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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의 미래’ 전문가 좌담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시대
만나는 사람만 만나선 시장변화 못 읽어”

고승연,김성모 | 268호 (2019년 3월 Issue 1)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구창원(연세대 경영학과 4학년)씨가 참여했습니다.






최근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많은 기업이 고객의 니즈를 충족하고, 신시장을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디지털 변혁’ ‘초경쟁’부터 변동성, 불확실성, 복잡성, 모호성을 뜻하는 ‘뷰카(VUCA)’까지 불투명해진 경영 환경을 설명하는 용어들의 등장은 이 같은 기업의 어려운 상황을 대변한다. 특히 경영의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혀 온 제너럴일렉트릭(GE)의 쇠락이 변화의 흐름을 읽지 못하는 많은 기업에 경고음을 울린다.

그렇다면 최근 경영 환경 변화의 본질은 무엇일까.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기업들은 어떤 방향으로 경영전략과 조직문화를 바꿔야 할까.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창간 11주년을 맞이해 ‘경영의 미래’를 주제로 한국 최고 경영 전문가들의 좌담회를 마련했다. 2월18일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열린 좌담에는 전용욱 숙명여대 미래교육원장, 김용준 성균관대 경영대학 학장, 정구현 서울국제포럼 회장, 김동재 연세대 국제학대학원 교수가 참여했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 본질은 무엇인가
최근 경영 환경이 따라가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고 복잡하게 변하고 있다. 왜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는 것인가, 변화의 본질은 무엇인가.
정구현 기술 변화, 세계 패권 경쟁이 영향을 미쳤다. 기술 혁신이 가속화되고, 디지털 회사들이 시장 주도권을 잡기 시작한 게 벌써 10년이 지났다. 지금도 기술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고, 누가 시장을 장악하느냐를 두고 강대국 간 경쟁이 치열하다. 시대가 변하면서 사회적인 요구도 많아졌다. 이 같은 새로운 사회질서나 가치에 기업이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가 관건이다.

전용욱 기술의 융복합이 굉장한 속도로 전개되는 것이 경영 환경을 어렵게 만드는 것 같다. 경쟁자가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튀어나오니까 시장 상황이 예상과 달라지는 것이다. GM과 월마트는 테슬라와 아마존의 등장을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글로벌 네트워킹이 강화되는 것도 불확실성의 요인이 되고 있다. 전 세계가 다 연결되면서 한 국가든, 소수의 집단이든 한 곳을 흔들면 전체 ‘네트’가 흔들리는 현상이 발견되는 것이다.

김동재 기술 못지않게 사회적 변화도 컸다. 기업에 대한 사회의 인식과 요구가 질적으로 달라졌다. 투명성과 책임성, 이 두 가지가 중요하게 요구되고 있는데 기업의 생존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아이콘’ GE가 위기에 빠졌다. GE의 쇠락은 시장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탓인가, 한국 기업들에 주는 교훈은 무엇인가.
김동재 GE가 사업을 확장하면서 본업이 아닌 금융 분야로 너무 치중했다가 어려움에 처했다. 일정 부분 정체성을 상실한 것이다.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국내 기업들에 분명한 시사점을 줬다. 업의 본질은 무엇이고, 우리는 어떤 것을 잘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이런 부분을 고민해봐야 한다.

김용준국 기업들에 GE의 경쟁사인 지멘스를 들여다보라고 하고 싶다. 지멘스는 GE에 밀려 줄기차게 2등을 해왔는데 본업에 충실하면서도 생산을 디지털화, 로봇화했다. 4차 산업을 자기 본업에 끌어들인 것이다. 결국 지멘스는 GE가 쓰러지면서 그 자리를 차지했고 독일 정부에서 인더스트리 4.0을 시작하면서 수혜를 봤다.

전용욱 GE는 항공, 엔진, 미디어, 의료기기 등 사업을 안 하는 게 없을 정도로 문어발 기업이 됐다. 그런데 뷰카 환경에서 중요한 게 관리와 속도다. 이런 사업 모델로는 관리가 어렵고 속도 경쟁에서 당연히 밀릴 수밖에 없다. 또 한 가지는 수익이 금융 한 비즈니스에서 60%가 나올 정도로 너무 치중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가 반도체에서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본다.

정구현 2010년 이후 글로벌 시장에서 디지털 업체들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오기 시작했다.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기 때문에 제조업은 가만히 있어도 경쟁력에서 밀리는 ‘레드퀸 효과’가 발생했다. 사업군은 이것저것 넓혔지만 시장 변화에 대한 대처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본다.




변화된 경영 환경에서 향후 흐름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되는 기업이 있다면 어떤 곳일까.
김용준 미국의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등 ‘팡(FANG)’과 중국의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가 향후 시장에서 가치창출을 가장 많이 할 것이라고 본다. 이들에게는 공통된 것이 있는데 제조업도, 서비스업도 아닌 커넥티드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는 점이다. 플랫폼에서 고객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만들고 광고를 비즈니스 모델로 했다. 이를 기반으로 빅데이터, 인공지능(AI)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부분에서는 중국 기업들을 눈여겨볼 만하다. ‘팡’ 중 한 곳의 연차회의에서 ‘2018년 12월을 기점으로 우리는 중국에 빅데이터와 AI 산업에서 뒤처졌다’라는 내용이 나왔다. 중국 업체들은 빅데이터를 퍼블릭으로 오픈해서 누구든지 분석할 수 있게 했다. 개발 속도가 빠를 수밖에 없다. 반면 미국 업체들은 개인정보법 같은 규제와 인권 문제 때문에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정구현 공감한다. 플랫폼 하는 회사가 향후 10∼20년은 시장을 주도할 것 같다. 벌써 이들이 시장을 장악해 정부에서 대응에 나서고 있다. 최근 일본에서 총리실 산하에 정부 기구를 만들었다. 이 업체들의 행동을 관찰해서 일본 공정위에 건의하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공정거래가 화두가 될 것이다. 여기에 사회적 수용도가 높은 회사가 유망하다고 본다. 앞으로는 수익성과 사회적 목표를 동시에 달성하는 회사가 주목받을 것이다.

김동재 시장이 변해도 핵심적인 부품이나 소프트웨어를 만든 곳은 시장 변화에 맞설 수 있다. 한마디로 기술 우위를 가진 회사는 앞으로도 생존할 것이라고 본다.

전용욱 소프트웨어, 하드웨어 기술 모두 가진 회사가 성공할 것이라고 본다. 페이스북이나 넷플릭스같이 소프트웨어만 가진 곳은 오래 살아남기 어려울 수 있다. 구글이 자율주행차나 스피커 사업에 뛰어드는 것도 이런 이유다. 초대형 디지털 기업 중에서도 하드웨어 능력을 가진 기업군이 오래갈 것 같다. 새로운 산업의 정의를 만들어내는 기업이 생겨날 수도 있다. 산업 간 경계성이 없어지면서 새로운 영역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테슬라처럼 새로운 산업을 창출해내는 곳도 기대해볼 만하다.


새로운 경영 환경에 필요한 조직문화와 리더십은
새로운 경영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 기업들은 어떤 인재를 뽑아야 할까.
전용욱 ‘스펙시대’에서 ‘역량시대’로, 이제는 ‘포텐셜시대’로 넘어가는 것 같다. 여러 자격증이 있는지보다 어떤 가능성,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지를 살펴봐야 한다. 정보가 워낙 오픈돼 있기 때문에 어떤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지식을 가지고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더 중요해졌다.

김용준 맞다. 학습능력이 굉장히 중요한 시대가 됐다. 이 사람이 새로운 것을 배워서 얼마나 변화할 수 있는지, 배운 지식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등이 핵심 가치가 됐다. 그런 면에서 인재 육성에 대해 국가적으로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대학이든, 대기업이든 지금까진 얼마나 많이 알고 있는가를 중심으로 선발하고 있는데 이는 시대 변화에 맞지 않다. 애자일한 사람이 주목받을 것이다. 세계 어디에 있든 회사 시스템만 모바일에 연결해 업무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사람, 이미 이런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김동재 ‘인재상’이란 것이 다소 경직돼 있는 것 같다. 기업마다 굳어진 인재상을 가지고 있고, 하던 대로 덕목 위주로 뽑고 있는데 그것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인재상’을 어떻게 정립할 것인지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지식 정도야 검색 하나로 끝나는 세상이 아닌가. 기업들은 규모나 사이즈 이야기를 한다. 사람을 많이 뽑아야 하기 때문에 통제가 안 된다는 것이다. 결국 사람 뽑는 것에 대해 고민하다가 대량 생산 시스템으로 돌아간다. 그런데 이렇게 획일화된 방식으로는 인재를 뽑을 수도 없고, 키울 수도 없다.




환경 변화에 맞춰 조직문화도 바꿔야 하나. 바꾼다면 어떻게 바꿔야 할까.
정구현 전반적으로 탈권위화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저기서 욕구가 분출되고 조직을 쉽고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기업은 성과를 내야 한다. 더 강력한 가치와 신뢰, 목표지향성, 리더십이 필요하다. 사회적인 변화가 있지만 기업마다 독특한 가치나 성과지향성을 가지고 가야만 살아남는다고 본다.

김용준 한국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문화가 있다. 바로 ‘군사문화’다. 이러한 문화로는 시대 변화에 대처하기 어렵다. 지금은 애자일하고, 창의적이고 정직한 기업문화가 필요한데 군사문화는 이와 정반대적 성격을 가지고 있다. 기업 내에서도 40대 이하 젊은 층은 달라진 게 눈에 띈다. 기업에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만 안 바뀌었다. 톱이 기업 문화를 바꾸면 확 달라질 것이다.

전용욱 조직문화가 바뀌려면 폭풍처럼 크게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한국 사람만이 아니고 전 세계 사람을 고객으로 봐야 살아남는다. 그리고 누구나 정보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에 사실상 고객이 주도권을 가진 시대다. 고객층도 밀레니얼, 제트 세대가 주축이다. 고객의 변화가 시대의 흐름이고 여기에 맞춰가지 않으면 도태된다. 종업원도, 고객도 바뀌었는데 조직문화나 시스템이 안 바뀔 수 있나. 조직문화는 한 번에 ‘빅뱅’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본다. HR 시스템 하나 바꾼다고 될 일이 아니다.

김동재 한 중견기업 사례가 떠오른다. 대표가 임원들하고 이야기하는데 무엇을 바꿔야 할지 모르니 백지에 ‘반드시 변해야 할 것’과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을 서로 쓰기로 했다더라. 이런 노력이 업의 본질을 생각하게 하고, 시대의 변화에도 맞춰가게 하는 것 같다.




현재 국내 기업들의 리더십에 문제가 있다고 보는가.
김동재 기업의 리더들은 만나보면 생각보다 열려 있었다. 그런데 ‘인의 장막’이 기업을 변하지 못하게 막고 있다. 편하고 입맛에 맞고 그런 사람들을 주변에 앉혀놓은 본인 책임도 분명 있다. 어떤 분은 만나보면 놀랄 정도로 회사 사정을 모르고 있었다. 리더가 이러한 ‘컴포트 존’을 넘어서야 한다. 한마디로 ‘리더십 챌린지’다. 직접 일선에 나가서 직원들을 만나고 해외에서 견문을 넓혀야 한다. 기업 내에서는 실력 중심의 문화를 자리 잡게 해야 한다. 한국 기업에서는 실력을 기반으로 한 규율이나 원칙, 이런 것들이 부족하다.

전용욱 공감한다. 이를 ‘CEO버블’이라고 부른다. CEO 주변에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유형’과 ‘해야 할 말이 있는데 혼날 것 같아서 말 안 하는 유형’ 두 가지 부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언노운 언노운(unknown unknown, 본인이 모른다는 것을 모른다는 것)’이란 용어도 나온다.

김용준 딱딱한 조직도 역시 군사문화에서 나왔다. 한국에서는 애매모호한 상황이 생기면 본인이 책임질 수 없으니 상사한테 물어봐야 한다. 지나치게 책임과 권한을 윗사람이 많이 지고 있는 것이다. 업무 영역이 명확하지 않은 것도 문제다. 미국은 자기 업무가 명확하다. 계약할 때 고용계약서에 명시한다. 책임과 권한이 명확하다 보니 업무 처리 속도도 빠를 수밖에 없다. 한국의 기업문화에서는 모럴해저드가 발생할 확률도 많다. 누가 할 일인지 명확하지 않다 보니 서로 적당히 한다.

정구현 해외에서는 업무 처리 시간을 줄여나가는 방식으로 계속 개선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기업 경영에서 주목받은 ‘애자일(기민함)’은 기회가 있을 때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을 뜻한다. 결국 속도는 기회가 있는 그곳에 의사결정자가 있어야 빨라진다. 그래서 의사결정의 분권화 이슈가 나오는 것이다. 글로벌 기업 ABB가 조직전략을 이같이 짰다. 회사 내 조직을 100명 단위로 쪼개서 하나의 조직을 하나의 회사처럼 만들었다. 국내 기업들이 참고할 만하다.




조직문화 못지않게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고 전략을 짜는 리더의 역할은 점점 더 중요해질 것 같다. 새로운 리더십은 어떤 모습일까.
전용욱 이제는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많은 시대다. 내가 가진 지식이 얼마나 되고, 어떤 경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상황이 올 것 같다. ‘스테이 헝그리, 스테이 풀리시(Stay hungry, stay foolish)’와 ‘적의 칼로 싸워라’ 이 두 가지를 강조하고 싶다. 내가 잘 모른다는 것을 인정하고 새로운 것을 빨리 받아들이려고 하는 마음가짐이 중요하다고 본다. 한마디로 신입사원 같은 ‘루키 리더십’이 필요하다. 리더도 항상 알려고 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기술과 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기 때문이다. 협업도 중요하다. 나보다 잘하고 잘 아는 이(남의 칼)가 있으면 같이해야 한다. 그래야 이긴다.

김용준 ‘똑게(똑똑하고 게으른)’가 리더의 중요한 덕목인 시대다. 리더는 똑똑하고 게을러야 한다. 회사가 나아갈 방향과 전략적인 선택은 하지만 기업의 세부적인 것까지 일일이 간섭하진 말아야 한다는 의미다. 회사의 구석구석 돌아가는 상황은 알아도 방향에 맞게 자연스럽게 변하도록 기다려줘야 한다. 참을성이 있어야 한다.

정구현 시대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가치가 있다. 인간에 대한 존중과 신뢰다. 이는 지금 시대에도 강조되는 부분이다. 리더가 이 부분을 지키면서 성과주의를 발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위기의식도 필요하다. 기업은 위기가 있을 때 발전한다.

김동재 한국 기업의 리더들이 견문을 넓혔으면 좋겠다. 똑같은 회의만 가고 만나는 사람만 만나서는 시장 변화를 읽기 어렵다. 리더가 많이 돌아다니면서 새로운 것을 계속 배워야 기업도 발전한다.


해외에서 고전하는 국내 기업들, 돌파구 어디에 있나
대내외 불확실성, 장기 경기침체로 국내 기업들이 어려워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 특히 중국 시장에서 고전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나.
김용준 힘들다고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 대체로 기업들이 잘하고 있다. 지난해 전체 수출에서 중국 수출이 26%였고, 홍콩을 통해 들어가는 비중이 10%였다. 보통 이 비중이 25%, 5% 정도였으니 오히려 늘어났다. 돈 잘 벌고 표정관리 한 것이다. LG생활건강, 오리온 같은 내수기업들의 경쟁력이 돋보였다. 제조업체 중에서는 포스코가 전체 매출의 25%를 중국에서 올렸다.

전용욱 중국 시장에서 살아남는 기업을 보면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현지화와 차별화다. 파나소닉 예가 있다. 처음 파나소닉이 중국에서 냉장고를 팔 때 실적이 시원찮았다. 집은 작은데 냉장고는 컸다. 제품이 현지에 맞지 않았다. 그래서 라이프스타일센터라는 것을 만들었다. 현지에 맞게 제품을 맞춰서 시장에 안착했다. 차별화도 중요하다. 기능 하나 가지곤 어렵다. 현지 업체와 차이가 커야 돋보인다. 중국에서 삼성 스마트폰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결국 차별화가 부족한 탓이다.


국내에서 기업들은 ‘규제’를 성장을 가로막는 가장 큰 요인으로 꼽는다. 어떤 조언을 해줄 수 있을까.
전용욱 규제는 사실상 정치권에서 의지를 가지고 풀어줘야 한다. 기업에서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규제 때문에 오히려 더 창의적인 발상을 하는 역설도 있다. 콜버스라는 업체가 있다. 이 업체는 처음에는 카카오택시처럼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를 부르면 데려다주는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했다. 같은 방향으로 귀가하는 사람들을 모아 저렴한 비용에 데려다주려고 했다. 대리운전을 마친 기사들을 타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규제 때문에 사업을 못하게 됐다고 한다. 콜버스는 고민하다가 전세버스나 밴을 필요한 사람과 빌릴 사람을 매칭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규제 때문에 하려던 사업을 못해 고민하다가 옆길로 샌 게 비즈니스 모델이 된 것이다. 기업은 결국 틈새를 계속 찾아야 한다.

진행=고승연 기자 seanko@donga.com
정리=김성모 기자 mo@donga.com
사진=최훈석 기자 on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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