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R5. 임직원 메가포닝(Megaphoning)과 평판 관리

긍정적 메가포닝은 ‘사람’에서 시작
하나의 팀이라는 소속감 키워줘야

273호 (2019년 5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임직원 메가포닝은 마치 메가폰(확성기)에 대고 말하면 소리가 멀리에서도 들리게 되는 것처럼 임직원들이 입에서 입으로 전하는 기업에 대한 칭찬이나 험담이 각각 긍정적, 부정적인 확산 효과를 가져오는 특징을 개념화한 것이다. 이런 임직원의 메가포닝은 기업 내부 평판을 좌우할 뿐만 아니라 외부 평판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글로벌 기업 정보 플랫폼인 글래스도어에 나타난 3대 글로벌 기업의 임직원 메가포닝을 들여다본 결과, 긍정적인 메가포닝은 주로 ‘사람’, 즉 얼마나 훌륭한 동료들과 일하고 하나의 팀이라는 소속감을 느끼는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부정적 메가포닝을 피하려면 1) 임직원의 참여 기회를 보장하고 2) 임직원 의견을 경청하고 3) 새로운 세대가 원하는 리더십을 고민해야 한다는 시사점도 도출됐다.


최근 온라인을 통한 개인과 집단의 정보 공유 행위(이하 정보 행위)가 기업 평판 관리의 새로운 기회이자 위협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내 대기업들이 사회적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일련의 사건들을 살펴보면, 그 태풍의 한가운데는 거의 예외 없이 블라인드라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이 있었다. 블라인드가 단순히 임직원 간 뒷담화 채널을 넘어 내부 고발(Whistle-blowing)과 임직원 비리 제보의 매개체로 자리 잡은 것이다. 그전까지 회사 안에서만 공유되던 오너 일가의 부적절한 언행 등 사내 정보가 익명 게시판을 통해 회사 밖으로 새어 나가면서 여론을 움직이고, 주주들의 의사결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공식적인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거치지 않는 임직원의 비공식적 소통, 즉 언더그라운드 정보 행위가 기업지배구조까지 뒤흔드는 파괴력을 갖게 된 것이다. 특히 익명성을 기반으로 한 플랫폼은 직원들의 소통을 향한 열망과 불합리한 일을 바로잡으려는 욕구를 해소해주는 동시에 내부 고발로 인한 잠재적 불이익으로부터 제보자의 신변을 보호해주면서 높은 인기를 구가하는 중이다.

익명 게시판이나 앱에 모인 정보가 상상할 수도 없이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기업 평판을 좌우하게 되자 기업 입장에서도 온라인 공간에서의 임직원 정보 행위를 이해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졌다. 자연히 온라인 평판의 형성 과정을 알고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일은 사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주된 업무가 됐다. 1 이런 정보 행위는 가십, 루머, 기밀 누설처럼 순간적이고 고의성이 약한 것부터 내부 고발 같은 고의성 짙고 정교하게 설계된 것까지 종류도 각양각색이다.


기업 평판의 형성: 내부 평판에서 외부 평판으로

기업 평판 2 은 기본적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직접적인 경험이나 여러 형태의 소통을 통해 형성되는 기업에 대한 전반적 평가”다. 이런 평판은 다양하고 복잡한 경로를 통해 형성되지만 주로 기업 내부 공중과 외부 공중의 평가가 시간이 지날수록 축적되고 하나로 수렴하면서 굳어진다. 3 기업 평판에 관한 최신 연구는 외부에 비치는 이미지, 즉 외부 공중의 평가보다도 기업 내 임직원들이 어떻게 본인들의 기업을 평가하는지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임직원의 호의적인 내부 평판과 이에 상응하는 정보 행위가 기업에 대한 헌신, 충성, 개인적 동기부여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기업 평판에 영향을 미쳐 중장기적 경쟁력까지 직간접적으로 좌우한다는 공감대가 생겼기 때문이다.



임직원은 기업의 핵심적인 이해관계자(Stakeholder) 중 하나다. 기업이 소통하려고 하는 소비자, 대중 매체, 정부, 시민단체 등 외부 공중과 실제 마주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임직원들은 당장의 고객뿐 아니라 잠재 고객, 파트너, 공급사, 경쟁사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와 업무상 긴밀히 교류하고 정보 네트워크를 형성한다. 이에 그들의 일상적 행동과 말은 외부 기업 평판의 중요한 원천이 된다. 임직원 사이에서 기업에 대한 인식을 호의적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외부로부터 좋은 기업 평판을 받기 위한 첫 단추다. 블라인드, 잡플래닛 같은 플랫폼의 가장 큰 특징 역시 외부 구성원들이 게시된 내용에 쉽게 접근할 수 있고, 구직자부터 경쟁사 직원, 언론인에 이르기까지 기업에 대한 정보를 얻으려는 사람들 누구나 접속해서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내부에서 시작된 정보의 흐름이 기업 경계를 넘어선다는 측면에서 이제는 이런 플랫폼들이 기업 평판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림 1)



그동안에는 내부 임직원들이 정보 행위에 대한 관심과 연구가 부족했다. 이에 2011년 김정남과 이유나 4 는 이런 임직원의 정보 공유 행위를 ‘메가포닝(Megaphoning)’이라는 용어를 통해 정의하고,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개발했다. (표 1) 메가포닝은 확성기(메가폰)에 대고 말을 하면 소리가 멀리에서도 들리게 되는 것처럼 임직원들의 구전행위(Word of mouth)가 긍정적, 혹은 부정적인 확산 효과를 가져오는 특징을 개념화한 것이다. 임직원들이 본인이 일하는 기업에 대해 옹호하며 긍정적인 평가를 다른 사람과 공유하는 일은 긍정적 메가포닝, 본인이 일하는 기업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기업의 기밀이나 경영상의 문제점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는 일은 부정적 메가포닝으로 지칭했다. 그동안 이런 메가포닝 행위는 오프라인에서나 혹은 소규모 비공개 채널을 통해 이뤄져 왔다. 그러나 이제는 익명을 보장한 사내 게시판 형태의 플랫폼을 통해 기업 내에서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벌어진다. 이런 임직원의 자발적인 메가포닝은 외부 공중에게 기업의 공식적 소통 노력보다 신뢰할 만하고 중립적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에 더욱 위험하다.


미국 글래스도어를 통해 본 임직원 메가포닝

기업 평판이 좋기로 정평이 난 글로벌 기업들의 평판은 원래부터 좋았을까? 이들에 대한 긍정적 정보는 어디서부터 나와서, 어떻게 확산된 것일까? 임직원의 온라인 메가포닝 행위는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필자들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세계 최대 브랜드 컨설팅 그룹인 인터브랜드(Interbrand)의 ‘베스트 글로벌 브랜드 2018 순위(Best Global Brands 2018 Rankings)’에서 상위 순위를 차지한 A사와 B사의 평판을 분석해 봤다. 또한 인터브랜드 조사 결과 ‘지난 19년간 가장 진취적으로 브랜드 순위를 끌어올린 기업’중 하나로 꼽힌 한국 기업이자 글로벌 기업인 C사도 분석 대상에 포함했다. 그런 뒤 세 기업의 현직 직원들이 자기 기업을 글로벌 직장 공유 사이트인 글래스도어(glassdoor.com)에서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소규모 메가포닝 사례를 통해 살펴봤다.

글래스도어는 국내 블라인드 앱과 비슷한 글로벌 서비스다. 국내 잡플래닛(jobplanet.co.kr)처럼 연봉, 복지 등 기업 채용 정보를 제공해 채용 과정을 돕는 정보 사이트지만 정확한 채용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해당 회사의 전현직 임직원들로 하여금 익명으로 회사에 대해 평가하도록 하고 있다. 이 플랫폼에는 미국 경제 전문지인 포천지 선정 500대 기업(Fortune 500 companies) 3분의 1이 등록돼 있으며 190개국의 3000만 회원들이 가입돼 있다. 현재 미국, 싱가포르, 인도 등 다국적 기업의 임직원들이 회원으로 있다.

이를 위해 A사, B사, C사의 기업 리뷰 페이지에 각각 접속해 가장 최근 포스팅을 200개씩 수집했다. ‘전 세계(worldwide)’에 근무하고 있는 ‘현직(current employees)’ ‘정직원(full-time)’으로 필터링한 포스팅들이 분석 대상이었다. 글래스도어 사이트에서 이미 제시한 양적 평가 측정 항목의 평균값으로 전체 평점을 도출했고, 수치화되지 않은 항목은 긍정을 5점, 중립이나 의견 없음을 3점, 부정을 1점으로 코딩했다. 5 그 결과 기업 평가의 순은 B사>A사>C사로 나타났다. 우리는 글래스도어에서 확인된 메가포닝 행위를 통해 이들 기업에 대한 평판이 어떻게 형성됐는지를 살펴봤다.



1. A사 내부 평판
장점 A사의 직원들은 회사의 좋은 점으로 직장 내 동료, 복지 혜택, 개인 성장 가능성, 좋은 직장 환경, 탄력적 근무시간, 업무하면서 배울 점이 많고 교육 기회가 제공된다는 점 등을 꼽았다. 글로벌 혁신의 아이콘인 만큼 혁신 기업에서 일한다는 자체, 즉 자부심도 큰 장점으로 지목됐다.

단점 A사의 경우 결국 비즈니스가 소매업으로 귀결되기 때문에 많은 직원이 소매업의 특징인 과도한 업무 시간과 업무 스케줄, 그로 인해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는 문제, 고객 서비스 응대에 따르는 어려움을 호소했다. 또한 개인 성장과 승진의 기회가 제한된다는 점, 지나친 업무 간섭이나 지시(micromanaging), 경영 방식/구조도 큰 단점으로 보고 있었다. 과도한 스트레스와 압력으로 인한 번아웃(burn-out), 시간과 노력의 낭비, 인력 부족, 반복적인 업무, 성장통을 지적하는 직원들도 적지 않았다. 나아가 일부 직원들은 인종차별주의, 정치적인 분위기, 기득권 세력의 편향주의와 불공정성(nepotism/favouritism), 폐쇄적 문화 등 기업 문화에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2. B사 내부 평판
장점 B사 직원들은 회사의 좋은 점으로 직장 내 동료, 복지 혜택, 보수, 기업 문화, 자율성, 긍정적인 업무 환경을 꼽았다. 회사가 직원들을 관심과 공감을 가지고 대한다는 점, 도전적인 업무기회를 보장한다는 점, IT 기업에 걸맞게 최첨단 기술과 제품을 생산한다는 점도 장점으로 언급됐다.

단점 대다수의 B사 직원은 흥미롭게도 회사에 단점이 크게 없다고 말했다. 다만 회사가 점차 큰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일정 부분 성장통을 겪고 있고, 그 과정에서 점차 관료화돼가는 것은 문제로 지적했다. 또한 일부이긴 하나 인사 적체로 인한 승진 및 성장 기회의 제한, 경쟁적인 업무에서 오는 내부 압력,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는 문제를 단점으로 꼽았다. 지나치게 미국 중심적인 문화, 컬트 같은 B사 위주의 사고방식(B-centric way of thinking)이나 예스맨 문화, 내부 정치를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3. C사 내부 평판
장점 C사 직원들은 회사의 장점으로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 우수한 기술력과 제품, 복지 혜택, 보수, 다양한 업무를 배울 수 있는 경험, 좋은 업무 환경을 꼽았다. 글로벌 브랜드를 자랑으로 내세운 경우도 있었다.

단점 한국적인 기업 문화는 문제로 지적됐다. 위계질서가 강하고, 보수적이며, 군사문화에 가까운 조직문화를 가진다는 평가가 나왔다. 직원들은 한국어가 사실상 업무 언어로 이용되며, 중요한 의사결정은 한국인에 의해서만 이뤄진다고 평가했다.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 직원들은 승진 기회가 적고 보수도 적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이 같은 한국적인 기업 문화는 외국인 직원들에게 인종차별적이고, 터프하고, 약자를 괴롭히고, 수직적이고 상의하달식(top-down), 절차 중심(process-oriented)으로 인식됐다. 6 또 한국의 많은 기업처럼 업무 시간이 길고, 일과 삶의 균형이 없는 것도 문제로 지목됐다. 직원들은 언제 일이 떨어질지 몰라 마지막 순간까지 직장에 남아 있어야 한다는 불만을 쏟아냈다. 또 리더십의 부재, 경영의 불투명성, 직원에 대한 경영진의 불신도 문제점으로 꼽혔다.




시사점
긍정적 기업 평판의 원천은 ‘사람’ - 동료, 팀, 그리고 커뮤니티

3개사 모두 글로벌 기업인 만큼 직원들에게 제공하는 혜택, 복지제도, 근무환경, 보수가 우수했고 이런 보상은 공통적으로 기업에 대한 긍정적 평가에 기여했다. 당연한 결과다. 그렇다면 이 공통점을 제외하고 본다면 각 기업에 있어 어떤 점들이 좋은 평판을 유발하는 원천으로 작용할까?

글로벌 브랜드 톱2인 A사와 B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특징이자 C사와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사람’이었다. A사 직원들은 하나의 팀과 커뮤니티에 속해 있다는 느낌, 훌륭하고 뛰어난 사람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점, 일하는 동료들로부터 배울 점이 많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기업 문화와 잘 조화를 이루는 직원들을 채용하는 회사의 인재 선발 능력과 안목을 높게 평가하기도 했다. B사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경험이 풍부하고 출중한 직원들과 일할 수 있다는 것을 장점으로 들었다. 똑똑한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업무상 난관에 봉착하거나 어려움이 있을 때 언제든 찾아가 조언을 구할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물론 C사에 대해서도 인재와의 협업 기회를 긍정적으로 언급한 사례들이 있었다. 그러나 A사와 B사에 대해서는 단순 개인의 역량을 넘어 하나의 팀, 커뮤니티로서의 ‘소속감’을 강조한 경우가 많다는 점에서 차이가 존재했다. C사의 경우는 한국적인 문화가 해외 법인 현지 직원들의 소속감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실제로 이런 문화와 관련해 현지와의 갭을 줄이고 회사 경영에서 보다 글로벌한 방식을 택해달라는 주문이 많았다. 이처럼 기업 문화가 강한 색채를 지니면 때로는 조직원들을 뭉치게 하고 조직적 시너지를 가져오기도 하지만 임직원의 개인적 성향이나 기질에 따라 불편을 야기할 수 있다. (예. B사의 B-centric way of thinking 혹은 C사의 한국적 기업문화) 특히 다양한 인종적, 문화적 배경을 가진 직원들을 고용하는 글로벌 기업에 있어서는 본사가 가진 고유의 문화적 특성이 지사의 직원들에게 각각 다르게 영향을 줄 수 있다.

3사 가운데 글래스도어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B사의 경우 직원들에게 자율성과 권한을 주고, 직원들에게 많은 관심과 공감을 보이고, 직원들의 피드백에 열려 있었다는 점이 내부 평판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가령, B사 대비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A사에 대해서는 “직원들을 사람답게 대해 달라” “직원들의 소리에 항상 귀 기울여달라” ”외부 인재를 영입하기 전에 내부에서 먼저 인재를 찾아 승진의 기회를 달라”는 임직원들의 불만이 제기됐다. 직원들에게 어떻게 일관된 메시지로 소통할 것인지 경영진이 배워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C사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직원들의 목소리와 피드백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관심을 갖고 들어달라” “직원들을 믿고 존중하며 사람답게 대하라”는 임직원들의 주문이 쏟아졌다.


부정적 기업 평판을 피하는 전략

필자들은 포괄적이고 적극적 의미에서의 기업 평판 ‘관리(management)’를 제안한다. 협의의 관리는 부정적 메가포닝에 대한 사후적 대응과 처리를 의미한다. 하지만 이 글에서는 보다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관리, 즉 예방을 위한 방안을 소개하려 한다. 애초에 어떻게 하면 부정적 메가포닝을 최소화할 수 있는지, 어떤 전략적 도구를 사용해야 하는지를 정리했다.

1. 참여적 기업 문화를 보장하라

폼브런 7 은 임직원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고 권한을 부여받았을 때 본인들이 속한 기업에 대해서 호의적으로 느낀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이론은 실제 글래스도어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C사는 한국 중심적인 문화로 부정적 메가포닝의 소재가 됐다. 그러나 문제의 핵심은 한국적인 문화에 있지 않았다. 사실 지역 기반의 문화를 가진다는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니다. 오히려 글로벌 시장에서 차별점이나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문제는 내부 직원들이 묘사한 한국 중심적인 문화가 권위적인 기업 문화에 가까웠다는 점이다. 폐쇄적 시스템과 상의하달식 의사 결정 방식으로 특정 지어지는 권위적 기업 8 들은 전통, 보수적 가치를 중시하는 대신 직원의 의사에 별로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이런 문화는 기업과 직원 간 관계의 질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고, 회사에 대한 구성원들의 신뢰와 만족도 등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 이는 직원들의 이직 의사를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반대로 참여적 기업 문화와 개방적 시스템을 바탕으로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직원을 배려하고, 직원들에게 권한 부여(empowerment)와 자율권을 주면 기업과 직원 간 관계의 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3사 모두 복지 혜택이나 보수, 근무 환경 등 물리적으로 제공할 수 있는 부분에 있어서는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근본적인 차이는 기업 문화에서 왔다. 결국 C사의 평판 제고를 위해서는 현 임직원들이 회사 내부의 어떤 부분을 권위적이라고 느끼는지, 어떤 부분이 임직원 상하 간 소통과 피드백을 가로막는지, 한편으로 한국이 아닌 외국에서는 어떤 문화적인 갭을 극복해야 하는지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김수진과 그의 동료들의 9 연구에 따르면 이런 권위적 문화는 기업의 정당성, 관리상의 정당성 결여와 더불어 기업-직원과의 관계성 및 직원들의 이직 의사(turnover intention)에 영향을 미친다. A사나 C사 직원들이 글래스도어를 통해 “젊은 사람들이 경험 쌓기 좋은 곳이지만 장기적으로는 힘듦” “사람들의 이직이 잦음”으로 언급하는 부분이 바로 이러한 이직 문화(turnover culture)의 위험을 간접적으로 암시한다.

2. 임직원 의견을 경청하라

3사 중 A사와 C사는 직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주고 사람답게 대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 그동안 PR 연구에서 관계, 대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은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됐지만 경청(Listening)이 가지는 기능은 상대적으로 간과돼 왔다. 10 그런데 최근에는 아무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조언을 해도 경영진이 듣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는 점에서 단순히 대화를 넘어서는 경청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임직원들이 아무리 소통을 시도해도 누구도 들어주지 않는다면 그들에게 남은 방법은 온라인에서 부정적 메가포닝을 통한 해결일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일상적인 문제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있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기업 내 멘토 시스템, 사운딩 보드, 혹은 옴브즈맨(ombudsman) 시스템이 부정적 기업 평판을 막는 전략적 도구가 될 수 있다.

상의하달식 경영 방식은 기업이 임직원의 의견을 경청하지 못하도록 만드는 장애물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내에 존재하는 파워 사일로(Power silos)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다. 지위나 직급에 따른 의사소통의 장벽이 생기면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점점 더 조언을 하기 힘든 환경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거대 기업의 조직 특성상 지위 고하에 따른 파워 사일로가 아예 없어질 수는 없지만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칸막이를 아우를 수 있는 연결고리가 무엇일지를 고민해야 한다.


3. 리더십을 발휘하라

이번 연구에서 A사의 경우 최근 창업자 사망 이후 회사가 많이 달라졌다는 내부 평판이 나왔을 정도로 리더십의 교체가 기업의 큰 전환점이 됐다. A사 임직원들의 기업 평점을 살펴봐도 최고경영자(CEO) 지지 항목이 세 가지 항목 가운데 최저점인 3.53점을 받았으며 B사의 4.08점과 비교해도 상당히 낮았다. 세 기업 가운데 글래스도어에서 가장 부정적 평가를 받은 C사의 평판을 살펴봐도 대부분 임직원이 보수나 복지 혜택에는 만족을 표했지만 최고경영자 지지(CEO approval) 항목에 대해 A사나 B사에 비해 현저히 낮은 2점대의 점수를 부여했다. 그리고 회사 경영진이 직원에게 신뢰를 보내지 않고 ‘공포 경영’을 한다든지, 상급자들이 ‘무례하고 목소리가 크다’는 등의 불만을 보였다. 이처럼 리더십은 기업 평판의 근간을 이룬다.

이는 현재 노동시장의 주역으로 떠오른 밀레니얼세대들의 특징과도 맞닿아 있다. 밀레니얼세대는 기존 세대와 다른 리더십을 원하고 있다. 11 밀레니얼들은 1) 리더가 그들의 멘토이길 바라고 2) 회사가 의미 있는 가치를 추구하길 바라며 3) 일과 삶의 균형(work-life balance)의 문제에 민감하고 4) 회사가 보다 명확한 커리어 경로를 제시해주길 바란다. 또한 이들은 회사의 창의적이고 혁신적 전략을 배우고 싶어 한다. 부정적 메가포닝을 피하려면 경영진이 직원들의 내적 동기부여를 중요시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가치를 명확히 설정, 전달해야 한다. 또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다각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신뢰와 조직 내 공감을 얻을 수 있어야 한다.

기존 연구도 리더십이 기업 평판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한다. 멘과 스택스의 연구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 호의적인 기업 평판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12 변혁적 리더십이란 직원들의 동기부여에 힘쓰며, 미래에 대한 비전을 명확히 전달하고, 직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공감대를 형성하는 데 기여한다. 이는 명시적으로 할당된 성과나 행동에 대해 보상을 지급하는 거래적 리더십과는 다르다. 또한 조지와 그의 동료들은 진성리더십(Authentic Leadership), 즉 얼마나 기업의 권한을 전사에 골고루 위임할 수 있느냐가 리더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고 주장한다. 13 얼마나 충성도 높은 부하들을 거느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권한을 잘 넘기고 부여하느냐가 더 중요하며, 장기적으로 임직원과 기업의 관계 개선과 성과에도 도움이 된다는 분석이다.


결론

개인들의 온라인 정보 공유가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점점 더 빠르고 넓은 영역으로 확대돼 가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변화 속에서 기업의 평판 관리 대상도 외부 공중에서 임직원, 즉 내부 공중으로 범주를 넓혀가야 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기업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도 부정적 메가포닝의 예방에 힘써야 한다. 글래스도어에 나타난 3사의 사례 분석을 통해 필자들이 발견한 전략적 내부 평판 관리 도구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참여적 기업 문화를 보장해야 한다. 물론 기업 문화가 쉽게 바뀔 수 있는 대상은 아니지만 임직원을 배려하고, 권한을 상당 부분 아래로 이양해 개방적 문화로 나아가야 한다. 둘째, 임직원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셋째, 임직원들의 내적 동기를 부여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과 가치를 퍼뜨리고, 조직 내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낼 수 있는 혁신적 리더십이 요구된다. 이런 전략이 딱히 새롭지 않게 들릴 수 있다. 그러나 이런 고전적인 경영학 이슈를 기업 내부 평판의 주요 형성 요인으로 인식해야 한다는 점, 보다 선제적인 임직원 평판 관리가 필요하다는 점은 의미 있는 제언이라 사료된다.


필자소개
김수진 시드니공과대 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soojin.kim@uts.edu.au
김수진 교수는 영국 웨스트민스터대에서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취득하고, 미국 퍼듀대에서 커뮤니케이션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싱가포르경영대를 거쳐 현재 호주 시드니공과대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에델만, 플레시먼힐러드, 브로더파트너스 등에서 커뮤니케이션 컨설턴트로도 활동했다.

박승배 캘리포니아주립대(새크라멘토) 경영학과 교수 bachs@csus.edu
박승배 교수는 조지워싱턴대에서 MBA를 마치고 테네시대에서 전략경영과 기업가정신 전공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캘리포니아주립대 새크라멘토캠퍼스에서 전략경영 교수로 재직 중이다.

참고문헌
1. 박현영(2018). 블라인드 앱, 직장인들 오프라인 침묵 깨려고 개발. 중앙선데이. https://news.joins.com/article/22577735
2. Bach, S., & Kim, S. (2012). Online consumer complaint behaviors: The dynamics of service failures, consumers’ WOM and organization-consumer relationships. International Journal of Strategic Communication, 6(1), 59-76.
3. Dowling, G. R. (2004). Journalists’ evaluation of corporate reputations. Corporate Reputation Review,7(2), 196-205.
4. Dishman, L. (2015). What Glassdoor has learned from seven years of studying other companies. FastCompany. Retreived from https://www.fastcompany.com/3048590/what-glassdoor-has-learned-from-seven-years-of-studying-other-companies
5. Fombrun, C. J., Gardberg, N. A., & Sever, J. M. (2000). The reputation quotient: a multi-stakeholder measure of corporate reputation. The Journal of Brand Management, 7(4), 241-255.
6. Fombrun, C. J., & Van Riel, C. B. M. (2004). Fame & fortune. Upper Saddle River: NJ: Pearson Education, Inc.
7. Gotsi, M., & Wilson, A. M. (2001). Corporate reputation: seeking a definition. Corporate Communications: An International Journal, 6(1), 24-30.
8. Grunig, J. E. (1992). Symmetrical systems of internal communication. In Grunig, J. E. (Ed.), Excellence in public relations and communication management (pp. 531-576). Hillsdale,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9. Grunig, L. A., Grunig, J. E., & Dozier, D. (2002). Excellent public relations and effective organization: A study of communication management in three countries. Mahwah, NJ: Lawrence Erlbaum Associates.
10. Hon, L.C., & Grunig, J. E. (1999). Guidelines for measuring relationships in public relations. Retrieved from https://instituteforpr.org/wp-content/uploads/Guidelines_Measuring_Relationships.pdf
11. Interbrand (2018). Best global brands 2018 rankings. Retrieved from https://www.interbrand.com/best-brands/best-global-brands/2018/ranking/
12. Kim, J.-N., & Rhee, Y. (2011). Strategic thinking about employee communication behaviour (ECB) n public relations: Testing the models of megaphoning and scouting effects in Korea.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23(3), 243-268.
13. Mansbach, A., & Bachner, Y. G. (2010). Internal or external whistleblowing: Nurses’ willingness to report wrongdoing. Nursing Ethics, 17(4), 484-490
14. Men, L. R. (2011). Exploring the impact of employee empowerment on organization-employee relationship. Public Relations Review, 37(4), 435-437.
15. Tilley, E. (2015). The paradoxes of organizational power and public relations ethics: Insights from a feminist discourse analysis. Public Relations Inquiry, 4(1), 79-98
16. White, C. Vanc, A., & Stafford, G. (2010). Internal communication, information satisfaction, and sense of community: the effect of personal influence. Journal of Public Relations Research, 22(1), 665-684.
동아비즈니스리뷰 294호 The Centennial Strategy 2020년 4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