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사옥 전경. 뉴시스
네이버 D2SF가 국내 제조공장을 글로벌 방산·첨단 제조기업과 연결하는 스타트업 ‘포지(F4GE)’에 신규 투자했다고 26일 밝혔다. 네이버 D2SF는 네이버의 기술 스타트업 투자·육성 조직이다.
포지는 주조·단조·가공·금형 등 국내 뿌리산업 공장을 하나의 제조 네트워크로 묶고, 이들 공장이 글로벌 방산·항공우주·조선·로보틱스 기업의 공급망에 진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국내 제조 현장이 갖춘 생산 역량을 해외 수요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글로벌 방산·제조 시장에서는 최근 공급망 재편과 방산 수요 확대가 이어지면서 안정적인 생산능력 확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대형 방산업체가 자체 생산시설만으로 늘어난 조달 수요를 모두 감당하기 어려워지면서 외부 제조 파트너를 확보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반면 국내에는 주조·단조·가공·금형 등 제조업의 기반이 되는 약 6만 개의 뿌리산업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생산 기술과 품질 경쟁력을 갖춘 곳이 많지만 해외 방산업체가 요구하는 서류 체계나 품질관리 기준, 생산 이력 추적 등의 요건을 맞추지 못해 글로벌 공급망 진입에는 한계가 있었다.
포지는 이 같은 문제를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해결한다는 구상이다. 기존 제조공장에 자체 소프트웨어를 적용해 장비 가동과 생산 공정, 검사 결과, 작업 흐름 등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한다.
수집된 데이터는 글로벌 방산·제조기업이 요구하는 형식에 맞춰 표준화한다. 공장마다 장비 종류와 데이터 형식, 작업 방식이 다른 만큼 이를 하나의 체계로 정리해 해외 발주처가 생산과 품질관리 과정을 확인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다.
숙련공이 경험을 통해 축적한 작업 방식과 노하우도 데이터화한다. 기존 제조 현장에서는 특정 작업자의 경험에 의존해 공정이 운영되는 경우가 많지만, 포지는 이를 별도의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해 생산 과정의 일관성과 재현성을 높이는 데 활용할 계획이다.
포지는 제조 데이터 관리뿐 아니라 실제 수주와 생산 과정에서 필요한 업무도 지원한다. 수요기업의 주문에 맞는 공장을 배정하고 공정 표준화부터 물류, 세관, 각종 서류 작업까지 일괄 관리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국내 제조공장은 별도의 대규모 전산 시스템을 새로 구축하지 않고도 글로벌 기업이 요구하는 관리 기준을 갖출 수 있다는 게 포지 측 설명이다. 해외 발주처 입장에서도 어느 공장에서 어떤 방식으로 제품이 생산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 공급망의 신뢰성과 추적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포지는 미국 국방부 등에서 요구하는 공급망 관리 기준인 CoC(Chain of Custody) 대응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재료 조달부터 생산과 검사, 납품에 이르는 과정을 추적할 수 있도록 제조 데이터를 관리해 미국 방산시장 진입에 필요한 요건을 충족하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포지는 현재 사천과 창원, 부산 등 동남권을 중심으로 제조공장과의 파트너십을 확대하고 있다. 해당 지역에는 항공우주와 조선, 기계가공 등 방산·첨단 제조 분야와 연계할 수 있는 중소 제조업체가 밀집해 있다.
해외에서는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방산·항공우주·조선·로보틱스 기업과의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확보한 제조 파트너를 해외 수요기업과 연결해 실제 수주와 생산으로 이어지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포지는 올해 1월 설립됐으며 이번에 첫 기관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라운드에는 네이버 D2SF를 비롯해 케이넷투자파트너스, 사제파트너스, 디캠프, 500 글로벌 등이 참여했다.
권혁현 포지 대표는 해군 특수전전단 복무 경험과 방산 스타트업 창업 경험을 갖고 있으며, 미국에서 AI와 제조 분야 스타트업 투자자로도 활동했다. 포지는 이번 투자 유치를 계기로 제조 엔지니어링과 AI 개발 인력을 늘리고 국내 제조 파트너십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네이버 D2SF는 글로벌 방산·제조 분야에서 생산능력 부족이 커지는 가운데 국내 제조업의 생산 역량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연결할 수 있다는 점을 투자 배경으로 꼽았다.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은 “방산·제조는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재편과 기술 고도화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만들어지고 있는 분야”라면서 “포지는 한국 제조업이 보유한 현장 역량을 글로벌 방산·제조 수요와 연결하는 구조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도 최근 방산·제조 분야로 기술 적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방산 특화 AI 모델과 국방·제조 특화 거대언어모델(LLM), 피지컬 AI 등을 포함한 산업 AX 사업을 추진하고 있고, 네이버 D2SF 역시 관련 기술 스타트업 발굴과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네이버 D2SF는 현재 방산·제조 분야 신규 투자 스타트업도 공개 모집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융합, 시뮬레이션·검증, 피지컬 AI, 전략·전술 AI, 지휘통제 및 전장관리, 제조·정비 자동화, 사이버보안, 듀얼유즈 인프라 등이 대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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