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Perceived overqualification and employee outcomes: the dual pathways and the moderating effects of dual‐focused transformational leadership”(2024) by Liu, Z., Huang, Y., Kim, T. Y., & Yang, J., in Human Resource Management, 63(4), 653-671.
대기업에서 스타트업으로 이직한 A 씨는 첫 달부터 후회를 했다. 박사 학위까지 갖춘 인재지만 매일 반복되는 리포트 작업과 승인 절차에 대부분의 시간을 쓰는 현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비슷한 스펙의 B 씨는 같은 팀에서 일하며 스스로 프로젝트 두 개를 맡았고 고객 불만율도 절반으로 줄였다. 똑같이 ‘과잉자격(overqualification)’을 느끼는 인재인데 왜 두 사람의 성과는 이렇게 갈렸을까.
중국 화중과학기술대 연구팀은 개인이 느끼는 과잉자격이 두 갈래의 심리적 경로를 만든다고 분석한다. 하나는 ‘왜 내가 이 일을 하지?’라는 불일치감이 커지며 냉소, 탈진, 이직 의도로 이어지는 부정 경로다. 다른 하나는 ‘그렇다면 내가 이 일을 새롭게 디자인해 볼까?’라는 태도가 잡크래프팅과 학습 행동을 촉발하며 만족도, 몰입, 성과를 끌어올리는 긍정 경로다.
연구진은 특히 리더십이 이 두 경로의 방향을 결정짓는 핵심 스위치라고 강조한다. 이들은 과잉자격이 어떻게 직원의 성과와 창의성으로 이어지는지를 분석하기 위해 중국 내 기업 직원 469명과 상사 135명의 데이터를 매칭해 조사했다. 그 결과, 과잉자격은 한편으로는 직무 냉소를 높여 성과를 떨어뜨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구성적 일탈(constructive deviance)’—규칙을 유연하게 해석해 생산성을 높이는 창조적 행동—을 자극해 성과와 창의성을 높이는 양면성을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
방향을 결정짓는 요인은 ‘듀얼 포커스 변혁적 리더십(dual-focused transformational leadership)’이었다. 연구진은 이를 두 축으로 나눠 분석했다.
먼저 개인 초점 리더십이 강하면 과잉자격이 냉소로 흐르는 부정 경로가 약해진다. 맞춤 코칭, 인정, 경력 경로 안내 등이 허탈감을 줄여준다는 뜻이다.
한편 팀 초점 리더십이 강하면 과잉자격이 구성적 일탈로 이어지는 긍정 경로가 강화된다. 팀 비전, 공유 목표가 창조적 행동을 제도권 성과로 연결해주는 것이다.
결국 같은 과잉자격 인재라도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성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결론이 나온다. 따라서 긍정 경로를 키우려면 개인을 향한 세심한 지원과 팀 차원의 명확한 목표·규범 설계가 동시에 필요하다. 반대로 목표만 높이고 개인·팀 모두에 실험할 여지를 주지 않으면 과잉자격은 냉소를 키워 성과를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실무적으로는 개인 중심 변혁형 리더십(코칭·인정·커리어 명료화)과 팀 중심 변혁형 리더십(공유 비전·핵심 규범·집단 효능감)을 함께 설계하는 것이 가장 큰 효과를 낸다. 따라서 과잉자격은 위험 요소가 아니라 잘만 설계하면 조직의 ‘성과 폭주 엔진’이 되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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