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ased on “Seeking Structure in Collections: Desire for Control Motivates Engagement in Collecting” (2025) by C. Clark Cao, Merrie Brucks, and Martin Reimann in Journal of Consumer Research, Vol. 52, Issue 3, pp. 480-501.
사람들은 왜 카드, 피규어, 스탬프처럼 세트로 완성할 수 있는 물건을 끝까지 모으려 할까? 단순히 취미나 희소성 때문이 아니라 흩어진 것들을 스스로 완성해 ‘통제감’을 회복하려는 심리적 욕구가 핵심 동기라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홍콩 링난대와 미국 애리조나대 연구진은 수집 행동의 기저 동기를 통제감(desire for control)에 초점을 맞춰 분석했다. 총 여섯 가지 실험과 현장 조사에서 연구진은 참가자들에게 일상 속 불확실성을 느끼게 하거나 상황을 통제할 수 없다고 느끼는 조건을 만들었다. 이후 카드, 스티커처럼 구조가 있는 세트를 완성하는 데 얼마나 적극적으로 참여하는지 살펴봤다.
결과는 뚜렷했다. 통제감이 흔들려 통제감을 높이려는 욕구가 높아진 사람일수록 수집 세트를 끝까지 채우려는 행동이 강하게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때 소비자가 단순히 ‘갖고 싶은 물건을 모은 것’이 아니라 흩어진 조각을 ‘하나의 구조(structure)’로 맞추는 행위 자체에서 통제감을 회복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예를 들어 스티커북이나 트레이딩 카드는 모두 ‘정해진 전체 세트’를 전제로 한다. 연구는 이런 구조적 완성도가 소비자의 심리적 안정과 연결된다고 설명한다. 세트가 완성될수록 ‘내가 이걸 통제하고 있다’는 감각은 강해지고 그 과정 자체가 심리적 보상이 된다. 반대로 구조가 느슨하거나 세트를 완성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통제감 욕구는 수집 행동으로 잘 이어지지 않았다. 연구진은 사람들이 수집을 통해 얻는 것은 물건 그 자체가 아니라 ‘정돈된 세계를 직접 만드는 경험’이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소비자가 왜 수집 활동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쓰는지에 대해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기존 연구가 희소성, 자기표현, 정체성 확장 등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연구는 ‘불확실한 현실 속에서 내가 완성할 수 있는 작고 질서 있는 세계’란 느낌을 주는 심리적 보상이 수집의 핵심 동기임을 보여준다.
기업에 주는 시사점도 분명하다. 세트로 구성된 상품, 한정판 시리즈, 수집형 디지털 굿즈는 단순한 덕질의 영역을 넘어 소비자의 통제감 욕구를 자극하는 구조적 장치를 갖고 있다. 그래서 꾸준히 높은 시장성을 보이는 것이다. 불확실성이 큰 시대일수록 사람들은 자신이 직접 구성하고 완성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는다. 기업은 이러한 심리를 이해하고 소비자가 ‘구조를 완성하고 통제감을 느낄 수 있는’ 상품 기획에 더 주목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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