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
럭셔리 브랜드가 오랫동안 활용해온 여백, 절제, 예술과의 연관성 및 그 의미는 AI에 잘 전달되지 않는다. 거대언어모델(LLM)은 명시적인 정보에 더 잘 반응하고 브랜드의 위상도 맥락과 모델에 따라 다르게 평가하기 때문이다. 이에 대응하려면 브랜드는 소재의 출처, 제작 과정, 생산량 등 가격 프리미엄의 근거를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인간을 위한 이미지와 AI를 위한 콘텐츠를 완전히 분리하기보다 하나의 브랜드 의미를 일관되게 전달하되 이미지 주변의 설명을 보강할 필요가 있다. 공식 홈페이지뿐 아니라 기사나 리뷰 등 외부 정보 환경을 점검하고 주요 모델에 같은 소비자 질문을 주기적으로 던져 브랜드가 어떻게 추천·비교되는지 살펴야 한다.
데이비드 뒤부아는 인시아드 마케팅 교수로 AI와 럭셔리, 브랜드 매력도 등을 연구하고 가르친다. 특히 기술과 브랜드 전략의 접점에서 새로운 기술이 고객 경험과 브랜드 발견, 유통 구조를 어떻게 바꾸는지, 기업이 이에 대응해 브랜드를 차별화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 왔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경영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럭셔리를 오랫동안 연구해 온 학자로 최근에는 AI를 비롯한 기술 변화가 럭셔리 브랜드와 소비자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으로 연구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구글, 카르티에, 모엣헤네시, 로레알, 페르노리카르 등과 경영자 교육 및 워크숍을 진행했으며 로레알, 아코르, 에어리퀴드의 디지털 전환을 다룬 사례 연구로 케이스 교육상을 수상했다.앨리슨 R. 헤스는 인시아드대 마케팅 박사다. 현재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에서 마케팅 전공 방문 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럭셔리 브랜드 확장에 관한 핸드북을 발간한 바 있다.럭셔리에는 설명이 필요 없다. 현란한 광고도 없다. 화면을 가득 채운 상품이나 빼곡한 미사여구 없이도 그 위상을 알게 하는 것이 바로 명품이다. 더하는 것보다 비우는 것이 럭셔리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소비자는 여백에서 여유와 희소성, 높은 가격을 짐작한다. 럭셔리 브랜드가 말을 아끼고 모든 것을 말하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이런 ‘비움의 미학’을 AI가 읽을 수 있을까. 제품이 진열된 높이, 포장의 비율, 곁에 배치한 예술 작품만으로 AI가 브랜드의 가치를 알아챌 수 있을까. 이것이 오늘날 럭셔리 브랜드가 새롭게 당면한 문제다. 사람이 고급스럽다고 느끼는 넉넉한 여백이 AI에는 그저 정보가 없는 공간으로 여겨진다. 값비싼 명화 옆에 놓인 고급 제품의 가치가 오히려 낮게 평가받기도 한다.
그렇기에 소비자가 AI에 어떤 제품을 구매할지 AI에 질문하고, 나아가 선택까지 맡기는 시대는 럭셔리 브랜드에 엄연한 위기다. 사람에게는 충분히 매력적인 브랜드가 AI의 추천과 비교 과정에서는 그 존재감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럭셔리 브랜드는 지금까지 지켜온 신비주의를 과감히 버리고 AI가 해석할 수 있는 신호를 직접 던져야 할까. 이제껏 없던 형용사와 ‘고급’ ‘희소’ 등의 단어로 무장한 광고를 송출하는 것이 답일까.
데이비드 뒤부아 인시아드 교수와 앨리슨 R. 헤스 인시아드 박사는 최근 발표한 HBR 디지털 아티클 ‘AI는 럭셔리를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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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서 이런 AI 시대 브랜드의 고민을 정면으로 짚었다. 뒤부아 교수는 디지털 마케팅과 럭셔리 소비, 사회적 영향력을 연구해 온 럭셔리 마케팅 분야의 전문가로 카르티에, 모엣헤네시, 로레알파리 등 글로벌 기업의 경영자 교육에 참여하며 학계와 산업 현장을 연결해온 인물이다. 기술이 소비자의 판단과 브랜드 가치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해온 그와 동료들은 이번 HBR 아티클에서 소개한 두 개의 실험을 통해 AI가 여백과 침묵에 담긴 의미를 잘 읽지 못한다는 점을 밝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