벽을 칠할 수도, 일할 때 반려동물을 곁에 둘 수도 있었다. 셋째, 출퇴근 시간을 1∼2시간 절약하면서 외출할 수 있는 시간이 더 많아졌다. 마지막으로, 직종에 따라서는 아예 노트북을 가지고 바깥에서 일하기도 더 수월해졌다. 물론 사람에 따라서는 과거의 사무실로 돌아가길 원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팬데믹이 끝나더라도 분명 원격 근무의 장점, 즉 언제든 야외에 나가 바람을 쐴 수 있던 특권을 그리워하는 직원들이 분명 있을 것이고, 바이오필릭 사무실을 원하는 목소리는 더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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