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on Zehnder Report -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 인터뷰

“취임 첫 100일 동안 인재만을 찾고 또 찾았다”

43호 (2009년 10월 Issue 2)

마이클 블룸버그는 기업가로서 단기간 내에 전설적인 입지를 확보했다. 이제 성공적인 정치인으로서 뉴욕 시장 3선을 노리고 있다. 블룸버그 뉴욕 시장은 이곤젠더가 발행하는 <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 급여 수준이 높지 않은 지방정부에서 일하는 게 왜 세계적인 기업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만큼이나 보람 있는지 설명했다. 또 민간 부문과 공공 부문의 성공 요소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보다 훨씬 비슷하다고 말했다.
 
이곤젠더:시장님께서 집필하신 자서전에는 ‘더 많은 노력을 쏟아부을수록 더욱 충만한 삶을 살게 된다’는 구절이 있습니다. 뉴욕의 시장으로서 얼마나 충만하고 만족스런 삶을 살고 계신지요?
 
마이클 블룸버그:저는 하루에 10가지 일을 진행하고, 일주일 내내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하는 삶을 즐기고 있습니다.
 
 
공공 부문의 책임자로서 무엇이 가장 보람 있으십니까? 금전적인 보상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렇다면 명성이나 대중의 인정을 통해 보람을 느끼시나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에게 인정거나 존중받고 싶어 하죠. 그러나 저는 정계에 뛰어든 직후 몇 가지 사항에서 뜻밖의 기쁨을 발견했습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뉴욕 시 정부에 몸담고 있는 30만 공무원들이 모두 뛰어난 인재라는 점이었습니다. 뉴욕의 공무원 중 상당수는 민간 부문에서 많은 돈을 벌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많은 돈을 안겨주는 민간 부문 대신 종종 말 그대로 생사(生死)의 문제를 다뤄야 하고, 항상 언론의 감시를 받으며, 관리자가 되려면 훨씬 더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돈 대신 인정과 존경을 얻습니다. 시장은 이런 우수한 인재를 유지하기 위해 그들을 인정하고 존중해줘야 합니다.
 
민간 부문에서는 인재를 데려오기 위한 수단으로 금전적 보상을 가장 많이 활용합니다. 하지만 공공 부문에서는 돈으로 인재를 확보할 수 없습니다. 다른 방법을 써야만 하죠. 제가 개인적으로 가장 선호하는 방법은 권한 위임입니다. 예전의 저는 1만 명의 직원이 있는 회사를 운영했습니다. 지금은 총 30만 명의 공무원을 지휘하고 있죠. 하지만 인재 유치와 관련해서는 두 조직 사이에 별다른 차이가 없습니다. 훌륭한 인재를 데려오고 싶다면 그들에게 목표에 걸맞은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그들이 직접 결정을 내리게 해주며, 상사의 지원을 받을 수 있게 해줘야 합니다. 회사를 운영하라고 채용한 인재가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못하게 한다면 그건 말이 되지 않습니다.
 
 
 
권한 위임은 곧 상대를 신뢰한다는 뜻입니다. 권한과 책임이 미국 정부에서 흔히 사용되는 접근 방식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일부 선출직 공무원들은 권한을 나눠주는 것보다 자신이 모든 권한을 직접 쥐고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한마디로 통제 자체에 중독된 사람들이죠. 하지만 정부의 일이 제대로 굴러가게 하려면 가장 뛰어나고 똑똑한 인재를 유치해 일을 맡겨야 합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첫 100일 동안 어떤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을 1000번쯤 받은 것 같은데요. 저는 그럴 때마다 제가 뉴욕 시장으로 취임한 후 첫 100일 동안 어떤 일을 했는지 들려줍니다. “저는 필요한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면 항상 다음과 같은 질문이 이어집니다. “그러시군요. 하지만 100일 동안 실제로 어떤 일을 하셨다는 건가요?” 그럼 저는 “앞서 말한 것처럼 인재에 집중했지요”라고 답합니다.
 
오늘을 기준으로 제 임기는 287일 남았습니다. 3선에 실패할 수도 있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비어 있는 몇몇 행정관 자리를 메울 인재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인재는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다행히도 뉴욕 시를 위해 일하려는 인재는 아직도 많습니다. 이들은 (앞서 지적한) 공직에서 일하는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려고 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요? 돈 때문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뉴욕 시정부에서 일하면 자신들이 옳다고 생각하며, 시도해보기를 원하는 정책을 실행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교통 전문가라면 “정치적으로 인기 없는 일을 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시장의 방해 없이 차선을 바꿀 수 있습니다. 공중위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전면적인 금연 정책을 실행하고자 할 때 전폭적인 지지를 받을 수 있습니다.
 
공공 부문에서 주어지는 재정적인 보상과 정부에서 일하는 인재가 민간 부문에서 활동할 때 벌어들일 수 있는 보상 수준을 비교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뉴욕 시의 어떤 행정관이 연간 18만 달러를 벌고 평균 1만 명의 직원을 감독한다고 생각해봅시다. 민간 부문에서 1만 명의 직원을 감독하는 직책을 맡고 있는 이들 중 연봉으로 18만 달러를 받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요?
 
보상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이어가고 싶습니다. 월가()를 떠나 블룸버그 주식회사를 세우셨을 당시 기업가로서의 삶을 택하게 된 결정적인 동기는 무엇이었습니까?
살로먼 브러더스에서 해고됐을 때 누구도 제게 일자리를 제안하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저는 고집이 무척 세서 일자리를 찾아 나서고 싶은 마음도 없었죠. 결국 직접 회사를 차리는 쪽이 상대적으로 간단한 해결책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느님이 “회사를 설립하라”는 계시를 주셨다고 얘기한다면 좀 낭만적으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현실에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죠. 저는 골똘히 자신을 분석하는 타입은 아닙니다. 무언가를 하기로 결정을 내려놓고서 후회를 해본 기억은 없습니다.
 
퇴직금으로 많은 돈을 받았을 테니, 회사 설립 당시 돈 문제는 별로 없었을 것 같은데요.
제가 해고를 당했던 1981년은 퇴직금을 두둑하게 주던 때가 아니었습니다. 적어도 살로먼 브러더스에서는 그랬죠. 저는 당시 그 회사 파트너로 활동하고 있었고, 주식 일부도 갖고 있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면서 주식을 팔아 약 1000만 달러를 벌었습니다. 어쨌든 재정적인 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이슈는 아니었네요.
 
기업가가 되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저는 열심히 일하기만 하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당시 사업에 따르는 위험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만큼 똑똑하지는 않았다는 생각이 들긴 하네요. 당시에는 그저 저돌적으로 덤벼들어 해내면 된다고 생각했으니까요.
 
저돌적으로 덤벼들어보니 어땠습니까, 일이 수월하게 풀렸나요?
제대로 된 제품을 선보이기까지 총 3년이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첫해는 대체로 수월하게 지나갔습니다. 제가 열정으로 타올랐기 때문이죠. 마지막 해도 수월했습니다. 그때쯤 되면 터널 끝에 보이는 불빛이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기차가 아니라 진짜 터널의 끝이라는 걸 알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2년차에는 힘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직원들에게 급여를 줄 돈이 부족해서 2주에 한 번씩 개인 수표를 발행해 회사 자본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그때는 ‘결국 나는 가진 걸 모두 써버리고, 그 후에는 일자리도 잡지 못하고 배를 곯게 될 거야’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회사를 직접 설립한 후 예상치 못했던 측면에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습니까?
모든 것이 새롭다는 게 가장 흥미롭더군요. 제가 회사를 창업할 당시에는 개인용 컴퓨터(PC)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회사가 직접 컴퓨터를 설계하고 만들어야 했죠. 저와 함께 일을 했던 엔지니어가 코네티컷에 있었는데, 저는 주말마다 그를 찾아가 함께 트랜지스터와 저항 장치, 축전기 등을 회로기판에 납땜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당시에는 인터넷이 없었기 때문에 전화선을 주문해 모뎀으로 뉴욕과 시카고를 연결했죠. 시카고에서는 작은 공간을 임대해 그곳에 있는 서너 곳의 고객사에 통신선을 연결했습니다. 주말이면 고객 사무실 책상 밑에 기어 들어가 통신 단말기를 설치하곤 했어요. 그 모든 일을 통해 커다란 보람을 느꼈습니다.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일이 재미있고 흥미로웠기 때문이죠.
 
회사를 세운 지 20여 년이 흐른 후, 모든 일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서 더는 도전할 일이 없다고 생각하셨나요? 아니면 뉴욕 시장 출마를 생각하게 한 다른 동기가 있었습니까?
‘차이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a chance to make a difference)’가 이유였죠. 모든 사람이 정부에 대해 불평을 하지만, 저는 뭔가에 불만이 생기면 단순히 불평만 하지 않습니다. 제가 직접 개입해 그 일을 더 잘해낼 수 있다는 걸 증명해 보이고 싶어 하죠.
 
기업을 경영해본 경험으로 얻은 것을 공공 부문에 접목한 적이 있습니까?
불펜(bull pen) 시스템, 즉 열린 구조의 사무실이 공공 부문에서는 놀라운 혁신이었습니다. 공공 부문에서는 누구도 불펜 시스템을 도입한 적이 없었습니다. 공공 부문 근로자들은 모두가 개별적으로 사무실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죠. 뉴욕 시 공무원들도 “우리가 일하는 사무실을 보십시오. 이게 우리가 일하는 방식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하지만 저는 흔들림 없이 “아니, 이게 내가 원하는 방식입니다. 이것이 앞으로 우리가 일하게 될 방식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처음에는 제 의견에 동조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했습니다. 하지만 결국 어떤 것을 택할지 투표한 결과, 불펜 시스템이 선택됐죠. 지금은 모든 직원들이 불펜 시스템을 시 정부의 업무 방식에 적합한 체계라고 생각합니다. 금연 방침도 취임 초기에는 모든 직원들의 지지를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달라졌죠. 또 모든 직원들이 공공 병원과 공공 주택에 대한 투자에 찬성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지만 시 전체를 생각했을 때는 공공 병원과 주택을 지속적으로 운영해나가는 게 중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리더십입니다.
 
시장님께서 갖고 계신 사업가 기질로 인해 여느 정치인과는 매우 다른 결론에 도달할 때가 있으실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재정 문제를 겪고 있는 기업을 위한 정부의 지원 방안을 보는 시각도 다르실 듯한데요.
일부 업계에서는 최우수 영업 사원들을 부부 동반으로 라스베이거스에 보내주고, 보상이다 뭐다 해서 많은 것을 안겨줘야 우수 인력을 붙잡을 수 있습니다. 그런 업계에서는 관행을 따를 수밖에 없죠. 주식 거래 전문가를 생각해봅시다. 그가 회사에 1억 달러의 수익을 안겨줬다면, 아마 자신의 몫으로 500만 달러쯤은 떨어질 거라고 생각할 겁니다. 회사가 기대를 충족시켜주지 못하면 그 전문가는 그럴 만한 회사를 찾아 떠나버립니다.
 
‘미국이 전부인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지 않다’는 점이 미국 연방정부가 갖고 있는 문제입니다. 연방정부의 규칙은 세상의 나머지 대부분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외국계 은행이 특정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 500만 달러를 지불하려 하지만, 미국 정부는 자국 은행이 그에게 500만 달러를 줄 수 없도록 규제했다고 생각해봅시다. 당연히 해당 인재는 미국 은행이 아닌 외국계 은행을 선택하게 됩니다. 최고 수준의 은행을 떠나 최고는 아니지만 돈을 많이 주는 은행에서 일을 하는 게 인지상정입니다.
 
정부는 기업처럼 행동할 수 없습니다. AIG를 생각해보죠. 제가 걱정하는 부분은 뉴욕 AIG에 근무하는 1만 명의 근로자들이 연간 10만 달러 이하의 연봉을 받는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뉴욕 시민이고, 일자리를 필요로 합니다. AIG가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유일한 방법은 꾹 참고서 대중의 압력에 맞서 싸우며(대중은 몰락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을 해고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끝까지 버텨내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제 안에 들어 있는 사업가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자동차업계를 돕고 싶다면 공장 절반을 폐쇄하고, 납품업체도 절반으로 줄이고, 딜러 절반을 없애라. 150만 명의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게 되겠지만 결국 산업의 규모 자체가 지속 가능한 수준으로 줄어들 것이다.’
 
하지만 제 안에 들어 있는 공무원(public servant)은 이렇게 말합니다. ‘경제를 부양하고 싶다면 계속 돈을 집어넣고 비효율적인 상태가 지속되도록 만들어야 한다. 어차피 해결 방법은 없다.’
 
정부는 어떤 방법을 택할까요? 틀림없이 ‘둘 다 원한다’는 답을 내놓을 것입니다. 물론 둘 다 이뤄내는 건 불가능합니다. 하지만 정부는 양쪽 중 하나의 결정을 요구하는 답을 수용할 수 없습니다. 정부는 그런 식으로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곤젠더 인터내셔널 뉴욕 사무소의 유스터스 오브라이언과 헨리 토핑이 마이클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공동으로 진행했다.
 
편집자주 동아비즈니스리뷰(DBR)는 43호부터 글로벌 인사 전략 컨설팅사 ‘이곤젠더 인터내셔널(Egon Zehnder International)’이 발행하는 매거진 <포커스(The Focus)>의 주요 콘텐츠를 번역해 연재합니다. 이곤젠더는 1964년 설립됐으며, 세계 37개국에 64개의 사무소를 두고 있습니다. 주 업무는 다국적 기업을 위한 임원급 인재 채용과 리더십 평가 및 관련 연구입니다. <포커스>는 경영 전략과 리더십, 임원급 인재 채용의 최신 트렌드 및 세계 최고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주로 게재합니다. 이번 호 기사는 <포커스> 최근 호에 실린 ‘In the End Everybody Wants Recognition and Respect’를 번역한 것입니다. 기사 원문은 <포커스> 웹사이트(www.ezifocus.com)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동아비즈니스리뷰 334호 세계관의 세계 2021년 12월 Issue 1 목차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