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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Kinsey Quarterly

양성평등, 훨씬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도미니크 바턴(Dominic Barton) | 189호 (2015년 11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기업의 고위직으로 올라갈수록 여성의 비율은 급감한다. 여전히 가정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더 많은 책임을 요구받기 때문이다. 또 여성 직원의 멘토링을 여성 임원에게만 맡기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소수의 여성 임원에게 과중한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대신 유연 근무 제도를 확대하고, 승진하지 않고 한자리에서 오래 근무할 수 있는 옵션을 주면 여성의 커리어 발전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런 변화는 경영진으로부터 톱다운 방식으로 시작해야 한다.

 

 

편집자주

이 기사는 <맥킨지쿼털리> 2015 9월 호에 실린 ‘Gender equality: Taking stock of where we are’를 전문 번역한 것입니다.

 

 

왜 아직도 기업 내 모든 직위에서 여성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가?

 

기업에서 남녀 성별의 다양성 추구는 윤리적으로도 중요하지만 비즈니스 측면에서도 꼭 필요하다는 컨센서스가 경영자들 사이에서 확대되고 있다. 그러나 변화는 고통스러울 정도로 느리다. 얼마간 개선이 이뤄졌음에도 오늘날 기업의 모든 단계에서 여성의 진출은 충분하지 않다. 고위 임원의 경우 더욱 그렇다.

 

변화를 만드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고 있다. 맥킨지는 맥킨지와 다른 회사들의 성별 균형을 개선시키기 위한 연구를 수년 동안 수행해 왔다. 이 글의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산드린 드빌라드(Sandrine Devillard)가 이끈여성 문제(Women Matter)’ 이니셔티브1 도 그 일환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린 아직도 원하는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현재 맥킨지의 신입사원 중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약 39%. 하지만 회사 내 고위직에서 여성의 비율은 고작 11%에 불과하다. 현재 주주협의회(Shareholder Council) 30인 중 여성은 이 글의 공동저자인 주디스 헤이즐우드(Judith Hazlewood)를 포함해 4명뿐이다.

 

이 숫자는 10년 전과 비교하면 분명히 높아진 것이지만 우리가 원하는 정도에는 미치지 않는다. 고객의 가장 까다로운 문제를 풀어내는 맥킨지의 능력은 창의적인 문제 해결을 높이는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뛰어난 인재들을 모으고 유지하는 데 달려 있다. 진전이 있긴 했다. 맥킨지는 최근 <워킹맘 매거진(Working Mother magazine)>이 뽑은 여성이 일하기 좋은 10개 기업2 중 하나로 뽑혔다. 그러나 뛰어난 여성 인력이 늘어난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더 좋은 회사가 될 것이다. 달성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것이 우리가 공공연히 UN의 히포시(HeForShe) 캠페인과 30%클럽(30% Club)3 을 통해 향후 5년에 걸쳐 양성 평등 목표에 집중하는 이유다.

 

성별 간 격차(gender gap)의 지속

 

성별 간 격차가 이렇게 지속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한 가지는 많은 기업에서 임원들이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 것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성 문제연구에 따르면 2010, 전체 기업 중 단지 28%만이 성 다양성을 상위 10개 전략적 우선 순위에 뒀다. 전체 기업의 3분의 1은 성 다양성을 전략적 의제로 올리지도 않았다. 상부로부터의 노력 없이는 변화를 위한 어떤 주요한 프로그램도 성공할 수 없다.

 

우리는 하향식(top-down)으로 목표를 설정해주는 것이 변화를 만든다는 것을 경험했다. 맥킨지는 2014년까지는 명확한 양성 평등 관련 목표를 세우지 않았다. 그러나 하향식 목표를 설정한 지 1년 만에 여성 컨설턴트의 입사가 5%포인트나 증가했다. 우리는 이 경험에 고무됐다. 점차 많은 기업들이 양성 평등의 사례를 인식하고 양성 평등을 목표로 삼고 그것을 달성하기로 결정했다는 사실에도 용기를 받았다. 우리 희망은 우리가 참여하고 있는히포시같은 캠페인이 투명성을 높이고 더 야심 찬 목표를 세우는 큰 물결의 시작이 되는 것이다.

 

부진한 진전의 두 번째 이유는 성 불평등 문제 자체의 본질과 관련이 있다. 조직 문화를 바꾸려는 많은 노력들과 마찬가지로 성 불평등을 해결하려면 기업은 광범위한 요소에 걸쳐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여러 해 동안 관리자들을 복합적인 목표에 맞춰 유지해야 한다. 우리의 연구는 이런 노력의 초점이 여성이 리더로 더 잘 발전할 수 있게 돕고, 리더가 될 수 있는 조건을 설계하는 것에 맞춰져 있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특히 다음과 같은 점들이 중요하다. 조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으로 지원해야 하며, 출산 휴가와 육아의 문제가 승진과 연봉 인상에 미치는 영향을 완화시켜야 한다. 또 리더십 스타일의 다양성을 위해 회사의 승진 기준을 발전시키는 것을 포함해야 한다.

  

 

직원의 성별과 관련된 복잡한 역학관계는 우리에게 여러 가지 문제를 던져준다. 우선 직급이 높은 직원이 직급이 낮은 직원을 챙겨주는 스폰서십에 대해 생각해보자. 스폰서십이 더 필요하다고 말하기는 쉽다. 하지만 여성 직원의 스폰서는 여성 임원이 맡는 경우가 지나치게 많다. 이것은 고위직 남성에 비해 고위직 여성에게 상대적으로 더 큰 부담을 지운다. 따라서 제대로 된 스폰서 역할을 해주기가 어려워진다. 마찬가지로 요즘 IT의 발달로 기업들이 직원들에게 언제, 어디에 있든 일을 시킬 있는 문화 역시 여성들에게 힘겨움을 안겨준다. 이는 모든 사람들에게 골칫거리이긴 하지만 그 무게는 분명히 가정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남성보다 훨씬 큰 책임을 떠안고 있는 여성들에게 더 무겁게 느껴진다. 이런 것들이 맥킨지와 다른 많은 조직에서 여성들이 당면한 문제다. 최근 맥킨지 내부를 진단해 본 결과 많은 이들이 여성이라는 이유로 가정 내에서 여전히 많은 책임을 맡고 있음이 드러났다.

 

여러 이슈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성별 간 격차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변화가 더디게 일어나는 세 번째 이유이다. 눈에 띄는 변화를 얻으려면 오랜 시간에 걸쳐 꾸준하고 광범위하게 노력해야 한다. 경영진이 결정을 내린 이후 의미 있는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일반적으로 8년 이상의 기간이 걸릴 수 있다. 경영진은 과정을 자세하고 뚜렷하게 모니터링해야 한다. 이것은 쉽지 않고, 금방 할 수 있는 일도 아니다.4

 

기업들은 지금까지 언급한 요인들 외에 외적인 요인도 고려해야 한다. 여성의 경제적 평등은 일련의 광범위한 사회적 평등이 개선돼야 이뤄질 수 있다. 그렇다면 더 광범위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경영자들의 책임인가? ‘라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어디까지나 기업활동 그 자체에서 주의를 흐트러뜨려놓지 않는 한도 안에서의 얘기일 것이다.

 

앞으로의 길

 

그렇다면 양성 평등이 이뤄지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인가?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기업 및 공공기관이 위에서부터 필요한 노력을 하고 변화의 생태계에 개입하기 위해 애쓴다면 언제든지 목표를 달성할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너무 많은 기업들이 변화의 필요성을 완전히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노력과 실천 계획도 여전히 부족하다. 이런 기관들은 양성 평등은 달성하는 데 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미국에서는 47인의 CEO와 이사회 의장이 양성평등을 위한 서약을 맺었다. 맥킨지의 글로벌 회장(global managing director)이자 30퍼센트 클럽의 회원이며 이 글의 공동 저자인 도미니크 바튼도 그중 하나다. 이런 경영자들의 지원에 힘 입어 해당 기업들은 양성평등을 지원하는 여러 캠페인을 시행하며 기업 내의 근본적인 사고방식과 행동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유연 근무시간제, 출장에 대한 조정, 출산 수당 개선 등도 포함된다. 또 회사에서 여성들이 받는 스폰서십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노력 중이다. 예를 들어 모든 컨설턴트들 간 스폰서십이 이뤄지는 방식을 투명하게 만들고 있다. 많은 직원들이 좋은 스폰서십이 무엇을 수반하는지, 좋은 스폰서십이 부족할 때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음을 발견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는 글로벌 규모로 이 문제에 완전히 전념하는 매니저들의 팀을 꾸리고, 회사 구석구석까지 적극적으로 이 주제를 이끌고 나갈 열정적인 리더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런 일들을 진행하다 보면 놀라운 일들이 발생하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예를 들어 유연 근무시간 제도를 이용하는 남성 직원의 비율이 여성 직원의 비율보다 높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할까? 여성이 이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 커리어를 가볍게 여긴다는 시선을 받을까봐 걱정하기 때문일까? 수많은 회사에서 이런 현상이 벌어진다. 우리는 어떤 걱정도 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는 중이다. 예를 들어업 오어 아웃(up or out)’5 승진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이 시스템에서는 개인적 사정 때문에 유연한 근무시간이 필요한 직원이 같은 직무에서 더 오랜 기간 근무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는 최종 승진 여부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프로젝트 기반 조직으로서 우리는 이것을 달성하기에 합리적으로 아주 유리한 입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분명 모든 답을 갖고 있지는 않다. 성 불평등은 다면적이고 견고한 글로벌 이슈다. 그러나 다양성과 포용을 위한 우리의 노력은 회사의 역사와 일상업무에 변치 않는 부분이 될 것이다. 아직 양성 평등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사실은 평등을 이루겠다는 우리의 결심을 더욱 굳게 만들 뿐이다.

 

번역 |바른번역 이주영

 

 

도미니크 바튼·산드린 드빌라드·주디스 헤이즐우드

 

도미니크 바튼(Dominic Barton)은 맥킨지의 글로벌 회장(global managing director)이다. 산드린 드빌라드(Sandrine Devillard)는 파리 사무소의 디렉터로 10년 이상 성 다양성에 관한 맥킨지의 연구를 이끌고 있다. 주디스 헤이즐우드(Judith Hazlewood)는 뉴저지 사무소의 디렉터로 맥킨지 주주협의회의 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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