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5. AI를 활용한 기업 교육, 생산성과 확장성 높이려면

임직원 역량 계량화해야 맞춤 교육 가능
비실시간 비대면 방식이 효율성 높아

314호 (2021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있다. 이는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습자에게 가장 적절한 콘텐츠와 문제를 추천하고, 학습자의 현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학습자가 원하는 목표에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의 에듀테크 기업들이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들 기술이 학습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여 인간을 좀 더 지능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까운 미래에 AI 기반 교육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개인의 지식을 관리하는 ‘디지털 미(Digital me)’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편집자주
저자는 ‘콘텐츠’보다 ‘컨텐트(content)’가 더 정확한 용어라고 생각하나, 본 원고에서는 국립국어원이 권고하는 표기 원칙에 따라 ‘콘텐츠’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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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처음 온라인 강의를 경험한 것은 2002년 가을이었다. 당시 아주대에 온라인 MBA 과정이 열리면서 e-business MBA, AICPA(미국공인회계사) MBA, 재무관리 MBA 등 세 학과가 신설되며 1 e-business MBA 학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 조교수로 일하고 있을 때라 낮에는 오프라인으로 서울대에서, 밤에는 온라인으로 아주대에서 일을 하게 됐다. 강의 녹음은 서울역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 근처의 사이버MBA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당시 이 사무실에는 국내 유수 대학의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우수 인력들이 일하고 있었다. 최고의 교수진과 운영 인력 덕에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이후 여러 학교에 온라인 MBA 과정이 생겼다.

2002년 가을,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에서 첫 학기 ‘e-business model’ 과목에 대한 온라인 강의를 한 경험은 필자에게 놀라운 깨달음을 줬다. 공교롭게도 같은 학기에, 연세대 정보대학원 석박사과정에서 같은 강의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이후 학기 말에 기말 과제를 확인했더니 온라인 수강생의 과제가 오프라인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과제보다 더욱 충실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오프라인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은 비대면 강의였고 파트타임 학생들을 위한 과정인 데 반해 연세대 정보대학원 석박사과정은 교수와 대면하는 강의이고, 풀타임 학생들이 듣는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결과가 반대로 나온 것이다.

당시 결과에 의구심을 갖고 그 배경을 고민하다 필자는 온라인, 디지털 매체를 통한 교육이 더 성과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필자가 세운 가설이 몇 가지 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었다. 먼저,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 재학생이 연세대 정보대학원 석박사과정 재학생보다 더 우수할 것이라는 가설도 세울 수 있다. 당시에 한국 최초로 신설된 온라인 MBA를 택한 사람들이라면 학습에 대한 열정이 매우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학업에 대한 열정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전일제 학생이 되지 못하는 것은, 현재 그 사람의 수입이 꽤 높아서 기회비용이 큰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기회비용이 큰 사람들이라는 것 역시 우수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첫 번째 가설은 가설일 뿐 증명하지는 못했다.

두 번째 가설은 학생들의 증언에서 깨달은 것인데, 아주대 수강생들은 온라인 강의를 mp3 파일에 담아서 출퇴근 시간에 반복적으로 들으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2002년 당시 교수의 오프라인 강의를 일부러 녹음하거나 녹화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는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학습 열정이 높은 사람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욱 반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가설은 강사 요인이다. 온라인 강의는 아무래도 오프라인 강의보다 조심스럽다. 온라인에 계속 콘텐츠가 남기 때문이다. 강사는 오프라인보다 더 긴장하고 충실한 강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강연을 준비해야 할 유인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요인이 중요한지 간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같은 강의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했을 때, 온라인 수강생들의 학습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점에서 의의가 있는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8년 후인 2020년 봄에 필자는 온라인 강의의 또 다른 장점을 확인하게 됐다.

각 대학에서 전면적인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 2020년 봄, 필자는 다소 어려운 과목인 ‘머신러닝응용’을 경희대 경영대학 학부 과정에서 강의했다. 필자의 강의에는 보통 외국인 유학생들이 20% 정도 수강을 하는데, 유학생들의 성적이 한국인 학생들보다 낮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정원 외 입학이라서 아무래도 경쟁이 덜하고,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온라인 강의에서는 성적을 잘 받은 유학생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의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교수님 강의 정말 어려워서 처음엔 이해를 못했는데요. 과제를 풀기 위해서 강의를 듣고, 또 듣고 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정말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온라인 강의는 수강생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학습에 열정만 있다면 반복 학습을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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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은 항상 테크 프렌들리(Tech friendly)했다

필자는 인터넷이 대중화되기 이전부터 테크놀로지(?)를 활용한 학습을 다양하게 경험했다. 초등학생이던 1970년대에는 인터넷은커녕 컴퓨터도 없던 시절이다. 당시 필자에게 인터넷은 계몽사와 학원사의 ‘세계대백과사전’이었다. 그리고 매일 집으로 배달되는 신문은 필자에게 새로운 정보를 주는 원천이었고, 매일 저녁 보는 TV는 엄청난 영상 정보였으며, 채널 2번의 AFKN은 영어 콘텐츠의 원천이었다. 돌이켜 생각해보니 필자에게 최초의 영어 교육 프로그램은 카세트테이프 ‘LABO English’였다. 1970년대의 대부분 초등학생은 오프라인 원어민 강사보다 영어 카세트테이프를 먼저 접했다. 이러한 백과사전, 신문, TV, 카세트테이프는 어쩌면 당시에 다녔던 초등학교의 선생님들에게 배우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와 지식, 그리고 세계에 대한 창을 제공했던 것이다.

중학교 1학년이던 1981년. 어머니가 약국을 경영하고 계셨는데, 약국을 통해 아이템풀 학습지 교사가 영업을 했나 보다. 중학교에 들어가자마자 아이템풀 학습지를 매주 받아보게 됐다. 당시 이미, 동아출판사의 완전정복, 교학사의 필승시리즈 등 참고서와 문제집이 있었지만 구독(subscription) 형태로 제공되는 아이템풀을 하는 학생은 별로 없었다. 첫 월말고사를 치르는데 아이템풀 학습지에서 비슷한 문제가 많이 출제됐고, 덕분에 전교 1등을 했다. 그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더욱 열심히 공부하는 바람에 저절로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됐다. 필자는 일종의 통신 학습 서비스의 큰 혜택을 받은 것이다. 당시에 필자는 몰랐지만 아이템풀 학습지는 인기 오프라인 학원이었던 아이템풀 학원의 콘텐츠였다는 사실이다. 전두환 정부가 과외를 기습적으로 금지하자 오프라인 학원이었던 아이템풀이 일종의 온라인인 통신 판매 사업으로 전환한 것이었다. 2020년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인해 비자발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급작스런 디지털 전환과 유사한 상황이라 볼 수도 있다. 당시 정부의 과외 금지 조치는 오프라인 학원에 비즈니스 모델을 바꾸지 않을 수 없게 하는 팬데믹급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고교 시절을 보낸 1980년대 중반은 모든 종류의 과외가 엄격하게 금지됐고, 초중고 재학생은 학원을 다니는 것도 금지된 때였다. 필자는 국사, 사회 등의 카세트테이프를 동네 대여점에서 빌려서 공부했다. 고교 은사님들께는 죄송하지만 오프라인 강의를 하시는 선생님들보다 카세트테이프를 통해 가르쳐주는 선생님들의 강의가 더 쉽게 받아들여졌다. 하루에 카세트테이프를 세 개 빌릴 수 있었고, 비용은 1000원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5년 전, 인터넷도, PC 통신도 없던 시절, 카세트테이프에 담긴 명강사의 국사, 사회 강연은 소중한 선생님이었다. 우리는 이렇게 늘 그 시점에서 가장 발달한 기술 환경을 잘 활용해왔다.

1990년대 초반, 유학을 간 대학 동기로부터 듣고 놀랐던 에피소드가 기억난다. 대학을 졸업하고 바로 스탠퍼드대 대학원으로 유학을 간 친구가 한국에 와서 이야기를 하는데, 친구는 수업을 꼭 정해진 시간에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모든 강의가 녹화가 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인터넷도 제대로 없던 1990년대 초중반이었다. 스탠퍼드대는 그때부터 혁신적인 실천을 했고 그 덕에 야후, 구글, 테슬라 등의 세계 최고 기업이 등장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필자의 경험을 끄집어내 과거 사례를 든 이유는 온라인 러닝이나 에듀테크는 특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각 시대적 조건에서 여러 테크놀로지와 미디어를 활용하는 학습자는 잘 활용하는 만큼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산타토익과 AI 기반 에듀테크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의 시대는 디지털 경험이 가속화되는 시대라고 하지만 디지털이 강화되면 될수록 역설적으로 아날로그인 인간, 인재의 가치가 더 커진다. 우리가 자판기에서 뽑는 몇백 원짜리 커피보다는 바리스타가 정성스레 내려주는 커피의 소중함을 느끼는 것처럼 디지털과 자동화의 시대에 잘 키운 인재 하나의 중요성은 말할 필요가 없다. 그 인재의 니즈에 맞는 개인화된 육성 프로그램, 그 인재의 분야에 특화된 전문화된 육성 프로그램을, 디지털 매체와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알고리즘의 도움을 받아 효율적으로 구축하고 서비스할 수 있는 시대가 이미 도래하고 있다.

특히 AI를 활용해 학습자에게 가장 적절한 콘텐츠와 문제를 추천하고, 학습자의 현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학습자가 원하는 목표에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의 에듀테크 기업들이 최근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그중에서도 AI 기반 교육산업을 세계적으로 선도하고 있는 국내 스타트업 ‘뤼이드’의 사례를 살펴보자.

2014년에 설립된 뤼이드(Riiid)는 지불의사(WTP, Willingness to Pay)가 높은 토익 분야를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에 진출하고 있다. 2021년 현재, 토익 시험을 대비하는 사람이 있다면 뤼이드의 산타토익을 쓰는 게 가장 빠른 길이다. 산타토익에서 몇 문제를 풀다 보면 토익 시험에서 몇 점을 얻게 될지 예상 점수를 알려주는데, 이것이 매우 정확하다는 고객들의 평이 많다. 이는 뤼이드가 학습자가 어떤 문제를 맞힐지, 틀릴지를 상당히 정확히 예측하는 기계 학습 엔진 ‘산타인사이드(Santa Inside)’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2

뤼이드는 산타토익 초기 버전부터 기존의 업계에서 사용했던 규칙 기반 적응형 학습(Rule Based Adaptive Learning)이 아닌 협업적 필터링을 적용했다. 3 협업적 필터링이란 학습자가 푼 문제에서 정답과 오답의 상황 데이터를 가지고 이 학습자와 가장 비슷한 다른 학습자를 찾아내서 그 학습자가 틀렸던 문제를 새로운 문제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또한 학습자가 새로운 문제를 맞히면 산타인사이드는 이 학습자를 방금 가장 비슷한 학습자와는 다른 실력의 소유자로 평가하고, 다시 이 학습자와 가장 유사한 또 다른 학습자를 찾아내서 그 학습자가 틀린 문제를 새롭게 제시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의 협업 필터링으로는 실시간 유저 모델링이 불가능하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뤼이드의 학습 엔진은 신경망 방법론으로 진화했으며, 학습자가 정한 기한 내 스스로의 목표 점수 달성 확률을 극대화해 학습자가 가장 빨리 원하는 수준에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강의 콘텐츠와 문제를 추천하기 위해 강화학습 방법론을 사용하고 있음을 밝히고 있다.4 학습자가 어떤 콘텐츠나 문제 풀이를 중도에 포기할 확률을 예측(Deep Attentive Study Session Dropout Prediction)하는 기능도 가지고 있어서 가급적 학습자가 포기하지 않을 콘텐츠를 제시함으로써 서비스의 지속성과 사업의 수익성을 높이는 방법론도 발표했고,5 학습자의 예상 점수를 잘 맞히는 것이 학습자의 참여를 높인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6 학생 이탈을 줄이기 위해 ‘문제 번호’ ‘학습 파트’ ‘시작 시간’ 등 최적의 학습 경로를 결정한다.7

뤼이드는 이렇게 개발한 엔진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 2년 넘게 수집된 78만4309명 학생의 1억3141만7236개 데이터가 포함된 대규모 계층적 데이터세트 EdNet 8 을 공개하고 Riiid AIEd Challenge(https://www.ednetchallenge.ai/)를 개최해 전 세계 AI 학자와 개발자들이 도전할 수 있도록 했다.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진행된 이 이벤트에 총 3395개 팀이 참여했는데 외국 팀의 비율이 95% 이상을 차지했다. 이 기록은 2020년 캐글(Kaggle)에서 영리단체가 개최한 모든 챌린지 중 참가팀 수 기준으로 압도적인 1위다. 또한 전 세계 270명의 캐글 그랜드마스터 중 65명이 참가했고, 이 중 20명은 전 세계 톱 100 안에, 4명은 톱 10 안에 랭크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뤼이드는 이렇게 세계 에듀테크 산업을 움직이는 역할을 하면서 다양한 기술적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뤼이드는 자사가 공개한 EdNet 데이터를 가지고 기존의 산타 엔진에 이어 문제 풀이에 걸리는 시간과 문제 간 이동 시간을 반영하는 기능을 추가해 학습자가 어떤 문제를 틀릴지, 맞힐지를 더욱 정확하게 예측하는 산타플러스(산타+) 엔진을 발표했는데, 9 뤼이드에서 개발한 딥러닝 기반 점수 예측 모델을 실제 서비스에 적용해 A/B Test를 진행한 결과 매출 26.29%, 결제 전환율은 22.49%, 문제 풀이 수 20.16%, 평균 접속일 수 3%, 하루 평균 세션 수는 6.77%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뤼이드는 산타인사이드 엔진을 기반으로 토익에서 SAT, GRE/GMAT, 공인중개사 시험, 보험설계사 시험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하고 있다. 10 2020년에는 AI 기술 기반의 부동산 관련 자격증 분야에서 웹과 앱을 활용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타 공인중개사’를 출시했고, 보험설계사 시험 시장에도 진출하고 있다. 일본 토익, 베트남 SAT 등 해외 Test-prep 시장에도 진출했다. 2021년 초 현재 에듀테크 분야에서 누적 투자액으로는 844억 원 이상으로 시리즈D까지 유치한 예비 유니콘 기업이다. 뤼이드는 AI 기술에 기반한 에듀테크 회사 중에서 세계를 선도하는 1등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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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기업 교육의 발전 가능성

이제는 기업의 AI 기반 에듀테크 활용을 위한 정확한 전략 도출을 위해 AI의 정의를 다시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필자는 지난해 AI를 ‘기계, 인간, 환경을 좀 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방법론’으로 정의했는데, 더 자세히 설명하면 AI는 기계, 인간, 환경이 자신이 속한 시스템의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적절히 행동하도록 만드는 방법론이다. 11 이 정의를 활용하면 AI는 인간을 좀 더 지능적으로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하고, AI는 인간이 자신이 속한 시스템의 궁극적 목표 달성을 위해 적절히 행동하도록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결국 AI 기반 에듀테크는 AI가 지능화하는 기계, 인간, 환경 중에 인간을 대상으로 한다. 이렇게 볼 때, AI 기반 에듀테크가 다루는 영역은 AI의 3대 영역 중 하나가 되고 세상의 중심은 인간이라는 점에서 어쩌면 제일 중요한 AI 영역일 수도 있다.

그렇다면 인간을 좀 더 지능적으로 만든다는 것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가? 이를 기업의 자본이라는 관점에서 살펴보자. 기업에 있어 임직원은 자산이자 자본이다. 기업이 가질 수 있는 자본은 우선 물적 자본과 경제 자본이 있고, 이 두 자본 외에 지적 자본이 있다. 지적 자본(Intellectual Capital)은 크게 인적 자본, 사회적 자본, 구조적 자본으로 나눌 수 있는데, 이 중 인적 자본은 구성원의 육체적 건강, 그리고 두뇌 능력으로 구분할 수 있다. 또한 사회적 자본(Social/Relational/Trust Capital)은 구성원 내부의 (신뢰)관계의 양(width)과 질(depth), 그 기업의 외부적 관계의 양과 질로 정의할 수 있으며, 12 구조적 자본(Structural Capital 또는 프로세스 자본 Process Capital)은 구성원의 일하는 방식과 프로세스의 효율성을 의미한다.13 이외 피에르 부르디외의 문화, 상징 자본(Cultural Capital, Symbolic Capital)14 , 그리고 캐서린 하킴(Catherine Hakim) 전 런던정경대 사회학과 교수의 매력 자본(Erotic Capital) 15 까지 논의에 포함할 경우 AI 기반 에듀테크는 기업의 자본인 임직원의 지적 자본, 문화 상징 자본, 매력 자본을 확충하는 데 기여하는 방향으로 설정돼야 한다.

이렇듯 AI를 활용한 기업 교육의 방향성이 임직원의 지적, 문화적, 매력적 자본 확충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설정되기 위해서는 각각의 자본과 실무적 역량에 대한 개념의 구체화와 그 자본과 역량을 수치, 계량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이 어느 정도 계량화되면 앞서 길게 설명한 뤼이드와 유사한 방법론을 적용할 수 있다. 각 피교육자의 역량을 측정할 수 있으면 비슷한 수준의 피교육자를 찾아낼 수 있으며, 피교육자가 학습해야 할 콘텐츠를 찾아낼 수 있고, 피교육자가 중간에 교육을 포기하지 않을 수 있는 학습 경로를 제시할 수 있다. 또한 피교육자가 원하는 레벨에 빨리 도달할 수 있는 지름길도 제시할 수 있다.

1) 디지털 미(Digital me)

AI와 기업 교육의 결합으로 탄생할 수 있는 서비스로 디지털 미(Digital Me) 서비스를 들 수 있다. 디지털 미 서비스는 개인의 상태(건강, 미용, 기억, 지식, 재무, 행복도 등)를 실시간 관리하는 AI 기반 시스템(Product Service System, PSS)이다. 고객은 늘 소지하는 하드웨어 제품(이를테면 스마트폰)을 기반으로 데이터 클라우드, AI, 그리고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서비스가 결합된 디지털 미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AI 기반 에듀테크 서비스는 개인의 지식을 실시간으로 관리하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AI 기반 제품과 서비스의 결합 시스템으로 진화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아직까지 구체화된 서비스가 출시되진 않았지만 미용 분야의 디지털 미 사례를 통해 기업 교육의 미래를 내다볼 수 있을 듯하다. 미용 분야의 디지털 미는 앞서 설명한 자본의 논의에서 매력 자본의 확충을 위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AI 기술에 기반한 맞춤형 뷰티 서비스들이 많이 시도되고 있는 상황인데,16 이런 영역까지 기업이 임직원 역량 향상 관점에서 개입할 필요가 있는가, 이것이 에듀테크의 영역인가라는 질문은 있을 수 있으나 필자는 단호하게 ‘그렇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매력을 가꾸는 일은 교육이 필요한 일이고, 그 효과를 충분히 낼 수 있는 분야다.

마이클 슈라이그 MIT 슬론경영대학원 교수는 2019년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인공지능을 뜻하는 AI(Artificial Intelligence)를 ‘증강화된 자아 성찰(Augmented Introspection)’로 해석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사람들이 AI라고 하면 ‘구글 어시스턴트’나 ‘빅스비’ 등과 같은 개인 비서로 생각하거나 넷플릭스 안에 있는 추천 알고리즘 정도를 생각하지만 AI는 개인 비서가 아니라 사람의 능력을 향상시키는 쪽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이야기다.17 그러면서 그는 할 허시필드 UCLA 교수가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진행한 연구를 소개했다. 허시필드 교수는 AI로 ‘70살이 됐을 때 나의 얼굴 모습’을 자동으로 예측해 주는 모델을 만들었다. 그리고 사람들의 반응을 지켜봤다. AI가 예측한 자신을 본 사람들은 보다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됐고, 장기적인 미래 대비 자산 계획을 짜기 시작했다.18 AI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증강시키는 일종의 디지털 미로 활용된 사례로 볼 수 있다. 마이클 슈라이그는 지난 2017년, 앞으로 기업들이 직원들의 성과지표 현황판(KPI Dashboard)을 보면서 AI를 통해 직원들의 다양한 업무 가능성을 보고 업무의 방향성을 코치해 주는 시대가 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19 2021년 이미 많은 AI 스타트업이 HR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20

2) 비실시간 비대면 교육의 가능성

각 기업이 실험을 해야 할 것이 또 하나 있다. 지금 기업에서의 많은 비대면 교육은 줌(Zoom)등을 활용한 실시간 교육으로 이뤄지고 있다. 오프라인 교육은 본질적으로 실시간 교육일 수밖에 없으나 온라인 교육은 굳이 실시간일 필요가 없다. 따라서 기업은 비실시간 비대면 교육을 통해 어떻게 원하는 교육 효과를 올릴 수 있을지 실험해 볼 필요가 있다. 필자도 2020년 2학기 강의에서 비실시간 비대면 교육을 실험해봤다. 생각보다 쉽지 않았다. 아직 여러 실험이 필요하다. 실시간 오프라인 교육에서 실시간 온라인 비대면 교육으로 이동하는 것까지는 학생들이 겨우 적응을 했는데 비실시간 온라인 비대면 교육까지 시도하니 학생들도 익숙하지 않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필자는 온라인 비대면 교육은 본질적으로 비실시간 교육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래야 학습자에게 적응적인 교육을 할 수 있고, 교육자의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올릴 수 있으며, 콘텐츠 사용의 확장성을 높일 수 있다.


이경전 경희대 경영학과•빅데이터응용학과 교수 klee@khu.ac.kr
필자는 경희대에서 경영대학원 부원장과 빅데이터연구센터(한국연구재단 중점연구소) 소장, AI & BM 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KAIST에서 경영과학으로 학사와 석사, 산업경영학으로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서울대에서 행정학 석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지능정보시스템학회 회장, 한국경영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 국제전자상거래연구센터 소장을 역임했으며 세계인공지능학회(AAAI)로부터 ‘혁신적 인공지능 응용상’을 세 차례 수상(1995, 1997, 2020년)했다. 2018년 전자정부 발전 유공자로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26호 The Rise of Resale 2021년 08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