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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6.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 인터뷰

“리더가 판 깔아주니 혁신 아이디어 솔솔
‘넥스트 커리어’ 등 파격 프로그램 탄생”

김윤진 | 273호 (2019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SK그룹은 2010년부터 사내 게시판인 ‘톡톡(toktok)’을 열고 구성원들이 실명 및 익명으로 회사에 대한 자유로운 의견을 내도록 독려하고 있다. 블라인드 등 외부 플랫폼이 기업의 피드백을 전제로 하지 않아 자칫 감정 배설의 장으로 변질될 위험이 있는 데 반해 경영진까지 참여하는 내부 플랫폼을 잘 운영하면 건설적 토론이 가능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SK브로드밴드 인터넷TV ‘Btv’의 유료 고객에게 노출하던 사전 광고를 없앤 것도 톡톡에서 나온 한 직원의 아이디어였다. 경영진 역시 수시로 댓글을 달거나 글을 올리면서 기업의 전략적 방향에 대한 질문, 총수나 대표이사의 거취 등 각종 루머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약 4∼5년 전부터는 사내에 TED 강연식 온·오프라인 동시 소통이 활성화하면서 경영진이 다수의 구성원이 궁금해 하는 사안에 대한 답변을 피하는 것이 불가능해졌다. 또 SK이노베이션이 경영진과 임직원의 중간 다리 역할을 하는 270여 명의 오피니언 리더, 아이콘(iCON) 조직을 운영하는 등 계열사별로 쌍방향 소통을 위한 다각도의 실험을 진행 중이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양성식(경희대 경제학과 4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최근 SK텔레콤이 명예퇴직제도를 전면 중단하고 직원들에게 창업을 시도할 수 있는 최장 2년의 휴직 기간을 보장하겠다고 밝혀 화제가 되고 있다. 만 50세 이상이거나 근속 기간이 25년 넘는 직원이라면 누구든지 이 ‘넥스트 커리어’ 프로그램을 통해 인생 2막을 준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휴직 기간에 기본급 100%와 현직 수준의 복리후생을 보장해주고 복직의 길까지 열어두는 이 파격적인 실험은 시작과 동시에 세간에 알려져 많은 직장인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계열사인 SK하이닉스가 올해 엔지니어를 대상으로 ‘무(無)정년제도’를 시행하기 시작한 데 이어 그룹 차원에서 ‘평생 고용’의 흐름을 주도하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 대기업 집단의 조직문화를 선도하고 있는 SK그룹의 이 같은 실험적 발상은 대체 누구의 머리에서 나오는 걸까. 과감한 행보인 만큼 전적으로 총수나 경영진의 의지에 따른 결정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이 프로그램은 연초부터 최태원 회장이 30차례 넘게 열고 있는 임직원과의 대화 ‘행복토크’ 시간에 나온 의견에서 착안한 것이다. 리더가 판을 깔아줬을 뿐 아이디어의 출처는 임직원들이었다는 얘기다.

DBR은 지난달 16일 SK그룹에서 ‘사람’을 키우는 일을 총괄하는 서진우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인재육성위원장을 만나 임직원발 혁신 방법론을 들어봤다. 그는 “임직원들이 허심탄회하게 고민을 털어놓을 때마다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던 게 바로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었다”며 “세상이 하루가 다르게 바뀌는데 장기적인 고용 안정성은 떨어진다는 구성원의 공통된 불안을 포착하고, 이를 해소해주자는 데서 출발한 게 바로 명예퇴직 폐지 실험”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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