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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산업

35~40초마다 방향틀며 위성 1기씩 궤도 올려, 오차없이 ‘정밀배송’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10.08
[누리호 5차 발사] 누리호 5차례 중 첫 정시 발사
군집위성 5기 궤도 안착도 처음
여러개 싣도록 ‘화물칸’ 재설계
큐브위성 10기중 1기 사출 실패… 회당 1200억 발사비용 과제로
7일 낮 12시 25분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발사대를 떠나자 전남광주 고흥 나로우주센터 바닥까지 진동이 전해졌다. 모여 있던 참관객들은 일제히 탄성을 질렀다.

차례로 1, 2단 로켓을 떼어낸 누리호는 이륙 745.7초 뒤, 고도 575.4km에서 자세를 잡았다. 이어 35∼40초 간격으로 상단부 방향을 틀어가며 주탑재위성인 초소형 군집위성 ‘네온샛’ 2∼6호를 하나씩, 총 5기 배출했다. 이날 오후 5시 52분이 되자 군집위성 5기가 모두 남극 세종기지와 노르웨이 스발바르 지상국 등과 교신에 성공했다. 한국이 만든 군집위성이 처음으로 우주 임무를 시작하는 순간이었다.

● 첫 주탑재 5기 수송에 정시 이륙까지

누리호는 2021년 첫 발사에 실패했지만 이후 4회 연속 성공하면서 발사 성공률이 80%까지 올랐다. 이번엔 한국 최초로 군집위성(네온샛 2∼6호)을 궤도에 올렸다. 정해진 시간에 오차 없이 누리호를 발사한 것 역시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태석 우주항공청장은 “단순히 위성을 목표 궤도까지 운반하는 것을 넘어 여러 기의 위성을 한 번의 발사로 정밀하게 궤도에 배치하는 임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누리호는 네온샛 여러 기를 한꺼번에 궤도에 올리기 위해 꼭대기의 위성 탑재부부터 다시 만들었다. 네온샛 5기를 각각 고정했다가 하나씩 떼어내는 다중위성 어댑터를 달았고, 분리 순간 위성이 받는 충격을 줄이는 저충격 분리장치도 새로 개발했다. 이 때문에 위성과 분리·사출장치를 합친 위성부 무게는 지난해 발사 때의 약 960kg에서 이번에 약 1071kg으로 늘어났다.

누리호가 예정 시각에 맞춰 정확히 이륙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차 발사(2022년)는 강풍과 센서 이상으로 일주일가량, 3차 발사(2023년)는 컴퓨터 간 통신 문제로 하루 미뤄졌다. 지난해 4차 발사 역시 센서 신호 이상으로 18분 늦게 떠났다.

하지만 이번에는 이날 오전 확정했던 시간인 낮 12시 25분에 그대로 이륙했다. 네온샛을 정해진 궤도와 시각에 맞춰 내보내려면 발사 시각부터 지켜야 했다. 다만 이번에 네온샛과 함께 실린 큐브위성 10기 가운데 쿼터니언의 ‘퍼샛02’ 한 기가 나오지 못했다. 박종찬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형발사체고도화사업단장은 “사출 신호를 보냈지만 사출관 덮개가 열리지 않았다”며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누리호 5차 발사 성공 직후 X(옛 트위터)에 “오늘의 성공이 있기까지 수많은 밤을 지새우며 땀 흘려온 연구진과 관련 산업체 관계자 여러분께 경의를 표한다”고 썼다.

● 우주발사체 중심에 선 민간 기업

이번 발사에서는 민간 기업이 발사 운용의 전면에 섰다. 권현준 우주항공청 차장은 발사 전 “(민간 기업이) 예전에는 부(副) 자리에 앉았다면 이번엔 정(正) 자리에 앉는다”고 말했다. 지난해 4차 발사까지 항우연 연구원들이 맡았던 발사통제센터 콘솔(제어 장비) 조작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인력이 처음 참여했다. 김선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은 “5차 발사 성공은 목표가 아니라 과정이다. 앞으로 남은 6차, 7차도 그런 과정일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하반기(7∼12월)로 예정된 6차 발사에서는 한화가 전남광주 순천에 세운 자체 공장에서 누리호 각 단을 조립하는 등 민간의 역할이 지금보다 더욱 커진다. 누리호가 앞으로 상업 발사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선 민간 참여를 통해 회당 약 1200억 원인 발사 비용을 낮추는 과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강성주 천체물리학자(전 한국천문연구원 선임연구원)는 “(민간이 우주 산업을 이끄는) ‘뉴 스페이스’ 전환은 정부가 개발한 기술을 민간 기업이 넘겨받아 직접 만들고, 운용하고, 다시 발사할 수 있을 때 이뤄진다”며 “이번 발사는 그런 변화가 발사 현장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고흥=한채연 기자 chaezip@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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