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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자기술

관람객 몰린 IBM ‘시스템 투’… SKT-KT 양자암호 기술 눈길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6.07.06
‘퀀텀 코리아 2026’ 사흘간 성황
12개국 56개 기업-기관 기술 뽐내
민간 투자자 비중 늘어 작년 44%
“양자 경쟁력이 국가 미래 경쟁력”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이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이 전시한 ‘초전도 기반 50큐비트 양자컴퓨터’ 모형을 살펴보고 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눈앞에 보이는 것이 ‘시스템 투(System Two)’, 최신식 양자컴퓨터 플랫폼입니다.”

3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퀀텀 코리아 2026’ 행사장에서 이권학 IBM 퀀텀 알고리즘 엔지니어가 60cm 높이 양자컴퓨터 모형 앞에 모여 있던 관람객들에게 설명한 내용이다. 그는 “현재 120큐비트 수준인 기술을 2033년까지 2000큐비트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목표”라며 “양자컴퓨터를 사용하면 복잡한 화학 연구처럼 기존 컴퓨터로 풀기 어려운 문제 해결에 쓰일 수 있다”고 말했다. 큐비트는 양자컴퓨터 연산 단위다.

2일부터 사흘 동안 DDP에서 개최된 올해 ‘퀀텀 코리아 2026’에는 12개 국가의 56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올해 4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로 ‘양자가 현실이 되다’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 산업 현장으로 간 양자 기술

이번 행사에는 산업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양자 기술이 잇따라 전시됐다. 빛 입자인 광자를 쓰는 프랑스 양자컴퓨터 기업 콴델라는 양자컴퓨터 ‘모자이큐’를 공개했다.

양자컴퓨터는 입자가 여러 상태를 동시에 띠는 ‘중첩’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상태가 맞물리는 ‘얽힘’을 연산에 활용한다. 기존 컴퓨터가 0과 1 중 하나로 정보를 처리하는 것과 달리 여러 계산 경로를 동시에 탐색할 수 있어 최적화, 신약 개발, 암호 해독 등의 분야에서 기존 대비 훨씬 빠른 연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문제는 양자 상태가 열과 진동에 쉽게 흔들린다는 점이다. 초전도 회로처럼 전기적 상태에 정보를 담는 방식에 영하 273도에 가까운 냉각 장치가 필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광자 방식은 정보를 빛에 실어 처리해 주변 환경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다. 상온 운용 가능성이 크고 산업 현장 적용에도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 보안 기술도 주목받았다. SK텔레콤은 10Gbps(초당 10기가비트)급 양자난수생성기를 가로세로 1cm 칩에 담은 기술과 광집적회로(PIC) 기반 양자키분배(QKD) 칩을 공개했다. 장비 소형화와 비용 절감으로 양산 가능성을 높이려는 기술이다. KT는 양자컴퓨터 공격에도 견디도록 설계한 양자내성암호(PQC)를 국방 시스템에 적용한 실증 사례를 선보였다.

최가현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 초전도양자컴퓨팅시스템연구단 선임연구원은 “(양자 기술을) 인공지능(AI) 학습 등에 활용하면 교통,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복잡한 문제를 더 효율적으로 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민간 자본이 주목하는 양자 시장

맥킨지가 4월 발표한 ‘양자 기술 모니터 2026’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양자 기술 스타트업 투자액은 126억 달러(약 19조2230억 원)로 2024년의 6.3배로 늘었다. 민간 투자자 비중은 44%까지 높아졌다.

정부는 양자 분야 투자를 2019년 106억 원에서 지난해 1980억 원으로 늘렸다. 1월 발표한 첫 양자 종합계획에는 2035년 세계 1위 퀀텀칩 제조국 도약, 양자 기업 2000개 육성, 전문 인력 1만 명 양성 목표가 담겼다. 이번 행사는 한국 양자 기술의 현주소를 짚고 산업화와 국제 협력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개최됐다.

행사장에는 체험 행사가 마련돼 가족 단위 관람객의 발길도 이어졌다. 아이작 촹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등 석학 강연이 열렸고, 국제 학술 콘퍼런스에서는 국내외 연구자 28명이 최신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구혁채 과기정통부 1차관은 “지금은 양자 기술력이 국가의 미래 경쟁력과 산업의 판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승부처”라며 “기술 패권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신뢰할 수 있는 국가들과 연구·인재·산업생태계를 긴밀히 연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재혁 기자 heok@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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