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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 선두 달리는 ‘오픈AI’

새로운 시장-카테고리 창조 전략
GPT 생태계 구축하며 독주 태세

박제홍 | 383호 (2023년 12월 Issue 2)
Article at a Glance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앱스토어를 장악한 뒤 현재까지 모바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처럼 오픈AI 역시 카테고리 창조 전략 아래 초거대 언어 모델(LLM)과 챗GPT 서비스를 개발한 뒤 GPT스토어를 통해 GPT 생태계를 구축하는 등 생성형 AI의 선두 자리를 독점할 전략을 펼치고 있다. 또한 글로벌 투어를 통해 ‘생성형 AI=오픈AI’라는 이미지를 대중에 각인하는 등 생성형 AI 카테고리를 선점 및 독점하기 위한 대중 커뮤니케이션에도 적극적이다.



2023년 11월 30일. 오픈AI의 챗GPT가 세상에 나온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다. 지난 1년간 전 세계는 그야말로 생성형 AI 열풍으로 떠들썩했다. 출시 5일 만에 사용자 100만 명, 3개월 만에 전 세계 1억 명의 월 활성 사용자(MAU, Monthly Active Users) 달성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장을 기록한 챗GPT는 인터넷 탄생 이후 가장 빠르게 확산한 서비스로 평가된다. 2023년 11월 기준 챗GPT는 이용자 약 1억8000명을 보유하고 월 방문 횟수가 15억 회를 상회하는 글로벌 서비스로 성장했다.

챗GPT를 출시해 생성형 AI 시대를 개막한 오픈AI의 행보에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오픈AI는 2015년 비영리재단으로 시작했으나 2019년 비영리재단의 자회사 형태로 제한적 이익추구 기업을 만들었다. 또한 마이크로소프트를 전략적 파트너로 끌어들여 단숨에 10조 원이 넘는 투자금을 확보하고 챗GPT 출시 6개월 만에 글로벌 투어를 돌며 AI 어젠다 선점을 위한 민관 커뮤니케이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구글, 아마존 등 후발 빅테크 기업들이 막대한 자금력을 활용해 오픈AI 견제에 나서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반면 생성형 AI라는 새로운 시장과 카테고리를 만든 오픈AI의 성장은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카테고리 창조 전략’을 바탕으로 생성형 AI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오픈AI의 전략을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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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어디까지 발전했나

오픈AI는 서비스 업데이트 속도가 매우 빠른 프로덕트 중심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오픈AI는 약 한 달에 한 번꼴로 챗GPT 관련 서비스 업데이트를 발표했다. 올 2월에는 월 20달러의 유료 버전인 챗GPT플러스를 출시했다. 언론 보도1 에 따르면 오픈AI는 1년 전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2023년 2억 달러, 2024년 약 10억 달러의 예상 매출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오픈AI는 올해 이미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예상하고 있다.2 이는 사업 계획을 1년 이상 앞당겨 달성할 정도로 빠른 성장세를 의미한다. 서비스 유료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많은 생성형 AI 기업과는 대비되는 모습이다.

다른 빅테크 기업의 초기 성장세와 매출 규모를 비교해보면 오픈AI의 성장 속도가 얼마나 빠른지 명확히 알 수 있다. 구글과 페이스북의 경우 유료 서비스 출시 이후 매출 1조 원 돌파까지 각각 5년, 4년이 걸렸다. 반면 오픈AI는 유료 서비스를 출시한 첫해에 이미 매출 1조 원을 바라보고 있다. 이 같은 성장세가 유지된다면 오픈AI가 5년 내 매출 10조 원 기업으로 올라서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최근에는 AI 플랫폼을 선언하며 성장을 더욱 가속화하는 모습이다. 지난 11월 6일 오픈AI 본사가 위치한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오픈AI 첫 개발자 회의에서 샘 올트먼 CEO는 ‘초개인화된 AI 비서’라는 챗GPT의 비전을 강조하며 다양한 서비스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 중 하나는 맞춤형 챗GPT 제작 도구인 GPTs 도입이다. 기존의 챗GPT는 일반 사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에 집중하다 보니 데이터 보안과 자체 커스터마이징이 중요한 기업 고객을 포섭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 GPTs를 도입하면서 사용자가 기존 챗봇을 가져와 테스트하고 수정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챗봇이 참고할 파일 첨부나 웹 탐색, 이미지 생성, 챗봇 사용 데이터 분석 등의 기능을 추가했다. 실질적으로 기업 고객들이 GPT 기반의 자체 챗봇을 제작할 수 있는 서비스를 출시한 셈이다. 지난 9월부터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GPTs는 베인앤드컴퍼니, PwC, 젠데스크, 램프, 재피어 등 다양한 기업이 활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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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애플의 앱스토어를 연상시키는 GPT스토어 오픈 계획도 발표했다. GPT스토어는 오픈AI가 가진 플랫폼 경쟁력을 배가하는 기폭제가 될 전망이다. GPT스토어는 누구나 자신이 만든 GPT를 스토어에 올려놓고 사용자들이 해당 챗봇을 다운받아 사용한 횟수에 따라 수익을 얻는 구조로 설계됐다. GPT스토어가 본격적으로 출시되면 챗GPT의 사용성과 시장 독점력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애플이 아이폰을 통해 스마트폰 운영체제와 앱스토어를 장악한 뒤 현재까지 모바일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처럼 오픈AI 역시 초거대 언어 모델(LLM)과 GPT스토어라는 앱스토어를 통해 생성형 AI의 선두 자리를 독점할 전략을 펼치고 있는 셈이다.

오픈AI의 카테고리 창조 전략

오픈AI의 행보는 2007년 아이폰을 출시하며 모바일 시대를 열었던 애플의 카테고리 창조 전략을 떠올리게 한다. 빅테크의 핵심 축인 구글과 메타는 검색과 소셜미디어 영역에서 ‘라스트 무버’로 시장을 장악한 대표 사례다. 기존에 존재하던 시장에서 보다 나은 기술과 서비스를 바탕으로 경쟁 우위를 확보했다. 구글은 야후나 라이코스와 같은 검색엔진을, 페이스북은 마이스페이스나 프랜드스터와 같이 기존에 존재하던 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대체하며 1등 사업자로 등극했다.

반면 애플은 모바일과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어내는 ‘퍼스트 무버’ 전략을 통해 생태계를 구축함으로써 독점적 경쟁력을 확보한 사례다. 기존에도 무선전화와 인터넷, 소프트웨어 시장이 존재했지만 애플은 이를 통합해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며 모바일 시장을 선도하게 된다. 특히 애플은 처음부터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운영체제를 통합한 모바일 생태계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앱스토어까지 장악해 모바일 관련 모든 서비스가 애플 생태계 안에서 탄생하고 소비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그 결과 애플은 첫 아이폰을 출시한 지 15년이 지난 지금도 전 세계 스마트폰 매출의 43%, 스마트폰 판매 영업이익의 85%를 차지하는 독점적 위치를 유지하고 있다.

오픈AI의 행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애플처럼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시장을 창조해 나가면서도 독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플랫폼 생태계 형성’ 전략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지난 1년간의 행보를 보면 오픈AI는 ‘생성형 AI=오픈AI’라는 카테고리 선점을 위한 플레이북을 충실히 따르고 있다.

1. 오픈AI-마이크로소프트 파트너십

애플은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당시 모바일 통신 부문에서 선두를 달리던 버라이즌이 아닌 2등 사업자였던 AT&T와의 독점 계약을 통해 단말기를 출시했다. 이를 통해 애플은 특정 통신사에 일정 기간 독점 출시권을 보장하는 대신 통신사의 프로모션에 참여하지 않고 자사 사이트를 통해서만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 선택권과 단말기에 통신사 로고 표기를 삭제하는 등 하드웨어 제조사에 유리한 다양한 조건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초기 단말기 제조사로서 사업 파트너를 택할 때 철저히 2등 통신 사업자를 공략함으로써 자신들이 원하는 것을 얻어내면서도 사업 파트너의 성장에 기여하는 전략을 택한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아시아 시장에서도 이어갔다. 애플은 아이폰의 일본 출시 당시 일본 3위 통신사인 소프트뱅크와 독점 계약을 맺고, 국내 진출 당시에도 2등 사업자인 KT와 독점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오픈AI에 신의 한 수라고 평가되는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역시 애플처럼 철저히 계산된 전략적인 행보였다. 2019년 올트먼이 CEO로 영입된 후 오픈AI가 비영리재단에서 제한적 이익추구 기업3 으로 사업 구조를 변경하면서 집중한 어젠다는 당시 AI 연구의 절대 강자였던 구글을 어떻게 뛰어넘을 수 있는지였다. 한편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 사업이 AWS에 뒤이은 만년 2등이라는 고민을 갖고 있었다. AI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클라우드 컴퓨팅 용량 역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미 딥마인드를 포함한 초거대 언어 모델과 자체 클라우드 사업까지 보유한 구글을 견제할 파트너가 필요했던 것이다. 이 점을 공략한 오픈AI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파트너십을 타진하면서 10조 원이 넘는 자금을 투자받으면서도 사업 운영 및 전략 수립에 있어서는 마이크로소프트에 종속되지 않는 자율권을 보장받을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오픈AI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생성형 AI 시장을 선점하고 혁신 기업이란 타이틀을 되찾을 수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투자한 막대한 자금은 수천억 원이 소요되는 초거대 언어 모델 훈련 및 실험에 요긴히 쓰이며 오픈AI가 선도적인 위치를 유지하는 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오픈AI는 올해 출시된 GPT-4 모델 훈련을 위해 1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고 모델 테스트 및 실험을 위해서는 5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다.4 앞으로 출시될 GPT-4.5, GPT-5의 경우에는 수 배~수십 배의 비용이 들 것으로 전망된다. 언어 모델의 보유 및 훈련 여부가 곧 진입 장벽이자 경쟁력을 의미하는 생성형 AI 시장에서 오픈AI는 스타트업에 가까운 조직 형태에도 불구하고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파트너십 덕분에 구글, 아마존, 메타 등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선두 주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2. 카테고리 선점을 위한 대중 커뮤니케이션

실리콘밸리 기업가 출신이자 카테고리 창조 전략의 대가인 크리스토퍼 락히드에 따르면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는 기업은 해당 카테고리 내 총 기업 가치의 76%를 차지5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 카테고리 내 선도 기업은 해당 카테고리의 다른 고성장 기업 대비 5배 이상 높은 기업 가치를 인정받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는 한 기업이 독점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기존에 존재하던 카테고리 내에서 경쟁하기보다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고 이를 선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락히드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창조하는 전략을 실행하는 데 있어 대중 커뮤니케이션이 필수라고 말한다. 그가 설파하는 카테고리 창조 전략에 따르면 새로운 카테고리를 만들고자 하는 기업은 초격차를 지닌 제품을 만들어내는 것을 넘어 기존 플레이어와의 비교를 거부하고 자신들이 그리는 비전이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시장 참여자들을 끊임없이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많은 스타트업이 혁신적인 제품을 만들면 이후 저절로 바이럴이 일어나고 시장이 알아챌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혁신 제품을 만든 후 이를 고객들에게 알리는 과정이 카테고리 창조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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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의 행보가 이를 잘 보여준다. 오픈AI는 올 6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22개국 투어를 진행했다. 인기 서비스를 출시한 스타트업이 제품 출시 6개월 만에 전 세계 투어를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는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빅테크 기업은 물론 테슬라나 팔란티어처럼 초기 단계에서 빠르게 성장한 기업들에서도 보기 어려웠던 과감한 행보다. 그뿐만이 아니다. 실제로 오픈AI의 수장이자 아이콘인 올트먼은 CEO 직함을 유지하고 있지만 실제로 회사를 이끄는 일은 회장인 그레그 브로크먼이 전담하며 올트먼은 대외 활동과 대중 커뮤니케이션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미디어 또는 팟캐스트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 5월에는 미국 의회에서 진행된 청문회에 자발적으로 참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오픈AI를 알리는 역할에 주력하고 있다.

오픈AI의 글로벌 투어를 포함한 적극적인 대중 커뮤니케이션 행보는 생성형 AI라는 카테고리를 선점 및 독점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볼 수 있다. 글로벌 투어를 통한 정부 관계자들과의 미팅, 수많은 보도자료, 바이럴에 가까운 미디어 코멘트들을 통해 대중의 머릿속에 ‘생성형 AI=오픈AI’라는 이미지를 각인하는 것이다. 이 같은 전략은 어느 정도 성과를 보이고 있다. 오픈AI가 만든 챗GPT는 현재 전 세계에 출시된 모든 생성형 AI 서비스 트래픽의 60%를 차지한다. 또한 대중은 오픈AI의 업데이트 내용에 주목하며 이를 통해 생성형 AI의 발전 방향을 유추하고 있다. 구글이 자체 챗봇 서비스인 바드(BARD)를 출시하고 오픈AI의 경쟁자로 평가받는 앤트로픽이 구글과 아마존으로부터 수조 원의 자금을 투자받았지만 아직까진 일반 사용자들 사이에서 존재감이 미미한 상황이다. 오픈AI와 타 경쟁사의 언어 모델 간 기술 격차는 6개월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회사의 인지적 포지셔닝을 평가하는 ‘입소문 점유율(Share of Void)’과 ‘인지적 점유율(Share of Mind)’ 측면에서 오픈AI는 경쟁사 대비 2~3년을 앞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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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생성형 AI 전쟁은 곧 인재 확보 경쟁

올트먼은 오픈AI CEO로 합류한 후 조직을 비영리단체에서 이익제한 영리기업으로 전환한 이유로 ‘인재 확보’를 꼽은 바 있다. 비영리조직으로 업계 최고의 AI 엔지니어와 연구자들을 데려오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해 일반 스타트업처럼 스톡옵션을 통해 성과를 공유할 수 있는 구조를 가장 먼저 도입한 것이다.

오픈AI의 인재 확보 전략은 실리콘밸리에서도 매우 공격적인 편에 속한다. 직접적인 경쟁사인 구글의 AI 엔지니어를 데려오기 위해 거액의 연봉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 최근 연달아 영국 런던과 아일랜드 더블린에 사무소를 오픈하며 유럽의 AI 엔지니어를 확보하는 데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3년 2월 리드지니어스(LeadGenius)의 조사에 따르면 2022~2023년 초 오픈AI에 새롭게 합류한 인재들을 분석한 결과 구글, 메타는 물론 애플, 드롭박스, 스트라이프, 아마존 등 내로라하는 빅테크 기업의 엔지니어들이 속속 유입되고 있다. 최근에는 구글의 유수 AI 엔지니어들을 데려오기 위해 130억 원 이상의 연봉을 제시6 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그 결과 올해 초만 해도 약 300명에 불과했던 오픈AI의 직원 수는 최근 770명까지 늘었다. 올트먼은 올해 초 트위터7 를 통해 오픈AI의 ‘인재 밀집도’는 자신이 실리콘밸리에서 본 그 어떤 기업보다도 높은 수준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최고 인재에게 최대 보상을 제공하는 오픈AI는 당분간 전 세계 AI 인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DBR mini box I : 오픈AI의 조직 문화

오픈AI의 독특한 조직 구성 ‘프랙탈 스타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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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오픈AI의 네 가지 서비스인 챗GPT(챗봇), DALL.E 3(이미지), GPT-4(모델), API는 어플라이드(Applied)라 불리는 조직이 총괄하고 있다. 2020년 여름 오픈AI 내 별도 조직으로 시작한 어플라이드는 챗GPT 제품 개발부터 출시 및 업그레이드를 책임지는 핵심 조직으로 통한다. 어플라이드는 서비스 개발의 필수 직군인 엔지니어, 프로덕트 매니저와 디자이너가 제품별로 협업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으며 2021년 6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엔지니어 130명, 프로덕트 매니저와 디자이너 20명으로 구성돼 있다.

어플라이드 조직은 2022년 여름 챗GPT 출시를 위한 하부 팀을 구성했다. 약 30명으로 구성된 챗GPT팀은 그때부터 브로크먼의 리드 아래 스타트업이 ‘제품-시장 정합성(Product-Market Fit)’을 찾는 방식으로 챗GPT 서비스 개발에 몰두했다. 이런 제품 중심의 수직 통합 조직은 단일 서비스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에서 주로 찾아볼 수 있는 구조다. 오픈AI는 2020년 어플라이드 조직 구성 직후 진행한 오픈AI API 개발 단계부터 이런 ‘스타트업 내 스타트업’ 형태의 수직 통합 조직을 구성해 제품 개발에 나서고 있다. ‘프랙탈 스타트업’이라 불리는 이런 방식은 아직 출시되지 않은 새로운 서비스를 동시다발적으로 개발하는 조직들이 주로 택하는 접근 방법이다.

오픈AI의 협업 모델 ‘DERP’

스타트업은 일반적으로 ‘EPD’라 불리는 팀 구성을 선호한다. 엔지니어링(Engineering), 프로덕트(Product), 디자인(Design) 세 직군으로 구성된 팀이 긴밀히 협력하며 로드맵에 따라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다. 오픈AI는 EPD 모델을 한 단계 발전시킨 ‘DERP’ 모델을 채택하고 있다. 디자인(Design), 엔지니어링(Engineering), 연구(Research), 프로덕트(Product)의 앞 글자를 딴 DERP는 AI 서비스 개발에 필수인 연구를 제품 개발 단계에 긴밀히 반영하는 전략이다.

챗GPT 관련 개선 요청은 단순한 제품 성능 개선이 아닌 AI 분야 최신 연구로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답변의 정확성을 높이거나 챗GPT의 데이터 소스를 확대하는 문제는 결국 AI 연구 개발과 연관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오픈AI는 제품별로 AI 연구원들을 직접 팀에 투입하는 협업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연구 아이디어가 제품으로 구현되는 시간을 단축하고 조직 내부의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여 매주 단위로 빠른 제품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오픈AI의 조직 문화

오픈AI는 기본적으로 소수 정예로 이뤄진 엔지니어 중심의 문화를 지향한다. 또한 아무것도 없는, 그야말로 백지 상태에서 서비스를 만들어 성장시키는 초기 스타트업 경험과 사용자 수천만 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서비스를 출시해 운영해본 경험이 있는 엔지니어링 마인드를 가진 인재를 선호한다. 또한 오픈AI는 모든 직원에게 ‘Member of Technical Staff’란 타이틀을 부여한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도가 숨겨져 있다. ‘외로운 늑대’처럼 단독으로 개발하는 팀원들을 배격하고 승진이나 연봉 상승과 같은 목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문화를 지양하기 위한 의도다. 또 모든 직원에게 ‘스태프’란 동일한 타이틀을 부여해 모두가 팀의 일원이라는 소속감과 사명감을 주기 위한 조치다. 이 밖에도 생성형 AI 개발에 있어 ‘속도보다 안전’을 우선시하는 등 오픈AI는 빅테크와 경쟁하는 첨단 기술 기업이지만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미션과 비전을 중시하는 스타트업 DNA를 유지하고 있다.


오픈AI의 과제와 전망

오픈AI는 가장 강력한 생성형 AI 플랫폼을 지향하지만 향후 빅테크와의 경쟁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하는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아직 많은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다. 우선 오픈AI가 개발한 GPT-4 언어 모델과 챗GPT는 네트워크 효과8 를 기대하기 어렵다. 네트워크 효과는 구글과 아마존, 메타가 각각 검색, 이커머스 및 소셜네트워크 분야의 독점 기업으로 성장하는 데 기여한 핵심 요인이었다. 일반적인 플랫폼은 사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플랫폼을 이용하는 고객들의 효용 또한 높아지며 강력한 ‘록인(lock-in)’ 효과가 형성된다. 구글의 검색엔진을 찾는 사람이 많을수록 검색 품질이 높아지고, 아마존 이용자 수가 늘어날수록 배송 시간 단축 등 서비스가 개선되며, 소셜네트워크 이용자가 많아질수록 고객 타기팅이 보다 정밀해지고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오픈AI의 언어 모델은 이용자가 많다고 해서 모델 성능이 극적으로 개선되진 않는다. 지난 1년간 수억 명의 사용자가 서비스에 유입됐지만 언어 모델의 성능은 크게 변하지 않았다. 생성형 AI 모델의 성능은 결국 차별화된 데이터 확보와 훈련 여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많은 기업 고객이 GPT 언어 모델을 사용하면서도 불안을 느끼는 점은 오픈AI가 극복해야 할 한계로 지적된다. 이런 상황에서 경쟁사인 구글과 메타는 생성형 AI 시장의 주도권을 가져올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구글은 오픈AI의 GPT-4보다 강력한 언어 모델로 평가되는 제미니(Gemini)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메타는 자체 생성형 AI 모델 라마 2(LLaMa2)를 오픈소스 형태로 공개했으며 이를 활용한 생성형 AI 기반 마케팅 모델을 출시하는 등 서비스 이용자들을 자사 플랫폼에 묶어두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오픈AI가 빅테크 기업과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누구나 쉽게 맞춤형 챗봇을 만들 수 있는 GPTs,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GPT 스토어 등 카테고리 창조 전략 아래 구축한 GPT 생태계를 유지하며 발전시켜나가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한편 최근 올트먼 CEO 해임과 복귀 사태로 비영리재단 모회사와 영리기업 자회사 구조를 통해 상업적 성공과 안전한 AI를 개발해 보다 나은 인류 발전에 기여한다는 오픈AI의 사명은 양립하기 어렵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DBR mini box Ⅱ ‘샘 올트먼 CEO 해임과 복귀 사태’ 참고.) 이번 사태의 원인에 대한 여러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강한 상업화 드라이브를 걸었던 올트먼, 브로크먼과 AI의 사회적 책임 및 안정성에 방점을 둔 이사회 간 갈등이 핵심 원인으로 지목된다. 결국 이사회가 교체되고 올트먼이 이사회를 겸임하지 않는 CEO로 복귀하면서 사태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 사태로 AI 서비스의 상업적 성공과 안정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가 양립하려면 오픈AI는 어떤 지배구조를 택해야 하고, 정부와 당국은 어떻게 규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의가 촉발되면서 향후 관련 논의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년간 전 세계는 유례없는 AI 슈퍼 사이클을 경험했다. 그 중심에는 오픈AI와 챗GPT가 있다. 2016년 알파고의 등장이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면 챗GPT 열풍이 휩쓴 지난 1년은 AI 서비스 대중화의 원년으로 기록될 것이다. 지난 1년간 오픈AI는 챗GPT 성능을 높이며 고객 사용성을 개선해왔다. 현재 할루시네이션9 개선, 멀티모달10 개발, 모델 훈련 및 실험 비용 감축,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방식의 AI 모델 개발 등 다양한 과제에 집중하며 생성형 AI 카테고리 선점에 주력하고 있다. 다가올 2024년 오픈AI는 생성형 AI를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까. 이들의 행보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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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 올트먼 CEO 해임과 복귀 사태

2023년 5월 16일 미국 상원 의회에서 진행된 AI 청문회에 참석한 오픈AI의 수장 샘 올트먼은 AI 안전을 위해 오픈AI가 어떻게 일반 영리법인과 다른 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강조했다. 그는 비영리법인이 오픈AI의 최상위 지배 위치를 차지하고,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오픈AI의 영리사업은 비영리법인의 이사회에 의해 완전히 통제되는 자회사가 수행하며, 이사회는 비영리법인의 본질적인 목표인 안전한 범용인공지능(AGI)을 보급하는 데 이바지하기 위해 법적 책임을 다한다고 설명했다. 재단이 이익을 창출하고 분배하는 것은 허용되지만 이는 재단의 목적과 임무에 맞춰 이뤄져야 하며 비영리법인의 주된 수혜자는 오픈AI 투자자가 아닌 전 세계 인류임을 강조했다. 또한 비영리법인의 이사회는 독립성을 가지며 독립 이사들은 오픈AI의 지분을 전혀 보유하지 않고, 영리법인의 투자자와 직원들의 이익은 법적으로 한도가 정해져 있으며, 남은 이익은 인류의 이익을 위해 재단이 영구 소유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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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런 독립적인 비영리재단 이사회가 영리법인을 지배하는 구조는 최근 있었던 올트먼 해임 사태의 도화선이 되고 만다. 이사회는 ‘안전한 AGI’ 개발이라는 사명과 달리 올트먼의 최근 행보가 상업화에 기울었다고 판단해 지난 11월 17일 그를 CEO 자리에서 전격 해임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의 중간지주회사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물론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영리법인의 지분 49%를 보유한 마이크로소프트조차 사전에 관련 내용을 전혀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됐다. 결국 투자자들과 마이크로소프트의 중재와 압력으로 오픈AI 이사회는 72시간 만에 기존 이사들이 사임하고 새로운 이사 선임, 올트먼의 CEO 복귀 결정을 내린다.

혼란스러운 과정처럼 보이지만 오픈AI가 ‘비영리재단 모회사-영리법인 자회사’ 구조를 도입한 취지에 비춰봤을 때는 있을 법한 일이다. 재단 이사회가 영리법인의 영향에서 벗어나 비영리재단의 목표를 위해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한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오픈AI의 유례없는 지배구조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이사회가 투자자들과 직원들의 이해관계에 앞서 재단의 설립 취지를 고려해 CEO의 행보가 일관되지 않다는 판단 아래 행동에 나선 건 자연스러운 일이다. 이번 사태는 결국 AI라는 인류의 미래를 좌우할 기술 앞에서 기업의 영리 추구 행위와 인류의 번영이라는 목표가 얼마나 양립하기 어려운지를 드러낸 상징적인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인류를 위한 AI’라는 과제를 민간의 자율성에 맡겨선 안 된다는 의견이 힘을 얻을 전망이다. 2024년은 오픈AI의 상업적 성공만큼이나 AI 규제 이슈 또한 화두가 될 것으로 보인다.
  • 박제홍 | 아틀라스퍼시픽 대표

    박제홍 대표는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국제공인재무분석사(CFA)다. 에이티커니에서 경영 컨설턴트로 근무하며 국내외 대기업과 다수의 성장 전략 프로젝트를 진행했으며, 이후 국내 사모펀드에서 중소중견기업 경영권 인수 및 성장 자본 투자를 이끌었다. 현재는 실리콘밸리 소재 벤처캐피털 ‘아틀라스퍼시픽’에서 전 세계 혁신 기업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스타트업 및 테크 전문 뉴스레터 ‘CapitalEDG’를 운영하며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DBR 주최 CES 2024 참관 투어에서 현지 모더레이터로 활동했다.
    jehong@atlas-pac.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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