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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금쪽이

워라밸 타령만 하는 실수투성이 MZ 직원
그래도 퇴사해버릴까 눈치보인다면?

최호진,김수경,김성완 | 369호 (2023년 05월 Issue 2)
편집자주

‘맑은 눈의 광인.’

SNL코리아 시즌3의 시트콤 ‘MZ오피스’는 상사가 귀에 꽂힌 에어팟을 빼라고 말하자 “저는 노래 들으면서 일해야 능률이 올라가는 편입니다”라며 눈을 똑바로 뜨고 제 할 말을 하는 MZ세대 직원을 이렇게 묘사합니다. 이처럼 때론 풍자의 대상이 될 정도로 MZ세대 직원의 ‘특수성’이 종종 화제가 됩니다. 업무 능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야근 없는 워라밸을 고수하는 등 업무에 대한 책임보다는 권리만을 챙기려는 MZ세대 신입 사원들로 인해 고충을 토로하는 관리자들도 많습니다. 이번 ‘직장인 금쪽이’는 MZ세대 신입 직원 관리에 어려움을 느끼는 독자들의 사연을 종합해 재구성했습니다. MZ세대 직원을 이해하고, 이들과의 갈등을 해결하고자 하는 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독자 여러분의 직장 내 자존감과 자신감 회복을 위해 DBR의 마음 전문가들이 ‘처방’해드립니다. e메일(dbr@donga.com)을 통해 상담을 의뢰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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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관리자로 일한 지 5년 차입니다. 지금까지 여러 부하 직원을 채용하고 교육해왔지만 최근 ‘역대급 직원’을 만났습니다. 신입 직원인데 일머리가 없어도 너무 없습니다. 입사한 지 3개월이 지났는데 지시한 업무를 점검했을 때 실수 없이 제대로 해낸 적이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실수를 바로잡도록 다시 지시하면 또 다른 실수를 저지릅니다. 고객사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등 업무 처리에 있어 디테일이 떨어지는 건 물론이고 데드라인을 넘기는 것도 다반사입니다.

더 화를 돋우는 건 신입 직원의 태도입니다. 한 번은 수준 미달인 결과물을 그냥 통과시킬 수 없어 퇴근 전에 업무 재작업을 지시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야근하면 죽는 병에 걸렸는지 “내일 출근해서 하겠다”며 퇴근 시간은 칼같이 지킵니다. ‘워라밸’ 좋죠. 그런데 일이 능숙하지 못하면 시간을 더 들여서라도 제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게 우선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는 제가 ‘꼰대’인 건가요?

질책도 해봤습니다. 신입 직원이 똑같은 실수를 5번째 반복했을 때였죠. “물론 처음이라 미숙할 수 있어요. 그런데 제가 정말 여러 차례 지적했습니다. 눈에 띄는 곳에 따로 메모하든지 노력을 해서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해주세요.” 이렇게 강하게 말하면 하루 이틀은 꼼꼼하게 업무를 처리하는 듯하더니 다시 실수투성이의 서류를 보내 제 속을 긁습니다. 요즘 MZ세대는 회사에 충성하지 않는다고 하던데 나중에 인사 고과를 낮게 줘도 개선 의지를 보이긴 할지 답답할 따름입니다.

그런 직원을 왜 뽑았냐고요? 신입 직원이기 때문에 가르치고 지적하면 된다고 생각했죠. 가르치는데도 한계가 있다는 걸 그때 생각하지 못한 제 자신이 한심할 지경입니다. 여기가 회사인지 학교인지…. 처음에는 ‘빨간펜’ 선생님처럼 일일이 봐주면서 마이크로 매니징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제 업무도 많은 상황에서 신입 직원 하나에 매달려 있자니 이게 무슨 시간 낭비인가 싶더군요. 선임급 팀원에게 시간 날 때마다 봐주라고 했더니 다들 자기 일도 바쁜 상황이라 점점 불만이 쌓이는 게 눈에 보입니다.

더 절망스러운 건 역량 미달의 무책임한 신입 직원이라도 행여 퇴사하지 않을까 눈치를 보게 된다는 겁니다. 중소기업이라 상대적으로 처우가 좋지 않아 지원자가 많지 않은 편이거든요. 지금 직원보다 더 나은 사람이 온다는 보장이 없기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경영진에 입사자 처우 개선을 제안했지만 “요즘같이 어려운 시기에 비용 절감해도 모자랄 판”이라며 면박만 들었네요.

MZ세대 신입 직원 관리,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르치고 지적하면 나아지긴 하는 걸까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란 생각만 드네요. 같은 지적을 반복하는 것도 지치고, 진정성이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죄송합니다”란 소리 듣기도 지겹습니다. 신입 직원과 함께 일하는 고객사의 불만을 응대할 때마다 저도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얼마 전에는 탈모 초기를 진단받았습니다. 처음에는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신입 직원을 탓했지만 이제는 관리자로서의 역량이 부족한 내 탓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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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lution I

김수경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sookim@hs.ac.kr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동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스탠퍼드대(Stanford University)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쳤다. 현재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직장을 다니다 보면 어디에나 ‘빌런’이 있게 마련입니다. 일에 서툰 것은 물론이거니와 개선의 의지도 없고 자아 계발의 욕구도 없는 그야말로 ‘월급 루팡’을 만나게 되지요. 직장 생활은 근본적으로 ‘팀 플레이’기에 개인의 역량 부족은 팀의 성과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에게는 참으로 억울한 노릇이지요. 나만 잘한다고 해서 성과를 낼 수 없으니까요. 게다가 같은 실수를 반복하면서도 영혼 없이 “죄송하다”는 말만 내뱉는 부하 직원을 마주할 때 관리자의 속은 타들어 가는 게 당연합니다. 회사는 유치원이 아니지요.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가르쳐주고 챙겨줄 순 없습니다.

조직보다는 개인, 일보다는 워라밸이 먼저인 게 MZ세대의 특징이라고들 하죠. 저도 직업 특성상 매일 20대 청년들을 만납니다만 확실히 이전 세대와는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인간관계를 수직적 관계보단 수평적 관계로 인지합니다. 교수와 학생으로 만났지만 어디까지나 계약에 의해 가르침을 주고받는 일종의 거래 관계로 생각하는 것이지요. 책임보다는 권리에 익숙하다는 생각도 한편으론 듭니다. ‘나’라는 존재를 조직의 일부가 아닌 개인으로 인지하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조직 안에서는 의무가 발생하지만 그저 ‘나’로 존재할 땐 권리가 훨씬 중요합니다.

이런 세대적 특징을 가진 청년들이 회사라는 조직 생활에 처음 진입하면 당연히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습니다. 권리만 존재하던 삶에서 책임이 있는 삶으로 전환하는 게 쉽지 않겠지요. 아마도 문제의 신입 사원은 회사가 부여한 책임을 완수해야 한다는 생각보다는 회사로부터 월급을 받는 대가로 노동을 제공하는 계약 관계로 인지할 가능성이 큽니다. 내가 조직의 일부가 아니라면 조직에 충성해야 할 이유가 없지요. 조직의 성공은 더 이상 내 성공이 아닙니다. 어찌 보면 영리한 판단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측과 노동자 사이의 계약 관계에는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해내는 것까지 포함된다는 점을 알려줄 필요가 있습니다. 단순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사무실에 ‘존재’하는 것만으로는 계약이 성립되지 않습니다. 일단 해당 사원의 저(低)성과에 대해서는 분명히 인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이때 감정은 최대한 배제해야 합니다. “미워서” 하는 소리가 아니라 “계약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죠. 그러니 진정성 없는 “죄송하다”는 말에 화가 날 필요도 없습니다. 사과받기 위해 하는 이야기가 아니니까요.

문제의 사원에겐 실수가 발생하기 힘든, 아주 간단하고 쉬운 일부터 시키십시오. 즉시 교정을 지시하고 바로바로 수정이 가능한, 호흡이 짧은 일 위주로 시키는 거죠. 야근을 해서라도 수정해야 할 만큼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일은 시키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소위 ‘일머리’가 없는 사람들의 특징은 업무가 주어졌을 때 무엇부터 처리해야 할지 감을 잡지 못하는 것입니다. 덩어리로 일을 시키지 마십시오. 하나의 업무를 단계별로 잘게 나눠 지시하고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전 제대로 수행했는지 점검하세요. 실수가 발생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쉬운 일을 시켜도 실수는 또 발생할 것입니다. 이때 ‘무능’을 ‘태도’로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무능은 무능일 뿐입니다. 불성실해서, 무책임해서 또는 상사의 말을 무시해서 저지르는 실수라고 단정하지 마십시오. 무능을 태도의 문제로 확대 해석할 경우 필요 이상으로 감정을 싣게 됩니다. 부하 직원을 감정적으로 대하는 것은 본인의 평판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실수한 일에 대해서는 감정을 배제하고 실수를 수정할 때까지 그 일을 무한 반복시키세요. 화낼 필요가 전혀 없습니다. 우리는 일 때문에 만난 사이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닙니다.

압니다. 김 팀장님이 대체 왜 그렇게까지 수고를 해야 하는지 납득하실 수 없을 거예요. 내 업무만으로도 바쁘고 벅찬데 부하 직원의 ‘빨간펜 선생님’ 노릇까지 하려니 화가 나실 만도 합니다. 어쩌면 가장 간단한 방법은 해당 사원을 해고하고 더 유능한 사람을 채용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회사 사정상 처우가 좋지 않아 채용 공고를 내도 지원자가 많지 않으니 어쩔 수 없지요. 잔인한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서 연봉은 곧 노동의 질을 결정합니다. 그리 많지 않은 연봉에 최선을 다하라고 요구하긴 쉽지 않습니다.

자 그럼, 바꿀 수 없는 현실에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할 수 있는 것들을 차근차근 해봅시다. 우선 신입 사원이 아주 작은 일이라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면 보상해주세요. 칭찬을 해주는 것도, 맛있는 점심을 사주는 것도 좋습니다. 대신 실수했을 땐 무엇이 잘못됐는지 분명히 지적하세요. 인사 고과에 반영될 수 있음을 경고하는 것도 좋습니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의외로 단순합니다. 보상과 처벌의 메커니즘은 인간의 모든 행동에 동기를 부여하거든요. 보상과 처벌은 가시적일수록 효과가 좋습니다. MZ세대에게는 불명확한 미래보다 손에 잡히는 현재가 훨씬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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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상과 처벌이라니 너무 삭막한가요?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요? 최근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MZ세대 직장인 111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이상적인 직장 상사 1위는 ‘피드백이 명확한 상사’(42%)였습니다. 단순히 업무에 대한 ‘평가’보다 구체적이고 빠른 ‘피드백’을 선호한다는 것입니다. 신입 사원의 실수를 질타하지 마시고 무엇이 잘못됐는지, 어떻게 개선할 수 있는지 분명한 피드백을 제시한다고 생각하세요. MZ세대의 피드백 선호는 단지 과오에 대한 피드백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잘한 일에 대해서도 어떻게 그 일이 조직에 도움을 줬는지 분명히 설명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 가지 경계해야 할 것은 해당 사원의 특징을 ‘MZ세대는 다 그렇다’고 일반화하지 않는 것입니다. 분명 세대적 특징이라는 게 존재하긴 하지만 그렇다고 모든 MZ세대가 다 똑같은 건 아닙니다. 개인의 특징을 세대 문제로 치환해버리면 모든 것을 운명론적으로 생각해 버리기 쉽습니다. 사실 우리 모두는 실수투성이의 시기를 거쳐왔습니다. 기원전 1700년쯤의 수메르 점토판에도 “요즘 젊은이들은 버릇이 없다”는 내용이 적혀 있다고 하잖아요. 우리를 인내해준 누군가가 있기에 지금의 우리가 있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김 팀장님의 마음은 백번 이해합니다. 관리자가 된다는 것은 고단한 일이지요. 요즘 대부분의 회사에서는 신입 사원들이 모두 퇴근하고 관리자들만 남아 야근하는 것이 흔한 풍경이라고 합니다. 아마도 신입 사원이 관리자 자리에 오르면 자신을 인내해준 김 팀장님의 마음을 이해하는 날이 올 겁니다. 탈모 진단까지 받으셨다니 건강이 염려됩니다. 관리자로서 본인의 역량을 의심하지 마세요. 충분히 잘하고 계십니다.



Solution II

김성완

통코칭 대표
coach@tongcoaching.com
필자는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에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사람을 키우는 일은 인내와 배려의 연속입니다. 기업의 팀장으로서 성과를 내야 하는 책임을 부여받은 상황에서 신입 직원을 육성하기란 여간 버거운 일이 아닙니다. 더구나 신입 직원이 업무를 제대로 완수하지 못할 때는 개선을 위한 점검과 피드백을 반복해야 합니다. 그 과정에서 많은 상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신입 직원에게 실망합니다. 심한 경우에는 상사와 팀원 간의 갈등으로 해당 직원이 회사를 떠나기도 합니다. “무책임한 신입 직원이라도 퇴사하지 않을까 눈치를 보게 된다”는 김 팀장님의 말이 중소기업이 처한 인력난과 MZ세대 직원 관리의 어려움을 대변한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조직에 대한 충성심이 약하고 워라밸과 개인 성장을 중시하는 MZ세대 신입 직원의 효과적인 육성 방법은 무엇일까요?

조직에서 사람 관리가 어려운 이유는 직원 개인의 기대나 욕구가 모두 다르기 때문입니다. 리더가 가장 먼저 할 일은 다양한 욕구와 특성을 가진 개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입니다. 김 팀장님도 신입 직원의 업무 수행 과정에서의 문제나 태도에 대해 여러 차례 지적했습니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더 중요한 것은 신입 직원의 반복되는 실수의 원인을 파악하는 일입니다. 김 팀장님께서는 바쁜 시간을 쪼개 신입 직원의 잘못된 업무 결과를 직접 고쳐 주거나 선배 사원을 통해 업무를 지도했습니다. 그러나 동일한 실수를 5번 반복했다는 것은 업무 외적인 문제가 있거나 업무 몰입이 떨어짐을 의미합니다. 이럴 때 반복적 업무 지시나 꾸지람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직원 스스로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어떤 건지, 일하는 데 어려운 점이 무엇인지 등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신입 직원이 입사한 초기 6개월 동안은 주기적인 대화를 통해 업무에 익숙해지고 몰입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입사 초기에 부여되는 단순한 업무라도 생소한 전문 용어와 사업 내용 등으로 인해 신입 직원이 어려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MZ세대 신입 직원을 육성하는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대화와 관찰을 통해 그 사람의 ‘강점과 관점, 습관’을 이해하는 것입니다. 먼저, 강점이란 그 사람이 가진 뛰어난 역량입니다. 어떤 일이든지 그 사람의 잘하는 점보다는 못하는 점이 먼저 눈에 들어오게 마련입니다. 특히 일상적인 업무 수행에서 잘한 일은 그냥 넘어가고, 잘못된 일을 해결하려는 경우가 다반사입니다. 다년간 업무를 같이한 기존 직원들은 강점과 관점, 습관들을 이미 잘 알고 있지만 신입 직원의 경우에는 그렇지 않습니다. 신입 직원의 업무를 관찰하고 주기적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강점을 이해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사람을 키우는 핵심은 강점을 장려하고 약점을 보완하는 데 있기 때문입니다.

관점이란 사물이나 현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상사와 직원 간 일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면 기대와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특히 신입 직원의 경우 회사나 상사의 요구보다는 자신의 생각을 업무 결과물에 투영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는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구현하려는 인간 뇌 회로의 특성 때문입니다. 1 따라서 개인과 조직의 관점을 한 방향으로 정렬하는 의도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각자의 생각과 견해를 없애는 것이 아닌 조직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공통분모를 찾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습관은 일상생활에서 나타난 개인의 행동 패턴입니다. 직장인의 업무 습관은 업무상 대화나 문서를 통해 드러납니다. 대표적으로 잘못된 업무 습관은 중간 보고를 하지 않거나 잘못을 감추는 행동, 보고서의 오기나 오타 등입니다. 신입 직원들이 가장 많이 범하는 실수는 이런 작은 실수들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태도입니다. 김 팀장님 사례의 신입 직원도 똑같은 실수를 5번 반복했다는 점에서 일을 바라보는 관점과 작은 일을 소홀히 여기는 태도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때 직원은 자신이 만든 보고서의 핵심 아이디어나 내용은 보지 않고 지엽적인 오타나 실수만을 꼬집는 상사의 피드백에 불만을 품을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입 직원이 좋은 일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일의 배경과 기대 결과에 대한 상사의 구체적인 설명이 도움이 됩니다. 김 팀장님의 경우 신입 직원의 반복되는 실수가 업무에 있어 절대 가벼운 것이 아니라는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해줄 필요가 있습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에 들어오는 신입 직원의 경우 자신이 원하는 부서에 배치받은 직원들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직원들도 있습니다. 또한 원하는 부서에 배치받았지만 막상 하는 일이 자신의 기대와 다른 경우도 많습니다. 이처럼 개인이 일에서 의미를 찾지 못하고, 회사나 업무와 관련해 내적 갈등을 겪는 상황에서는 제대로 된 업무 성과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신입 직원들은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거나 잦은 업무 실수를 범합니다. 이처럼 업무 실수나 태만의 원인이 조직이나 맡은 업무에 대한 불만족에서 비롯된 경우 해당 직원을 강하게 질책하면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습니다. 상사가 이런 신입 직원에게 반복적으로 지적해도 행동의 변화가 없거나 태도마저 불량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에 입사한 신입 직원의 경우 현재 다니는 회사를 대기업이나 다른 회사로 이동하기 위한 정거장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회사 입장에서는 우수한 인력을 뽑았다고 좋아했는데 막상 들어온 신입 직원은 워라밸 등 다른 이유를 핑계로 제대로 일하지 않거나 팀워크를 해쳐 상사들이 골머리를 앓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때는 조직의 비전이나 가치, 업무에 관한 대화가 더 효과적입니다. 회사의 성장 가능성이나 비전을 설명해 직원 스스로가 이에 공감할 기회를 마련하는 겁니다. 또는 자신의 업무가 기대했던 일과 다르거나 중요도가 낮다고 생각하는 직원들에게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제안하거나 참여 기회를 주는 것도 좋습니다. 신입 직원을 당장 프로젝트성 업무에 배치하기 어렵다면 향후 업무 순환이나 원하는 프로젝트 참여 기회가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해 직원들이 현재 주어진 업무에 최선을 다하도록 동기부여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 팀장님은 신입 직원이 업무에 몰입하지 못하고 문제를 일으키는 상황에서 “경영진에게 입사자 처우 개선을 제안했다”고 하셨는데요. 여기서 두 가지를 생각해 봐야 합니다. 첫째, 나은 보상책을 제시한다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거나 유지할 수 있을까요? 보상은 불만을 줄일 순 있지만 동기를 부여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둘째, 신입 직원의 업무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신입 직원 처우 개선이라는 보상책이 바람직할까요? 문제의 신입 직원에 대한 처벌과 재발 방지를 위한 처우 개선을 함께 제안하는 쪽이 더 설득력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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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조직 문화와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신규 입사자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놓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미국 자포스 사례를 참고할 만합니다. 자포스는 처음 입사하는 직원들에게 2주 동안 일하게 하고 스스로가 조직 문화나 일하는 방식에 맞지 않다고 생각하면 해당 직원에게 2500달러를 주면서 퇴사하게 합니다. 2 물론 우리나라의 경우 회사에 입사한 직원을 정당한 사유 없이 퇴사하게 할 순 없습니다. 다만 취업 규칙에 입사 전 수습 기간 운영을 명문화하고 사전에 고지한다면 불가능한 일은 아닙니다.

MZ세대 신입 직원을 잘 관리하고 육성하기 위해서는 이처럼 관리자 개인, 조직 차원의 솔루션을 모두 적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혼자 해결하려 끙끙대지 마세요. 관리자라고 해서 모든 책임을 짊어질 필요는 없습니다. 조직은 기본적으로 팀으로 일하는 집단이니까요. 부디 김 팀장님과 신입 사원, 조직 모두 웃을 수 있는 답을 찾으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 최호진 | 동아일보 기자
    hoj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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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수경 |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sookim@hs.ac.kr

    필자는 서울대 언어학과를 졸업하고 공아일보 기자로 근무했다. 스탠퍼드대(Stanforf University)에서 사회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고려대 국제대학원 연구교수,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을 거쳤다. 현재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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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완 김성완 | 통코칭 대표

    중앙대에서 행정학 석사 학위를 받고 미국 텍사스대에서 조직 개발 내부 컨설턴트 과정을 수료했다. LG디스플레이 HRD 현업지원팀 파트장을 지냈다. 현재 통코칭 대표로 리더십과 조직 개발, 기술 창업에 대한 코칭을 하고 있으며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자문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저서로는 『리더의 마음혁명』 『리더십 천재가 된 김팀장』 『팀장의 품격』 등이 있다.
    coach@tongcoach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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