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의 브랜드 경쟁력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기업 고유의 정체성과 전략적 활용에 달려 있다. 극소수 스타 브랜드만이 생존하고 대다수는 대체 가능한 존재로 전락하는 현실 속에서 K브랜드는 ‘한국적 본질(Core)’을 유지하면서 글로벌 시장과 적극적으로 협업해야 한다. K컬처의 성공은 전통과 트렌드, 지역성과 글로벌성을 혼합한 ‘혼종성(hybridity)’ 덕분이며 이는 AI 시대에도 유효한 경쟁 전략이다. 한국은 독자적인 디지털 생태계와 콘텐츠 기반의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를 갖추고 있어 AI 시대 글로벌 진출에 강점을 지닌다. 그러나 한국 브랜드가 성공하려면 전사적 전략에 AI를 통합하는 ‘브랜딩 내재화’가 시급하며 우리만의 코어를 기반으로 EU·아세안·중동 등과의 개방적 협력을 통해 세계와 연결돼야 한다.
“한국의 K컬처든 제조업이든 앞으로 모든 산업의 핵심 경쟁력은 AI에 의해 좌우될 것입니다. 한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나라는 자국의 문화가 AI 모델에서 제대로 표현되는지를 고민하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은 ‘그냥 자체 AI를 만들자’거나 ‘이 데이터를 써라’ 정도로 해결책을 내놓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문제는 따로 있습니다. 대부분의 국가가 자국 언어만으로는 충분한 학습 데이터를 확보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국내 주요 기업 경영진에 AI 관련 자문을 수행하고 있는 AI 연구의 권위자, 제임스 랜데이 스탠퍼드대 인간중심인공지능연구소(HAI) 공동연구소장은 최근 필자와의 대화에서 이렇게 말했다.
2022년 12월 챗GPT 출시를 기점으로 촉발된 AI 열풍이 3년째 지속되고 있지만 시장의 판도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AI 혁명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오픈AI는 현재 막대한 개발 및 운영비용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에 직면해 있다. 한편 구글은 초기 경쟁에서의 실수를 만회하며 강력한 반격에 나서고 있다. 2023년 챗GPT의 대항마로 내놓은 바드가 출시 시연에서 오답을 제시하는 장면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단 이틀 만에 시가총액 150조 원이 증발하는 충격을 경험했지만 올해 5월 세계 최초 사운드를 입힌 영상 생성 모델 ‘Veo3’를 공개하며 기술적 우위를 되찾았다. 이는 마치 무성영화에서 처음 소리가 나던 순간과 같은 혁신적 전환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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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나영nwhy@nwhy.kr
앤와이컨설팅 대표
필자는 제일기획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본부 디렉터로 삼성그룹, 삼성전자 무선·가전·반도체 사업부와 한국총괄, 동서식품, 동아제약, GM, CJ 등 국내외 브랜드 프로젝트를 10년간 진행했다. 제일기획 BE 성장전략 TF와 삼성 올림픽 마케팅 캠페인에 참여했다. 독일 브랜드 휘슬러의 마케팅 실장으로 한국 시장을 담당했으며 AI 기반 대학인 태재대 대외협력센터장으로 대학 브랜드 론칭에 참여했다. 청주대 광고홍보학과 겸임교수로 재직했으며 환경부 전략홍보 자문위원이다. 중앙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후 영국 크랜필드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서강대에서 광고홍보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최근 『AI와 브랜딩(2025)』책을 출간했다. www.jeongnayo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