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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전략 산업 / 글로벌 트렌드

“AI 데이터센터 발열 잡아라”… 정유사 ‘액체냉각’ 새 시장 경쟁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9.07
전력소비 많은 공랭식 냉각 한계에
서버 담가 식히는 ‘액침냉각유’ 주목
기술 실증하고 전문기업 지분 투자
ESS-전기차 배터리용 제품도 개발
에쓰오일은 최근 차세대 액침냉각유 ‘e-쿨링 솔루션’을 개발해 새로운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전기차(EV)용 배터리 등 다양한 분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가고 있다. 에쓰오일 제공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의 발열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는 가운데 정유 업계가 ‘액침냉각유’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AI 데이터센터에 들어가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성능이 점점 높아지며 발열 문제도 심화되고 있는데 기존 냉각방식을 보완할 대안으로 액침냉각이 주목받고 있어서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AI 데이터센터 내 고성능 GPU 서버 밀도가 높아지며, 공기를 이용해 열을 식히는 ‘공랭식 냉각’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기존 공랭식 데이터센터는 전체 전력 소비량의 약 30∼40%를 냉각에 소진하는 등 전력 부담도 크다. 이에 전기가 통하지 않는 절연성 냉각유에 서버 전체를 직접 담가 열을 식히는 ‘액침냉각’이 공랭식보다 적은 전력과 비용으로 열을 효율적으로 제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포천비즈니스인사이트는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시장 규모가 2025년 2억8729만 달러(약 3877억 원)에서 2034년 16억9411만 달러(약 2조2862억 원)로 매년 21.9%씩 성장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국내 정유사들도 본격적으로 용도별 액침냉각유를 개발하고 실증에 나섰다. 기존 기술력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액침냉각유는 국내 정유사가 이미 생산하고 있는 윤활기유에 특수첨가제를 넣어 생산되기 때문에, 비교적 적은 연구개발(R&D) 비용으로 고부가 기능성 제품을 개발할 수 있다.

에쓰오일은 이달 3일 국산 서버 개발 기업인 KTNF, 액침냉각 장비 기업인 글로벌스탠다드테크놀로지(GST)와 함께 AI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 기술 실증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실제 데이터센터 혹은 유사한 환경에서 본격적으로 테스트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SK그룹에서 윤활유 사업을 담당하고 있는 SK엔무브는 2022년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에 지분을 투자하며 이 시장에 뛰어들었다. 2023년 SK텔레콤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유를 적용한 데 이어 최근에는 LG전자, GRC와 액침냉각 솔루션 개발 및 실증을 하고 있다.

GS칼텍스는 LG유플러스의 평촌2센터 내 실증 데모룸에 액침냉각유를 공급하고 있고, HD현대오일뱅크도 지난해 11월 서울대와 협력해 캠퍼스 내 AI 데이터센터에 액침냉각 시스템을 도입하며 실증에 나섰다.

정유사들은 데이터센터용 액침냉각유 상용화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화재 위험이 큰 배터리용 액침냉각유도 개발하고 있다. 산업용 대형 보조배터리로 불리는 에너지저장장치(ESS)나 전기차(EV)에 쓰이는 리튬배터리는 내부 온도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연쇄적인 발열 반응으로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는 ‘열폭주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발열 관리가 곧 화재 예방인 셈이다.

SK엔무브는 앞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함께 ESS용 액침냉각 제품을 개발해 선박용부터 양산 중이다. 최근에는 전기차까지 확대해 향후 2년간 개발 단계를 거쳐 상용화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최근 인화점 250도 이상의 ‘고(高)인화점’ 배터리용 액침냉각유 제품을 개발해 판매 중이다.

최지원 기자 jw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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