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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고 사소한’ 부정행위?… 초기부터 차단해야

한지영 | 376호 (2023년 09월 Issue 1)
Based on “Sweat the Small Stuff, How Small Incidents of Negative Workplace Behavior lead to Larger Misconduct” (2023) by Von Bergen, C. W., & Bressler, M.S. in Journal of Organizational Psychology, Vol. 23(1)



무엇을, 왜 연구했나?

“말굽 못이 없어서 말굽이 떨어졌고, 말굽이 떨어져서 말이 쓰러졌고, 말이 쓰러져서 기수를 잃었고, 기수가 없어서 전투 정보가 전달되지 않았고, 전투 정보를 받지 못해 전투를 패배했고, 전투를 패배해 왕국이 멸망했다. 이 모든 것은 말굽 못이 없었기 때문에 발생했다.” (Franklin, 1758)

미국 건국 운동에 큰 영향을 미친 벤저민 프랭클린이 사회적 가르침과 지혜를 담은 그의 인기 저서 『가난한 리처드 연감(Poor Richard’s Almanac)』에서 언급한 이 격언은 사소한 문제가 심각하고 중대한 문제로 이어지는 상황을 비유한 문장이다. 이 문장과 마찬가지로 조직에서 작은 성공이 축적되면 종종 긍정적 변화가 나타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작은 승리를 경험한 조직 구성원들은 앞으로의 전진을 위한 추진력과 자신감을 가지게 되며 동기부여된다. 미시간대의 조직이론가인 칼 웨이크 교수를 비롯한 학자들은 작은 승리가 만들어 내는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에 주목하며 “작은 성공은 큰 성취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작은 성공이 중요하게 여겨지지 않거나 과소평가되는 경향이 있고 이로 인해 작은 성공이 계속되지 못하고 때로 큰 성공으로 이어지는 계기를 차단하기도 한다.

사안은 다르지만 같은 논리로 조직에서 용인된 도덕적 사회적 규범을 약간이나마 일탈하게 만드는 사건, 행동 등 작은 문제도 작거나 중요하지 않다는 이유로 경시돼 때로 심각하고 파괴적인 행동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런 관점에서 사우스이스턴 오클라호마주립대 연구팀은 작은 손실이 압도적이거나 위협적이지는 않지만 장기적으로 사소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주장하며 조직에서 경미한 일탈 행동이 시작되면 이후에도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이어져 결국 원하지 않는 결과로 귀결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본 연구에서는 직장 내 경미한 부정행위에 대해 고찰하고 조직 관리자들이 이를 주목하지 않는 이유에 대해 논의했다. 또한 직장에서 사소한 부정행위가 관리자에게 제재를 받지 않을 경우 점점 심각하고 널리 퍼지는 악순환 현상의 예를 제시하며 이를 통해 조직 내 관리자들에게 필요한 함의를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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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발견했나?

연구에서는 직장 내 경미한 부정 행동이 어떻게 심각한 비윤리적 행위로 확대되는지 설명하기 위해 문헌 연구를 통해 직장 내 부정 행동(Workplace Misbehavior)의 원인에 주목하고 관리자들이 이를 주목하지 않는 이유를 고찰했다.

직장 내 부정 행동이 발생하는 이유로 조직 구성원의 성격, 가치관과 같은 개인적인 요인이나 조직 내 리더십, 문화와 같은 조직적인 요인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연구자들은 조직 구성원들이 저지르는 경미한 부정행위를 관리자들이 제재하지 않는 것에 특히 주목한다. 관리자들의 제재가 조직 내 부정행위를 방지하는 중요한 기제인 것은 확실한 데도 관리자들은 가급적 같이 일하는 구성원들과 갈등과 대립을 피하려고 하기에 경미한 부정행위를 지적하는 것을 주저한다. ‘MUM(Minimizing Unpleasant Message, 불쾌한 메시지 최소화) 효과’는 관리자들이 구성원들에게 불쾌한 소식을 전달하거나 부정적인 피드백을 하는 것을 꺼리는 현상을 잘 설명한다. 또한 관리자들은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일일이 관리하는 것이 구성원들에게 부정적으로 인식되고 관계의 질을 저해한다고 여기기 때문에 직장 내 부정행동에 주목하지 않으려 하기도 한다. 이와 더불어 과도한 업무량, 경쟁 우선주의, 결과에만 초점을 맞춘 성과 평가 관행, 교육 기회 부족 등도 관리자들이 직장 내 경미한 부정 행동을 주목하지 못하는 원인으로 설명한다.

이렇듯 관리자들은 조직 내 경미한 부정 행동을 주목하지 않고 있지만 마루야마 마구로 박사1 의 ‘편차 증폭 모델(Deviation Amplifying Model)2 ’에 의하면 직장 내 경미한 부정행위는 심각한 비윤리적 행위로 확대된다. 편차 증폭 모델은 편차를 증폭해서 피드백을 하는 방식의 제어 시스템으로, 여기서 조직 내 경미한 부정행위는 ‘편차’에, 부정행위의 확산과 강화는 ‘증폭’에 해당되고 피드백은 조직의 반응과 결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작은 부정 행동이 증폭돼 다른 직원들에게 전파되고, 더 큰 부정 행동으로 변화하면서 조직의 성과와 문화에 악영향을 미치고, 조직이 이에 대응하거나 실패하면서 다시 부정 행동을 유발해 악순환을 겪게 되는 과정을 설명하는 것이다.

또한 연구팀은 편차 증폭 모델을 적용한 다양한 사례를 제시한다. 예를 들면, 사소한 불량 행위가 위법 행위로 이어지는 영역으로 무례함을 꼽으며 무례함이 부정 행동의 악순환으로 이끄는 하강 나선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한 조직 구성원이 동료에게 욕설을 행사하는 부정 행동이 용인되면 다른 직원들에게도 전파될 수 있고, 더 큰 규모의 심한 형태의 괴롭힘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회사의 인적자원과 조직 문화에 손해를 입히고 회사가 이를 제재하기 어려운 상황이 돼 다시 부정 행동의 증가에 영향을 미쳐 악순환을 겪게 된다는 것이다. 이를 근거로 연구팀은 부정 행동이 조직 내에 확산될 가능성을 낮추기 위해 부정 행동이 관리자들에 의해 빠르게 인지되고 처리될 수 있는 조직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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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결과가 어떤 교훈을 주나?

본 연구의 이론적 근거인 편차 증폭 모델은 직장 내 부정 행동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유용한 도구로 조직에서는 작은 부정적 행동을 신속하게 인식하고 해결하고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본 연구를 통해 도출된 연구 결과는 다음과 같은 시사점과 함의를 제시한다.

첫째, 관리자들은 사소한 부정적인 직장 행동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조직 구성원들이 나선형 악순환 효과를 경험하지 않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는 ‘사소한 것에 땀 흘리지 말라’는 인기 있는 격언이나 ‘예외에 의한 관리’라는 이름으로 고성과자들의 관리를 등한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접근이다. 예를 들면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창출해내는 성과와 더불어 그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에 대해서도 중요하게 평가하고 피드백을 해야 한다. 즉, 성과 평가를 할 때 결과 지표 이외에 행동 지표도 포함해 성과 평가 기준을 제시해야 하며 명확하고 구체적인 목표 설정이 사전에 수반돼야 한다.

둘째, 관리자들이 조직 구성원에게 부정적인 피드백을 회피하는 이유는 불쾌한 소식을 전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관리자로서 너그럽지 못한 역할을 한다고 느끼는 도덕적 갈등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오히려 대상 조직 구성원에게 부정적인 행동에 대해 정직한 피드백을 제공하면 그를 통해 해당 조직 구성원이 배우고 성장하는 데 도움을 얻을 수 있고 장기적 관점에서는 조직 전체의 복지가 개선될 수 있다. 특히 원격 근무 등 조직 구성원들이 물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경우 회사와 연결돼 있지 않다고 느낄 가능성이 높아 조직 구성원의 부정행위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이런 환경에 있는 관리자들은 조직 구성원의 행동을 적절하게 모니터링하고 통제하며 도덕적 가치를 전달해야 한다. 셋째, 사소한 부정행위가 더 크고 심각한 위법행위로 확대될 때 고용주의 경우, 책임을 대리하는 원칙에 따라 직원의 과실 행위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점까지 고려하지는 않더라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를 위해 조직 문화와 가치를 확립하고 공유해야 한다. 또한 적극적이고 윤리적인 모범 행동을 보여주는 조직 구성원들에게는 인정과 보상을 통한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 한지영 | 비어케이 영업2본부장, 기술경영학 박사

    필자는 서울대 소비자 아동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에서 기술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양한 규모의 국내외 기업과 조직에서 15년 이상 C-Level 임원(CMO)으로 일해 왔으며 현재 글로벌 프리미엄 맥주 ‘칭따오’를 수입 유통하는 ‘비어케이’에서 소비자 채널의 영업과 마케팅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주요 관심 연구 분야는 조직 및 팀 성과 창출, 조직 변화 관리와 리더십, 마케팅과 커뮤니케이션, 조직 자원 이론 등이다.
    jeo091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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