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회원가입|고객센터|기업교육 문의
페이지 맨 위로 이동
검색버튼 메뉴버튼

DBR Case Study

다이소의 카테고리 확장 전략

고물가 파고든 다이소 ‘5000원 화장품’
유통파워에 브랜드 신뢰 더해 신성장동력 키웠다
Article at a Glance

다이소의 카테고리 확장은 저가 생활용품의 판매 범위를 넓힌 데 그치지 않는다. 회사는 생활용품 사업에서 축적한 목표가격 중심의 상품 기획, 대량·안정 발주로 확보한 구매력, 전국 점포망과 물류 역량을 뷰티 시장으로 옮겼다. 화장품에 필요한 제품 전문성과 브랜드 신뢰는 외부 파트너와의 협업으로 보완했고 소용량 제품을 통해 낮은 가격을 할인 수단이 아닌 시험 구매의 수단으로 바꿨다. 반면 같은 공식을 건강기능식품에 적용하자 정보와 상담, 규제, 전문 채널과의 관계라는 새로운 공백이 나타났다. 기존 역량은 새로운 시장의 진입을 돕지만 그 시장이 요구하는 보완 역량까지 대신해 주지는 못한다.



cs_1


“정샘물 파데 들어왔어요?”

2026년 1월, 서울 시내 다이소 매장에서는 이른바 ‘정샘물 파데’를 찾는 문의가 잇따랐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정샘물이 다이소 채널을 겨냥해 내놓은 브랜드 ‘줌 바이 정샘물’의 파운데이션과 쿠션이 출시 직후 품절됐기 때문이다. 1월 5일 출시 당일 매장 물량이 빠르게 소진됐고 온라인에 다시 풀린 제품도 3시간이 채 되지 않아 동났다. 출시 2주 만에 네 차례 재입고가 이뤄질 정도였다. 명품이나 한정판 상품에서나 볼 법했던 오픈런과 품절 경쟁이 균일가 생활용품점에서 벌어진 것이다. 이후에도 PDRN 앰풀과 레티놀 세럼 등이 SNS에서 화제가 되며 품절과 재입고를 반복했다. 다이소가 화장품을 곁다리로 판매하는 생활용품점을 넘어 소비자가 특정 제품을 찾아 방문하는 뷰티 유통채널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풍경이었다.

변화는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에서도 나타났다. 다이소의 외국 발행 카드 결제액은 2023년 전년 대비 130% 증가한 데 이어 2024년 50%, 2025년에도 60% 늘었다. 이 증가를 단순히 뷰티만의 효과로 볼 수는 없다. 하지만 유튜브와 틱톡, 인스타그램에 외국인 관광객이 다이소에서 구입한 화장품 등을 소개하는 ‘Daiso haul’1 콘텐츠가 늘어난 것은 뷰티가 외국인의 주요 쇼핑 품목으로 떠올랐음을 보여준다. 올리브영이 최신 K뷰티 제품을 탐색하는 전문 채널이라면 다이소는 뷰티부터 식품·문구·생활용품까지 한국의 가성비 상품을 한꺼번에 발견하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두 채널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외국인 관광객의 한국 쇼핑 동선에 들어온 것이다.

다이소의 뷰티 매출은 2024년 전년 대비 144% 증가한 데 이어 2025년에도 70% 늘었다. 입점 브랜드도 2024년 말 80여 개에서 2026년 6월 말 기준 140여 개로 급증했다.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이 품절 행진을 이어간 뒤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 등 대형 업체들도 5000원 이하의 다이소 전용 제품을 선보였다. 참여 업체와 상품군이 확대되면서 뷰티는 다이소의 핵심 카테고리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간 다이소의 전체 매출도 2025년 역대 최고인 4조5363억 원을 기록했다.

cs_2


카테고리 확장은 화장대에서 멈추지 않았다. 다이소는 2025년 2월부터 약 200개 매장에서 루테인과 오메가3, 비타민D 등 건강기능식품을 5000원 이하에 판매하기 시작했다. 전문가 상담 없는 저가 판매라는 대한약사회의 반발에도 관련 업체들의 참여는 이어졌다. 2026년 4월에는 40일분 크레아틴 제품까지 5000원에 출시됐다. 약국이나 전문 판매점에서 주로 접하던 상품이 균일가 생활용품점의 매대로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박정부 아성다이소 회장은 2022년 출간한 저서 『천 원을 경영하라』에서 “천 원을 경영하면 3조 원을 경영할 수 있다”고 썼다. 그가 말한 ‘천 원을 경영하는 힘’은 값싼 상품을 찾아내는 능력에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가 받아들일 가격을 먼저 정하고, 공급업체가 그 가격을 맞출 수 있도록 대량 구매와 안정적인 발주로 뒷받침하며, 물류와 점포망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는 운영 체제에 가깝다. 생활용품에서 구축한 이 운영 체제는 성분과 효능, 전문성에 대한 신뢰가 중요한 뷰티와 건강기능식품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DBR이 다이소의 성장 경로를 따라 기존 역량이 새로운 카테고리로 옮겨가는 과정과 그 조건을 살펴봤다.


DBR mini box I

다이소는 일본 기업인가?


다이소_BI_시그니처

한국 다이소의 모태는 박정부 회장이 1992년 설립한 아성산업이다. 일본 다이소산교와는 생활용품을 공급하는 거래 관계에서 출발했다. 자본 관계가 형성된 것은 2001년이다. 2001년 아성산업은 일본 다이소산교의 지분 투자를 받으며 회사명을 다이소아성산업으로 바꿨다. 이후 일본 측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 34.21%를 아성HMP가 2023년 전량 인수하면서 일본 자본과의 관계가 정리됐다.



뷰티 확장을 가능케 한 세 가지 역량

다이소가 생활용품 밖으로 카테고리를 넓힐 수 있었던 배경에는 세 가지 역량이 있었다. 앞서 말한 것처럼 소비자가 받아들일 가격에서 출발해 상품의 사양을 역산하는 능력, 공급업체가 그 가격을 맞출 수 있도록 대량으로 발주하고 판매를 보장하는 능력, 전국 점포에 상품을 낮은 비용으로 공급하고 판매 반응을 다시 상품 기획에 반영하는 능력이 그것이다. 이 역량들은 따로 작동하지 않는다. 점포망이 판매량을 만들고, 판매량이 구매 단가를 낮추며, 낮아진 원가는 다시 균일가 상품과 고객을 늘리는 하나의 운영 체제를 형성하는 식이다.

1. 목표가격에서 출발하는 상품 기획

다이소는 매장에서 출발한 유통업체가 아니다. 박 회장은 1988년 한일맨파워를 설립한 뒤 생활용품 무역으로 사업의 중심을 옮겼고, 1992년 상품 개발과 수출을 담당할 아성산업을 세웠다. 그는 당시 일본 영업을 샘플을 가득 넣은 ‘3단 이민가방 2개’에 빗대 회고한다. 일본 유통업체의 가격과 품질 기준에 맞춰 상품을 개발하고 생산자를 찾아다닌 경험이 이후 균일가 사업의 토대가 됐다.

주요 고객사 가운데 하나는 히로시마에 본사를 둔 100엔숍 다이소산교였다. 이 회사와의 거래는 완제품을 찾아 납품가격을 협상하는 일반적인 무역업과 달랐다. 최종 판매가격이 100엔으로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유통 마진과 물류비를 제외한 원가 안에서 필요한 품질을 구현해야 했다. 기존 제품의 가격만 낮추는 것으로는 부족했다. 소재와 크기, 공정과 포장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다.

박 회장은 가장 싼 완제품을 찾아 한 국가에서 조달하기보다 품목별로 가격과 품질을 함께 맞출 생산자를 발굴했다. 면제품과 스테인리스는 인도, 유리는 튀르키예, 도기는 포르투갈 등으로 공급처를 넓혔다. 건전지 사례는 이 방식이 상품 개발에 어떻게 적용됐는지를 보여준다. 시중에서 건전지 한 개가 1000원에 팔리던 시절 박 회장은 네 개를 1000원에 판매할 방법을 찾았다. 납품가만 깎는 대신 생산공장을 찾아가 공정을 살피고 불필요한 작업과 기계 가동 방식을 손볼 것을 제안했다.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능은 남기면서 그 기능과 관계없는 비용을 덜어내는 역설계가 다이소 상품 개발의 기본 문법이 됐다.

2. 공급업체와 제품·원가를 함께 설계하다

목표가격을 실제 상품으로 구현하려면 공급업체도 참여할 수 있는 거래 구조가 필요했다. 다이소는 납품가격만 낮추라고 요구하기보다 기능과 품질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소재와 크기, 포장과 생산공정을 다시 살펴볼 것을 제안했다. 단가를 낮추는 대신 대량 주문과 안정적인 발주를 제공해 공급업체가 생산량과 공장 가동률을 높여 전체 수익을 확보하도록 했다. 가격 협상이 단순한 단가 인하가 아니라 제품과 공정의 재설계로 이어진 배경이다.

2007년 프랑스 유리제품 업체 아크와의 거래는 이러한 방식을 보여준다. 박 회장은 유리잔의 공급가격을 다이소 가격대에 맞춰 달라고 요청했지만 업체는 수익성을 이유로 난색을 보였다. 박 회장은 공장을 둘러본 뒤 가동하지 않는 설비를 활용해 생산비를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제품에서 ‘루미낙’ 브랜드를 빼고 ‘메이드 인 프랑스’만 표기해 기존 브랜드의 고가 이미지도 보호하기로 했다. 다이소가 공급가격을 일부 올려주는 대신 업체가 이익을 낼 수 있을 만큼 대량으로 주문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렇게 들여온 유리컵 등은 다이소 매장에서 인기를 끌었다. 목표가격을 고수하면서도 생산공정과 브랜드 표시, 주문량을 함께 조정해 공급업체가 참여할 여지를 만든 것이다.

이 원칙은 상품을 출시한 뒤에도 이어졌다.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가 올라도 소비자에게 익숙한 판매가격부터 바꾸지 않았다. 가격을 올리기에 앞서 소재와 용량, 포장, 생산지와 발주량을 다시 검토했다. 균일가는 단순한 가격 정책이 아니라 제품의 기획부터 생산·조달·판매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압박하는 운영 원칙이었다.

cs_3


3. 점포망과 물류로 규모의 경제를 완성하다

1997년 서울 천호동에 문을 연 첫 매장은 수출업에서 익힌 상품 개발 역량을 국내 소비시장으로 옮기는 실험장이었다. 상품과 공급업체는 이미 있었지만 한국 소비자가 원하는 구색과 진열, 점포 운영과 재고 관리는 새로 익혀야 했다.

2001년 100개를 넘어선 매장 수는 2025년 약 1600개로 늘었다. 점포가 확대되면서 물류는 단순한 후방 기능이 아니라 균일가를 유지하는 핵심역량이 됐다. 판매가격이 낮은 사업에서는 상품 하나를 이동하고 보관하는 데 드는 몇 원의 비용도 수익성을 좌우한다. 다이소는 전국 판매 데이터를 바탕으로 점포별 재고를 배분하고 판매가 부진한 상품은 교체했다. 점포가 늘수록 대량 발주로 구매 단가를 낮출 수 있었고, 낮아진 가격은 다시 고객과 판매량을 늘렸다.

박 회장이 물류를 “천 원을 위한 천억 원의 투자”라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대규모 물류 투자는 늘어난 점포를 지원하기 위한 비용이 아니라 균일가를 지키기 위한 원가 혁신이었다. 다이소는 상품을 싸게 확보하는 능력에 상품을 전국으로 낮은 비용으로 옮기는 능력을 더하면서 무역업체에서 소매업체로 전환할 때 나타난 역량 공백을 메웠다.

콘스턴스 헬팻 미국 다트머스대 터크경영대학원 교수와 마빈 리버먼 UCLA 앤더슨경영대학원 교수는 기업이 새로운 시장에 진입하기 전에 축적한 자원과 새 시장이 요구하는 자원의 유사성, 그 사이의 공백이 진입 방식과 성과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한다.2 다이소도 무역업에서 확보한 상품 개발과 공급망을 소매업으로 옮기고 부족했던 점포 운영과 물류를 직접 구축했다. 그렇다면 생활용품 시장에서 완성한 이 운영 체제가 화장품에서도 통할 수 있을까. 뷰티는 기존 역량을 어디까지 옮길 수 있고, 무엇을 새로 보완해야 하는지를 확인하는 다음 시험대가 됐다.


전국 점포망에 무엇을 얹을 것인가

전국적인 점포망을 갖추면서 다이소의 성장 과제도 출점 확대에서 기존 점포의 생산성 향상으로 넓어졌다. 이미 구축한 점포망은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새로운 상품을 전국에 빠르게 확산시키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유통 인프라였다. 문제는 이 인프라에 어떤 카테고리를 얹어 고객의 구매 품목과 방문 빈도를 늘릴 것인가였다.

생활용품은 필요할 때 구매하고 한 번 사면 일정 기간 다시 찾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구매할 상품이 명확하면 온라인에서 가격을 비교해 배송받기도 쉽다. 반면 오프라인 매장은 예상하지 못한 상품을 발견하고 크기와 질감, 색상을 직접 확인하는 데 강점이 있다. 다이소가 신상품과 시즌 상품을 지속적으로 교체하며 ‘발견의 재미’를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화장품은 매일 사용하는 제품이 많아 반복 구매가 일어나고 유행과 신제품이 매장 방문을 유도한다는 점에서 이러한 점포 전략과 잘 맞았다. SNS에서 접한 제품의 색상과 제형을 직접 확인하려는 수요도 오프라인 매장의 강점과 맞아떨어졌다.

그러나 구매 빈도가 높다는 이유만으로 화장품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피부에 직접 사용하는 제품인 만큼 가격이 지나치게 낮으면 소비자는 성분과 안전성, 제품력부터 의심할 수 있었다. 생활용품에서 구축한 가격 설계와 공급망, 점포망은 시장 진입의 발판이 됐지만 화장품 구매에 필요한 전문성과 신뢰까지 제공하지는 못했다. 다이소가 뷰티를 키우려면 ‘낮은 가격은 낮은 품질을 의미한다’는 인식을 넘어설 새로운 장치가 필요했다.

cs_4



5000원 화장품, 성장 카테고리가 되다

1. 저가 화장품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다

다이소가 넘어야 할 신뢰의 장벽은 2020년대 들어 조금씩 낮아지고 있었다. K뷰티가 성장하면서 비교적 낮은 가격에도 일정한 제품력을 갖춘 브랜드가 늘었고 소비자는 브랜드나 가격만으로 품질을 판단하기보다 성분과 제형, 사용 후기를 직접 비교하기 시작했다. 유튜브와 틱톡에서는 고가 제품과 저가 제품의 성분과 발색, 사용감을 비교하는 콘텐츠가 확산됐다. 고물가까지 맞물리면서 낮은 가격을 낮은 품질과 곧바로 연결하는 인식도 약해졌다.

다이소에는 이러한 변화를 유리하게 활용할 가격 이미지가 있었다. 다른 유통업체가 내놓는 5000원짜리 화장품은 품질을 낮춘 제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다이소에서 5000원은 최고 가격대다. 같은 가격이라도 ‘다이소에서 발견한 가성비 상품’으로 해석될 여지가 컸다. 소비자는 성분과 후기를 확인한 뒤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검증할 수 있었다.

2. ODM 생태계가 5000원 화장품을 뒷받침하다

제조 기반도 달라졌다. 코스맥스와 한국콜마 같은 국내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가 성장하면서 화장품 기업은 생산시설과 연구소를 모두 직접 보유하지 않아도 목표가격과 용량, 성분과 콘셉트에 맞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게 됐다. 모든 화장품의 품질이 같아졌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5000원 이하라는 제약 조건에 맞춰 별도 제품을 개발할 수 있는 선택지가 넓어졌다.

화장품 기업에도 새로운 유통 채널이 필요했다. 원브랜드숍이 쇠퇴하고 시장이 올리브영과 온라인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과거 로드숍에서 인지도를 쌓은 중견 브랜드는 소비자 접점을 잃고 있었다. 전국 매장과 폭넓은 방문객을 보유한 다이소는 낮은 비용으로 신규 고객을 만날 수 있는 시험 무대였다. 제조 역량과 브랜드는 갖췄지만 유통 접점이 부족한 기업과 점포망은 있지만 화장품 전문성과 신뢰가 부족한 다이소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3. 가격만으로는 넘지 못한 ‘신뢰의 벽’

시장 여건이 달라졌다고 해서 다이소가 곧바로 화장품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이소의 화장품 판매는 2009년 니베아 보디용품을 매장에 들이면서 시작됐다. 이후 기초·색조 화장품과 미용용품으로 범위를 넓혔지만 오랫동안 생활용품 매대를 보완하는 상품군에 머물렀다. 지금처럼 화장품 기업이 다이소 채널을 겨냥해 브랜드와 제품을 별도로 기획하는 방식이 아니라 기존 제품 가운데 균일가에 맞는 상품을 들여놓는 방식이 중심이었다. 생활용품에서 통했던 가격과 품질의 공식만으로는 성분과 효능, 피부 적합성을 따지는 소비자의 선택을 끌어내기 어려웠다.

화장품은 수세미나 수납함 같은 제품들과는 성격이 달랐다. 생활용품은 소비자가 제품을 보고 만지면서 소재와 기능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반면 화장품은 성분표를 확인하더라도 실제 효능이나 사용감,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를 구매 전에 판단하기 어렵다. 낮은 가격은 금전적 부담을 줄여줄 수 있지만 제품 사용에 따르는 불확실성까지 없애 주지는 못했다. 생활용품에서 쌓은 가격·품질에 대한 신뢰 역시 화장품으로 자동 이전되지는 않았다.

2016년 발생한 화장 퍼프의 금속 이물질 사건은 뷰티 상품에서 품질관리가 얼마나 민감한 문제인지를 보여줬다. 당시 저렴한 가격과 사용감으로 인기를 끌며 ‘똥퍼프’로 불리던 조롱박형 화장 퍼프에서 금속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다이소는 해당 상품을 회수하고 전 매장의 제품을 검사했다. 화장품 자체가 아니라 화장 도구에서 발생한 문제였지만 피부에 직접 닿는 상품은 한 번의 결함도 소비자의 불안을 크게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드러냈다.

다이소가 화장품을 본격적으로 키우려면 낮은 가격 외에 소비자가 제품을 믿을 수 있는 새로운 신호가 필요했다. 다이소라는 유통 브랜드만으로 그 역할을 감당하기 어렵다면 화장품의 품질과 전문성을 보증할 다른 주체를 찾아야 했다.

4. 완제품 매입을 넘어 전용 제품 기획으로

2020년대의 재진입은 제품을 확보하는 방식부터 달랐다. 다이소는 시중 제품 가운데 균일가에 맞는 완제품을 골라 매입하는 데서 나아가 화장품 기업이 다이소 매장에서만 판매할 전용 제품을 별도로 기획하도록 이끌었다. 다이소가 제조나 제품 개발에 참여한 것은 아니다. 다이소가 목표가격과 발주 조건을 제시하면 화장품 기업이 자사 브랜드와 개발 역량을 활용해 용량과 패키지, 제품 사양을 그 조건에 맞춰 새로 구성하는 방식이었다. 다이소는 그렇게 완성된 완제품을 사입해 전국 매장에서 판매했다.

전환점은 2022년 4월 출시한 ‘식물원’이었다. 네이처리퍼블릭이 다이소 채널을 겨냥해 기획하고 코스맥스가 제조한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로 수딩젤과 토너 등 20여 종이 5000원 이하에 나왔다. 상품기획과 화장품 전문성은 네이처리퍼블릭이, 제조는 코스맥스가 맡았다. 다이소는 목표가격이라는 조건과 전국 점포망이라는 판매 무대를 제공했다. 부족한 역량을 내부에서 새로 구축하는 대신 그 역량을 가진 기업이 참여할 조건을 만든 셈이다.

이후 입점 방식은 다양해졌다. 클리오의 ‘트윙클팝’과 동국제약의 ‘마데카21’처럼 기존 브랜드의 제품을 다이소 가격대에 맞춰 내놓기도 했고, 투쿨포스쿨의 ‘TAG’처럼 다이소 전용 브랜드를 별도로 만들기도 했다. 뷰티 브랜드들은 기존 제품의 가격만 낮춘 것은 아니었다. 1000∼5000원이라는 목표가격을 먼저 정한 뒤 용량과 포장을 조정하고 필요하면 제품 사양과 제형도 새로 설계했다. 아성다이소 측은 “상품 선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가격 대비 최고의 가치’를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는지 여부”라며 “화장품 원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화려한 패키징과 마케팅 비용을 덜어내고 상품의 본질인 유효 성분과 기능에 집중한다”고 설명했다. 전국 1600여 개 점포에서 판매하는 규모의 경제 역시 품질과 가격을 동시에 맞추는 기반이 됐다.

2023년 9월 출시한 TAG는 전용 브랜드 전략을 보여주는 사례다. 투쿨포스쿨은 자사가 강점을 가진 컨투어 및 색조 제품을 기반으로 쿠션과 셰이딩, 블러셔, 아이라이너 등을 다이소 가격대에 맞춰 구성했다. 기존 제품의 용량만 줄인 것이 아니라 다이소 고객이 한 브랜드 안에서 음영 메이크업을 완성할 수 있도록 별도의 상품군을 기획했다. 다이소는 화장품 기업의 개발 역량과 브랜드 신뢰를 활용하고, 투쿨포스쿨은 전국 점포망을 통해 새로운 고객과 만날 수 있었다.

이러한 입점 구조는 다이소 화장품에 두 가지 신호를 더했다. 화장품 기업이 자사 브랜드로 제품을 기획했다는 사실은 품질에 대한 불안을 줄였고 3000∼5000원의 가격은 새로운 색상이나 제형을 시도하는 부담을 낮췄다. 2009년과 달라진 것은 다이소가 갖지 못한 화장품 전문성과 신뢰를 그 역량을 가진 기업의 참여로 보완했다는 점이었다.

5. 소용량이 만든 ‘시험 구매’ 시장

전용 제품 공동개발의 가능성을 시장에서 입증한 상품은 2023년 10월 출시한 VT코스메틱의 ‘리들샷’이었다. 일반 유통 채널에서 50㎖ 제품이 3만 원대에 판매되던 리들샷을 VT코스메틱은 2㎖씩 나눈 스틱 6개에 3000원으로 다시 내놨다. 기존 제품의 가격을 단순히 할인한 것이 아니라 다이소 가격대에 맞춰 용량과 포장, 배합을 조정한 별도 제품이었다.

리들샷은 피부에 미세한 자극을 줘 제품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하는 제품이다. 제품 특성상 사용하기 전에 자신의 피부에 맞는지 판단하기 어렵고, 본품을 바로 구매하기에는 가격과 피부 자극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다이소 판매 제품은 소비자가 3000원으로 제형과 피부 반응을 먼저 확인할 수 있게 했다. 맞지 않더라도 부담이 크지 않았고 만족하면 제품을 다시 구매하거나 다른 유통 채널에서 대용량 제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

다이소는 본품을 가장 싸게 판매하는 채널이 아니라 화제가 된 제품을 적은 비용으로 먼저 경험하는 채널이 됐다. 마크로밀 엠브레인은 이처럼 본품을 구매하기 전에 낮은 가격과 적은 용량으로 제품의 적합성을 확인하는 행동을 ‘리트머스 소비’라고 설명했다. 소비자에게 다이소 제품은 실패 부담을 낮춘 시험판이었고, 화장품 기업에는 새로운 고객을 유입시키는 입문 상품이었다흥미로운 점은 이런 시험 구매가 다이소가 처음부터 의도한 소비 방식은 아니었다는 것이다. 아성다이소 측은 “뷰티 카테고리에서만 의도적으로 시험 구매 수요를 겨냥해 제품을 기획한 것은 아니고 다른 영역과 마찬가지로 좋은 품질의 상품을 가격 대비 높은 가치로 제공하는 데 집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소가 추구한 것은 그저 ‘균일가에 맞는 상품’이었지만 소비자는 그 낮은 가격과 소용량을 ‘부담 없이 써보는 기회’로 활용하기 시작한 셈이다.

전국 점포망과 SNS는 시험 구매의 확산을 도왔다. 온라인에서 제품이 화제가 되면 소비자는 가까운 다이소 매장을 찾아 제품을 구매할 수 있었다. 사용 후기가 온라인에 올라오면 이를 본 소비자가 매장과 앱에서 재고를 확인했다. 3000원이라는 가격은 온라인에서 생긴 관심을 실제 구매로 전환하는 문턱을 낮췄다. 리들샷은 출시 2주 만에 초도 물량이 모두 팔렸고 공급을 늘린 뒤에도 상당 기간 품절이 반복됐다.

6. 시험 판매처에서 독립된 뷰티 채널로

리들샷을 통해 다이소에서도 기능성 화장품이 팔릴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자 참여 기업과 제품군이 빠르게 늘었다. 손앤박의 ‘아티 스프레드 컬러 밤’은 고가 제품과 발색과 사용감을 비교하는 SNS 콘텐츠를 통해 알려졌고, 닥터지 등 기능성 브랜드도 가세했다.

대형 화장품 기업의 참여가 이뤄지며 변화는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2024년 LG생활건강은 케어존의 다이소 전용 라인과 CNP의 세컨드 브랜드 ‘바이 오디-티디’를 선보였고, 아모레퍼시픽도 ‘미모 바이 마몽드’를 출시했다. 특히 CNP 바이 오디-티디는 출시 9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 개를 넘어섰다. 기존 판매망과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 기업이 다이소 가격대에 맞춰 별도의 제품과 브랜드를 기획하기 시작한 것이다.

대형 기업의 입점이 다이소 화장품에 대한 모든 불신을 없앴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다이소가 일시적으로 저가 제품을 판매하는 매장이 아니라 화장품 기업이 별도의 브랜드와 제품군을 설계하는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다는 점은 분명해졌다. 다이소 뷰티의 경쟁 기준도 가장 낮은 가격에서 소비자가 직접 확인하는 가격 대비 성능으로 옮겨갔다. 소비층과 구매 품목도 넓어졌다. 엠브레인 구매딥데이터에 따르면 2026년 3월 기준 최근 1년간 다이소의 스킨케어·색조 제품 구매 추정액은 3619억6000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9.6% 증가했다. 다이소 전용·세컨드 브랜드의 구매 추정액은 58.2% 늘어나 전체 뷰티 제품의 증가율을 웃돌았다. 여전히 20대의 구매액이 가장 컸지만 60대의 전용·세컨드 브랜드 구매액도 전년보다 114.3% 증가했다. 다이소 뷰티가 젊은 소비자의 저가 색조 구매를 넘어 다양한 연령층이 기초와 기능성 제품을 찾는 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cs_5



다이소에서 검증하고 해외로

다이소 뷰티의 성장은 다이소의 매출을 늘리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일부 화장품 기업에는 신제품과 브랜드의 시장성을 확인한 뒤 해외로 확장하는 시험대가 되기 시작했다. 전국 점포를 통해 다양한 소비자에게 제품을 노출하고 5000원 이하의 가격으로 구매 장벽을 낮출 수 있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시장 반응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다이소를 처음부터 신제품의 검증 채널로 활용해 국내에서 얻은 판매 데이터를 해외 진출에 활용하는 기업도 생겼다.

대표적인 사례가 애경산업의 색조 브랜드 ‘투에딧(twoedit)’이다. 투에딧은 기존 브랜드의 제품을 다이소용으로 변형한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다이소와의 협업을 전제로 개발한 전용 브랜드다. 애경산업은 기존 브랜드가 충분히 닿지 못했던 젊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오프라인 유통 채널을 다각화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1000∼5000원이라는 제한된 가격 안에서 소비자가 선택할 만한 품질의 색조 제품을 구현할 수 있는지를 제품 경쟁력을 검증하는 기준으로 삼았다. 홍영기 애경산업 메이크업W.W영업팀장은 “다이소 색조는 1000∼5000원의 가격대 안에서 품질을 맞춰야 해 원가 구조상 난이도가 높은 카테고리”라며 “이 조건에서 소비자에게 선택받을 정도의 제품을 기획해 낸다면 다른 시장에서도 통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투에딧의 사업 확장도 처음부터 단계적으로 설계했다. 홍 팀장은 “국내 다이소에서 브랜드 인지도와 판매 데이터를 축적하고 사업 확장과 수익성은 글로벌 단계에서 확보하는 2단계 구조로 설계했다”며 “다이소는 그 1단계, 즉 검증의 무대였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내 판매 데이터는 미국 진출 제품을 결정하는 데 직접 활용됐다. 2024년 11월 다이소에서 처음 선보인 투에딧은 출시 7개월 만에 130만 개가 팔렸고 애경산업은 이듬해 7월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이때 국내 제품을 똑같이 해외 시장에 적용한 것은 아니었다. 홍 팀장은 “국내 다이소에 선보인 투에딧 색조 25종 가운데 실제 판매량이 높았던 9종을 미국 진출 품목으로 골랐다”며 “어떤 색상과 제형이 실제로 선택받는지를 국내에서 먼저 확인하고 그 결과를 데이터로 검증한 뒤 해외로 나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이소 매장에서 발생한 판매 데이터가 해외 진출 여부를 넘어 구체적인 상품 구성에까지 활용된 것이다.

해외 유통 채널을 고르는 데도 국내에서 확인한 소비 패턴을 참고했다. 투에딧은 미국 서부 미니소를 시작으로 괌과 하와이의 돈키호테, TESO와 K뷰티 편집숍 등에 제품을 공급했다. 이들 채널은 다이소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에 화장품과 생활용품을 구매하려는 고객이 많이 찾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애경산업이 현지 주요 제품 가격을 조사한 결과 10달러 이하 제품이 상당수인 점도 채널 선정에 고려됐다. 홍 팀장은 “다이소에서 확인한 것은 그저 저렴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과 품질을 동시에 원하는 ‘가성비 제품’에 대한 수요였다”며 “미국에서도 이와 유사한 고객이 찾는 채널이라면 투에딧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서 제품의 시장성을 검증한 데 이어 해외에서도 비슷한 가격·소비 특성을 가진 유통 채널을 찾아간 셈이다.

에이블씨엔씨의 ‘어퓨 더퓨어’도 2023년 다이소 전용 라인으로 출시돼 국내 누적 판매량 250만 개를 넘어선 뒤 미국과 러시아, 중남미, 인도 등으로 판매 지역을 넓혔다. 미국에서는 미니소 300개 매장을 비롯해 도쿄센트럴과 괌, 하와이 돈키호테 등에 입점했다. VT도 리들샷에 적용한 소용량·저가형 패키지 방식을 미국 미니소와 동남아 쇼피 등 해외 채널로 확대했다. 다이소의 가격 제약에 맞춰 만들어진 상품과 판매 방식이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에서도 활용되기 시작한 것이다.

다만 ‘테스트베드’는 다이소가 의도적으로 설계한 기능이라기보다 브랜드 기업들이 다이소의 유통 인프라를 활용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역할에 가깝다. 아성다이소 측도 “‘테스트베드’라는 표현은 뷰티 브랜드사들이 채널을 활용하는 방식 중 하나로 보인다”며 “다이소는 최고의 가치를 담은 상품을 균일가로 출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고객의 증가는 여기에 또 다른 가능성을 더했다. 아성다이소에 따르면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명동역점에서 2026년 7월 판매량이 가장 많은 카테고리는 뷰티였다. VT PDRN 라인과 바세린 마스크팩, 메디필 물톡스 광채 보습 패드 등이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국내 다이소가 한국 소비자를 대상으로 상품성을 검증하는 공간인 동시에 외국인에게 새로운 K뷰티 제품을 노출하는 쇼룸 역할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아성다이소 측은 “내국인 소비자의 신뢰와 입소문이 자연스럽게 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이어진 것으로 본다”며 “좋은 품질의 뷰티 상품을 공급하는 브랜드사와 내외국인 고객을 연결하는 역할을 다이소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공 이면에서 본 ‘효율의 역설’

뷰티 카테고리의 성장은 다이소의 기존 강점이 새로운 시장에서는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도 보여줬다. 생활용품 공급망은 비교적 안정적인 수요를 전제로 상품을 표준화하고 대량으로 조달하는 데 최적화돼 있었다. 반면 화장품은 SNS에서 특정 제품이 화제가 되면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고 유행이 지나면 빠르게 줄어든다. 효율을 높여온 대량 구매와 표준화가 수요 변화에 대한 대응을 늦추는 경직성으로 바뀔 수 있었다.

첫 번째 과제는 품절과 재입고였다. 인기 제품은 입고 직후 소진됐지만 화장품 기업과 ODM 업체는 생산계획, 원료와 용기 조달, 품질검사 때문에 물량을 즉시 늘리기 어려웠다. 반복되는 품절은 화제성을 높일 수 있지만 판매 기회와 소비자 경험을 해친다. 다이소에는 대량 구매 능력에 더해 SNS와 점포 데이터를 통해 수요를 빠르게 이를 공급사와 신속하게 공유하는 민첩성이 필요해졌다.

두 번째는 도난·분실과 공간 배분이었다. 화장품은 크기가 작고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 개방형 진열에서 관리 부담이 컸다. 일부 매장은 인기 제품을 계산대에 보관해 직접 건넸다. 제품 수가 빠르게 늘면서 한정된 점포 공간에서 생활용품과 뷰티의 비중을 조정하고 점포별 수요에 따라 구색을 달리하는 능력도 중요해졌다.

세 번째는 기존 유통 채널과의 가격·브랜드 갈등이었다. 같은 브랜드의 유사한 제품이 다이소에서 훨씬 낮은 가격에 판매되면 소비자가 인식하는 기준가격이 떨어지고 기존 유통업체와 갈등이 생길 수 있다. 화장품 기업들이 다이소 전용 브랜드와 라인을 만들고 용량과 패키지, 성분과 사양을 달리한 것은 목표가격을 맞추는 동시에 직접적인 가격 비교와 채널 충돌을 줄이기 위해서였다.

결국 다이소 뷰티의 성공은 생활용품의 운영 방식을 그대로 복제한 결과가 아니었다. 기존의 가격 설계와 점포망을 활용하되 제품 전문성과 브랜드 신뢰는 파트너에게서 보완했다. 다만 성장을 지속하려면 효율 중심의 공급망이 속도를 요구하는 시장을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핵심역량은 새 시장의 출발점이지만 환경에 맞게 재구성하지 않으면 오히려 변화에 대한 대응을 늦추는 제약이 될 수 있다.


뷰티 성공 공식의 한계, 건강기능식품

cs_6


뷰티 제품군의 성공에 힘입어 다이소는 2025년 2월 24일 전국 약 200개 매장에서 비타민과 미네랄, 루테인, 오메가3, 밀크씨슬 등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대웅제약과 일양약품이 먼저 참여했고 종근당건강도 뒤를 이었다. 초기 판매 품목은 30여 종으로 가격은 3000∼5000원이었다. 제약사들이 기존 유통 채널에서 판매하던 제품보다 복용 기간과 용량을 줄여 한꺼번에 지불해야 하는 금액을 낮췄다. 진입 방식은 뷰티의 성공 공식을 따랐다. 유명 제약·건강기능식품 기업의 이름으로 품질에 대한 불안을 낮추고 제품의 용량과 구성을 조정해 다이소 가격대에 맞췄다. 평소 건강기능식품을 먹지 않던 소비자도 5000원 이하라면 부담 없이 구매를 시작할 수 있었다. 초기 반응만 놓고 보면 파트너 브랜드와 소용량, 낮은 진입 가격을 결합한 뷰티의 방식이 건강기능식품에서도 재현되는 듯했다.

그러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었다. 화장품은 소용량을 사용해 보면 사용감과 피부 적합성을 어느 정도 판단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일정 기간 복용해도 효과가 있는지, 자신에게 맞는지를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성분과 함량, 복용량을 비교해야 하고 다른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과 함께 섭취해도 되는지도 따져야 한다. 소용량 전략은 금전적 부담을 낮출 수 있어도 정보의 불확실성까지 줄여주지는 못했다. 판매 직후 대한약사회가 반발한 것도 이러한 정보의 공백과 무관하지 않다. 약사회는 다이소와 약국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성분과 함량, 복용 기간이 다른데 가격만 비교하면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으며 전문가 상담 없이 제품을 선택하기도 어렵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양약품은 판매 개시 닷새 만에 추가 공급을 중단했다. 반면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건강기능식품이 의약품이 아닌 만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해서는 안 된다고 반박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약사회가 제약사의 다이소 판매를 제한하는 과정에서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는지 조사해 제재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약사회에 보냈다. 다만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2026년 4월 예정됐던 심의는 연기됐다. 논쟁은 저가 판매의 타당성을 넘어 정보 제공과 전문 채널의 역할, 소비자의 선택권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로 확대됐다.

논란에도 판매는 이어졌다. 대웅제약과 종근당건강이 공급을 계속한 데 이어 디엑스앤브이엑스(DXVX)와 안국약품 등이 합류하면서 참여 기업과 제품군도 늘었다. 2026년 4월에는 헬스보충제 브랜드 익스트림의 크레아틴 120g·40일분 제품이 5000원에 출시됐다. 대용량 구매가 일반적이던 운동보충제까지 소용량·저가 방식이 확대된 것이다.

참여 기업과 제품군의 확대는 소비자가 가격과 접근성에 호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이를 지속가능한 카테고리로 키우려면 추가 역량이 필요하다. 뷰티에서는 브랜드의 제품 전문성과 품질 보증이 다이소의 역량 공백을 상당 부분 메웠다. 건강기능식품에서는 제약사의 이름이 구매 불안을 낮출 수는 있어도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안전하게 복용하도록 돕는 역할까지 대신하지 못한다. 제품 정보 제공과 문의 대응, 규제 준수, 약국 등 기존 전문 채널과의 관계 관리가 추가로 요구된다.

2026년 현재 다이소의 건강기능식품 확장은 진행형이다. 기존의 상품 개발과 공급망, 점포망은 시장 진입과 초기 수요 확인에는 유효했지만 새로운 시장이 요구하는 정보와 이해관계자 관리까지 보장하지는 않았다.

다이소가 이 공백을 직접 메우는 방안으로는 성분·함량·섭취 방법과 병용 주의 사항을 표준화한 정보 체계와 소비자 문의 채널을 구축하는 방법이 있다. 외부에서 보완한다면 제약사의 제품 기획을 넘어 전문가나 독립 검증기관의 검토, 전문 상담 서비스와의 연계까지 협력 범위를 넓힐 수 있다. 어느 쪽을 택하든 지금까지의 상품 개발과 유통 역량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웠던 새로운 투자가 요구된다.

다른 기업의 카테고리 확장에서도 판단 기준은 같다. 기존 역량이 낮춰주는 것이 생산원가와 시장 진입 비용인지, 소비자가 느끼는 구매 위험과 정보의 불확실성까지인지 구분해야 한다. 기존 역량으로 메우지 못하는 공백이 확인됐다면 이를 메울 역량을 내부에 구축할지, 외부 파트너와 결합할지 결정해야 한다. 다이소가 기존 역량과 새로운 시장의 요구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느냐가 건강기능식품뿐 아니라 다음 카테고리 확장의 성패를 가를 것이다.


DBR mini box II : 성공 요인 및 시사점

기존 역량 무기로 새 시장 진입…
새 역량 공백은 외부 협업으로 메워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한국상품학회장


다이소의 성장을 단순히 가격이 싸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면 이 회사가 가진 경쟁우위의 상당 부분을 놓치게 된다. 다이소를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는 상품기획의 출발점이 일반적인 기업과 다르다는 데 있다. 많은 기업이 제품의 사양과 원가를 정한 뒤 마진을 더해 판매가격을 결정한다면 다이소는 고객이 부담 없이 받아들일 가격대를 먼저 정한다. 그런 다음 “이 가격에 팔면서도 품질과 이익을 확보하려면 상품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를 역산한다. 가격이 상품 개발의 결과가 아니라 출발점이 되는 목표원가(Target Costing) 방식이다.

그러나 목표가격을 먼저 정하는 것만으로 경쟁우위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 가격이 정해지면 공급업체와 함께 소재와 크기, 공정과 포장을 다시 짜야 한다. 전국 점포망을 기반으로 한 대량 발주는 공급업체가 낮은 단가를 받아들일 수 있게 하고, 물류 효율은 낮은 판매가격에서도 수익을 남길 수 있도록 한다. 낮은 가격과 폭넓은 상품 구색은 고객과 판매량을 늘리고, 늘어난 판매량은 다시 구매 단가와 물류비를 낮춘다. 목표가격과 공급업체 공동개발, 대량 발주, 물류와 점포망이 하나의 순환구조로 결합되는 것이다.

다이소만의 쇼핑 경험도 이 시스템의 일부다. 생활용품과 주방용품, 문구, 뷰티, 식품, 취미·계절상품에 이르는 폭넓은 구색은 “이번에는 무엇이 새로 들어왔을까”라는 발견의 즐거움을 제공한다. 건전지를 사러 들어갔다가 화장품과 수납용품, 간식까지 함께 담아 나오는 목적구매와 충동구매가 동시에 일어난다. 낮은 단가는 구매에 실패하더라도 금전적 손실이 크지 않다는 심리적 안전판이 돼 ‘일단 한번 사 보는’ 체험 구매를 촉진한다. 결국 다이소의 핵심역량은 싸게 파는 능력이 아니라 싸게 팔아도 이익이 나는 구조를 지속적으로 재생산하는 능력이다. 이것이 다이소가 가진 시스템 기반 경쟁우위(system-based competitive advantage)의 실체다.


생활용품의 역량을 뷰티로 옮기다

다이소의 뷰티 진출은 새로운 상품 몇 가지를 매장에 추가한 단순한 카테고리 확장으로 보기 어렵다. 생활용품에서 오랫동안 축적한 핵심역량을 새로운 시장에 맞게 옮겨 심은 역량 전이(competence transfer)에 가깝다. 다이소는 생활용품 사업을 통해 판매가격을 먼저 정하고, 그 가격에 맞는 상품이 나오도록 발주와 거래 조건을 설계하며, 전국 점포를 통해 대량 판매하는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화장품은 이 역량을 적용하기에 비교적 적합한 시장이었다. 성분과 제형, 색상과 향이 다양하고 신제품 출시가 잦아 소비자가 새로운 제품을 계속 시험해 보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다. 다이소는 3000∼5000원이라는 목표가격을 제시했고, 브랜드와 제조사는 그 조건에 맞춰 용량과 패키지, 제품 사양을 다시 잡은 전용 제품을 내놨다. 본품을 가장 싸게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적은 비용으로 제품을 경험할 수 있는 시험 구매 시장을 만든 것이다.

생활용품에서 형성된 ‘발견→충동구매→체험→재방문’의 흐름도 뷰티와 잘 맞았다.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제품을 가까운 다이소에서 부담 없이 구매하고, 사용 경험을 다시 SNS에 공유하는 선순환이 형성됐다. 전국 점포망은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신상품을 빠르게 확산시키고 소비자 반응을 확인하는 유통 플랫폼으로 전환됐다. 신생 화장품 기업도 다이소에 입점하면 이미 형성된 고객 트래픽과 점포망을 활용해 브랜드를 알리고 새로운 고객을 만날 수 있었다.


가격 신뢰와 품질 신호를 결합하다

다이소 뷰티에서 눈여겨볼 점은 기존 핵심역량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다이소는 가격기획과 소싱, 물류, 점포망에는 강했지만 화장품에 필요한 제품 R&D와 성분·제형 기술, 안전성 검증, 품질관리, 브랜드 인지도까지 단기간에 확보하기는 어려웠다. 이 공백을 화장품 브랜드와 전문 제조업체와의 협업으로 메웠다.

양측이 제공한 역량은 달랐다. 다이소의 낮은 가격과 소용량은 제품을 시험할 때 소비자가 감수해야 할 금전적 위험을 줄였다. 다이소가 쌓아온 가격 신뢰(price trust)가 구매의 문턱을 낮춘 것이다. 반면 기존 화장품 브랜드와 ODM·OEM 업체의 참여는 품질과 안전성에 대한 불안을 낮추는 품질 신호(quality signal)로 작동했다. 소비자의 인식도 “다이소니까 싸다”에서 “가격은 다이소지만 화장품 전문기업이 만들었으니 써볼 만하다”는 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파트너의 브랜드와 제조 전문성이 다이소 혼자서는 단기간에 확보하기 어려운 카테고리 신뢰(category credibility)를 보완한 것이다.

이 방식은 기존 화장품을 그대로 싸게 공급하는 방식과도 달랐다. 브랜드와 제조사는 5000원 이하라는 조건 안에서 용량과 용기, 포장과 제품 구성을 조정하되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성분과 사용감은 최대한 유지해야 했다. 불필요한 비용을 덜어내고 핵심 기능에 집중하는 밸류 엔지니어링(value engineering)이 제조 단계에서 이뤄진 것이다. 다이소가 제시한 목표원가와 제조사의 R&D 역량이 전용 제품을 매개로 만나면서 낮은 가격과 소비자가 체감하는 품질을 함께 구현할 수 있었다.

뷰티 성공의 핵심은 다이소가 필요한 역량을 모두 내부화한 데 있지 않았다. 자신이 잘하는 가격기획과 유통에 집중하고 부족한 제품개발과 품질 신뢰는 외부 파트너에게서 확보하는 보완적 역량(complementary capability) 전략을 택했다. 가격은 금전적 위험을 낮추고 파트너는 품질 위험을 낮추는 역할 분담이 이뤄진 셈이다.


건강기능식품, 시험 구매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건강기능식품(건기식)은 반복 구매와 방문 빈도를 높일 잠재력이 있는 시장이다. 일부 제품은 생활 습관에 자리 잡으면 지속적으로 구매하는 루틴 소비(routine consumption)의 성격을 갖는다. 체험이 만족과 습관화, 반복 구매로 이어진다면 건강기능식품은 단순한 신규 카테고리를 넘어 고객생애가치(customer lifetime value)를 높이는 역할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은 구매 위험의 성격이 다르다. 화장품은 소용량을 사용해 보면 색상과 제형, 사용감과 피부 반응을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다. 건강기능식품은 일정 기간 복용하더라도 효과가 있었는지, 자신에게 적합한지를 소비자가 명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다른 건강기능식품이나 의약품과 함께 섭취해도 되는지도 따져야 한다.

따라서 건기식에서는 가격 신뢰만으로 구매 위험을 충분히 줄이기 어렵다. 소용량과 저가는 금전적 부담을 낮추지만 효능과 적합성, 병용 가능성을 둘러싼 불확실성까지 해소하지는 못한다. 제약사와 전문 제조업체의 이름이 품질 신뢰(quality trust)와 원료·제조사 신뢰(ingredient and manufacturer trust)를 높일 수는 있어도 소비자가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선택하고 안전하게 복용하도록 돕는 역할까지 대신하기는 어렵다. 뷰티에서 작동한 보완적 역량 전략이 건기식에서는 더 넓은 범위로 확장돼야 하는 이유다.

건강기능식품에서는 ‘보물찾기’에서 ‘큐레이션’으로 무게중심을 옮겨야 한다. 생활용품과 뷰티에서는 수많은 신상품을 발견(discovery)하는 즐거움이 경쟁력으로 작동하지만 건기식에서 지나치게 많은 상품은 오히려 선택을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연령과 생활 목적에 따라 상품을 이해하기 쉽게 분류하고 성분과 함량, 섭취 방법과 주의 사항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큐레이션 역량이 중요하다. 규제 준수와 소비자 문의 대응은 물론 약국과 약사회 등 기존 전문 채널 및 이해관계자와의 관계도 관리해야 한다. 건기식에서 나타난 공백은 제품 전문성만이 아니라 정보와 상담, 규제와 이해관계자 관리의 공백이기 때문이다.


기존 역량을 복제하지 말고 새로운 시장에 맞게 조정하라

기존 역량은 새로운 시장에 빠르게 진입할 수 있는 발판이지만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지는 않는다. 생활용품에서 경쟁력을 만들었던 대량 발주와 표준화, 효율 중심의 공급망은 수요가 안정적인 시장에서는 강력하다. 반면 SNS를 통해 특정 제품의 수요가 갑자기 폭발하고 빠르게 사라지는 뷰티에서는 품절과 공급 지연을 일으킬 수 있다. 자유롭게 상품을 살펴보고 선택하는 셀프서비스형 매장도 건기식에서는 충분한 설명과 정보를 제공하기 어려운 구조가 될 수 있다. 기존의 강점이 새로운 시장에서는 오히려 제약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함께 살펴야 한다.

다이소 사례가 보여주는 확장 전략의 핵심은 기존 방식을 그대로 복제하는 데 있지 않다. 먼저 새 시장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이 무엇인지 가려내야 한다. 다음으로 제품 전문성과 정보, 규제, 이해관계자 관계처럼 기존 역량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공백을 찾아야 한다. 그 공백을 메울 역량을 내부에서 키울지, 그 역량을 가진 외부 기업의 참여로 채울지도 결정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존의 강점이 새 시장에서 대응 속도를 늦추거나 새로운 갈등을 만드는 제약으로 변하지 않는지 점검해야 한다.

결국 다이소 사례는 기업의 성장전략이 단순한 다각화가 아니라 역량 기반 카테고리 확장(capability-based category extension)이어야 함을 보여준다. 성공적인 기업은 새로운 시장에 들어갈 때마다 완전히 다른 기업이 되려 하지 않는다. 자신이 가장 잘하는 것을 새로운 시장에서도 작동하도록 재설계하되 기존 역량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공백은 외부의 전문성과 결합한다. 다이소가 생활용품에서 뷰티로 확장할 때는 기존 역량의 전이 가능성이 높았고 부족한 전문성을 입점 기업이 채워줄 수 있었다. 건기식에서는 가격 설계와 점포망을 옮길 수 있었지만 정보와 상담, 규제와 전문 채널 관계라는 공백이 더 크게 나타났다.

다이소 사례가 주는 교훈은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새로 시작하라”가 아니라 “기존에 잘하던 것을 어디까지 확장할 수 있는지 판단하라”는 것이다. 카테고리를 넓히려는 기업은 제품의 확장보다 역량의 확장을, 내부화보다 조합을, 복제보다 적응을, 개별 사업의 성장보다 전체 시스템의 강화를 원칙으로 삼아야 한다.


필자는 서울대 경영대학에서 학사와 석사학위를 받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한국인 최초로 경영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산업연구원(KIET) 유통산업 담당 수석연구원을 거쳐 2000년부터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로 재직하고 있으며 한국유통학회장과 한국상품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브랜드 마케팅과 유통·리테일 전략을 주로 연구하며 2021년 상전유통학술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 『리테일 매니지먼트』『브랜드 마케팅』『빅블러 시대』『불황에 더 잘나가는 불사조기업』 등이 있다.

인기기사

아티클 AI 요약 보기

GO

DBR 팟캐스트 Play

DBR 자문서비스 지금의 고민, 검증된 전문가에게
서비스
보기

K-FOCUS TOP 5

지금 주목해야 할 산업과 기업 트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