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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AI를 ‘통제할 도구’로 보면 효율 향상
‘배울 만한 동료’로 삼으면 혁신 낳아

최호진 | 429호 (2025년 11월 Issue 2)
▶ Based on “How does artificial intelligence adoption shape employee performance? A novel exploration of mimetic artificial intelligence performance through a hybrid approach based on PLS-SEM and ANN” (2026) by Shengmin Liu and Yu Mei in Technological Forecasting and Social Change, Volume 222.



인공지능(AI)과 함께 일하는 시대, 인간 직원은 어떻게 성장할까? 중국 상하이과학기술대 연구진은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중국 인터넷 기업 직원 308명을 대상으로 3단계 추적 조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AI를 두려워하지 않고 잘 활용하는 사람일수록 더 유연하고, 더 빠르게 배우며 성장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AI를 도입한 조직 안에서 직원들은 두 가지 태도를 취했다. AI를 ‘도와주는 조력자’로 보거나 ‘배움의 대상’으로 여겼다. 연구에 따르면 두 관점 모두 긍정적인 결과를 낳았다. 먼저 AI를 업무 보조 도구로 활용하는 사람들은 문제 해결에 자신감이 붙으면서 변화에 더 잘 적응했다. 반복적 업무를 AI에 맡기고 스스로는 더 복잡한 문제에 집중하면서 자연스럽게 ‘문제 해결 효능감’과 ‘적응 성과’가 높아진 것이다.

반면 AI를 배움의 대상으로 삼은 사람들은 또 다른 방향으로 성장했다. 연구진은 이를 ‘모방형 인공지능 성과(Mimetic AI Performance)’라고 일컬었다. 예컨대 챗봇의 논리적 사고 방식이나 협업 로봇의 실시간 피드백 구조를 관찰하고 그 원리를 자신의 업무 방식에 적용한 것이다. 이런 직원들은 단순히 일을 잘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스스로 학습하고 혁신하는 성향을 보였다. AI의 사고방식을 닮아가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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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점은 리더십 스타일이 이런 학습 효과를 배가시킨다는 점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과업 중심(task-oriented)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는 직원들이 AI를 철저히 ‘성과를 내는 도구’로 인식했다. 이런 리더는 목표 달성을 위해 역할 분담을 명확히 하고 AI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법을 강조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AI의 지원을 받아 신속하게 문제를 해결하고 변화 상황에 더 유연하게 대응했다. AI를 ‘일 잘하는 비서’처럼 다루며 생산성과 적응력을 높인 셈이다.

반면 지식 중심(knowledge-oriented) 리더가 있는 조직에서는 분위기가 달랐다. 이들은 직원에게 AI를 ‘배울 수 있는 동료’로 바라보게끔 유도했다. 실수를 용인하고, AI를 활용한 실험과 학습을 장려하며, 지식 공유를 적극적으로 독려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단순히 AI를 사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AI의 의사결정 구조나 문제 해결 로직을 ‘내재화’하려는 태도를 보였다.

이런 환경에서는 ‘모방형 성과’가 특히 두드러졌다. AI의 사고방식을 모방해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개선하거나 데이터 기반으로 스스로 피드백 루프를 만드는 식으로 진화한 것이다.

결국 리더가 AI를 ‘통제할 도구’ 혹은 ‘함께 배우는 파트너’로 보는지에 따라 직원의 태도와 성장 방향이 달라진다. 전자는 효율을, 후자는 혁신을 낳는다. 이처럼 AI 시대의 리더십은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조직이 AI와 어떤 관계를 맺을 것인지를 결정짓는 철학적 선택이 되고 있다. 연구가 던지는 시사점은 AI는 사람을 대체하는 존재가 아니라 사람이 더 유능해질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새로운 동료라는 것이다. AI를 통해 배우고, AI처럼 사고하며, 다시 인간적인 강점으로 그것을 확장하는 사람들이 바로 ‘모방형 성과’ 시대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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