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 행정부는 마키아벨리즘적 통치로 단기적 경제 성과를 거뒀으나 장기적 신뢰 훼손과 국제 질서 불안이라는 구조적 위험을 야기하고 있다. 보잉의 실패 사례와 코로나19 대응, 기업 데이터 분석 결과는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생존을 결정짓는 것은 ‘능력’보다 리더의 ‘품성’과 ‘신뢰’임을 보여준다. 불확실성 시대에 필요한 리더십은 통제와 지시가 아닌 구성원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주고 권한을 위임해 자발적 몰입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조직은 단기 성과에 매몰되기보다 채용과 육성 시스템을 혁신해 올바른 가치관과 인품을 갖춘 리더를 양성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위기를 타개하는 진정한 위대함은 권력의 과시가 아닌 사람에 대한 존중에서 비롯되며 품성을 잃은 능력은 지속가능한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집권과 함께 세계 무역 질서가 다시금 요동치고 있다. 1기 시절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로 촉발된 관세 전쟁은 2025년 상호 관세 원칙이라는 명분 아래 더욱 정교하고 강력하게 진화했다. 한국과 일본을 포함한 동맹국에까지 가해진 고율 관세와 방위비 분담과 대미 투자 요구는 철저히 자국 이익 중심의 계산된 행보였다. 이런 트럼프의 통치 방식과 협상 전략은 전형적인 ‘마키아벨리즘(Machiavellianism)’의 특징을 보여준다. 마키아벨리가 『군주론』에서 “군주는 사랑받는 것보다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낫다”고 했듯이 트럼프는 언론과 대중에게 압도적인 존재감을 과시하는 방식으로 권력을 강화했다. ‘엘리트 vs. 국민’ ‘미국 vs. 중국/이민자’라는 구도를 내세워 지지층을 결집시킨 것 또한 ‘적을 확실히 규정하고 아군을 결속시키는 것’을 강조하는 마키아벨리즘의 특징이다. 정책적 일관성보다 권력의 유지, 도덕보다 목표 달성을 우선시하는 그의 리더십은 불확실한 환경에서 과감한 결단을 내리는 현실주의적 리더십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실제로 그 성과는 즉각적인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2025년 2분기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 반등(3.3%), S&P 500 지수 사상 최고치 경신, 관세 수입 급등 등의 지표는 트럼프식 해법이 유효함을 웅변하는 듯하다. 그런데 화려한 단기적 성과 뒤로 글로벌 공급망의 단절, 동맹국과의 신뢰 훼손, 예측 불가능성이 야기한 투자 위축 등 심각한 구조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과연 탁월한 전략과 승부사적인 기질만으로 조직과 국가의 지속가능한 번영을 담보할 수 있을까?
능력 vs. 품성
15,000개의 아티클을 제대로 즐기는 방법
가입하면, 한 달 무료!
걱정마세요. 언제든 해지 가능합니다.
양재완jwyang@hufs.ac.kr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대한리더십학회 회장
필자는 미국 버지니아공대에서 전략적 인적자원관리 전공으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주요 연구 분야는 리더십, 전략적 인적자원관리와 HR 디지털 전환, 4차 산업과 일자리의 미래 등으로 ILR Review, Journal of Management, Human Resource Management 등의 해외 저명 저널에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한국외대 입학처장 및 국제교류처장, 전국대학교국제처장협의회 회장, 대한리더십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