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cle at a Glance모두가 핵심 인재를 원하지만 핵심 인재는 이미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충분히 인정받고 있을 가능성이 크기에 이직할 유인이 적다. 더 이상 핵심 인재가 직접 우리 회사에 찾아오길 기대하는 전략은 통하지 않는다. 지원자를 직접 발굴하는 다이렉트 소싱, AI 기술을 활용한 인재 풀 구축 등 새로운 전략이 요구된다. 최종 단계에서 떨어진 2순위 후보에 대한 채용을 재검토하는 것도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시가총액 약 350조 원에 달하는 전 세계 최고의 B2B 기업 세일즈포스의 창업자 마크 베니오프는 세일즈포스의 성공 비결로 ‘핵심 인재 채용 시스템 구축’을 꼽았다. 세일즈포스는 창업 극초기 단계부터 핵심 인재 채용에 사활을 걸었다. 이미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는 스타 플레이어들은 쉽게 다른 기업에 지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시장을 주도하는 핵심 인재가 누구인지 파악해 먼저 연락하고 끊임없이 관계를 구축해 끝내 채용으로까지 연결하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그 결과 지금의 세일즈포스 제국이 완성됐다.
1. 변화를 주도하는 인재 채용인재 확보는 도약과 생존을 꿈꾸는 모든 기업들에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다. 가트너가 2023년 312명의 CEO 및 고위 임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비즈니스에 가장 위협적인 요소는 바로 인재 부족이었다. (그림 1) 실제로 글로벌 CEO들은 이를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다. PwC가 발표한 연간 글로벌 CEO 서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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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 따르면 CEO의 77%는 “인재 확보가 기업 성공에 필수적”이라고 응답했다.
2. 대세가 된 경력직 수시 채용한국 사회에서 수십 년간 지속돼 왔던 공채 방식은 저성장 시대가 도래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맞물리면서 큰 변화를 맞게 됐다. 신입 공채 방식은 자취를 감추고 점점 ‘경력직 수시 채용’이 떠오르게 된 것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100인 이상 근무하는 국내 기업 500개 사를 대상으로 시행한 ‘2024년 신규 채용 실태 조사’에 따르면 신규 채용 계획이 있는 기업 중 60.6%가 ‘수시 채용만 실시한다’고 답했다.
불황과 팬데믹 사태로 경영 불확실성이 커지고 고용제도의 경직, 근로시간 단축, 최저임금 상승 등으로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자 필요한 포지션에 즉각 활약할 수 있는 인재를 그때그때 뽑겠다는 경향이 더욱 강해진 것이다. 이제는 기업들의 채용 방식은 수시 채용만 진행하거나 공개 채용과 수시 채용을 병행하는 형식으로 완전히 변화했다.
신입 공개 채용 시대에는 기업이 절대적인 갑이었다. 채용 공고를 오픈하면 충분한 지원자가 들어왔고 그중 기업에서 마음에 드는 지원자를 선택해 핵심 인재로 양성했다. 하지만 경력직 수시 채용 시대에는 주도권을 지원자가 갖게 된다. 능력 있는 경력직 인재는 수많은 회사에서 이직 제안을 받는다. 여러 채용 플랫폼에 공고를 올려도 적임자를 찾게 되는 경우가 많지 않고 채용 과정 도중 이탈하는 사례도 빈번하다.
따라서 자연스럽게 ‘다이렉트 소싱(Direct Sourcing)’과 ‘인재 풀(Talent Pool) 구축’의 중요성이 커졌다. 다이렉트 소싱은 사내 리크루터가 링크트인 등 여러 채널에서 인재를 서칭하고 제안을 보내 입사 지원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사내 리크루터가 직접 후보자를 찾고 제안하는 만큼 더욱 적합한 인재를 채용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다만 다이렉트 소싱을 통해 바로 지원까지 이어지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리크루터가 인재들과 관계를 형성하고 인재 풀을 구축해 장기적으로 채용을 준비하는 것이 트렌드가 됐다. 예를 들어 시니어 개발자를 자주 채용하는 기업의 채용 담당자라면 개발 콘퍼런스에 참여해 개발자들과 미리 친분을 쌓고 링크트인에서 주기적으로 연락하는 등 개발자 인재 풀을 만든다. 추후 개발자 포지션 채용 시 이 인재 풀에서 적합한 인재를 찾아 제안하면 단순히 공고를 오픈해 놓고 인재가 들어오기를 기다리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인 결과를 낳을 수 있다.
3. 핵심 인재 채용 시스템 구축 전략 3가지1) 기다리는 채용에서 찾아가는 채용으로,다이렉트 소싱(Direct Sourcing)다이렉트 소싱의 중요성이 매우 커졌다. 핵심 인재들은 이미 직장에서 좋은 대우를 받고 있거나 만족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다. 이들을 채용하기 위해선 더욱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다이렉트 소싱을 잘하는 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STEP 1. 소싱 포지션 결정 & 후보자 페르소나 정의 : 모든 포지션을 다이렉트 소싱하는 것은 매우 비효율적이며 성과를 내기 어렵다. 따라서 핵심 포지션만 다이렉트 소싱해야 하며 채용을 주관하고 관리하는 채용 담당자와 실제 지원자가 일하게 될 팀에서 채용에 관여하는 하이어링 매니저와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어떤 특징을 가진 후보자에게 제안을 보낼 것인지 후보자 페르소나를 구체적으로 정의해야 한다.
STEP 2. 핵심 인재 서칭 & 컨택 : 서칭에 앞서 채용 플랫폼별 강점에 대한 사전 인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링크트인에는 IT와 외국계 인재들이 많고, 리멤버에는 대기업 재직자 또는 전문직 인재들이 많다. 이처럼 우리가 다이렉트 소싱하는 후보자의 특성을 분석해 집중해야 할 채널을 정한다.
이렇게 채널을 정했다면 채용하고 있는 포지션에 맞춰 키워드를 뽑아서 서칭한다. 예를 들면 IT 기업에서 CTO 포지션을 채용해야 한다면 ‘CTO’ ‘테크 리드’ ‘개발 총괄’ 등의 키워드를 검색한다. 또한 경쟁사나 특정 회사의 인재를 채용하고 싶다면 해당 회사명을 키워드에 추가해도 좋다.
채용하고 싶은 인재들을 찾았다면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메시지를 보낼 때 주의할 점은 절대 채용 공고를 복사해서 보내면 안 된다. 우리 회사가 왜 이 포지션을 채용하는지, 후보자의 경험이 해당 포지션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지, 후보자가 입사하면 어떤 것을 얻을 수 있는지 등 핵심 인재 경력에 맞춰 개인화된 제안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이렇게 개인화된 메시지를 전달해야 긍정적인 지원자 경험을 서서히 만들 수 있다. 만약 바로 지원까지 이끌어내기 어렵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포지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오프라인 커피 챗을 제안하는 방법도 좋다.
STEP 3. 너처링(Nurturing) : 핵심 인재일수록 제안에 바로 응답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한번 메시지를 보냈을 때 거절당했다고 포기하지 말고 후보자와 연락을 주고받은 히스토리를 기록해 장기적인 관계를 키워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후보자가 승진했거나 후보자의 팀에서 특정 서비스를 출시하는 등 특정 이벤트에 맞춰 축하 인사를 하는 등 주기적으로 대화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다이렉트 소싱 성공의 핵심 전략이다.
콘택트 및 너처링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후보자가 진정성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리크루터가 많은 기업에서는 동일한 후보자에게 여러 리크루터가 중복으로 제안하거나 서로 다른 이야기를 할 위험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후보자가 진정성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후보자와 관계를 형성하고 체계적으로 히스토리를 관리해 일관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
2) 채용의 진화, 우리 회사만의 인재 풀 구축그러나 한 번의 다이렉트 소싱으로 핵심 인재가 바로 우리 회사에 지원할 가능성은 극히 적다. 그렇기 때문에 핵심 인재를 찾아서 대화를 나눴다면 우리 회사만의 인재 풀 시스템에 등록하고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야 한다. 아래 세 가지 사항을 충족하면 더욱 효과적인 인재 풀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
· AI 기반 인재 풀 등록 :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지원자 이력서 정보를 자동으로 인재 풀에 등록해야 한다. 국내외에서 인재 풀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TRM(Talent Relationship Management) 도입이 확산되고 있다. TRM을 비롯한 여러 서비스에는 AI가 탑재돼 있는데 만약 AI를 활용하지 않는다면 담당자가 지원자 이력서를 하나하나 수기로 인재 풀에 등록해야 하기에 비효율적이다. 마찬가지로 링크트인, 리멤버 등 외부 채널에서 발견한 후보자 정보도 인재 풀에 등록할 수 있어야 한다. AI가 후보자 이력과 정보를 읽어 바로 인재 풀에 등록할 수 있어야 효율적으로 인재 풀을 구축하고 관리할 수 있다.· 상세 키워드 검색 및 필터링 : AI가 인재 풀에 등록한 기존 지원자 및 소싱 후보자 정보는 키워드 검색 및 필터링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경력, 연차, 학교, 스킬 등 이력서에 있는 상세한 정보를 한번에 검색해 적합한 인재를 찾을 수 있다.
· 히스토리 확인 : 기존에 누구와 어떤 대화를 나눴는지 즉시 확인할 수 있어야 하고 불합격했던 지원자라면 불합격 사유 및 당시 평가 내용 또한 바로 알 수 있다.
이처럼 우리 회사만의 인재 풀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특정 포지션이 오픈됐을 때 적합한 후보자를 빠르게 찾아 제안을 보내고 채용까지 이어지게 만들 수 있다. 단순히 채용 공고를 열어두고 지원자가 들어오기까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적합한 후보자를 찾아 제안하는 것이기 때문에 채용 시간을 절반 이상 단축할 수 있으며 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인재 풀 시스템만 잘 구축해 놓는다면 그야말로 우리 회사만의 채용 치트키가 생기는 셈이다.
3) 우리 회사만의 인재 풀 확보 방법,실버 메달리스트 채용‘실버 메달리스트 채용’은 최근 실리콘밸리에서 떠오르는 채용 전략 중 하나이다. 간단히 설명하자면 최종 단계에서 아쉽게 탈락한 우수 지원자, 즉 1순위가 아닌 2순위 후보를 다시 채용에 고려하는 것이다. 우수 인재 간 차이가 크지 않고 활발히 채용이 이뤄지는 산업에서 특히 효과적이다. 채용 당시 일부 조건이나 항목이 부합하지 않아 최종 단계에서 탈락했지만 여전히 뛰어난 능력을 갖춘 인재가 많기 때문이다.
기존과 동일한 직무에서 경력, 나이 등 채용 페르소나가 일부 변경된 경우, 회사/학교/스킬 등 특정 페르소나를 갖춘 후보자를 빠르게 채용해야 하는 경우 등 여러 상황에서 실버 메달리스트 채용 전략은 유용하게 사용될 수 있다.
실버 메달리스트 채용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 채용 시간 단축 : 실버 메달리스트들은 과거에 우리 회사에 이미 지원했기 때문에 기업 문화와 요구사항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더불어 기업에 대한 관심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아 새로운 포지션을 다시 제안했을 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 이는 새로운 지원자를 처음부터 평가하고 검증하는 것보다 훨씬 효율적이며 적합한 지원자를 채용하는 데 소요되는 시간을 크게 절감할 수 있다.
· 채용 비용 절감 : 헤드헌터 또는 채용 플랫폼을 통해 채용하면 적게는 후보자 연봉의 7%, 많게는 후보자 연봉의 40%까지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실버 메달리스트는 기업에서 바로 연락할 수 있기에 추가 비용 없이 인재를 만날 수 있다.
· 긍정적인 지원자 경험 제공 : 이전에 채용하던 포지션에서 아쉽게 떨어졌지만 추후 적합한 포지션을 다시 제안한다면 우리 기업에 대한 경험이 좋아진다. 보통 한번 지원했다가 탈락하면 기업에서 다시 제안하는 케이스가 드물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나를 잊지 않고 관리하고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는 것이다. 핵심 인재들은 네트워크가 잘 구축돼 있다. 이런 좋은 인상을 받은 인재가 추천해 또 다른 인재와 연결되는 기회가 생기기도 한다.
이처럼 기업의 채용 전략은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핵심 인재 채용이라는 도전 과제 속에서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도록 기업 중심에서 지원자 중심으로, 기다리는 채용에서 찾아 나서는 채용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기업이 채용 경쟁력을 얻기 위해서는 핵심 인재와 관계를 쌓고, 우리 회사 인재 풀에 인재를 등록해 관리하고, AI 기반 기술을 통해 반복적인 업무를 자동화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