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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의 『논어』란 무엇인가 下

巧言令色의 해석상 논란

김영민 | 287호 (2019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말을 교묘하게 꾸미고 안면을 치장하는 (사람치고), 드물구나, 인한 사람이(子曰, 巧言令色, 鮮矣仁.)” 교언영색(巧言令色)은 역사적 의미에서 여러 가지 해석상의 논란이 있다. 먼저 누구를 대상으로 이야기한 것인지 견해가 엇갈린다. 또 이를 행위로 봐야 하는지, 상태로 봐야 하는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이번 하편에서는 교언영색에 대한 해석에 집중한다. 또 공자가 중시한 인(仁)의 개념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인’과 ‘교언영색’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 이 둘을 통해 우리는 어떤 가르침을 얻을 수 있을까. 다양한 해석을 통해 『논어』의 숨겨진 의미들을 찾아보자.


해석상의 논란 1: 이 문장의 청중은 누구인가?

대개의 문장이 그렇듯이 청중이 누구냐에 따라 문장의 함의는 바뀔 수 있다. 교언영색에 대해 많은 주석을 단 이들 중 하나인 성리학자들은 대개 이 문장의 청중을 일반 사람들 혹은 사(士) 계층이라고 봤다. 이에 비해 오규 소라이는 이 문장의 청중을 통치계층이라고 명시적으로 한정한다. 오규 소라이에 따르면 통치계층은 모름지기 정치라는 큰 뜻을 품어야 마땅하다. 그런데도 교언영색처럼 작은 일에 연연하는 이들이 있다. 그러한 이들을 비판한 것이 이 문장의 취지라는 것이 바로 오규 소라이의 주장이다.

“하늘이 나에게 명해 천자가 되고 제후가 되는 것은 말하자면 천하와 국가를 맡기는 것이다. 대부가 되고 관리가 되는 것은 역시 하늘의 직책을 함께하는 것이다. 배워서 덕을 이룬 것을 ‘군자’라고 하는 것은 백성을 편안하게 하고 국가와 가문을 이끄는 덕을 이룬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군자가 하늘을 두려워하는 마음이 지극히 엄하고, 인(仁)을 자기의 임무로 삼는 마음이 지극히 중하며, 국가를 편안하게 하고자 하는 마음이 지극히 크다. 인에 뜻을 둔 사람이 어찌 말과 안색의 ‘작은 일(末)’에 급급해 하겠는가? 그것은 그 뜻하는 바가 몹시 크기 때문이다.”(蓋天命我爲天子爲諸侯, 是任天下國家者也. 爲大夫爲士, 亦共天職者也. 學而成德曰君子, 謂成安民長國家之德, 故君子畏天, 至嚴也. 仁以爲己任, 至重也. 其心在安國家, 至大也. 志於仁者, 豈遑及言色之末哉.) 1

『논어』의 문장들이 종종 그러하듯 이 문장 역시 청중이 누구인지, 혹은 어떤 상황에서 발화하고 있는지 확정하기 어렵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나마 시도해볼 수 있는 것은 같은 혹은 유사한 표현이 나오는 『논어』의 다른 문장의 맥락을 고려해보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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