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OCP 서밋’서 전략 공개
대용량 저장 서버용 낸드 수요 늘어… 차세대 낸드 라인업 구축 잰걸음 
삼성전자도 ‘HBF 개발’ 경쟁 가세… 파운드리 첨단 핀펫공정 적용할듯                        
                                        
                        
				SK하이닉스가 양산 개시한 321단 QLC 낸드 신제품 SK하이닉스 제공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인공지능(AI)발 호황을 맞아 D램뿐만 아니라 낸드플래시에서도 특수를 누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앞으로 낸드 수요 강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메모리 업계, 차세대 AI 낸드 열풍
				 
SK하이닉스는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새너제이에서 열린 반도체 행사 ‘2025 OCP(Open Compute Project) 글로벌 서밋’에서 고대역폭플래시(HBF) 등 차세대 AI-낸드(AIN) 라인업 구축 계획을 발표했다. HBF는 D램을 여러 개 쌓은 고대역폭메모리(HBM)처럼, 낸드를 적층해 만드는 제품이다. 
 그동안 낸드는 저장 공간인 ‘셀(cell)’을 최대한 많이 쌓는 방식으로 발전해 왔다. 이 때문에 완성된 메모리 칩을 다시 쌓는 HBF는 새로운 접근법에 해당된다. HBM이 데이터 처리 속도에 특화됐다면, HBF는 대용량 저장에 초점을 맞췄다. SK하이닉스는 “AI 시장이 성장하면서 많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낸드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HBF에서 글자 ‘B’(Bandwidth·대역폭)를 따와 이 제품을 자체적으로 ‘AI낸드 B’라고 명명했다. 또 저전력, 저비용, 대용량을 특징으로 하는 ‘AI낸드 D(Density·밀도)’, 데이터 처리 속도에 강점이 있는 ‘AI낸드 P(Performance·성능)’ 등 3가지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역시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지만 AI 서버용 낸드 시장을 노리고 HBF 개발에 착수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생산 방식을 접목해 경쟁사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첨단 기술인 핀펫(FinFET) 공정을 낸드에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핀펫은 3∼14나노미터(nm·1nm는 10억분의 1m)급 초미세 공정에 활용하는 기술이다. 낸드에 활용하면 그만큼 반도체 집적도가 높아져 성능과 전력 효율이 높아질 수 있다. 반도체는 공정이 미세할수록 같은 공간에 더 많은 정보를 저장, 처리할 수 있다.
● AI발 수혜, D램에서 낸드로 확산
				 
낸드는 AI 열풍으로 수혜를 본 D램과 달리 2022년부터 공급 과잉과 재고 누적으로 불황을 겪었다. D램이 데이터 처리 속도에 특화된 반면 낸드는 용량에 초점이 맞춰져 두 메모리 제품군의 희비가 갈렸다. 그동안 AI 산업은 적은 전력으로 빠르게 연산을 처리하는 것에 집중하면서 D램으로 수요가 몰렸다.
 하지만 빅테크들의 AI 경쟁이 치열해지며 낸드에서도 고부가 제품 수요가 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AI 서버에서 대용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역량이 갈수록 중요해지며 낸드 업그레이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가 2분기(4∼6월)에 낸드 재고 탓에 ‘어닝 쇼크’를 기록한 반면, 3분기(7∼9월) 기대 이상의 실적을 발표한 배경에도 낸드 판매 이익이 늘어난 영향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현익 기자 bee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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