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 2024에서 모빌리티 분야는 전체 시장의 위축과 더불어 전기차,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정의차량(SDV) 등 신기술 분야의 치열한 경쟁으로 인해 추상적인 미래 비전보다 구체적인 상용화 전략을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자율주행 전시가 위축된 가운데 HD현대, 존디어 등 다른 산업에서 자율주행을 통한 수익 창출을 추구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아필라에서 볼 수 있듯이 앞으로 운전자의 차량 경험을 획기적으로 차별화하려는 시도와 전략이 중요해질 것이다. 신기술 중심으로 생태계를 재편하기 위해서는 기업 문화의 전환과 새로운 경영 관리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모빌리티, 미래보다 현재 시장에 집중
2020년대 들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도 불구하고 모빌리티는 CES 카테고리 중에서도 굉장히 뜨거운 관심을 받아왔다. 관심의 키워드는 자율주행과 모빌리티 이동 공간의 확장이었다.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인 도요타의 우븐시티(Woven City), 현대차와 우버가 함께 전시했던 버티포트(Vertiport) 중심의 도심항공모빌리티와 자율주행차량 콘셉트, 지엠 캐딜락의 전기식 수직이착륙항공기(eVTOL) 등이 대표적으로 모빌리티 대상 공간을 3차원으로 확장하는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단일 전기차 플랫폼(EV platform)에 다양한 용도의 캐빈으로 교체해 다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목적기반차량(Purpose Built Vehicle)인 히노(HINO)의 플랫포머(Platformer), 메르세데스-벤츠의 비전 아바타(Vision AVTR), 소니의 EV 콘셉트인 비전 S(Vision-S), GM의 물류용 EV 생태계 브라이트 드롭(Bright Drop), 웨이모의 5세대 하드웨어를 장착한 클래스 8 자율주행트럭 역시 많은 관심을 받았다.
그런데 CES 2024년의 풍경은 과거와 사뭇 달랐다. 지엠, 포드, 스텔란티스 같은 주요 북미와 중국 완성차 제조사들, MaaS(Mobility as a Service) 관련 기업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그동안 CES가 모빌리티 전시회로 확장되며 미래 비전 제시에 속도를 높였던 흐름이 잠시 멈춘 모습이었다. 대신 기존에 볼 수 있었던 제품들과 시스템의 업그레이드와 인공지능(AI) 적용이 확장된 형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런 변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모빌리티와 자동차 시장이 위축됐으며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 전기차가 전기차 세계 1위로 등극한 가운데 테슬라의 자율주행과 소프트웨어 정의차량(Software-Defined Vehicle) 기술을 따라잡으려는 완성차 제조사들의 스트레스가 이중으로 커진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분석된다. 또한 자율주행 레벨411자동차의 자율주행 단계는 레벨0에서 레벨5까지 총 6단계로 구분되며 단계가 높아질수록 운전의 주도권이 인간에서 기계로 넘어간다. 레벨4는 본격적인 자율주행 단계로 운전자의 조작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수준을 의미한다.
닫기시장이 위축된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CES 2024에 참여한 주요 기업들의 전시 방문과 인터뷰한 내용 등을 바탕으로 모빌리티 시장의 최신 흐름을 요약하고 그로부터 도출한 시사점을 정리했다.
차두원dwcha@up-in-the-air.com
『포스트 모빌리티』 저자
필자는 한국공학한림원 일반회원으로 현대모비스, 현대차그룹, 포티투닷, 차두원모빌리티연구소 등에서 인간-기계 인터페이스와 자율주행 연구 및 실무를 맡았다.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에서 R&D 정책 및 전략을 수립했다. 모빌리티혁신위원회, 국토교통규제개혁위원회, 플랫폼운송사업심의위원회, 중장기전략위원회, 신산업규제혁신위원회 등에서 규제 및 정부 전략 수립에 참여했다. 『이동의 미래』 『포스트 모빌리티』 등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