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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

K조선의 힘… HD현대, 51년 만에 세계 최초 선박 5000척 인도

동아일보 | 업데이트 2025.11.20
필리핀에 초계함 인도하며 대기록
5000척 일렬세우면 길이 1250km
총 68개국-700여개 선주사에 납품
정기선 “패러다임 바꾼 도전 역사”… 계열사-협력사 직원들에 상품권
HD현대의 5000번째 인도 선박인 필리핀 해군 초계함 2번함 ‘디에고 실랑함’. HD현대 제공
HD현대가 중대형 선박을 만드는 조선사 중 최초로 5000번째 선박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1974년 첫 선박을 인도한 뒤 51년 만이다. 일본, 유럽 등에 밀린 후발주자에서 시작해 세계 1위로 올라선 한국 조선업의 발전을 상징하는 일이란 평가가 나온다.

HD현대는 조선 계열사 HD현대중공업이 지난달 필리핀 해군에 초계함 ‘디에고 실랑함’을 인도하면서 그룹 차원에서 5000번째 선박 인도를 달성했다고 19일 밝혔다. 어선 등 비주류 소형선을 주로 만드는 네덜란드의 다멘조선그룹이 10년 전 인도 5000척을 넘긴 바 있지만, 중대형선 위주의 조선사가 이 같은 기록을 낸 건 처음이다.

선박 한 척의 길이를 250m로 일괄 적용해 5000척을 일렬로 세우면 총 길이가 1250km에 달한다. 서울에서 일본 도쿄까지의 직선거리(약 1150km)보다 길다. 계열사별로는 HD현대중공업이 2631척, 중형선 전문인 HD현대미포가 1570척, 대형 상선 전문인 HD현대삼호가 799척의 선박을 고객에게 인도했다.

HD현대의 5000척 인도는 단순한 개별 기업의 성과가 아니라 ‘K조선’ 전체의 역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1972년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울산 미포만에 조선소 건설을 추진하면서 첫 역사가 시작됐다. 당시는 한국 조선업이 세계 점유율 1%에도 못 미치던 시절이었다. 정 명예회장이 건설 자금 확보를 위해 영국의 은행 관계자에게 500원짜리 지폐 속 거북선을 보여주며 설득했다는 이야기는 지금도 유명하다.

2년 뒤인 1974년 HD현대중공업은 울산조선소 완공과 함께 첫 번째 선박인 26만 t급 유조선 ‘애틀랜틱 배런호’를 그리스 선주에게 인도하며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83년 선박 건조량(222만6000t) 기준 세계 1위에 올라선 뒤 2012년엔 세계 최초로 누적 건조 선박 1억 GT(총 톤수)를 넘겼다. HD현대가 그동안 선박을 납품한 국가는 총 68개국, 선주사는 700여 개에 달한다.

최근 HD현대의 대표 제품군은 수익성이 높은 선종이다. HD현대미포의 주력 제품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은 영하 163도 극저온에서 액화가스를 운송하는 용도의 선박으로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한국 조선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70%대 점유율을 차지하는 ‘수출 효자’ 선종이기도 하다. 1만 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 이상 규모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HD현대중공업의 주력 제품이다. 전 세계 물동량의 대부분을 운반한다는 점에서 수요가 높다.

HD현대는 5000번째 선박 인도를 축하하는 의미로 조선 계열사 임직원은 물론이고 협력사 직원들에게도 30만 원권 상품권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는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회장은 19일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열린 기념 행사에서 “선박 5000척 인도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의 자부심인 동시에 세계 해양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꾼 도전의 역사”라며 “다음 5000척을 향해 전진하겠다”고 말했다.

최원영 기자 o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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