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ndemic Planning: 코로나로 기업이 ‘다운’되지 않으려면 11DBR 43호(2009년10월 Issue 2)에 실린 ‘신종플루로 기업이 ‘다운’되지 않으려면’의 업데이트 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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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at a Glance 2009년 신종플루 대유행과 2020년 코로나19 상황은 어떻게 다를까. 신종플루 당시 정부의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되기까지 국내 발병 후 6개월의 시간이 걸렸으나 이번 코로나19는 최고 위기 경보 단계에 이르는 데 국내 발병 후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렇듯 감염병의 확산 속도에도 차이가 있지만 무엇보다 이에 대응하는 기업의 비즈니스 업무 환경이 확실히 달라졌다. 클라우드 시스템 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유연한 모바일, 원격 근무 형태가 언제든 가능하게 됐고, 제조업의 생산 공정 역시 자동화, 무인화됐기 때문이다. 그리고 많은 기업이 감염병 대유행을 가정한 업무지속계획(BCP)을 토대로 갑작스러운 위기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코로나19 바이러스 발생에도 불구하고 여러 기업은 팬데믹 플랜을 가동함으로써 비즈니스 핵심 업무와 기능의 연속성을 확보하고 있다.
#1. ‘결근율 최대 50%, 12주간 지속되는 여파가 두 번에 걸쳐 일어나는 최악의 상황(absenteeism as high as 50% for two 12-week periods or pandemic waves)에 대비하는 계획’ 2020년 1월31일, 글로벌 IT 기업 A사는 흡사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계획을 전사에 공표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으로 언제 닥칠지 모르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팬데믹 플래닝(Pandemic Planning)’이었다.
#2.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국내 확진자가 24명이었던 2020년 2월7일, 글로벌 금융회사 B사의 서울지점은 감염병 대유행을 가정한 업무지속계획(BCP, Business Continuity Planning) 훈련을 경기도에 미리 마련한 대체 사업장에서 실시했다. 훈련 직후 바로 이어 회사는 8주간에 걸친 분산 근무에 돌입했고, 서울지점과 대체 사업장을 동시에 운영하며 비즈니스의 연속성을 확보했다. 국내 기업은 이 같은 비상 운영 체제를 한 군데도 실시하지 않고 있던 시점이었다.
#3. 글로벌 장비 제조 업체 C사는 2020년 1월부터 공급망 리스크 관리(SCRM) 내 추가 인원을 보충해 공급망 돌발 상황 관리(SCIM, Supply Chain Incident Management) 조직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C사의 SCRM팀은 전담 인력을 두고 평상시 글로벌 이벤트의 잠재적 파급 효과 및 리스크를 감시, 평가한다. 특히 SCIM 조직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향후 24시간 내 선적•수입이 영향을 받게 될 것을 가정하고, 공급망 운영을 정상으로 되돌릴 수 있도록 회복에 필요한 모든 조치를 파악하는 임무를 맡았다. SCIM의 상황 보고와 분석에 따라 C사는 긴급 대응팀 구성, 영향 경감을 위한 복합 기능 조직화, 인력 기동 및 배치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류종기esilience@korea.ac.kr
EY한영 상무
필자는 기업 리스크와 리질리언스, 지속가능 경영 분야에서 24년간 컨설팅을 했다. IBM 리질리언스 서비스 리더,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 기업리스크자문본부 디렉터를 역임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 도시환경공학과 겸임교수로 기후재난, 탄소중립, ESG를 연구, 강의했다. 현재 EY한영에서 지속가능금융(ESG)과 리스크 관리, 책무구조도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으며 서강대 일반대학원 신문방송학과에서 겸임교수로 전략적 ESG 커뮤니케이션을 가르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