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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3. 온라인 학습으로의 지각변동, 기업 HRD의 대응은?

교육의 주체가 학습자 중심으로 급변
초개인화 시대 자기 주도 학습에 초점을

전소영 | 314호 (2021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코로나19 이전까지의 기업 교육은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의 전환이 본격 전개되면서 자기 주도 학습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자기 주도 학습의 개념은 ‘조력자의 도움 없이 학습할 수 있다’와 같이 자율 의지를 강조하는 것에서 출발해 최근에는 학습의 주도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IT 기기의 대중화와 보편화로 모두가 초개인화된 스마트 기기를 보유하게 되면서 자기 주도 학습이 폭넓게 이뤄지는 형국이다. 이에 기업의 HRD 조직은 온라인 학습의 학습 방법 전략 모색과 함께 개인의 주도권을 어떻게 지원할지를 심도 있게 고민해야 한다.



최근 연구 1 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계기로 학습 분야에서도 뉴노멀(New Normal)이 나타났다. 먼저, 교육의 주체가 교수자(Instructor) 중심에서 학습자 중심으로 이동했다. 학습자는 소셜미디어형 플랫폼을 선호하는 비중이 높았던 반면 교수자는 학습자 관리가 편리한 LMS(Learning Management System)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았다.(그림 1) 그리고 오프라인 학습보다 온라인 학습의 질이 떨어지고 효능감이 낮은 원인으로는 학습자의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낮은 것이 원인으로 지목됐고, 이를 위해 온라인 학습 플랫폼의 개선이 요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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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온라인 학습과 자기 주도 학습은 어떤 관계가 있길래 온라인 학습의 효능감 저하 원인으로 자기 주도적 학습 능력이 꼽히게 된 것일까? 오프라인 학습과 온라인 학습에서 학습자의 역할을 비교 2 해보자. 오프라인 교육에서의 학습자는 교수자가 준비한 학습 활동을 수행하는 역할이 주를 이룬다. 하지만 온라인 상황에서의 학습자는 교수(Instruction) 및 학습 활동 수행자로서 자기 주도적 학습 활동 관리자, 자율적 학사 및 생활 관리자, 기술적 문제 해결자의 역할을 하게 된다.(표 1) 즉, 온라인 학습은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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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의 학습 성과 영향 요인을 분석한 연구 3 에 따르면 오프라인 교육의 영향 요인과 달리 온라인 교육에서는 자기 주도 학습이 중요했다. 온라인 학습의 특성상, 학습자는 교수자와 떨어져 있어 고립감, 외로움, 심리적 부담 및 불안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기 주도 학습은 온라인 학습의 성과를 가늠하는 주요 항목이자 학습 성과가 우수한 집단과 그렇지 않은 집단을 구분하는 항목이기도 하다.

그래서 학습자의 자기 주도성을 높여 줄 수 있는 훈련과 이들의 자기 주도성을 모니터링하고 피드백할 수 있는 시스템이 요구된다.

자기 주도 학습의 개념은 ‘조력자의 도움이 없이 학습할 수 있다’와 같이 자율 의지를 강조하는 것에서 출발해 학습 과정에 대한 학습자의 책임을 강조하다가 최근에는 학습의 주도권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4 자기 주도 학습의 성공 여부를 예측하기 위한 척도로는 굴리엘모(Guglielmo)의 자기 주도 학습 준비도(Self-Directed Learning Readiness Scale, SDLRS)를 들 수 있다. 5 이 척도는 학습자가 자기 주도 학습에 참여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항목으로 학습 기회에 대한 개방성, 효과적인 학습자로서의 자아 개념, 학습에서의 주도성과 독립성, 학습에 대한 책임감의 수용, 학습에 대한 애정 등으로 구성된다.

한편 스마트 기기를 통해 진행되는 온라인 학습은 자기 주도가 학습 성과의 주요 변인이면서 동시에 자기 주도를 강화시켜 줄 수 있다. 6 또한 스마트 기기를 통한 온라인 학습은 이러한 자기 주도 학습의 개인화를 가속화한다. 왜냐하면 PC, 스마트폰 등 개인이 자신에게 최적화해 놓은 스마트 기기를 통해 학습자는 본인의 필요나 관심사를 토대로 자기 주도적으로 정보를 탐색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온라인 학습에서의 자기 주도 학습을 향상시키기 위해 학습 방법 측면에서의 전략과 스마트 기기를 통한 IT 환경 제공이 필요하다.

성인 학습자의 자기 주도 학습

이제 기업 HRD가 대상으로 하는 성인 학습자의 자기 주도 학습에 대해 확인해 보자. 성인 학습자는 보통 자기 주도적인 패턴을 보인다.7 왜냐하면 본인에게 필요한 경우는 스스로 시간과 비용을 들여서라도 목적 달성을 위해 학습하지만 본인의 필요나 욕구에 맞지 않을 경우 무료라고 해도 흥미를 느끼지 못하거나 참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인 학습자의 학습 참여 동기는 목적지향적이다.

또한 성인 학습자가 자기 주도 학습에 참여하게 되는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8 성인 학습자는 학습의 기회가 제공됐다고 학습에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에 참여할 계기, 즉 학습 기회를 잡으려고 하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데 이를 ‘학습 의도’라고 한다. 자기 주도적인 사람은 자신의 경력 개발에 적극적이다. 그래서 업무 관련 학습에 참여할 의도가 높다.

한편 자기 주도 학습과 업무 몰입의 관계는 간접적이라는 의견도 있다. 9 즉, 자기 주도 학습은 업무 몰입에 직접적 영향을 주지 않고, 자기효능감 등 심리적 자본을 통해서 간접적인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조직 구성원의 자기 주도 학습이 활발하더라도 업무 몰입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업무 몰입을 직접적으로 강화하기 위한 프로세스나 조직 개발 활동이 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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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학습의 확산

온라인 교육과 자기 주도 학습, 성인 학습자와 자기 주도 학습에 대해 확인한 연구 결과를 토대로 코로나19 이후 기업 HRD 현장의 변화를 살펴 보도록 하자.

기업에서의 HRD는 일반적으로 4가지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첫째는 기업 구성원(Employee) 개인의 역량(직무 전문성, 리더십)을 향상시키기 위한 ‘개인 개발(Individual Development)’ 영역이다. 둘째는 ‘리더십 파이프라인’(리더가 필요한 시점에 특정 인력을 육성하기보다는 필요한 시점이 도래하기 전에 미리 가능성이 높은 우수 인력에게 리더십을 함양)이라고 불리는 승계 계획(Succession Planning)을 중심으로 한 ‘경력 개발(Career Development)’ 영역이다. 일부에서는 개인 차원의 경력 개발과 혼동하는 경우도 있으나 기업 교육에서 별도 영역으로 구분하는 경력 개발은 승계 계획을 중심으로 한 활동이다. 셋째는 일하는 방식 관련 혁신적인 방법론이나 프로세스 개선에 대한 ‘수행 관리(Performance Management)’ 영역이다. 마지막, 넷째는 조직 차원의 역동성(Dynamics)을 향상하기 위한 ‘조직 개발(Organizational Development)’ 영역이다. 영역별로 코로나19로 보편화된 재택근무 환경에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해 보자.

1. 개인 개발 영역

우선, 개인 구성원 대상의 교육 훈련이다. 이 영역은 직무 수행에 필요한 전문성 강화가 주요 목표로 내용 측면에서는 직무 공통과 직무 전문으로, 대상 측면에서는 리더(임원, 팀장)와 실무자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직무 공통의 대표주자는 어학(영어 등), 기초 IT(엑셀 등), 커뮤니케이션(회의/발표/보고 등에 필요한 Verbal 및 Non-Verbal 등)이다.

외국어나 IT 교육 등의 직무 공통 분야는 재택근무로 인한 환경 변화 이전에도 효과성에서 효율성으로 게임의 룰이 이동하고 있었다. 즉, 효과성에서의 업체(Player) 간 차별화나 경쟁력은 축소되고 있었고, IT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효율성이 새로운 차별화 또는 경쟁력으로 부각되고 있었다. 물론 초보자(Novice)를 대상으로 한 교육은 오프라인을 통한 상호작용 방식이 필요하지만 기업 HRD 담당자의 고객(Customer)인 학습자, 즉 조직의 구성원은 대체로 초보자가 아니며, 이는 입사 시점의 필터링(Filtering)에 기인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외국어나 기초 IT 등 직무에 공통적으로 요구되는 스킬(Skill)에 관한 교수 설계(Instructional Design) 방법이 대체로 보편화된 것도 영향이 있다.

그렇다면 직무 공통 분야는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이 없다고 보는 것이 맞을까? 필자의 생각으로는 영향이 없다기보다는 변화의 양상이 소위 ‘춘추전국시대’에서 ‘진나라’로 이동하고 있다. 다시 말해, ‘온라인으로의 본격적인 이동’이 확실한 트렌드로 자리매김한 것이다. 재택근무 이전의 온라인 교육은 오프라인 교육의 보조이거나 오프라인 교육을 실행하기 어려운 현실적인 여건에서의 적절한 타협안이었다. 그러나 재택근무와 함께 온라인으로 회의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면서 사람들은 온라인 교육 방식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온라인 학습으로 1년을 보낸 대학에서도 오프라인에서 경험한 맥락을 온라인에서 재현하며 결핍을 메우거나 온라인에서의 효과적인 학습을 위한 새로운 규칙과 문화가 생겨나는 등 질적인 적응이 확인되고 있다.10

교육 훈련의 설계와 실행은 크게 3가지 변수의 조합으로 이뤄진다. 내용(What; Content), 방법(How; Delivery), 대상(Who; Learner)이 그것이다. 이러한 변수를 직무 공통의 예시로 들고 있는 외국어나 기초 IT 교육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면 온라인 교육이 승기를 잡은 현상을 보다 명료하게 이해할 수 있다. 외국어나 IT 교육의 내용은 대체로 정형화돼 있다. 또한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하고 상호작용을 일으키는 방법론도 정리돼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많은 기업이 기존의 방식들을 답습하며 한정된 파이를 두고 경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로 인한 온라인 교육의 증가는 이런 정형화를 뚫고 차별적인 콘텐츠를 선보이는 업체들이 두각을 나타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또한 IT로 효율성을 급격히 높인 업체들 역시 주목을 받게 됐다.

다음은 직무 전문 분야를 살펴보자. 직무 전문은 앞서 얘기한 대로 대상 측면에서 리더용과 실무자용을 분리해서 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리더용 직무 전문의 대표 주자는 팀장 리더십 교육이 있고 실무자용 직무 전문의 대표 주자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함께 주목받고 있는 AI 또는 데이터 리터리시 교육을 꼽을 수 있다.

기업 HRD 현장에는 팀장 리더십 교육에 관한 고전적인 질문이 있다. “경영 환경 악화로 교육 예산이 삭감돼 정말 꼭 필요한 최소 인력만 교육할 수 있다면 누가 그 대상이 돼야 하는가?” 실무자들에게는 안타까운 소식이지만 답은 팀장이다. 경영 성과를 만들어내는 현장의 핵심 변수이자 미들웨어 11 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와 재택근무 확산으로 인한 변화는 팀장 리더십 교육의 내용을 바꿔 놓았다. 예를 들면, 원격 회의를 진행하는 방법, 재택근무 환경에서의 성과 관리 방법, 온라인에서의 커뮤니케이션 방법, 온라인에서의 팀원 1대1 코칭 방법, 비대면 상황에서의 팀원 정서 관리 방법 등 기존에 다루지 않던 영역이 추가됐다. 이러한 내용은 코로나19 이전에는 굳이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었다.

다시 교육 훈련의 설계와 실행의 3가지 변수인 내용, 방법, 대상에 대입해서 생각해 보자. 우선, 내용 측면에서는 ‘언택트’ 상황에서 필요한 리더십과 관련해 지금까지 다뤄지지 않았던, 비어 있는 부분이 있었고 콘텐츠 개발이 필요했다. 그러나 엄밀히 따져보면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즉, 언택트가 인류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미국처럼 같은 국가인데 시차가 있고, 당일치기 출장이 불가능한 환경이 있다. 이런 환경에서 일하는 팀장들은 팀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업무 몰입을 높여주고, 성과를 관리했을까? 교과서처럼 잘 정리된 콘텐츠는 없다고 하더라도 실무적인 팁(Tip)이나 교훈들은 존재하고 이러한 내용들은 그러한 업무 환경에 있는 팀장의 성과 관리 또는 리더십 교육 훈련의 내용으로 포함돼 있었다. 이러한 내용을 국내 환경에 맞게 맥락을 맞추고 약간의 상상력을 더해 언택트 상황에 있는 팀장을 지원하기 위한 콘텐츠들이 개발됐다.

방법 측면에서는 팀장 리더십 교육을 특정한 장소에서, 집합 형태로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 방법에 대한 다양한 시도가 생겼다. 가장 간단하게는 특정 상황에 유용하게 쓸 수 있는 팁을 전달해 주는 원포인트 레슨 형태의 VOD 제작이 있다. 또한 VOD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줌(Zoom)이나 웨벡스(Webex) 등 소프트웨어를 활용한 웨비나 교육도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유튜브 라이브 방송과 같은 동영상 플랫폼들의 대중화는 큰 도움이 됐다.

그렇다면 실무자용 직무 전문의 대표주자로 꼽은 AI 또는 데이터 리터러시(Data Literacy) 교육은 어떨까? IT 업계에서는 약 10년 전부터 데이터 리터러시 교육이 시작됐고 5년 전부터는 인공지능 리터러시(AI Literacy)가 추가됐다. IT 업계도 리터러시 교육은 집합 교육을 주로 실시했다. 물론 IT 엔지니어들은 스택 오버플로(Stack Overflow) 12 등을 통해서 전 세계 IT 엔지니어들과 온라인상에서 충분히 상호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하지만 오프라인 교육이 우세했던 것은 가까이서 개발 코드를 서로 봐 가며 얘기를 나누거나 특정 기술을 가장 빨리 터득한 동료가 자신의 개발 코드로 설명해 주고 즉석에서 발생하는 질문들에 자신의 노하우를 얘기해 주는 오프라인 방식이 더 효율적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IT 엔지니어는 아니지만 IT 엔지니어들과 협업해야 하거나 변하는 세상에 뒤처지기 싫은 ‘문과생’을 위한 리터러시 교육도 오프라인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컴퓨터 프로그래밍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모니터 화면 가득히 영어와 숫자로 도배된 알 수 없는 개발 코드를 보면 두려움(Phobia)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인해 오프라인 중심의 AI/Data 리터러시 교육은 확실히 온라인으로 이동했고, 외부 협업 업체도 IT 기술력이 우수한 업체가 제공하는 온라인 방식으로 중심점이 이동한 것 같다. 기업 교육은 해당 기업 자체적으로는 모든 콘텐츠를 커버할 수 없기 때문에 다양한 교육 업체와의 파트너십이 중요하다. 그리고 이렇게 회사에서 제공하는 교육을 통해 온라인에서의 학습에 차츰 익숙해진 기업 구성원들은 리터리시를 넘어서 구체적인 직무 분야(마케팅, 재무, 서비스 기획 등)를 중심으로 AI/Data 리터리시 역량을 접목하는 온라인 교육을 스스로 찾기 시작했다. 이러한 움직임에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선제적인 역량 개발로 해소하고자 하는 욕구와 온라인 교육에서 경험한 편리함(본인 여건에 맞춰 학습 시간을 조절 등)이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2. 승계 계획 중심의 경력 개발 영역

HRD의 두 번째 영역은 승계 계획을 중심으로 한 경력 개발(Career Development)로, 이 영역은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교육이 진행돼야 하는 영역이라는 특징이 있다. 주로 핵심 인재를 대상으로 하기에 학습자가 절대 소수인 것도 이 분야의 특징이다. 그래서 오프라인 교육이 대폭 축소되거나 아예 교육이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공간을 최대한 넓게 쓰는 방식으로 오프라인 교육이 지속된 영역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영역 역시 최근에는 온라인 교육의 비중이 차츰 높아지고 있다. 이를 위해 보다 정교하고 체계적인 학습 자료가 준비되고, 학습자가 자기 주도로 개별 학습을 하는 데 있어 필요한 가이드와 지원 도구들이 제공됐다. 그리고 학습자들은 플립 러닝(Flipped Learning) 13 방식에 따라 자신이 사전에 해야 하는 학습을 진행하고 과제를 수행한다. 이후 온라인에서 함께 모여 전문성 있는 학습 코치와 더불어 개별 학습 과정에서 질문을 해소하고 자신과 동료들이 수행한 과제에 대해 토론하고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물론 이러한 논의는 오프라인에서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일 수 있으나 재택근무 경험은 학습자로 하여금 온라인에서의 활동에 대한 거부감을 많이 낮췄고 온라인에서 서로의 모습을 보며 대화하는 도구를 사용하는 것도 익숙하게 됐다. 재택근무 환경이 온라인 교육에 대한 수용성을 대폭 높여준 것이다.

한편 플립 러닝은 코로나19와 함께 등장한 새로운 학습 방식은 아니다. 오히려 코로나19 이전에도 학교 교육이나 기업 교육에서 활용됐다. 다만 다른 방식에 비해 주류를 형성하지는 못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 같다. 이는 자기 주도로 사전 학습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에너지와 시간의 문제도 있었지만 먼저 스스로 학습해 보는 상황에서 발생하는 질문과 모호함을 견디고 호기심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사전 학습’이라는 용어가 한국 정서에서는 ‘미리 예습’으로 느껴지기 때문에 플립 러닝 방식을 전개하는 데 있어 ‘사전 학습, 사전 과제’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있어 왔다.

승계 계획을 중심으로 한 경력 개발 영역은 앞서 언급한 대로 대상자가 절대 소수이기 때문에 온라인 교육의 새로운 기회가 왔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오프라인 교육과의 긴장감은 유지될 것 같다. 다만 코로나19 이후에도 재택근무가 병행되는 뉴노멀이 예견되기 때문에 온라인에서의 심도 있는 학습 활동을 위한 방식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3. 수행 관리 영역

HRD의 세 번째 영역인 수행 관리(Perfor-mance Management)는 경영 활동의 결과인 성과 관리와의 개념 혼동을 방지하기 위해 퍼포먼스 매니지먼트로 부르기도 한다. HRD의 수행 관리는 개인이 업무를 수행하는 ‘프랙티스(Practice)’의 향상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수행 수준을 높여주는 혁신적인 방법론을 도입하거나 수행 과정에서의 효율성 또는 효과성 제고에 도움이 되는 개선 활동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그래서 교육 훈련 외에도 IT나 도구(Tool)에 대한 탐색과 적용이 요구되는 영역이기도 하다. 요즘 신조어인 ‘일잘러’14 가 되는 데 필요한 혁신적인 수행 방법론이나 협업을 증진시키고 효율성을 높여주는 IT 도구를 도입하고 적용하는 것에 관한 것이다.

우선, 소프트웨어적 도구인 혁신적인 수행 방법론으로 과거에는 6시그마, TRIZ도 있었지만 10여 년 전부터는 미국 IT 기업의 부상과 함께 디자인싱킹(Design Thinking), 린스타트업(Lean Startup), 애자일(Agile)이 화두였고 최근에는 아마존의 부상과 함께 그들의 일하는 방식인 워킹백워드(Working Backward)도 회자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론에 기업 HRD가 관심을 가지는 이유는 구성원의 업무 수행 수준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기존과는 다른 프로세스나 사고방식의 전환을 통해 문제 해결의 가능성을 높이거나 보다 향상된 성과를 기대한다. 그래서 기업 HRD에서는 이러한 방법론을 ‘몸으로 익혀’ 15 체화를 하거나, 구성원 개인이 자신만의 인지적 도구(Cognitive Tool)로 장착할 수 있도록 하거나, 조직 차원의 일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한 솔루션으로 도입하기도 한다.

이러한 방법론은 주로 프로젝트를 통해 학습이 진행되기 때문에 오프라인 방식이 완전히 배제될 수는 없다. 다만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수행하기에 앞서 기본적인 개념 이해는 재택근무 확산과 함께 오프라인 워크숍에서 온라인 세미나로 이동했고, 단계별 프로젝트 수행 결과에 대한 피드백과 논의 역시 오프라인 코칭에서 온라인 코칭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이 영역은 오프라인으로 회귀하고자 하는 관성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이 영역에서의 백미는 동료들과 함께 상호작용하며 사람과 사람, 조직과 조직, 사람과 시스템 간의 빈 공간(white space) 16 의 효과성 또는 효율성 제고를 이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4. 조직 개발 영역

마지막으로, HRD의 네 번째 영역은 조직 개발(Organizational Development)이다. 조직 개발은 코로나19로 시작된 재택근무로 인해 지난 한 해, 가장 고민했지만 확실한 방안을 발견하지는 못한 것 같다. 고민의 내용은 대체로 ‘Care, Interaction, Vitality’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갑작스런 비대면 상황에서 리더와 실무자 간, 동료와 동료 간, 조직과 조직 간의 상호작용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여기에 ‘코로나블루(Corona Blue/코로나우울증)’로 표현되는 상황까지 있었기 때문에 조직의 역동성을 위한 Intervention(HRD에서는 Action을 취함으로 사용함)은 필요한데 접근 방법이 쉽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온라인에서의 파티/게임/운동을 다양하게, 재미있게 진행할 수 있는 방법들이 모색되면서 ‘활기 제고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했고 온라인의 장점(익명, 공간 제약 없음)을 활용해 단위 조직 또는 팀에서 묵혀 두었던 이슈들을 함께 논의하고 해결 방법을 진솔하게 모색해 갈 수도 있었다. 그리고 팀장이 팀원들이 평소 선호하던 음식을 각자에게 배달시켜 주고 PC 화면에서 만나 안부를 전하고 함께 식사하는 하는 등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온라인에서 여러 모습으로 구현되기도 했다.

개인의 주도권 확산

그러나 조직 개발과 관련해 새롭게 목격하고 있는 현상은 앞서 수행 관리 영역이 다양한 스마트 기기에서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소위 ‘일잘러를 위한 생산성 도구’ 17 의 증가로 그 주도권이 조직에서 개인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처럼 사람 간의 역동성을 나눌 공동체의 조성과 참여에 대해서도 개인의 주도권이 확산되고 있는 점이다. 이는 약 3∼5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소셜러닝(Social Learning)18 으로 인해 관점이나 경험이 다른 이질적(Heterogeneous) 집단이지만 관심사가 비슷해 상호 학습이 자연스럽게 발생할 수 있는 공동체에 대한 선호가 높아진 배경이 있다. 또한 코로나19로 인한 ‘선택적 인간관계’가 확산된 영향도 있다. 코로나 이후의 변화에 대해 경험 디자인으로 유명한 일본의 츠타야서점을 기획한 준지 다니가와가 주목한 현상 중에 ‘목적 충족형에서 교류 감동형으로의 이동’ ‘기업 중심에서 공동체주의로의 이동’이 있다.(그림 2) 업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지난해 소셜러닝 업계는 사회적 거리 두기 단계에 따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계속 오가야 하는 수고는 있었지만 학습자 유입이 중단되지 않았고 모임의 주제는 더 다양해졌다. 또한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파악되는 소셜러닝 스타트업의 수는 증가하고 있고 그 종류는 단순 독서 클럽을 벗어나 대상자와 주제가 세분화, 특화되고 있다. 예를 들면, 직장인 커뮤니티 학습 서비스를 제공하는 HFK(HBR Forum Korea)는 지난해 오히려 학습자가 증가했고, 지난해 첫 출시된 ‘밋미(Meet Me)’는 Young Generation을 대상으로 카운셀링 및 ‘리추얼(ritual)’로 대변되는 습관 형성에 관한 주제로 특화돼 있다.

기업 HRD에서, 그리고 조직 개발 영역에서 필자가 이 현상을 주목하는 이유는 사내에서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거리 두기 완화 시 오프라인으로 전환)으로 진행하는 커뮤니티 기반 활동에 대해서는 몰입도나 참여도 제고에 어려움이 있는데, 다른 이질 집단에서의 커뮤니티 활동인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 소셜러닝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해석을 내릴 수 있지만 우선 인간은 사회적 동물로서 어떻게든 교류하고 상호작용을 하고 싶어 하는 욕구가 있다는 데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즉, 취향 또는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 거기에 직장 내 얽힌 관계가 아닌 편한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바람이 1차적이지 않을까 한다. 여기에 나와는 다른 관점이나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배움의 즐거움은 있는데 소위 ‘얕은 인간관계’이기 때문에 부담은 되지 않는 것이 2차적이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코로나로 직장이 불안해지고 긱 워커(Gig Worker) 19 가 부각되는 가운데, 온라인에서 퍼스널 브랜딩을 해주고 제2의 수입원도 기대해 볼 수도 있는 국내 플랫폼(예: Inflearn, Class 101, 남의 집 등)이 다양하게 등장한 것도 실행력을 높여준 것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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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자기 주도 학습의 확산

구글링을 하면 웬만한 교육 프로그램은 모두 검색되는 세상이다. 수년 전부터 유행한 코세라(Coursera), 이디엑스(edX), 유다시티(Udacity) 등과 같은 MOOC(Massive Open Online Course)를 통해 해외 유명 대학의 교육을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고 심지어 학위도 취득할 수 있다. 여기에 링크트인, 세일즈포스,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등 유명 IT 기업도 다양한 온라인 교육을 제공하며 취업이나 승진에 도움이 되는 자격증 과정도 제공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K-MOOC는 물론 사이버 대학을 통한 온라인 석사 학위도 확산되고 있고, AI/Data 관련 온라인 학습 스타트업이 많이 생겨났다. 이들은 국내 학습자의 특성에 맞춘 촘촘한 관리(Care)와 게이미피케이션20 을 바탕으로 소위 ‘완주’를 돕는 차별성이 돋보인다.

한편 온라인 자기 주도 학습이 확산된 것을 재택근무를 하면서 출퇴근 시간 또는 출퇴근에 따른 피로를 푸는 데 드는 시간을 절약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재택근무가 학습 시간을 더 발생시켰는지는 데이터 해석에 주의가 필요할 것 같다. 실제로 사무실에서 근무할 때는 오며 가며 동료들과 차도 한잔하면서 스트레스를 풀 수 있었는데, 재택근무를 하면서는 일만 하게 돼 더 피곤하고, 이전보다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는 피드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피로함을 뒤로 하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다시 학습에 투자한다고 보는 것은 무리일 수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우선은 재택근무로 인한 학습 시간의 증가보다는 재택근무로 인한 경험이 온라인 학습으로의 이동을 가속화했다는 것이 맞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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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D 논의 과제

이와 같은 변화에 대해 HRD는 어떻게 대응해 나가야 할 것인가? 함께 생각해 볼 세 가지 사항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교육 철학의 최근 연구21 에 따르면, 온라인 학습의 지위를 오프라인 학습과의 유사함에서 구할 것이 아니라 온라인에서만 가능한, 더 교육적일 수도 있는 매개된 경험, 가상적 경험, 비실제적 경험의 가능성을 봐야 한다. 즉, 현재의 온라인 학습의 확산은 오프라인 학습의 상호작용을 넘어선 새로운 방식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실험의 장이 될 수 있다는 관점이다. 예를 들면, 증강현실 또는 가상현실에 관한 디바이스는 점차 가볍고 소형화되고 있으며 멀미 현상을 최소화하는 기술들도 개발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기술들이 차별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가치인 실제 위험할 수 있는 상황에 대한 훈련(예: 화재, 원자력)이나 공간(예: 쓰레기로 가득 찬 바닷속 등)이나 불가능한 상황을 통한 훈련(예: 본인과 다른 인종이 돼 그 사람들이 겪을 수 있는 차별을 가상으로 경험해 봄으로써 공감력 향상 등)을 제공하는 데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온라인에서의 학습 방법이다. 이는 본격적인 온라인 교육 시대의 시작과 온라인 교육 비중 확대에 따른 심화 방법론의 모색과 관련된다. 사실 국내의 기업 HRD는 그동안 특정 방법론들이 그때그때 유행처럼 부각되면서 흘러온 경향이 있다. 물론 학습 방법은 정답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학습의 목적과 내용, 그리고 대상자에 따라 1차 선별이 되고 실행할 수 있는 리소스가 2차 필터링의 역할을 한다. 더불어 방법론은 마치 ‘요리’와 같다. 즉, 냉장고의 다양한 재료를 가지고 각 재료의 특성을 살린 음식을 만들어내기 위한 아이디어가 필요한 것처럼 복수의 방법들을 혼합해 해당 교육이 기대하는 바를 달성하기 위한 시너지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요구된다. 이에 온라인에서의 학습 방식을 고민하는 데 있어, 우선은 ‘연구 기반(Research Based) HRD’의 자세를 추천한다. 현실의 학습 프로그램이 모두 이론적 배경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특히 새로운 형태의 학습 프로그램 설계에서는 교육학 및 인접 분야(경영학, 심리/인지과학 등)에서 도출된 최소한의 기본 모델 검토를 추천하고 싶다. 아무리 HRD 경력이 오래돼도 여전히 사람(학습자)에 대해서는 그 속을 모르겠고, 사람(HRD 담당자)은 자신에 대해 오판하기가 쉽기 때문에 사람(학습자)을 대상으로 하는 활동에 대해서는 사람(HRD 담당자 자신)에만 의존하기보다는 데이터(연구 결과)도 함께 보기를 권하고 싶다.

그리고 특정한 방법으로 윤곽이 잡혔다면 이를 구체적인 프로그램으로 아이디어화하는 데 있어 혼자보다는 주변과, 특히 나와 취향이 비슷하지 않은 사람들과도 의견을 나눠볼 것을 추천하고 싶다. 인지과학에서 밝혀진 ‘Aha Moment(‘아하’ 하는 깨달음의 순간)’는 시냅스의 연결, 즉 자신이 가진 생각을 ‘시냅스 1’이라고 하고 타인과의 대화 등으로 유입되는 새로운 정보를 ‘시냅스 2’라고 한다면 내가 ‘시냅스 1’과 ‘시냅스 2’를 ‘연결하고자 노력’할 때 발생한다고 한다. 결국 핵심은 대화에서의 정보를 자신이 보유한 기존 지식 체계와 연결해 생각해 보는 것이다.

셋째, 개인의 주도권을 지원하는 방법이다. 수행 관리 영역에 대한 IT 도구도 개인이 스스로 찾을 수 있고, 조직 개발 영역에서도 자신이 몸담고 싶은 커뮤니티/공동체/조직도 개인이 스스로 만들어 가고 있다. 이런 현실에서 기업 HRD의 요구 분석 대상은 크게 두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첫 번째는 고객(Customer)인 학습자다. 그리고 나머지 한 가지는 클라이언트(Client)인 경영자다. 이전에는 학습자의 니즈(need)를 물어보고, 경영자의 니즈도 물어봤다. 그런데 이제 학습자는 행동으로 자신의 니즈를 보여주고 있고, 경영자는 이러한 학습자의 변화에 대해 정보가 부족하다. 결국 필요한 것은 피상적인 발견이 아니라 구심점이 되는 특성의 발견이다. 예를 들면, 성별, 나이, 직무, 고과, 교육 이력과 같은 기술적(Descriptive) 통계가 피상적인 발견이라면 관심사, 몰입 또는 지속하는 활동 등이 특성의 발견에 해당된다.

“같은 방식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 (Insanity: doing the same thing over and over again and expecting different results).”- 아인슈타인


전소영 SK그룹 HRD, 리서치 펠로(Research Fellow) soyoung.jeon@sk.com
필자는 서울대에서 교육학 박사 학위를 받았고, SK그룹 ICT 회사의 Corporate HRD(Human Resource Development) 조직에서 인력 개발 실무를 담당했다. AI, 데이터,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 관련 조직의 인사 관리 업무를 맡기도 했다. 현재 SK그룹이 출범한 딥체인지(Deep Change)를 위한 학습 플랫폼 조직에서 학습 전략 관련 실무를 담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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