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3. 코로나19 위기와 기업 커뮤니케이션

과거 매뉴얼 아닌 ‘새로운 지도’ 필요
확실성-연결성-창의성 활용해 소통하라

295호 (2020년 4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전례 없는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의 커뮤니케이션 원칙 ‘3C’

1. 불확실성 안의 확실성(Certainty) 만들기
안 좋은 전망이라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시나리오를 제시해 대응책을 마련하며 소통의 빈도를 늘리기
2. 사회적 거리는 유지하되 연결성(Connectivity)은 강화하기
비디오를 적극 활용해 대면 소통에 힘쓰고 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소규모로 ‘오피스 데이’ 운영하기
3. 창의성(Creativity)을 활용해 소통하기
로고 M자 중간을 벌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한 맥도날드 브라질처럼 기업의 특색을 창의적으로 살려 메시지를 전달하기


“대한민국은 이길 수 있습니다.” 2020년 3월 말과 4월 초 국내 한 금융 기업은 신문에 전면 광고를 게재했다. 이 광고는 의료진, 공무원, 소상공인, 환자들을 향해 “그동안의 모든 고난도 결국 이겨냈던 것처럼 대한민국은 지금의 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고 말하고 있었다. 독자들도 이런 광고를 최근 심심치 않게 보았을 것이다.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이 광고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을까? 과연 사람들은 광고를 보고 위로와 힘을 얻었을까? 1

필자는 지난 2∼3월 코로나19와 관련한 기업의 내•외부 커뮤니케이션을 관찰했다.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코로나19를 ‘또 하나의 재난’ 정도 여기며 과거 ‘하던 대로’의 유형을 답습하거나 전에 보지 못한 ‘새로운 위기’로 간주하고 ‘새로운 방식의 소통’을 고민하며 실험하는 경우다. 이 위기를 잘 넘기더라도 세상은 이전의 방식으로 돌아가지 않을 것이다. 오바마 행정부의 비서실장과 시카고 시장을 지냈던 람 이매뉴엘은 “심각한 위기를 낭비하지 말라”는 처칠의 말을 반복하면서 “이전에는 할 수 없다고 생각했던 것들을 해야 할 기회”가 위기 안에 있다고 말했다. 기업의 리더들은 이 위기 상황이 비즈니스에 의미하는 바가 무엇인지, 앞으로 어떤 새로운 방식을 추구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기업 입장에서 위기를 구분하는 기준에는 크게 세 가지가 있다. 해당 기업의 책임(respon-sibility) 여부, 위기의 심각성(severity) 수준과 새로움(novelty)의 정도다. 현재 코로나19 위기에서 가장 도드라지는 기준은 새로움이다. 바이러스나 마땅한 치료 수단이 없다는 점도 그렇지만 이로 인해 사람들의 일상과 일터의 상황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 때문이다. 기업에서 근무하는 직장인들은 오랜 기간 집에 머물며 원격으로 일해야 할 수도 있다.

임상심리학자인 퍼트리샤 지아노티 박사(Dr. Patricia Gianotti)는 최근 필자와의 통화에서 “이번 바이러스를 ‘선생(teacher)’으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광범위하게 바꾸고 있는 새로운 현실은 싫든 좋든 우리에게 조직 경영 전반에 대해 새로운 각도에서 생각해보라고 ‘가르치고’ 있다. 앞서 소개한 광고는 이번 바이러스를 일부 기업이 과거와 같은 ‘또 하나의 위기’로 바라보고 ‘관습적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기 위해 예로 제시한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를 ‘선생’으로 삼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의 역할과 방법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기 위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크게 확실성(Certainty), 연결성(Connectivity), 창의성(Creativity)으로 이뤄진 ‘3C’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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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안의 확실성 만들기

모든 위기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이번처럼 예상치 못한 위기 상황의 가장 큰 특징은 불확실성의 증가다. 많은 리더는 불확실성이 커지면 커뮤니케이션을 회피하고 침묵으로 일관한다. 확실한 것이 없기 때문에 소통할 것도 없다고 생각해서다. 과연 그럴까? 이런 경우 리더는 ‘불확실성 안에서의 확실성(certainty within uncertainty)’을 소통해야 한다. 말장난처럼 들리는 이 말이 무슨 뜻일까?

이번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에 대한 대응과 관련해 국내에서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의 대처와 신뢰감 있는 브리핑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면 국가적인 대처에서 우리보다 한발 늦은 미국 내에서도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는 뉴욕주의 앤드루 쿠오모 주지사의 브리핑은 불확실성에서의 확실성 추구가 어떤 의미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 다음은 쿠오모 주지사의 3월31일 일간 브리핑 내용 중 일부다.

“사람들은 내게 어떻게 생각하는지… 묻습니다. 저는 이것(바이러스)에 대해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뭘 알겠습니까? 저는 전문가가 아닙니다. 저는 의견을 밝히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전문가와 이야기하고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따릅니다. … 중요한 전쟁터는 (바이러스가) 정점에 다다랐을 때입니다. 우리는 여전히 산에 올라가고 있는 중입니다. 중요한 전투는 산 정상에서 열립니다. … 우리는 현재 산 정상에서 전투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 우리 모두 불안합니다. … 오랫동안 안 좋은 소식들이 있어왔지요. 모든 사람은 한 가지를 알고 싶어 합니다. 언제 끝날 것인지 말입니다. 아무도 모릅니다. … 가설을 세우고, 예상을 하고, 의견을 가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무도 모릅니다. … 이것은 확실합니다. 금방 끝나지는 않을 것입니다. 만약 정점이 14일에서 23일 후라면 그게 우리의 정점이 될 것입니다. 정점을 찍고 나면 산의 건너편을 내려와야 합니다. 따라서 매일 아침 일어날 때마다 실망하지 않도록 여러분 스스로와 기대치를 조정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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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상황에서 확실성 추구에는 양극단이 있다. 이 관점에서 쿠오모 주지사의 위기 대응 커뮤니케이션은 트럼프 대통령과 극명하게 비교된다. CNN은 ‘도널드 트럼프는 완강한 현실을 대면할 수 없다: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해 그는 틀렸다’2 라는 보도를 통해 지난 1월부터 3월 사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미국은 괜찮을 것이며 모든 것이 잘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지만 그것이 사실이 아니었다는 점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위기 상황에서 ‘잘못된 확실성’을 전달하는 안 좋은 사례의 대표적 예다.

반면 쿠오모는 위기 상황에서 불확실성 안의 확실성을 추구하는 좋은 사례를 보여주는데 세 가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리더 자신이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이며, 비록 안 좋은 전망이나 소식이라 하더라도 헛된 희망을 심어주기보다는 이를 전달해 사람들 역시 현실을 마주하게 만드는 것이다. 워런 베니스와 노엘 티시는 『판단력』에서 리더의 위기 판단력을 언급하면서 상황을 “원하는 대로가 아닌,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 말했다.

실제 올해 많은 기업의 실적 악화는 불 보듯 뻔하다. 불가피한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곳도 많다. 기업의 리더는 직원들로부터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질문을 받을 수 있다. 이럴 때 어떻게 답할 수 있을까? 물론 정말 그럴 계획이 없다면 확실하게 이야기하며 직원들을 안심시킬 수 있다. 예컨대, 글로벌 PR 회사인 에델만의 리처드 에델만 대표는 내부 브리핑을 통해 전 세계 직원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직원 삭감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구조조정을 할지, 그 여부가 확실치 않은 경우는 어떨까? 많은 리더는 답변을 하지 않거나 “현재로서는 구조조정에 대한 계획이 없습니다”라는 판에 박힌 말을 생각할 것이다. 이와 관련, 『명성경영전략』의 저자이자 위기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헬리오 가시아는 “최종 결정에 아직 이른 것은 아니지만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직원 보호를 위해 회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하는 것이 더 낫다고 제안한다. 계획이 없다고 했다가 실행하면서 직원들의 저항에 부딪히기보다는 처음에 가능성과 입장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는 것이 낫기 때문이다.

둘째, 불확실성 안에서 확실성을 추구하는 또 다른 방법은 시나리오를 제시하는 것이다. 피터 드러커는 조직의 리더에게 가장 중요한 과제는 위기를 예측하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코로나19가 이렇게 갑작스럽게 커다란 영향을 끼칠 줄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일단 위기 상황이 시작된 다음에는 향후 최악의 시나리오를 예측할 수 있다. 마틴 리브스와 니콜라우스 랭 등은 지난 2월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기고한 ‘코로나바이러스 위기를 통해 비즈니스를 리드하기’3 에서 다음 단계의 위기가 닥치고 나서 대응하기보다는 이에 대해 미리 준비하는 것이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했다. 쿠오모 주지사 역시 위기에 대응하면서 따라가는 것만으로는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지금보다 더 상황이 안 좋은 최악의 정점을 생각하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반복해서 강조한다.

한국 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 글로벌 기업의 경영진은 3월 초 바이러스 사태가 3∼4주 이내에 끝날 경우와 그보다 장기화될 때의 시나리오를 세운 뒤, 그것이 매출 등에 미치는 영향뿐 아니라 직원들과 어떻게 소통하고 일할지, 어떻게 리더십을 발휘할지에 대해 경영진이 모여 논의를 했다.

셋째, 소통의 빈도를 늘리는 것은 확실성의 강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만약 질병관리본부가 매일 국민과 언론을 상대로 정례 브리핑을 하지 않는다면 어떻게 될까? 불확실성은 더 커질 것이다. 쿠오모 주지사도 매일 1시간씩 브리핑을 실시한다. 기업의 경우 매일은 아니더라도 위기로 인해 직원과 고객이 영향받는 정도에 따라 소통의 빈도를 조절할 수 있다. 위기로 인해 불확실성이 높고 게다가 서로 접촉까지 힘든 상황에서는 지나칠 정도로 소통(overcommunicate)하는 것이 필요하다. 스타벅스 본사는 직원 및 고객에게 공개적인 편지를 3월에만 10차례 이상 보냈다. 재택근무를 할 경우 리더들은 화상회의 등을 통해 팀원들과 소그룹 혹은 일대일로 소통을 하면서 위기가 매주 회사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이에 대해 경영진은 어떻게 대처하고 있고, 지난주 대비 어떤 진전이나 후퇴가 있었는지 등에 대해 소통을 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는 유지하되 연결성은 강화하기

처음 재택근무를 실시했을 때 출퇴근을 하지 않아 좋아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상황에 따라 이 조치에 대해 난감해 한 경우도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위기 상황에서 기업은 함께 모여 대책을 논의하느라 바빠진다. 이번 위기 상황에서 기업은 열심히 일하고 싶어도 사회적 거리 두기 방침에 따라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처했다. 바이러스의 전파가 줄어들지 않고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 등이 길어지면서 기업의 리더들은 직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지 당황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새로운 위기 상황에서 소통의 핵심은 연결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스타벅스 본사가 3월11일자로 파트너(스타벅스에서는 직원을 이렇게 부른다)에게 보낸 편지의 일부를 살펴보자.

“코로나바이러스에 처음 대응하기 시작한 뒤로 우리의 목표는 파트너 보호, 투명성, 사실과 과학에 근거한 의사결정을 지키는 것이었습니다. 우리는 항상 여러분과 고객, 지역사회에 최선을 실행하기 위해 헌신합니다. … 스타벅스 가족이 여러분을 위해 여기 있다는 점을 알아주기를 바랍니다. 오늘, 그리고 언제나 말입니다. 여러분이 포괄적인 파트너 케어 프로그램과 함께 완벽하게 지원을 받고 있다고 느끼기를 바랍니다. … 이곳 스타벅스에서는 일하는 것과 여러분 자신을 돌보는 것 사이에서 절대로 선택해야 할 필요가 없다는 점을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을 도와줄 파트너 네트워크뿐 아니라 재난 수당,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지원하는 혜택을 포함해 파트너 보호와 관련된 모든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스타벅스는 매장에서 일하는 파트너들이 코로나19에 감염이 되거나 감염자와 접촉했을 경우에는 증상 여부와 상관없이 14일간 재난 수당을 받도록 하고, 14일 후에도 일할 수 없을 경우에는 최대 26주까지 추가 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이와 같은 위기 상황에서 직원들은 외로움, 무력감 등 정신적인 고통을 겪을 수 있다. 스타벅스는 직원의 신체적 건강과 수당에만 신경 쓴 것이 아니라 외부 전문 심리치료사와 코치와 계약을 맺어 모든 직원과 그 가족까지도 20번의 무료 상담 세션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마음 챙김과 명상 도움은 물론 파트너 자원 지원 센터를 통해 파트너들이 자신의 상황에 맞는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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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초반에 모 금융 기업의 광고를 인용하면서 누구를 위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는데,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 연결성을 강화하는 소통을 하기 위해서는 직원이나 고객처럼 이해관계자 입장에서 먼저 출발할 필요가 있다. 스타벅스가 단지 직원이 필요한 것일 뿐 아니라 직원들이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점을 눈여겨보자. 많은 경우 필요하지만 사용하기 힘든 프로그램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예를 들어, 상담 프로그램 자체는 직원들에게 필요하지만 센터를 기업 내부에 두게 되면 실제 사용에는 많은 부담이 따를 수 있다. 직원들이 필요한 것과 잘 사용할 수 있는 것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소통할 때 직원들은 회사가 직원들의 복지를 세심하게 보살핀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정책을 만드는 과정이나 실제 정책, 그리고 메시지를 통해 직원의 입장에서 회사와 연결돼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연결성을 강화하는 두 번째 방법은 대면(face-to-face)의 중요성이다. 리더들은 재택근무 중인 직원들과 어떤 방식으로 소통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기도 한다. 물리적으로 떨어져서 오랜 기간 일해보지 않은 경우에 더더욱 그럴 수 있다. 1∼2주 정도 원격에서 일한다면 모르지만 지금처럼 장기화되거나 향후 업무 체계가 원격 근무로 전환되는 경우에 리더는 단순히 e메일과 전화로 소통할 것이 아니라 원격 근무 상황에서도 대면 소통을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 컨설팅 회사 페라지그린라이트(Ferrazzi Greenlight)의 CEO인 키스 페라지와 직장 내 행복 전문가(workplace happiness expert)인 제니퍼 모스는 각각 2015년과 2018년 하버드비즈니스리뷰(HBR)에 원격 근무에 대한 글5 을 기고했는데, 이곳에서 두 가지 팁을 얻어보자. 하나는 비디오의 적극적인 활용이다. 소통을 할 때는 표정을 보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중요하다. e메일이나 스마트폰의 문자, 전화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비디오를 이용한 화상 통화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일부 직원은 화상회의를 통해 집안을 동료들에게 보여주는 것에 대해 불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이런 경우는 스크린을 커튼 앞이나 벽을 향하도록 하면 된다.

또한 재택근무는 기본적으로 조직으로부터 분리돼 각자 일하는 것이기 때문에 장기화될 경우 외로움과 무기력감을 느낄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 기간 중에도 안전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소규모로 ‘오피스 데이’ 같은 것을 운영하는 게 좋다. 즉, 가끔씩 오프라인상에서 얼굴을 보고 대화나 회의하는 시간을 가질 필요가 있다. 갤럽이 9917명의 미국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 조사에서 매주 한 번은 사무실에 나오는 직원들이 완전히 재택근무를 하거나 완전히 사무실에서만 일하는 사람들보다 행복감을 느꼈으며 직장 내에 좋은 친구를 두고 있다고 답한 비율이 높았다.

마지막으로, 원격으로 일하면서 리더가 직원들의 상태를 더 잘 이해하고 그들과 연결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소통에서 더욱 중요해진다. 존 이드스는 잉크(Inc.)지에 기고한 글에서 원격 근무를 할 때 리더가 매주 직원들에게 물어야 할 세 가지 질문을 제시한다. 그동안 어떤 일들을 했는지, 현재는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어떤 부분에서 도움이 필요한지다. 서로 소원해지기 쉬운 원격 상황에서 리더는 적절한 수준의 개인적 대화를 시도해야 한다. 직장생활이나 커리어에 대한 그들의 생각은 어떤지에서부터 취미나 향후 꿈은 무엇인지까지. 오히려 코로나19 상황에서 모처럼 난 시간을 활용해 직원들과 일대일 대화를 실시했고, 이를 통해 직원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리더들도 볼 수 있었다.

창의성을 활용해 소통하기

봉준호 감독이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인용해서 유명해진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이다”라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말은 기업이 위기 상황에서 사회와 소통을 할 때에도 적용된다. 국내 기업이 재난 위기 상황에서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을 하는 것에는 크게 두 가지 유형이 있다. 하나는 이미지 개선을 위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소위 ‘응원 메시지’를 광고에 싣는 것이다. 앞서 인용한 금융기관의 응원형 광고가 대표적이다. 이들이 전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할 수 있다’ ‘감사합니다’ 유형의 메시지다. 하지만 이미지 개선 효과가 있는지는 미지수다. 두 번째는 현금이나 물품을 기증하는 것이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재난 복구 지원금을 기부하거나 이번과 같은 이슈에 마스크, 손 세정제 등을 기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로부터 한발 더 나아가 어떻게 우리 기업의 창의적 특색을 살릴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앞서 두 가지 유형을 넘어서는 세 번째 창의적 유형은 기업이 ‘우리가 갖고 있는 자원과 전문성 등을 활용해 사회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우리만의 방식은 무엇일까?’라는 고민 끝에 나오게 된다. 이번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글로벌 기업들의 창의적인 사회적 지원 프로그램 유형을 살펴보자.

첫째, 로고는 기업 브랜드 정체성의 핵심적 상징물로 엄격한 가이드라인을 따른다. 따라서 로고를 임시 수정하는 일은 거의 없다. 하지만 이번에 브라질에선 맥도날드가 과감하게 로고 M자의 중간을 벌려 사회적 거리 두기를 강조하는 캠페인을 했다. 코카콜라 역시 8글자의 철자 간격을 띄어 동일한 맥락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아우디와 폴크스바겐도 유사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앞서 단순한 응원 광고보다 이러한 창의적 발상을 통해 사회적으로 긴급히 필요한 메시지를 전달한다면 보다 친근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해당 기업의 메시지를 창의적으로 변경해 사회적 거리 두기 메시지를 전파하는 경우다. 나이키는 “전 세계 수백만 명을 위해 플레이하는 것을 꿈꿔본 적이 있다면 지금이 여러분을 위한 기회입니다”라면서 세상을 위해 바깥이 아닌 실내에서 활동하라고 전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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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기업이 보유한 자원을 활용해 사회적 기여를 하는 것이다. UPS는 지난 1월 말 글로벌 물류 운송 네트워크와 비행기를 활용해 수많은 마스크와 장갑, 작업복 등을 중국으로 무료 배송하기로 발표했다. 스타벅스 재단은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 싸우는 의료진 등을 위해 50만 달러를 기증하는 것 외에 전국 매장을 통해 이들에게 5월3일까지 무료로 커피를 제공하겠다고 지난 3월 25일 밝혔다. 클래식 음악 레이블인 도이체 그라모폰은 지난 3월28일 세계 피아노의 날을 맞이해 조성진, 키신과 같은 세계적인 피아노 연주자들이 각자 자신의 집이나 작업실에서 스마트폰으로 찍은 연주를 연속해 올리는 이벤트를 진행해 많은 관심을 끌었다. 이 이벤트는 집에 머무는 사람들에게 위로를 주는 동시에 연주자들이 공연장이 아닌 집에서 연주한 것을 올리도록 함으로써 집에 머물라는 메시지도 함께 전달했다.

마케팅의 일환으로 볼 수 있지만 2007년 스코틀랜드에서 시작한 맥주회사 브루독(Brewdog)은 온라인 바를 열어 맥주 애호가들이 집에서도 즐길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현지 시각으로 저녁 6시에 바를 오픈, 사람들이 온라인 바에 접속해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다. 가령, 4월1일에는 맥주 학교를 열고 맥주와 바비큐를 함께 즐기는 요리법을 보여주고, 2일에는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가 수업을, 3일에는 퀴즈쇼와 라이브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하는 식이다. 브루독의 이러한 프로그램 역시 자신들이 갖고 있는 자원을 창의적으로 활용해 고객과 소통하려는 창의적 노력의 모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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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

코로나19는 우리의 일상을 순식간에 바꿔 놓았고 우리가 강의와 책으로만 접하던 스마트워킹과 같은 미래 어젠다를 현실의 업무 현장으로 갑자기 끌고 들어왔다. 우리는 이번 코로나19를 선생으로 삼아 기업이 커뮤니케이션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봐야 할 지점을 3C(Certainty,Connectivity, Creativity)를 통해 살펴봤다. 불확실성 안에서 확실성을 만들어내고, 연결성을 강화하며, 습관적인 사회 소통 프로그램이 아닌 창의적 프로그램을 만들어내고 소통하는 것이다. 이 세 가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자면 바로 연결성이다. 연결성이 없다면 확실성은 가능하지 않고, 창의성도 발휘해봐야 의미가 없다. 이런 측면에서 우리 기업이 이번 코로나19 위기를 맞아 진행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을 성찰해보자. 과연 직원, 고객, 사회 공동체는 기업이 진행하는 프로그램과 전달하는 메시지를 보면서 그들과 연결돼 있다고 느낄까?

코로나19는 과거 우리가 믿고 따라오던 ‘지도(map)’를 순식간에 사라지게 만들었다.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팔로알토시에 위치한 미래연구소(Institute for the Future)에서 열린 ‘불확실성 대응 워크숍’에 참여했을 때 들은 이야기다. “우리가 지도를 보거나 직접 그리면 불확실성을 성공적으로 헤쳐나갈 수 있다.” 지금이야말로 기업들이 직원, 고객, 사회와의 소통에 있어 ‘새로운 지도’를 그려야 할 때다.


필자소개 김호 더랩에이치 대표 hoh.kim@thelabh.com
필자는 리더십 및 조직 커뮤니케이션 분야에서 20년 이상 근무했다. 한국외대(불어와 철학)와 미국 마켓대(PR)에서 학사와 석사 학위를, KAIST 문화기술대학원에서 박사 학위(공개 사과에 대한 인지적 연구)를 받았다. 전 세계에 19명만 있는 로버트 치알디니의 『설득의 심리학』 공인 트레이너(CMCT)이며 글로벌 PR 컨설팅사 에델만의 한국 법인 대표를 지냈다. 서강대 영상대학원 및 경희대 언론정보대학원 겸임 교수로도 활동했다. 저서로 『그렇게 물어보면 원하는 답을 들을 수 없습니다(2019)』 『나는 싫다고 말하기로 했다(2016)』 『평판사회(2015, 공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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