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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중요성과 동인

몰입, ‘오합지졸’과 ‘정예군’ 가른다

해미시 디어리 | 33호 (2009년 5월 Issue 2)
“금융 서비스 시장에는 성공을 보장해주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 위기 극복과 성공을 위해 우리가 가진 것은 몰입도 높은 인력뿐이다. 업무에 몰입한 직원들은 탁월한 서비스로 고객 만족과 성공을 보장해준다.”
 
이는 금융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 한 명이 최근 필자에게 한 말이다.
 
경기 불황으로 많은 기업들이 다양한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대다수 기업들은 이미 신규 채용 중단, 임금 동결, 출장비 및 접대비 삭감, 업무 시간 단축 등의 조치를 취했다. 극단적인 일부 기업들은 인원 감축을 시행했거나, 이를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우고 있다.
 
비용 절감 노력은 분명 기업의 손익계산서상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하지만 기업의 장기적 성장에 득이 될지는 의문이다. 특히 기업 성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가져오는 직원들의 몰입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 비용 절감 조치는 분명 신중하게 재고할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금융기업 CFO의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그는 비용 절감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기업들이 잊고 있었던 무언가를 말하고 있다. 바로 회사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업무에 몰입하는 뛰어난 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오늘날 사람은 공장 설비와 같은 유형자산은 물론, 단순한 지식이나 기술 같은 무형자산보다 훨씬 중요한 경쟁 우위의 원천이다. 특히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회사의 성공을 위해 뛰게 하는 원천인 ‘몰입’은 ‘오합지졸’과 ‘정예군’을 가르는 핵심 기준이 된다.
 
몰입은 기업의 구성원을 하나로 묶고, 그들이 최대한의 성과를 내게 한다. 몰입도가 높은 직원의 생산성은 그렇지 않은 직원보다 훨씬 탁월하다.
 
어떤 기업이든 직원들의 ‘자발적 노력을 끌어내는’ 몰입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면 불황을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삼아 위기 극복은 물론, 위기 이후의 도약을 모색할 수 있다.
 
이 글은 타워스페린이 그동안 시행해온 다양한 조사 결과를 기반으로 왜 직원 몰입이 중요하며, 어떻게 몰입 수준을 높일 수 있을 것인지를 정리했다. 가장 중요한 참고 자료는 타워스페린의 ‘글로벌 인력 스터디(Global Workforce Study) 2007∼2008’임을 미리 밝혀둔다.
 
몰입이란 무엇인가
‘몰입’이란 직원이 자신이 근무하는 기업의 성공을 위해 자발적으로 추가적인 시간, 지력(brain-power), 에너지를 투입하는 상태를 말한다. 다년간에 걸친 타워스페린-ISR(International Survey & Research) 연구에 따르면, 업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3가지 측면(인지, 정서, 행동) 측면에서 그렇지 않은 직원과 차별적 행동 양식을 보인다.(그림1) 

①인지적 측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기업의 목표를 신뢰하고, 가치를 이해하며, 자신이 속한 부서가 어떻게 기업의 성공에 기여하는지를 이해한다. 따라서 이런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업무 성과와 효율성이 높을 수밖에 없다.
 
②정서적 측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자신이 일하는 회사가 업무에 최선을 다해 일할 수 있도록 격려한다고 믿는다. 또 지인에게 자신의 회사를 ‘일하기 좋은 직장’이라고 추천한다.
 
③행동적 측면: 몰입도가 높은 직원은 개인과 기업의 성공을 위해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수준보다 더 노력을 기울여 업무를 수행한다.
 
왜 몰입이 중요한가
직원의 업무 몰입도는 기업의 성과(performance)에 매우 강한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성과 향상을 위해 노력하는 경영자들은 직원들의 몰입도를 매우 중시해야 한다. 몰입이 개인 업무 성과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수많은 연구 조사들이 이미 발표됐다. 또 몰입은 직원들에게서 창의적 에너지를 끌어내는 역할도 한다. 업무 몰입의 가장 큰 장점은 유형의 자원을 많이 투자하지 않고도 엄청난 성과를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지금처럼 비용을 통제하고 현금을 확보해야 하는 불황기에는 몰입의 의미와 역할이 호황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몰입 수준과 재무 성과의 연계성 필자가 가장 먼저 강조하고 싶은 포인트는 직원의 몰입 수준과 재무 성과의 직접적인 연계성이다. 이와 관련한 증거는 타워스페린의 최근 연구 결과에서 명확하게 드러난다.
 
연구는 3년의 기간을 두고 41개 글로벌 기업과 직원 36만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이 연구에서 직원 몰입도가 높은 기업은 3년 동안 영업이익률이 3.74%, 순이익률은 2.06% 늘어났다. 반면 몰입도가 낮은 기업의 영업이익률(-2.01%)과 순이익률(-1.38%)은 모두 떨어졌다.(그림2)

개인 성과와 자신감 향상 <그림3>은 몰입·성과 연계의 또 다른 측면을 설명한다. 이는 직원들이 자신의 능력이 얼마나 비즈니스에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는지(개인 성과와 자신감)를 나타낸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몰입도가 높은 직원들은 제품의 품질과 고객 만족도, 기업의 수익성 등에 자신이 능동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 반면 몰입도가 낮은 직원들은 회사에 자신이 기여한다고 생각하는 비중이 훨씬 적었다.
 
이직률 저하 몰입은 직원들의 이직률을 낮추는 데도 도움을 준다. 이직은 기업의 역량 유지 및 채용 비용과 관련 있으며, 특히 핵심 인재의 이직은 기업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 <그림4>는 몰입도 수준과 이직률 간의 관계를 보여준다. ‘이직 계획이 없다’는 응답은 몰입도 수준과 정비례한다. 몰입도가 낮은 직원들은 이직을 고려하고 있거나, 이미 이직 계획을 세웠다는 비율이 훨씬 높다.  

창의성의 기반 창의성 연구의 대가인 테레사 애머빌 하버드경영대학원 교수는 창의적 역량을 발휘하기 위한 핵심 조건 가운데 하나로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를 중시했다. 여기서 내적 동기란 몰입과 동의어다. 애머빌 교수는 생각의 과정 자체에 몰입했을 때 창의력이 극대화된다고 강조했다. 이는 조직원이 업무 자체에 흥미를 갖고 그것의 해결에 몰입했을 때, 기존 관행과 다른 새로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뜻이다.
 
불황기 몰입의 주요 동인
기업은 조직원들의 업무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몰입을 이끌어내는 동인(動因·driver)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고,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 10개를 대상으로 한 타워스페린-ISR의 2009년 연구(Employees Through Crisis, The Impact of the Economic Downturn: Q1 2009)는 현재 상황에서 직원 몰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동인들을 밝혀냈다.(표1)
 
지금과 같은 혼돈과 변화의 시기에 직원 몰입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3가지 요인은 리더십, 교육·인재 개발, 급여·복리후생이었다. 리더십은 10개 기업 모두, 교육·인재 개발은 6개 기업의 주요 몰입 동인이었다. 전체 기업 중 세 곳은 급여·복리후생이 불황기 몰입도에 큰 영향을 준다고 응답했다.
 
경영진의 리더십 리더십은 위기 상황에서 몰입도 수준을 유지하거나 상승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이다. 적절한 리더십은 불확실성에 직면한 직원들에게 심적 안정감을 주고, 장기적 방향성을 제시하는 ‘등대’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리더십은 직원들이 흔들리지 않고 위기 극복을 위한 전략과 비전 달성에 집중하게 한다.
 
직원들의 사기를 높이고 업무 몰입을 이끌어내기 위해 리더들은 다음 3가지 포인트에 주목해야 한다.
 
첫째, 목표를 명확히 제시하라. 효과적인 리더는 기업의 전략적 비전을 명확하게 정립해 직원들이 비전 달성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할지를 쉽게 알게 한다. 명확한 비전과 목표가 없으면 직원들은 어떤 일을 할지 몰라 우왕좌왕하며, 특히 눈앞에 닥친 위기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지리멸렬한 모습을 보이게 된다.
 
둘째, 직원의 행복과 안녕(wellbeing)에 진정한 관심을 기울여라. 직원들은 진정으로 자신들을 배려해주는 기업과 리더를 위해 일하고 싶어 한다. 많은 리더들은 직원들에 대한 관심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다. 대다수 최고경영자(CEO)들은 기업의 성공을 직원의 헌신과 노력 덕분으로 돌린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 직원들은 경영진의 ‘공치사’가 진심에서 비롯된 것인지를 충분히 구별할 역량과 판단력을 갖고 있으며, 이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문제는 대다수 기업 구성원들이 경영진의 직원에 대한 애정 표시가 진심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고 여기고 있음이 최근 연구 결과에서 드러난 점이다. 타워스페린의 조사(Global Workforce Study 2007∼2008)에서는 응답자의 10% 정도만이 ‘실제로 최고 경영진이 직원들을 가장 중요한 자산으로 여기고 있다’고 동의했다. 게다가 리더들의 핵심적 행동(key behavior)에 긍정적인 평가를 한 직원의 비율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셋째, 위기 상황의 리더에게는 공개적이고 진실한 의사소통이 필수적이다. 리더는 이를 위해 언제나 직원들의 눈에 띄고 접근이 쉬운 사람으로 인식돼야 한다.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는 주요 의사결정과 그 근거를 조직원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리더십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리더십 이외에도 혼란의 시기에 직원들의 몰입도를 높이려면 다음 2가지 요인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

교육·인재 개발 직원 교육과 육성은 사업 환경이 악화된 시기에는 자칫 ‘있으면 좋으나, 없어도 무방한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 하지만 교육 및 육성 비용을 줄이는 조치는 숙련된 직원의 불만을 야기하거나, 회사가 직원을 운명 공동체가 아닌 소모품으로(또는 가볍게) 여긴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따라서 불만을 가진 직원이 이직하거나,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는 등 예상치 못한 역효과가 종종 일어난다.
 
기업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괄적인 교육·인재 개발 비용 삭감을 지양하고, 필요에 따라 차별적 조치를 취하는 편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회사의 성공에 반드시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먼저 구분한 후, 중요한 부분에 집중하는 전략을 취해야 한다.
 
급여·복리후생 이 요인은 자신의 미래에 대한 직원들의 우려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적절한 보상 정책을 세우지 않는 기업은 몰입도 저하는 물론 대규모 이직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
 
따라서 기업은 불황기에 보상 정책과 관련한 직원들의 우려를 없애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좋은 대안 중 하나는 보상의 전체적인 수혜 수준을 유지하면서 세부 항목들을 조정하는 ‘총 보상 개념’ 접근이다.
 
궁극적으로 직원들의 몰입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그들이 인지하는 총 보상의 크기다. 그러므로 총 보상과 직원들의 몰입 수준, 재직 의도를 유지하면서 동시에 적은 비용으로 효과적인 보상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단, 기업은 총 보상의 크기가 변하지 않았음을 강조하기 위해 직원들에게 세부 항목을 금액으로 환산해 자주 알려줘야 한다.
 
몰입의 딜레마
불황기에는 많은 HR 전문가들이 ‘몰입의 딜레마’로 인한 어려움을 호소한다. 몰입의 딜레마는 직원의 몰입이 필요한 위기의 시기에 역설적으로 직원들의 몰입도 수준이 떨어지는 현상을 말한다.(그림5)
 
이런 현상은 일반적인 기업의 리더들이 변화를 관리하는 방법을 잘 알지 못하며, 위기 상황에서 중요한 사안을 은폐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보다 구체적인 원인으로는 경영진의 방향성 제시 미비, 고용 안정에 대한 불안감, 늘어나는 업무량으로 인한 스트레스 등을 들 수 있다.
 
타워스페린-ISR의 2008 분기별 동향 보고에 따르면 기업 구성원의 사기, 행복 및 몰입도 수준이 △업무 우선순위의 잦은 변경 △불명확한 상사의 지시 △구조조정으로 인한 잠재적 업무량 증가 등으로 인해 2008년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낮아졌다. ‘업무량이 적절하다’는 질문에 대한 긍정 응답률(설문 척도상의 ‘매우 그렇다’와 ‘그렇다’에 응답한 비율)은 2008년 1분기 41%에서 4분기 33%로 낮아졌다.
 
또한 몰입도가 매우 낮은 직원(저성과자)이 고용 시장 불안으로 이직을 기피함으로써 전체 비즈니스 성과와 동료들에게 미치는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저성과자는 회사 전체의 성과를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자신의 일을 고성과자에게 떠맡김으로써 고성과자의 업무 부담을 가중시킨다. 이렇게 되면 고성과자는 스트레스와 업무 탈진으로 이직을 심각하게 고려하게 된다. 따라서 현명한 조직은 내부의 문제점을 조기에 파악하고, 몰입 딜레마의 크기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전략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
 
내부의 문제점은 직원 설문조사(Em-ployee Opinion Survey)로 현재 몰입도 수준 등을 측정함으로써 알아낼 수 있다. 기업은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문제의 수준과 원인을 알아내고, 최고 경영진 워크숍 등 개선 활동을 실시해야 한다.
 
몰입 딜레마를 해결하기 위한 기본적 방안들은 필자가 앞서 제시한 ‘불황기 몰입의 주요 동인’을 참조하면 될 것 같다. 이를 포함해 타워스페린이 기업 전체 차원에서 ‘몰입 딜레마’를 최소화하기 위해 제시하는 6가지 방안은 <표2>와 같다. 

기업은 오늘날의 위기 상황을 극복하고 건전한 조직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외부 고객을 바라보는 도구와 관점을 내부 직원들에게도 적용해야 한다. 직원들의 니즈와 이슈, 가치, ‘구매 패턴’이 무엇인지 알아내 그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기업은 직원들이 업무에 깊이 몰입해 에너지와 시간을 자발적으로 투입하고, 회사가 원하는 비즈니스 성과를 창출하는지를 항상 확인해야 한다.
 
이런 자세를 가진 기업은 강력한 내부 결속과 역량을 기반으로 경제적 호황기가 다가오는 시점에 남보다 앞서 기회와 경쟁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다.
 
번역 강지숙 타워스페린 서울 사무소 컨설턴트
 
필자는 타워스페린-ISR아시아태평양 지역 글로벌 사장(Managing Principal)이며, 직원 고객몰입, 리더십 효과성, 조직 문화 분야의 전문가다. 호주 멜버른의 라트로브대에서 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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