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ile Operations
Article at a Glance
자연재해, 거시경제 상황의 변화, 급격한 소비수요 혹은 생산능력의 감소 등 기업이 항상 갖고 있는 운영 측면의 리스크에 대해서 경영자는 미리 준비하기보다는 관망적인 자세를 취하기 쉽다. 특히 본인의 임기 중에 성과가 날지, 안 날지 모르는 리스크 대응 능력 확보에 돈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운영의 기민성(agility)을 확보하는 것은 단순히 위기 회피용이 아니라 경쟁사 대비 앞서나갈 수 있는 기회 확보 측면에서 봐야 한다. 수요 하락의 리스크를 완화할 뿐 아니라 수요 상승을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것도 중요하다. 또 상시적으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을 임직원들이 항상 염두에 두고 유연하게 생각하도록 신입사원 때부터 장려해야 한다. |
기업의 공급사슬(supply chain)이 전 세계로 커지면서 기업들이 운영의 위기에 더 많이 노출되고 있다. 예를 들어 지구 반대편에서 홍수 또는 화재가 발생하면 핵심 공급업체의 조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순식간에 생산이 중단된다. 경제위기, 지진, 화산, 원전 사고, 원자재 가격의 변동, 정치적 불안정, 테러 등 지난 수년간 세계 각지에서 줄줄이 이어진 사건들은 공급사슬에 차질을 빚고, 비용을 높였으며, 수요의 극적인 변동을 야기해 기업 운영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다. 비즈니스 환경의 변동성(volatility), 불확실성(uncertainty), 복잡성(complexity)이 커지는 현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오늘날의 비즈니스는 글로벌화 및 상호 연결성이 증대돼 있으므로 기업들은 10년 전에 비해 훨씬 더 많은 혼란에 노출돼 있고 이를 피하기는 어렵다. 기업들은 회사에 직접적인 영향뿐 아니라 협력사에 미치는 영향 및 2008년 금융위기 같은 전 세계적 확산 현상까지 신경 써야 한다. 자연재해의 경제적 영향도 커지고 있다. 재보험사 Munich Re에 따르면 폭풍, 홍수, 지진, 쓰나미, 화산 폭발, 이상기온 등 자연재해들의 연간 발생 빈도가 지난 30년 동안 150% 증가했다. 이런 상승의 주 요인 중 하나는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후변화다.1
물론 한편으로는 글로벌화 덕에 기업이 다양한 공급선을 확보하기 쉬워진 측면이 있다. 이것은 원재료와 부품의 저가 공급 등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시켜주는 효과를 가져왔다. 동시에 공급선이 다양한 나라에 걸쳐 있으면 통제 어려운 리스크가 커지는 것도 사실이다. 즉 글로벌화는 기업의 평시 경쟁력을 높여주는 동시에 위기 리스크를 높여주고 있다. 위기 시 글로벌 공급사슬의 대체 공급선을 확보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이미 피해를 입은 이후 또는 피해를 입을 것이 예상될 경우 사후 조치로 취해지는 것이다.
이런 경향은 기업들 사이의 경쟁의 본질까지도 바꿔놓고 있다. 시장에 혼돈을 초래하는 급격한 변화는 공급 시장에서(예: 1년 만에 면화 가격 2배 상승), 고객에서(예: 갑작스러운 소비자 신뢰의 저하로 인한 자동차 및 고가의 가정용품에 대한 수요 억제), 기업 내부에서(예: 노동자의 파업), 또 환경적 변화에서(예: 후쿠시마 원전 재난) 등 다양한 원인에서 발생한다. 이러한 것들을 경쟁사들보다 더 빨리 감지 및 평가하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기업은 더 나은 성과를 거둘 것이다.
빠르고 유연하고 비용효과적으로 변동성을 감지, 평가 및 대응하는 능력을 맥킨지는 ‘기민한 운영(Agile Operations)’이라 부른다. 이는 기회를 포착하는 동시에 리스크는 완화할 수 있는 기업의 초(超)부서적 역량이다.
이러한 배경 속에 자동차, 건설, 화학, IT, 제약 등 다양한 산업의 일부 기업은 이미 기민성(agility)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의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들이 단지 공급사슬상의 리스크를 파악 및 완화하는 데에만 그치지 않고 높아진 변동성을 이용해 경쟁사 대비 우위를 확보할 수 있는 방안까지 모색하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기업들은 왜 충분히 기민하지 못한가?
기업의 COO 또는 각 기능별 리더(공장장, 구매본부장 등)들에게 최근 및 현재 우선순위에 관해 물어보면 대개 유연성(flexibility)과 기민성을 높이는 것보다는 낭비(waste)와 가변성(variability)을 줄이는 데 더 많은 노력을 집중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한국 기업들의 상황을 감안해서 보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예를 들면, 비용 절감 및 제품 품질 개선의 이점은 비즈니스 여건과 무관하게 즉각적, 가시적인 효과가 나온다. 그러나 기민성은 정의를 내리기도 힘들고, 눈으로 보기도 어려우며, 인지할 때가 되면 너무 늦어버린 경우가 많다. 맥킨지의 경험에 의하면 기민성의 효과적인 실행을 막는 것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오해다.
오해 1 “관망이 최선의 정책이다”
세계는 어차피 위험한 곳이다. 냉정히 따져보면 기업들은 당황스러울 정도로 다양한 잠재적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 일부 경영자들은 이런 리스크에 대비하기는커녕 리스크를 나열하는 것이 시간낭비라 우려한다. 어차피 어떤 일이 발생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리스크에 대비하는 데 시간과 돈을 투자하는 대신 실제 변동성이 발생할 때까지 기다렸다 조치를 취하는 편이 더 낫다고 생각한다.
다음의 사례들은 이 생각이 오해라는 것을 보여준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뉴올리언즈를 강타했을 때, P&G가 보유한 커피 공장 두 군데가 문을 닫아야 했다. 인근에 있는 수백 개의 다른 공장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필수적인 전력, 수도 및 운송 네트워크의 차질에도 불구하고 P&G의 두 공장은 다른 많은 사업장들과 달리 허리케인이 발생한 지 불과 며칠 안에 부분 재가동됐다. 6주 후엔 전면 재가동됐다. 이런 효과적인 대응은 단지 운이 좋아서가 아니었다. 이 공장들은 정기적으로 업데이트된 상세한 재난복구계획을 구비하고 있었고, 직원들은 그런 사건에 대비하는 연례 리허설에 참가했다. 허리케인이 멕시코만에 진입하자 신중하게 계획된 일련의 응급대응 절차가 실시됐고 직원들은 손실을 최소화하고 복구 절차를 빠르게 개시할 수 있도록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제품들을 안전한 지역으로 이동시켰고, 주요 정보들을 본부의 시스템에 백업했다. 사전 계획에 따라 새로운 공급선을 3주 내에 모두 확보했고, 공장이 재가동하기 전에 다른 P&G 공장에서 차질 없이 생산을 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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