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코로나19로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면서 비대면 협업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의 특성과 목적에 적합한 효과적인 협업 툴을 활용하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을 줄임으로써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국내에서 내부 구성원 간 협업 툴은 슬랙 같은 메신저형 위주로 알려져 있지만 실리콘밸리에서는 노션, 슬라이트 같은 원페이지 협업 툴이나 클릭업 같은 올인원 협업 툴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실시간 e메일이나 채팅의 비효율을 줄이면서 업무 내용과 흐름을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협업 툴에 대한 이해도를 높임으로써 우리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 방안을 고민해보자.
코로나19 위기가 장기화됨에 따라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다시 한번 ‘뉴노멀’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코로나19는 개인과 기업의 생활 패턴과 사업 환경뿐 아니라 업무 방식까지 강제로 변화시켰다. 특히 비대면 업무가 기업의 ‘뉴노멀’로 자리 잡으면서 그동안 정부와 기업의 숱한 노력으로도 도입되지 않았던 재택근무와 유연 근무, 스마트워크가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은 재택근무를 시행하면서 비대면 업무 방식을 통한 생산성 향상 효과를 실감하고 있다. 직원들이 불필요한 커뮤니케이션과 잡일을 최소화하고 주어진 시간 내에 성과를 내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업무 방식도 자연스럽게 근태 중심에서 ‘성과’ 중심으로 바뀌고 있다. 이제 SK나 LG 같은 대기업들도 재택근무를 하면서 체득한 노하우와 이점을 코로나 위기가 종식된 이후에도 어떻게 조직에 내재화할지 선제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했다. 단순히 업무량을 늘리는 게 아니라 생산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쪽으로 업무 방식의 방향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비대면 환경에서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면 효과적인 협업이 필수적이다. 그러려면 우선 협업 문화를 고양하기 위한 성과 평가 등 HR 제도의 개선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비대면 환경에서는 실질적으로 어떤 툴을 활용해 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도 중요하다. 실무자 입장에서는 업무 시간이나 개개인의 역량보다는 실제 업무에 어떤 도구를 활용하는지가 즉각적인 생산성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본 글을 통해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선도적인 IT 기업들 사이에서 인기를 끄는 협업 툴의 트렌드를 살펴보고, 개별 협업 툴의 장단점을 비교함으로써 기업별로 필요한 업무 수단을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한다.
글로벌 협업 툴 트렌드전 세계적으로 가장 선도적인 테크 기업이 모여 있는 실리콘밸리에서는 ‘가장 효율적인 업무 방식과 도구’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실험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실리콘밸리 기업들은 업무 목적과 방식에 따라 프레임워크를 세분화해 그에 맞는 다양한 협업 툴을 사용하고 있다. 이들이 사용하는 협업 툴은 크게 3가지 목적과 8가지 기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목적은 내부 커뮤니케이션(Internal Communication)과 외부 커뮤니케이션(External Communication), 협업(Collaboration)으로, 기능은 채팅, 화상회의, e메일, 캘린더, 파일 공유, 노트, 업무 관리, 프로젝트 관리 등으로 구분한다. 이에 따라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자기들의 업무 목적에 맞는 협업 툴을 도입, 활용하면서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이 프레임워크에 따른 다양한 협업 툴을 이용하고 있는 데 반해 국내에서는 협업 툴 하면 메신저가 전부인 것처럼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실리콘밸리에서도 한때는 메신저 ‘슬랙’이 협업의 모든 것으로 통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러나 2018년 6월27일, 예상치 못했던 사건이 벌어졌다. 슬랙에 시스템 장애가 발생하면서 몇 시간 동안 서비스가 중단된 것이다. 그런데 슬랙을 사용하는 1만2000명의 회사원을 대상으로 생산성 효과를 조사하던 레스큐타임(Rescue Time)은 흥미로운 점을 발견했다. 슬랙에 접속할 수 없었던 시간에 오히려 직원들의 생산성이 향상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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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랙이나 e메일 같은 커뮤니케이션 툴은 협업을 위해 꼭 필요한 요소지만 잦은 알람과 ‘즉각적인 답변’에 대한 강박으로 인해 집중력 분산을 초래하는 한계도 분명하다. 미국의 직장인들은 일주일에 평균 200개의 슬랙 메시지를 받는데, 파워 유저의 경우 1000개의 메시지를 주고받는다고 한다. 그런데 한번 메시지 알림으로 깨진 집중력을 회복하기까지는 평균 25분이 걸린다. 결국 하루 평균 45여 개의 메시지를 받는다면 본인의 업무에 집중해 일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진다는 결론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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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사보다 빠르게 프로젝트를 완수해야 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이처럼 끊이지 않는 슬랙 알람이 업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은 더욱 치명적으로 여겨졌다. 기업들은 그룹 챗 서비스가 집중력을 분산한다는 단점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그 이후 달라진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스마트워크 트렌드는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째, 목적에 최적화된 서비스를 도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들은 실시간 메신저만으로는 커뮤니케이션과 협업을 모두 만족시킬 수 없음을 깨달았다. 목적에 맞는 단위 기능을 제공하는 아사나(Asana), 트렐로(Trello) 같은 서비스들이 급성장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다양한 기능을 통합한 드롭박스 페이퍼(Dropbox Paper), 클릭업(Click-up), 콜라비(Collabee), 마이크로소프트 오피스365(Microsoft Office365) 같은 올인원 협업 툴(all-in-one workplace)이 확산되고 있다. 이처럼 각종 기능의 컨버전스(convergence) 흐름이 대두되는 것은 두 번째 트렌드, 생산성 분야의 구루 칼 뉴포트(Cal Newport)가 주장한 딥워크(Deep Work)라는 개념과 맞닿아 있다.
칼 뉴포트는 최상의 결과를 내려면 업무 맥락이 급격하게 전환되지 않게 함으로써 몰입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저서 『딥워크』에서 한정된 시간 내에 최대의 업무 효율을 내기 위해서는 업무에 관계없는 방해 요소를 모두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e메일이나 메신저 확인, 미팅에 소요되는 시간을 미리 계획하고 최소화해 딥워크 효과를 극대화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협업 툴 관점에서 보면 협업에 필요한 여러 가지 기능이 통합된 툴을 활용하면 자연스럽게 컨텍스트 전환이 줄고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근 가장 주목받는 협업 툴들의 특징은 무엇일까? 기업들은 어떤 점을 고려해 툴을 골라야 할까? 글로벌 협업 툴들의 장단점을 살펴보면 개별 기업의 특성과 목적에 맞는 협업 방식이 무엇인지를 구체화할 수 있다. 다음에서 협업 툴을 크게 커뮤니케이션 툴과 팀 협업 툴로 구분하고 개별 툴들의 특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