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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 고객의 반대 이해하기

마이클 쉬한 | 3호 (2008년 2월 Issue 2)
 


최고 경영진은 경쟁에는 능하다. 하지만 경쟁이 아니라 소비자들의 반대에 직면할 때에는 크게 당황한다. 소비자들이 보다 조직화 되고, 더 많은 발언권을 갖는 등 예전과는 다른 여러 가지 이유 때문에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
 
경쟁과 고객 이해의 차이는 무엇인가? 학교 음료수 자판기 사례를 살펴보자. 몇 년 전 코카콜라와 펩시가 지역 학교 위원회와 거래를 트기 위해 겨돌했다. 하지만 코카콜라와 펩시가 정작 설득해야 했던 상대는 학교위원회가 아니라 부모들 및 어린이 비만과 관련된 소비자 단체였다. 부모들과 소비자 단체는 코카콜라와 펩시 중 어느 것이 더 나은지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았다. 그들은 학교에서 음료수가 판매되는 것 자체를 원하지 않았다.
 
기업들이 고객의 반대를 경쟁 상황과 착각하면 치명적 결과가 야기되기도 한다. 한 폐기물 처리 사업자는 공장 신축 과정에서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쳤을 때 협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 새로운 시도를 했다. 회사는 지역 레크리에이션 센터 신축을 제시했던 것이다. 이 제안은 사람들의 환영을 받는 대신 오히려 무성의한 뇌물로 취급받았다. 정치인들은 일상적으로 고객인 유권자들을 접하므로, 정치에서 이런 문제에 대한 더 좋은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정치인들의 경험에 따르면 급박한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경쟁에서 한 걸음 물러나 사태를 바라보는 태도가 중요하다. 누가, 왜 협상 테이블에 있는가? 상대방의 궁극적 협상 목표는 무엇인가? 이런 목표에 당신은 어떤 도움을 줄 수 있는가?
 
우선, 경쟁자가 제기한 이슈를 활용해 보는 방법이 있다. 예를 들어 당신이 미국 정치인 마이클 무어의 경쟁자라고 생각해보자. 만약 당신이 전 국민 의료보험제도를 주장하는 마이클 무어의 요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와 정면으로 맞서는 것은 좋은 방법이 아니다. 그 대신에 그가 왜 미국 중산층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지지를 받는지 생각해보라. 그 원인은 그가 저비용 의료 보험 정책을 제시하기 때문이다. 이런 정책을 당신의 목표에 반영하고,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다른 방법을 제시하도록 한다. 부정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무어의 캠페인을 인정하고 여유롭게 이에 대처하라.
 
내가 ‘비껴가기 전략’이라고 부르는 개념도 있다. 가장 유명한 사례는 담배 산업에서 찾아볼 수 있다. 실내흡연이 금지된 1980년대에 담배 업체들은 건물 내 공기 정화 캠페인을 벌였다. 그들은 캠페인에서 공기 오염 주범으로 담배 이외의 것들을 지목했다. 본업에 충실한 건물 관리인이 에너지 효율을 챙기느라 건물 내 공기를 탁하게 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담배 연기는 복사기, 카펫 접착제, 그 이외 빌딩 증후군으로 인한 다른 요인들이 방출하는 화학 물질에 비교하면 그리 중요한 것이 아니었다. 캠페인이 제시한 해결책은 건물 안에 신선한 공기 통풍이 더 잘 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이었다. 담배 산업이 구사한 전략이 궁극적으로 성공하지는 못했지만 이로 인해 실내 흡연 금지 정책의 실행은 수년간 연기됐다.
 
경영진이 고객의 이해관계와 경쟁의 차이를 구별할 수 있게 되면 독창적인 기법도 활용해볼 수 있다. 미국 중서부 지역에 위치한 한 지역 병원은 해당 지역에 병원을 신설하려는 새로운 잠재 진입자의 위협을 받고 있었다. 전국 각지에 병원을 운영하던 경쟁자는 최신식 시설을 갖춘 정형외과 병원을 설립할 계획이었다. 이 지역에는 오래된 지역 병원이 있을 뿐이어서 새로운 병원을 세울 이유는 뚜렷했다. “이 지역에도 보스턴에 있는 것 같은 좋은 병원이 필요한 것 아닌가?” 이 경쟁자는 병원 시설 착공을 위해 ‘수요가 존재한다는 확인서’만 있으면 됐다. 이에 대해 지역 시장을 장악하고 있던 지역 병원은 칼 로브가 정치적으로 사용한 유명한 전략을 활용해서 반대여론을 일으켰다. 바로 경쟁업체가 사용하는 84개의 침대 시설이 8800만 달러라고 밝히면서 다음과 같은 질문을 제기한 것이다. “자, 하나에 100만 달러짜리 침대를 만드는 계획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렇게 문제를 다시 구성하면서 논쟁이 시작되기도 전에 병원 수요가 있다는 확인서 발급은 거부됐다.
 
저자 Michael Sheehan은 워싱턴DC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Sheehan Associates) 창립자이지 회장이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미디어 자문 위원을 역임했다.
  • 마이클 쉬한 | 워싱턴DC에 있는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사(Sheehan Associates) 창립자이지 회장이다. 그는 빌 클린턴 대통령의 미디어 자문 위원을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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