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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5. AI를 활용한 기업 교육, 생산성과 확장성 높이려면

임직원 역량 계량화해야 맞춤 교육 가능
비실시간 비대면 방식이 효율성 높아

이경전 | 314호 (2021년 02월 Issue 1)
Article at a Glance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기술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의 삶을 편리하고 풍요롭게 하는 데 있다. 이는 교육 분야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학습자에게 가장 적절한 콘텐츠와 문제를 추천하고, 학습자의 현 수준을 정확히 진단해 학습자가 원하는 목표에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AI 기반의 에듀테크 기업들이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들 기술이 학습의 효과성과 효율성을 높여 인간을 좀 더 지능적으로 만들기 때문이다. 인간은 가까운 미래에 AI 기반 교육 서비스를 통해 실시간으로 개인의 지식을 관리하는 ‘디지털 미(Digital me)’ 서비스를 제공받게 될 것이다.



편집자주
저자는 ‘콘텐츠’보다 ‘컨텐트(content)’가 더 정확한 용어라고 생각하나, 본 원고에서는 국립국어원이 권고하는 표기 원칙에 따라 ‘콘텐츠’로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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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가 처음 온라인 강의를 경험한 것은 2002년 가을이었다. 당시 아주대에 온라인 MBA 과정이 열리면서 e-business MBA, AICPA(미국공인회계사) MBA, 재무관리 MBA 등 세 학과가 신설되며 1 e-business MBA 학과장을 맡아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당시 서울대 행정대학원 초빙 조교수로 일하고 있을 때라 낮에는 오프라인으로 서울대에서, 밤에는 온라인으로 아주대에서 일을 하게 됐다. 강의 녹음은 서울역 대우빌딩(현 서울스퀘어) 근처의 사이버MBA 사무실에서 진행했다. 당시 이 사무실에는 국내 유수 대학의 교육공학과를 졸업한 우수 인력들이 일하고 있었다. 최고의 교수진과 운영 인력 덕에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은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고 이후 여러 학교에 온라인 MBA 과정이 생겼다.

2002년 가을,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에서 첫 학기 ‘e-business model’ 과목에 대한 온라인 강의를 한 경험은 필자에게 놀라운 깨달음을 줬다. 공교롭게도 같은 학기에, 연세대 정보대학원 석박사과정에서 같은 강의를 오프라인으로 진행했다. 이후 학기 말에 기말 과제를 확인했더니 온라인 수강생의 과제가 오프라인 수업을 들은 학생들의 과제보다 더욱 충실해서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오프라인 학생들의 성적이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결과는 정반대였던 것이다.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은 비대면 강의였고 파트타임 학생들을 위한 과정인 데 반해 연세대 정보대학원 석박사과정은 교수와 대면하는 강의이고, 풀타임 학생들이 듣는 과정이었다. 그럼에도 결과가 반대로 나온 것이다.

당시 결과에 의구심을 갖고 그 배경을 고민하다 필자는 온라인, 디지털 매체를 통한 교육이 더 성과가 좋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당시 필자가 세운 가설이 몇 가지 있다. 크게 세 가지 이유를 생각할 수 있었다. 먼저, 아주대 온라인 MBA 과정 재학생이 연세대 정보대학원 석박사과정 재학생보다 더 우수할 것이라는 가설도 세울 수 있다. 당시에 한국 최초로 신설된 온라인 MBA를 택한 사람들이라면 학습에 대한 열정이 매우 높은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학업에 대한 열정이 높은 데도 불구하고 전일제 학생이 되지 못하는 것은, 현재 그 사람의 수입이 꽤 높아서 기회비용이 큰 사람들일 가능성이 높다. 기회비용이 큰 사람들이라는 것 역시 우수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이 첫 번째 가설은 가설일 뿐 증명하지는 못했다.

두 번째 가설은 학생들의 증언에서 깨달은 것인데, 아주대 수강생들은 온라인 강의를 mp3 파일에 담아서 출퇴근 시간에 반복적으로 들으며 공부를 했다고 한다. 2002년 당시 교수의 오프라인 강의를 일부러 녹음하거나 녹화하는 사람들은 없었다. 그러나 온라인 강의는 mp3 파일을 다운로드할 수 있었다. 따라서 학습 열정이 높은 사람은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에서 더욱 반복적으로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세 번째 가설은 강사 요인이다. 온라인 강의는 아무래도 오프라인 강의보다 조심스럽다. 온라인에 계속 콘텐츠가 남기 때문이다. 강사는 오프라인보다 더 긴장하고 충실한 강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강연을 준비해야 할 유인이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어떤 요인이 중요한지 간에 가장 핵심적인 것은 같은 강의를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했을 때, 온라인 수강생들의 학습 효과가 더 좋을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한 점에서 의의가 있는 사건이었다.

그로부터 18년 후인 2020년 봄에 필자는 온라인 강의의 또 다른 장점을 확인하게 됐다.

각 대학에서 전면적인 온라인 강의가 시작된 2020년 봄, 필자는 다소 어려운 과목인 ‘머신러닝응용’을 경희대 경영대학 학부 과정에서 강의했다. 필자의 강의에는 보통 외국인 유학생들이 20% 정도 수강을 하는데, 유학생들의 성적이 한국인 학생들보다 낮다. 외국인 유학생들은 정원 외 입학이라서 아무래도 경쟁이 덜하고, 한국어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온라인 강의에서는 성적을 잘 받은 유학생들이 나타났는데, 이들의 고백이 인상적이었다.

“교수님 강의 정말 어려워서 처음엔 이해를 못했는데요. 과제를 풀기 위해서 강의를 듣고, 또 듣고 하다 보니 신기하게도 어느 순간 정말 이해가 되기 시작했어요.”

온라인 강의는 수강생들의 격차를 줄일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한 순간이었다. 학습에 열정만 있다면 반복 학습을 통해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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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경전

    이경전klee@khu.ac.kr

    - 경희대 경영학과 교수
    - LG전자 미래기술포럼 자문교수
    - 네이버 서비스자문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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