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충우돌 강상무를 구하라

[좌충우돌 강상무를 구하라] 우수성과자를 잡아두는 법

217호 (2017년 1월 Issu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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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보다 인상률이 높지 않아서 실망했을 수도 있어. 그런데 자네한테는 아직 기회가 많으니까 실력을 인정받을 일도 자주 있을 거야.”

“아닙니다. 실망은요. 회사가 정한 건데요.

전 그보다도 하나의 제품이 만들어지고 시장에서 자리 잡는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볼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연봉 이상의 큰 배움을 얻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회사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큰 그림, 작은 그림을 어떻게 그려야 하는지 몸소 보여주셨던 본부장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 아니… 자네가 그렇게 말하니까 좀 민망한데? 사실 손 사원 자네를 볼 때마다 신입 시절의 나를 보는 것 같아서 얼마나 기분이 좋았는지 몰라. 나도 자네만 한 연차 때에는 그런 패기, 열정이 있었지. 언젠가 이 회사를 내가 쥐락펴락하겠다는, 뭐 그런 거 있지 않나. 하하. 그때는 자신감도 넘쳤고 사람들이 나를, 내 실력을 알아봐 주기를 바라면서 종종거렸던 것 같은데 자네는 겸손하기까지 하단 말이야.

올해에는 승진도 될 테고, 언젠가 이 회사에서 꼭 필요한 인재가 될 테니 다른 데 가지 말고 여기에서 오래 일했으면 좋겠네.”



이렇게 손 사원과의 서로를 향한 칭찬을 끝으로 연봉협상이라 쓰고 성과평가 또는 다짐 또는 분위기 쇄신 또는 심기일전이라 읽는, 1년 중 제일 불편한 면담의 시간이 끝났다.

물론, 이번 면담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았다.

사건 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각자 다른 부서에 있다가 차출돼 구성된 팀 치고는 호흡도 좋았고, 다행히 지난해 상반기에는 눈에 띄는 성과도 있었다.

그리고 새로운 기획을 진행하는 데 있어서도 회사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구성원 모두 별다른 불만 없이 올해 면담을 마무리할 수 있었던 것이다.

사실, 내가 정한 것도 아니고, 그저 회사의 방침을 전달하는 역할을 할 뿐인 데도 괜히 미안해하곤 했던 그동안의 경험으로 미루어 봤을 때 올해는 시작부터 기분이 좋다.

올해는 모든 일이 잘 풀릴 것만 같다.

왠지 그렇다.



아, 그리고 마지막으로 전 과장에게 줄 큰 선물도 하나 있는데…

이걸 어떻게 줘야 더 감동받게 할 수 있을까?

일단 전 과장을 불러야겠지?하는데 들리는 노크 소리.



“본부장님, 잠깐 시간 괜찮으세요?”

“어?

그렇잖아도 지금 좀 보자고 할 참이었는데.”

“무슨 일이신데요?”

“아니, 자네야 말로 무슨 일인가?”



그러자 방에 들어올 때부터 시종일관 굳은 얼굴이었던 전 과장은 내 책상 위에 웬 파일들을 늘어놓기 시작한다.



“이.. 이게 뭔가?”

“네, 제 업무일지입니다.”

“!!! 근데 그걸 왜?”

“오해하시는 부분이 있으신 것 같아서요.

제가 그동안 어떤 일을 어떻게 했고, 그 성과가 어느 정도였는지… 혹시 빼먹은 건 없는지, 보여드리려고요.”

“??? 전 과장 자네가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는 내가 누구보다도 잘 알지. 그래서 아까 전 과장도 기분 좋게 연봉계약서에 사인한 거 아니었나?“

“네, 그땐 그랬죠. 그런데 이 대리 인상률이 저보다 1% 높더라고요. 아무리 생각해도 제가 이 대리보다 덜 한 건 없다고 생각하는 데요….”

“아니, 1%가 그렇게 중요해? 게다가 자네보다 연봉이 높은 것도 아니고 인상률이 그만큼 이래봐야 자네 연봉에는 턱없이 부족한 데도? 그 숫자가 그렇게 중요한가?”

“네, 저한테는 중요합니다. 인상률이 낮다는 건 제가 그만큼 기여를 덜 했다는 의미이니까요.”

“하∼ 이거 참. 어차피 연봉은 각 직급별 산정 시스템에 따른 것이고 자네 연봉이 전혀 불합리하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야. 그리고 자네가 까마득한 부하직원과 1% 싸움이나 하는 통 작은 사람인 줄 미리 알았으면 이런 건 준비도 안 했을 거야.” 하면서 내가 깜짝 선물이라고 생각했던 서류를 건네자 그 내용을 읽어본 전 과장 눈이 휘둥그레진다.



“부부동반 미 서부 일주가 포함된 라스베이거스 국제 리더십 콘퍼런스 참석? 이, 이게 뭡니까?”

“뭐긴, 회사에서 따로 준비한 인센티브지.

그동안 신혼여행 갔던 라스베이거스 다시 가 보고 싶다고 노래를 했지 않나. 우리 회사에서 딱 한 명만 참석하는데 자네를 추천했어. 회사에서 좀 더 신경써서 일정도 20일로 여유 있게 잡았고 출장 처리 될 테야, 비행기도 비즈니스로 끊는다고 했고, 무엇보다 이 콘퍼런스 참석이 인사평가에도 반영될 텐데.. 내가 이거 다시 반려하고 평가결과 및 연봉인상률 재고해달라 한번 이야기해볼게.”

“아, 아닙니다, 본부장님. 회사가 언제 틀린 결정하는 것 봤습니까? 정말 감사하게 잘 받겠습니다.”

“그나저나, 대체 이 대리 연봉은 어떻게 알게 된 거야? 이 대리가 말해줬나?”

“아니요. SNS에 올렸던데요?”

“뭐라고? 이 대리 이 XX. 당장 내리라고 해!!!!”


스토리 = 김연희 작가 samesamesame@empal.com 인터뷰 정리 =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미팅노트 = 강효석 상무 truefan@naver.com





전문가 인터뷰: 박광서 페이거버넌스 부회장 

연봉협상을 실제로 진행하는 기업은 많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대부분은 성과평가에 연봉이 연동되는데….

그렇다. 연봉을 둘러싼 줄다리기와 협상이 이뤄지는 것은 야구선수들이나 컨설턴트 등 극소수 직업군의 이야기다. 대부분의 직장에서는 연봉은 시스템에 의해 결정되는데 글로벌 리딩 기업들의 경우 잘 짜인 ‘Merit System’을 구축해놓고 있다. 예컨대 Outstanding(탁월)-Exceed(목표초과)-Meet(목표 달성)-Below(목표 미달)-Need Improvement(향상 필요)와 같이 5개 등급으로 평가가 매겨지고 그해 평균 연봉인상률이 10%라고 하면 최고인 O등급에는 13%, E등급에 11%, M등급이 10%, B등급이 8%, N등급에 2% 연봉 인상률이 적용되는 식이다. 그렇기 때문에 정교한 성과평가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


상당수 직원들은 자신의 인사평가와 연봉 인상률에 만족하지 못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어떻게 직원들에게 계속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가. 금전적인 보상 외에 다른 수단은 없나.

기본적인 연봉(Base pay)을 높여주는 데는 한계가 있지만 연봉 외에 다른 수단을 활용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인정(Recognition)’은 급여 못지않게 중요한 요소이다. ‘당신이 정말 잘하고 있다’고 알아주고 인정해주면 의욕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과거에 재직했던 회사에서는 그해 최고의 우수 직원 1명에게만 본사 CEO 부부와 근사한 레스토랑에서 부부동반 저녁식사를 나눌 기회를 제공했는데 이는 단순한 식사가 아니라 모든 직원들이 선망하는 ‘명예’가 됐다. 금전적인 것보다 이처럼 인정받는 명예로운 시간에 더 큰 동기 부여를 받는 사람도 있다. 또 인센티브로 3억 원을 주는 것보다는 그보다 금액이 덜 나가는 벤츠 최신 모델을 보너스(reword)로 지급하는 게 더 큰 심리적인 만족을 줄 수 있다. 승진이 가장 중요한 사람도 있다. 이처럼 개인별로 자극을 받는 영역이 다른데 이를 고려한 사회적, 심리적 보상이 필요하다. 이 같은 ‘맞춤형 보상’은 리더가 직원들에 대한 충분한 공부해둬야만 가능하다.


우수한 성과를 올린 직원들이 보상에 실망하거나 낙담해 회사를 떠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우수성과자의 이탈 가능성을 어떻게 하면 낮출 수 있나.

우수성과자에 대해서는 따로 트랙을 만들어야 한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상위 5%의 우수성과자에 대해서는 아예 예비 임원으로 판단해 철저하게 교육을 시키고, 커리어 플랜을 별도로 관리하며, 다른 직원들에 비해 높은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내 경우에는 임원이 돼 파티에 참여할 때를 대비해 사교댄스, 승마 교육까지 받았을 정도다. 우리나라는 직원 간의 시샘이나 갈등 요소 때문에 우수 인재관리 시스템(Talent Management System)이 잘 갖춰져 있지 않다. 하지만 인재 이탈을 막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부분이다. 회사 입장에서도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 예컨대 600명인 기업이라고 하면 5%는 30명에 불과하다. 이 30명에게 인센티브를 많이 지불한다고 해도 이 비용은 인재들을 회사에 잡아둠으로써 생기는 이득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회사의 금전적 부담도 크지 않으며 직원 개개인의 만족도도 높아져 서로에게 ‘윈윈’이다.


성과에 따른 연봉제에 따라 하급자가 상급자보다 더 높은 연봉을 받는 일종의 ‘연봉역전’ 현상도 가능하다. 이것이 조직의 분위기를 해치지는 않을까.

개인의 역량이 중요한 게임업계 등 다양한 영역에서는 이것이 일상화됐으나 아직도 몇몇 영역에서는 연봉역전 현상을 당황스러워한다. 연봉역전 현상이 수용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일단 문화를 바꿔야 한다. 우수한 성과를 낸 사람이 연봉이 더 받는 게 자연스럽고 당연하다는 인식을 조직구성원들이 가지도록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나머지 한 가지 과제는 보안이다. 직원들이 각각 얼마를 받는지 연봉 문제는 철저히 ‘보안’에 부쳐야 한다. 해외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우연이라도 다른 직원의 연봉을 알게 되면 사표를 써야 할 만큼 연봉 보안문제에 신경을 쓴다. 물론 연봉역전 현상이 조직의 갈등을 극대화하고 성과를 떨어뜨릴 정도라면 처음부터 연봉역전이 빈번히 이뤄지지 않게 연봉 시스템을 설계하는 게 바람직하다.


우수성과자 못지않게 저성과자도 기업들의 골칫거리다. 어떻게 해야 이들을 의욕적으로 뛰게 만들 수 있나.

저성과자들의 문제는 다른 직원들의 의욕까지 꺾어버리는 것이다. 업무성과가 떨어지는 직원이 자신과 별반 차이가 나지 않는 임금을 받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순간 부지런하고 똑똑하던 직원들도 뛰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기업들의 경우 저성과자들에게 냉정하다. 최하 등급을 2번 받으면 바로 해고가 되는 식이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그것이 쉽지 않다. 노조도 강력하고 리더들도 온정주의에 빠져 자신의 손에 피를 묻히려고 하지 않는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저성과자 관리 시스템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태하고 움직이지 않는 저성과자들을 자극하는 방식은 딱 2가지. ‘자리‘와 ‘주머니’를 위협하는 것뿐이다.


성과 평가도 결국 인간이 행하는 것이다 보니 주관적 감정이 개입할 수밖에 없다. 평가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어찌 해야 하나.

그렇다. 사람이나 사물을 평가할 때 하나의 뛰어난 특성이 다른 부분까지도 영향을 준다는 헤일로 이펙트(halo effect)가 성과평가에도 존재한다. 실제로 미국의 한 연구에서 키가 큰 사람이 연봉이 높을 확률이 큰 것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그 직원의 이미지가 성과평가에까지 영향을 미친 것이다. 이 같은 평가의 오류를 줄이기 위해서는 데이터를 활용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들의 경우 평가자 교육에도 굉장히 공을 들이는데 데이터를 통해 자신이 내렸던 평가에 대해서 되돌아보게 한다. 내가 안정 지향적으로 모두에게 ‘중간’ 수준의 평가를 주고 있지는 않았는지 등등을 말이다. 그리고 리더의 ‘평가 역량’에 대해서도 굉장히 세밀하게 평가를 내린다. 리더에게 평가역량은 필수적인 부분으로 냉철함, 부하에 대한 관심, 지성과 합리성을 의미한다.


‘내가 보는 나’와 ‘남이 평가하는 나’는 항상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그 때문에 평가면담에서 불편한 상황도 자주 연출된다. 어떤 자세로 평가면담에 임하는 것이 좋을까.

사실 개인들은 자신의 성과를 부풀려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의 주장만 받아들이자면 모두가 우수성과자다. 직원들에게 평가결과를 납득시키고 계속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리더가 꼼꼼히 직원들의 우수한 성과와 실수, 실패에 대해서 메모를 해두는 등 공부를 해둬야 한다. 물론 반대상황인 피평가자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평가면담에서는 감정을 노출하지 않고 일에 대한 이야기만 나눠야 하며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근거로 토론을 해야 한다. 나 같은 경우 다이어리에 업무기록을 빼곡히 기록해둔다. 하나하나 어떤 지시를 받았고, 어떻게 처리했는지 등 말이다. 메모나 자료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내밀면 상대방도 수긍할 수밖에 없다. 성과를 객관화하고 증거화해 기록을 남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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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서 페이거버넌스(Pay Governance) 부회장은 호주의 모나시대 대학원에서 경영학 석박사 통합과정을 수료했다. 글로벌 경영컨설팅 업체인 타워스페인과 타워스왓슨 사장을 지냈으며 아모레퍼시픽과 고려제강의 상임고문 등을 역임했다. ryan.park@paygovernance.kr





임원 미팅노트

“평소에 나를 잘 찾지 않던 상사가 개인 면담을 신청한다. 연말이면 십중팔구 성과평가 면담이고, 연초라면 연봉 계약서에 서명을 하라는 것일 것이다.”

성과연봉제를 포함한 나름의 인사 제도를 갖춘 국내 회사에서 연말 연초에 흔히 목격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자기계발 서적이나 커리어 전문가의 글에서는 연봉 협상에도 기술이나 전략이 있다며 솔깃한 몇 가지 팁을 이야기하곤 합니다. 회사를 옮겨 본 사람이라면, 특히 임원 또는 주요 직책 포지션을 제안 받은 사람이라면 연봉 협상에 직접 나서본 경험이 있겠지요.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협상 없는 연봉 ‘통보’가 관행화돼 있지요.

더구나 팀원 또는 본부원들을 두고 있는 리더에게는 회사를 대신해 직원들과의 성과평가 면담을 진행해야 하는 무거운 과업이 주어집니다. 분명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교육시켜 주는 데도 없으므로 본인의 숙명으로만 받아들이며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는 안이한 생각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연봉 계약(성과 평가)의 시기’는 지난 한 해의 조직 분위기를 점검하고 쇄신할 수 있는 소위 ‘골든타임’입니다.

이번 호 전문가 인터뷰에 참여해 주신 박광서 페이거버넌스 부회장은 “개인은 자신의 성과를 부풀려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직원들의 주장만 받아들이자면 모두가 우수성과자”라며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리더의 평가역량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해 주셨습니다. 그중에서도 평가자와 피평가자 간의 목표 설정과 성과 평가에 대한 견해 차이(gap)를 줄이고 원만한 합의점을 이루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될 것인데요. 그래서 “보스들은 평소에 기록하고 공부해 두어야 한다”고 박 부회장님은 강조합니다.

특히 사전에 Job Description을 제대로 해두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텐데요. 피평가자 자신이 그냥 열심히 고생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본인 역할의 정수를 이해하고 조직에 무엇을 기여해야 하는지 깨닫게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결국 상사와의 공감대가 필수적이고, 잦은 의사소통과 피드백이 핵심입니다. 인사부서에서 연례행사처럼 요청하는 부서별 업무분장(R&R·Role and Responsibility) 작성이 현업에서는 귀찮은 행정 업무 중 하나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쩌면 연초 목표 수립 시 설정하는 KPI(Key Performance Indicator)에 앞서 고민해야 하는 리더의 핵심과제 중 하나일 것입니다.

또 하나 평가자의 입장에서 주의해야 할 점을 박 부회장께서는 ‘헤일로 효과(Halo effect)’를 들어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람이나 사물을 평가할 때 그 대상의 한 특질이 다른 면의 특질에까지 영향을 미치는 오류를 뜻하는 심리학 용어로, 실제 현업에서는 평가자 본인이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특성을 가진 직원들에게만 유독 높고 후한 평점을 주는 성향으로 나타납니다. “누구에게 잘 보여 평가를 잘 받았다더라”는 사내 소문이 파다한 특정 조직이 있다면 평가자가 바로 헤일로 효과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합니다. 따라서 평가 과정에서 이러한 오류를 최소화하려면 평가자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 개입을 없애고,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사실적 근거를 토대로 평가를 진행하되 피평가자 주변의 이야기까지 듣는 입체적인 소통이 있어야 하겠습니다.

사실 이러한 평가상의 노이즈는 사내 보안 수준이 취약할 때 더욱 부정적 영향을 발휘하게 됩니다. 최근 들어 모바일 SNS, 사내 메신저 등 다양한 소통 수단이 있어 예전만큼의 보안을 지키기 어려운 시대가 됐지만 적어도 실수로 평가 또는 보상 정보가 노출되거나 회자되는 시스템적 오류는 제로화해야 합니다. 오랜 기간 잘 쌓아온 조직 문화가 이러한 한 번의 내부 사고로 무너지는 사례가 업계에서는 의외로 많습니다.

우수성과자들에게조차 금전적인 보상에는 한계가 있고 대다수의 직원들이 자신의 임금 수준에 만족 못하는 상황에서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동기부여라는 박 부회장님의 주장에 필자 또한 100% 공감합니다. 박 대표님은 이에 대한 솔루션으로 교육, 훈련, 인정(recognition), 사회적 명성 등 Total Reward 관점의 사회적 심리적 보상을 제시합니다. 또한 “생존의 원리는 매우 냉혹하며 생존을 위해서 반응하게 된다”며 저성과자들에 대한 다소 공격적인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고 역설합니다.

마침 필자에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경험이 있습니다. R&D센터, 신규 사업팀 등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고 사업화하는 부서에 속해 있던 필자는 안정적인 타 사업부서에 비해 단기적인 수익창출 성과는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과정 평가와 포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받았고, 나중에는 발탁 교육 프로그램의 혜택을 받아 새로운 보직에서 회사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리더가 되고 난 뒤에는 본사 저성과 직원들을 대상으로 지속적으로 면담을 해 전혀 다른 보직으로의 변경이나 현장 근무 전환과 같은 재도약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몇몇 인물에 대해서는 재평가가 이뤄진 사례도 있었습니다.

일본에서 ‘경영의 신’으로 일컬어지는 마쓰시타 고노쓰케는 그의 저서 <마쓰시타 고노스케, 길을 열다>에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무릇 ‘명검(名劍)은 사람을 살리고 사검(邪劍)은 사람에게 상처를 준다’고 했다. 내 검이 명검인지, 사검인지 돌아보고 먼저 자신의 발밑을 잘 정돈해야 한다.”

연말 연초라면 한 번쯤 꼭 들어볼 만한 말입니다. 평가자로서 제대로 서기 위해 리더라면 본인의 검, 즉 자신의 평가 기준과 방식이 올바른지, 본인의 조직이 미래의 준비가 아닌 과거의 평가에만 얽매여 있지 않은지, 사람을 살리는 평가가 아닌 상처를 주는 평가에만 머물러 있는지 살펴봐야 하겠습니다.



강효석 상무는 서울대 조경학과를 졸업하고 SKK GSB에서 MBA를 취득했다. 전 삼성에버랜드(현 삼성물산) 본사 경영관리담당 차장으로 근무하다 골프존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현재 골프존에서 해외사업 부문을 담당하고 있다. <직장인의 성공에너지 배움> <직장인 서바이벌 업무력> 등을 공저했다. 네이버 블로그 ‘MBA에서 못 다한 배움 이야기’도 운영하고 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47호 New Look at Gen X 2022년 06월 Issue 2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