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견 빈번 질환 ‘담낭 점액종’, 수술 후 튜브 이탈 등 기술적 격차가 완치 걸림돌
국내 수의진, 소형견 해부학적 특성 반영한 ‘이중 고정 배액술’ 개발 세계적 학술지 게재
“국내 반려견 80% 이상이 소형견… 종특이성 고려한 정밀 의료 체계 구축 기여”
소형견 맞춤형 담관 수술 기법 개발로 JSAP 논문 게재를 확정지은 공동 연구팀. (왼쪽부터) 명현욱, 엄태흠, 손동주 수의사
국내 반려 가구의 대다 수를 차지하는 소형견들에게 담낭 점액종이나 그로 인한 ‘간외 담관 폐색(EHBO)’은 생명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하지만 그간 수의학계에서는 서구권의 중대형견 위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수술법을 주로 사용해 왔으며, 이는 체구가 작은 소형견의 미세한 담관 구조에 적용하기에는 기술적 간극이 존재했다. 특히 수술 후 담즙 배출을 돕기 위해 삽입한 튜브가 너무 일찍 빠져버리는 ‘조기 이동’ 현상은 치료의 완성도를 낮추는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러한 임상 현장의 기술적 제약을 극복하고 소형견의 치료 성공률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수술 표준이 국내 수의진에 의해 정립됐다. 이번에 발표된 기술은 소형견의 해부학적 특성을 정밀하게 반영한 ‘변형된 이중 고정 경유두 담관 튜브 고정술’이다.
이번 연구의 핵심은 튜브를 두 단계로 나누어 고정하는 ‘이중 고정(Two-tier)’ 기술이다. 연구팀은 유두부 주위를 특수 봉합사로 감싸는 1차 고정과 십이지장 벽에 튜브를 연결하는 2차 고정법을 병행하여, 기존 방식보다 튜브 유지 기간을 2~4주까지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데 성공했다. 이 기법은 일정 기간이 지나면 튜브가 대변으로 자연스럽게 배출되도록 설계되어 환견의 신체적 부담을 최소화하면서도 확실한 배액 효과를 제공한다.
이번 성과는 단순히 개별 의료기관의 기술 발전을 넘어, 국내 반려동물 인구 구조에 최적화된 ‘종특이성(Species-specificity) 기반 의료 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은 소형견 양육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미세 담관 수술에 대한 소형견 맞춤형 가이드라인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해당 연구 논문은 독창성과 임상적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 권위의 SCI급 국제 학술지인 ‘JSAP(Journal of Small Animal Practice)’ 최신호 게재가 확정되었으며, 이는 한국 수의학계의 기술적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24시넬동물의료센터 명현욱 외과원장은 “이번 수술법 개발은 간담도계 질환에 대한 깊은 통찰을 바탕으로 국내 소형견 환자들이 겪어야 했던 기술적 제약을 해소하기 위한 노력의 결실”이라며 “이번 논문 게재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임상 사례를 바탕으로 한 추가 증례 보고와 학술 공유를 통해 국내 소형견 의료 서비스의 질적 수준을 높이는 데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최용석 기자 duck8@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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