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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R4. Interview: 신승호 한국야쿠르트 디지털 마케팅 부문장

‘야쿠르트 아줌마’들이 쌓은 고객 정보
디지털로 전송해 플랫폼 경쟁력 키워

이미영 | 301호 (2020년 7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한국야쿠르트는 나날이 치열해지는 건강 음료 시장에서 전통 구독 비즈니스 방식을 업그레이드해 시장에서의 위상을 되찾았다. 오랜 시간 ‘야쿠르트 아줌마’로 불렸던 프레시매니저들의 공이 크다. 이들은 디지털 마케팅과 오프라인 고객 마케팅을 매개하는 역할을 수행해 한국야쿠르트의 차세대 성장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했다. 그동안 오프라인으로 대면해 얻은 고객 정보를 디지털로 전송해 고객을 더욱 면밀히 분석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온라인몰로 이뤄진 주문을 신선하고 정확하게 고객에게 전달해 한국야쿠르트만의 배송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각인할 수 있었다.



편집자주
이 기사의 제작에는 동아일보 미래전략연구소 인턴연구원 이지연(한양대 교육공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한국 음료 시장 경쟁은 나날이 치열해지고 있다. 각 기업에서 다양한 상품을 쏟아내고 있는데다 음료마다 뚜렷한 차별화하기 어려운 이유에서다. 발효유의 원조 격인 한국야쿠르트도 이 난관을 피하긴 어려웠다. 게다가 편의점, 할인마트는 물론 온라인으로 유통 채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방문판매와 정기 배달 중심의 영업 방식이 지속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늘어갔다. 실제로 2012년 팔도 분사 이후 매출이 감소해 위기감이 증가하기도 했다. 우려도 잠시, 한국 야쿠르트는 5년 만인 2017년 ‘1조 원 클럽’에 다시 진입,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한국야쿠르트가 기존 비즈니스 모델을 축소하는 대신 이를 강화하고 확장하는 방안을 택한 것이 주효했다고 평가한다. 일등공신은 ‘야쿠르트 아줌마(현 프레시매니저, FM)’와 ‘정기 배송 서비스’. 프레시매니저들은 면대면 고객 관리를 통해 끈끈한 관계를 맺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고객의 장기적인 구독 결제를 이끌어낼 수 있었고, 나아가 한국야쿠르트의 안정적인 매출 확대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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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다각화를 위해 2017년부터 시작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온라인 간편식 배달 서비스 ‘잇츠온’과 온라인 신선 식품 매장인 ‘하이프레시몰’도 마찬가지다. 한국야쿠르트는 이 서비스를 통해 샐러드, 밀키트와 같은 간편 요리에서부터 계란, 정육, 유제품 등 다양한 식품을 판매하고 있다. 주문한 음식을 고객이 원하는 시간대에 배송하는 ‘맞춤형’ 서비스를 통해 고객의 정기 결제를 유도할 수 있었다. 전통 모델의 강점만을 뽑아내 디지털 서비스를 입혀 독자적인 구독 서비스 모델을 구축하고 있는 셈이다.

그 결과 지난해 잇츠온 주문을 포함한 하이프레시몰 매출은 각각 280억 원을 기록했다. 올해 코로나19특수로 매출이 약 500억 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여전히 전체 매출에서 발효유가 90% 이상 차지하고 있지만 평균 신장률이 50%에 육박하는 등 고무적인 성과라는 평가다. 신승호 한국야쿠르트 디지털마케팅 부문장으로부터 이 같은 성과의 비결을 들었다.


한국야쿠르트가 최근 간편식 배송 서비스 ‘잇츠온’, 신선 식품 배송 서비스인 ‘하이프레시몰’ 등 온라인 서비스를 강화했다. 그 계기가 궁금하다.

한국야쿠르트의 대표 히트 상품인 ‘콜드브루’가 계기가 됐다. 2017년 콜드브루가 출시되고 난 후 젊은 층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그런데 마트나 편의점에서 콜드브루를 찾지 못해 아쉽다는 의견을 많이 들었다. 한국야쿠르트의 모든 음료는 당시 ‘야쿠르트 아줌마’(현재는 프레시매니저)1 로 불리던 배달 사원이 끌고 다니는 카트에서만 판매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아주 간단하게 ‘야쿠르트 아줌마 찾기’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 이 앱이 화제를 모으면서 콜드브루의 인기가 더 높아졌다. 우리도 뭔가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과 영업을 해야 하는 구나라고 깨닫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것보다 더 중요한 단서는 1년 뒤에 포착됐다. 콜드브루 매출을 분석했는데 젊은 층이 마셔야 할 콜드브루를 50대 이상이 더 많이 마시고 있었다. 2030세대가 야쿠르트 아줌마의 주 고객층이 아니다 보니 판매가 쉽지 않았던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온라인으로 주문하고 배송받는 것에 익숙한 젊은 고객들에겐 야쿠르트 아줌마의 현장 방문판매식 영업이 낯설게만 느껴졌던 것이다. 야쿠르트 아줌마들은 콜드브루를 현재 정기구독을 하고 있는 주 고객층인 50대 이상에게 판매할 수밖에 없었다. 새로운 방식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방문판매를 줄이고 경쟁사들처럼 마트나 편의점과 같은 유통 채널 공급을 늘리는 방향이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했을 것 같다.

물론 과거와 달리 자사 제품이 유통 채널에도 공급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우리의 핵심 전략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떻게 하면 기존 방식을 지렛대 삼아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일 수 있을까에 집중했다. 그동안 한국야쿠르트가 방문판매와 정기 결제의 이점을 충분히 경험했기 때문이다. 방문판매는 사람이 직접 고객을 만나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 시간적 한계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렇게 한번 고객과 관계를 맺으면 잘 끊어지지 않는다는 큰 장점이 있다. 특히 제품 판매가 단발성에 그치지 않고 정기 결제로 이뤄질 경우 이 장점은 더욱 빛을 발한다. 말 그대로 한 번 고객이 된 사람은 짧게는 수개월, 길게는 수년, 수십 년 한국 야쿠르트의 고객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십수년간 야쿠르트 구독을 끊지 않는 소비자들이 존재한다. 게다가 정기 결제 구독자 중심으로 사업을 하는 것은 회사 입장에서도 엄청난 이득이다. 고객 반응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제품과 서비스에 반영할 수 있고, 장기 수요 예측이 가능해 사업 안정성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미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비즈니스 모델을 강화하는 방향이 맞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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