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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스타트업 활용 사례
Article at a Glance
스타트업의 눈부신 성장으로 각 영역을 이끌어온 기존 선도기업들이 큰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체급이 한참 낮은 선수들에게 밀리는 건 ‘싸움의 기술’을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소기능제품의 빠른 출시, 고객 반응에 기반한 다양한 시도 등을 특징으로 하는 성공한 스타트업의 일하는 방식을 체계화한 것이 바로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다. 대기업에서 린스타트업 방식을 적용하려면 조직 자체를 송두리째 바꿔야 한다. 그러나 저마다의 상황과 처지에 따라 각 기업은 린스타트업의 적용 범위와 형태를 달리 할 수밖에 없다. |
국내외를 막론하고 요즘처럼 대기업들이 “스타트업으로부터 배우자”는 구호를 한목소리로 외쳤던 때는 없었던 듯하다. 스타트업이란 신생 벤처기업을 뜻한다. 이런 스타트업의 75%는 결국 실패한다.1 그것도 창업 환경이 상대적으로 좋은 미국에서조차 말이다. 한데 이렇게 실패율이 높은 곳들로부터 도대체 무엇을, 왜 배워야 한다는 것일까.
물론 대다수 스타트업들은 3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다. 하지만 살아남은 곳 중 몇몇은 정말 놀라운 일을 해낸다. 이제껏 없었던 제품이나 서비스로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내고, 이를 통해 기존 업계를 뿌리째 흔든다. 우버는 세계 운송 비즈니스에, 와비 파커는 안경 산업에, 에어비앤비는 숙박업에, 달러쉐이브클럽은 면도기 시장에 혁신을 일으켰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일상과 습관을 근본적으로 바꿔가고 있다.
이러한 스타트업의 눈부신 성장으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기존 대기업들이다. 특히 각 영역을 이끌어 온 선도기업들의 위기의식이 크다. 오랜 세월 다듬어 온 훌륭한 시스템과 두터운 고객층, 자본부터 인재까지 넘치는 자원을 보유한 기업들이 이름조차 들어본 적 없는 회사들에게 엎어치기와 메치기를 당하고 있는 것이다.
체급이 한참 낮은 선수들에게 밀리는 건 ‘싸움의 기술’을 혁신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다. 기술 트렌드는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전통적 사업 모델이 무너지며, 산업 간 경계마저 희미해져 가는데 현실에 안주해 과거의 방식만을 고집하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은 일반적으로 신사업 개발에 있어 기존 시장 겨냥, 신중한 계획과 오랜 준비, 제품 고도화 및 완성도 추구, 표준화된 단일 프로세스, 보안 중시 등의 특징을 보인다. 반면 성공한 스타트업들은 니치 마켓 겨냥, 계획보다 일단 실행, 최소기능제품(MVP·Most Viable Product)의 빠른 출시, 고객 반응에 기반한 다양한 시도와 지속적인 배포, 오픈 소싱 및 소셜네트워크의 적극적 활용 등을 특징으로 한다. 이 같은 성공 스타트업들의 일하는 방식을 체계화한 것이 바로 ‘린스타트업(Lean Startup)’이다.
린스타트업의 목표는 자원, 특히 시간과 노력의 낭비를 최소화(Lean)하고 효율을 극대화함으로써 지속적 혁신을 실현하는 것이다. 이 경영 전략을 고안한 에릭 리스(Eric Rise)는 2011년 발간한 책 <린스타트업(The Lean Startup)>에서 자신의 사명을 “천국에 품질의 성을 짓기 위해서가 아니라 기민한 서비스와 사업 결과의 돌파구를 위해 낭비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 구현을 위한 핵심 가치는 ‘집중’과 ‘속도’다. 마크 베니오프 세일즈포스닷컴 창업자의 말처럼 “80%의 차이를 만드는 20%에 집중”함으로써 놀랄 만큼 빠른 시간 안에 큰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한다.2 물론 그 기저에는 창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이 있다.
하지만 이는 대기업 입장에서 봤을 때 결코 쉬운 길이 아니다. 크고 복잡하고, 그래서 매사 느린데다 시작은 거창하되 갈수록 집중력이 떨어져 용두사미가 되기 일쑤인 곳이 대기업 아닌가. 무엇보다 창업가정신이라는 개념은 알 듯 모를 듯 생소하고 어렵기만 하다. 그런데 고맙게도 에릭 리스와 그 동료들은 대기업이라도 린스타트업이라는 ‘과학적 방법’을 익히면 얼마든지 파괴적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더해 “창업가정신은 곧 관리”라고까지 선언한다. 창업가정신이 ‘기회를 포착해 제약과 위험 부담을 뚫고 혁신적 사고와 행동으로 새 가치를 창조하는 것’이라면 그 각 단계를 성공으로 이끄는 것이야말로 린스타트업 방식의 치밀한 관리라는 것이다.이에 따라 에릭 리스는 저서 <린스타트업>의 상당 부분을 대기업의 신사업 추진 전략이라는 주제에 할애하고 있다.
게다가 린스타트업은 요즘의 경영학적 화두 중 하나인 ‘경험 디자인(Experience Design)과 궤를 같이한다. 린스타트업에 있어 제품이란 곧 고객경험을 뜻한다. “고객들이 회사와 상호 작용하면서 얻는 경험 모두를 그 회사의 제품이라고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3 그렇기에 처음부터 고기능 제품을 생산하는 데에 방점을 찍기보다는 일단 MVP를 빠르게 출시한 뒤 고객 반응을 측정해 제품을 개선하는 과정을 반복하는 데에 집중한다. 품질 경쟁보다 경험의 가치를 높이는 데에 몰입하는 것이다. 그 편이 하나에 꽂혀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다가 큰 타격을 입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라고 본다. 특히 하루에도 몇 번씩 뭔가를 바꿀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에 적합한 방식이다(요즘 대부분의 신사업은 온라인을 매개로 한다). 기업용 SNS 야머(Yammer)의 브라이언 머레이(Brian Murray) 디렉터는 심지어 “좋은 제품에 최종일(end date)’은 없다”고 말한다. “시장과 고객의 요구는 항상 변하기 때문에 (그 반응을 측정하고 학습하고 적용하는 과정을) 끊임없이 반복해야만 한다”는 것이다.4 이는 고객의 총체적 경험에 대한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찰, 더하여 제품개발팀과 마케팅 부서 간의 유기적 소통과 협업을 강조하는 경험디자인적 관점과 그 맥락이 같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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